여름이 되니 온갖 벌레가 들끓는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날벌레들부터 파리, 돈벌레, 바퀴벌레까지...
벌레들과 마주치면 몇 번이고 몸이 찌릿한다.
도시 아파트에서 살다가 시골 주택에 와서 그런지 벌레들이 아직 익숙하지 않다.
바닥을 기어다니는 벌레를 만나면 급하게 휴지부터 찾는다.
휴지를 아주 많이 풀어 손에 움켜지곤 벌레에게 향한다.
그런 다음 눈을 잔뜩 찡그리며 벌레를 휴지로 움켜쥔다.
마지막으로 변기에 휴지를 넣고 물을 내린 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렇게 벌레 한 마리를 잡으면 어딘가에 숨어있을 수십마리의 벌레들이 생각나 마음이 찝찝해진다.
벽과 바닥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해충퇴치 방법을 찾아보고, 곳곳에 약을 뿌리며 그런 찝찝함을 덜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찝찝함은 다른 곳에 있는 듯 하다.
언젠가 벌레들과 마주치는 일에 익숙해진다면 세 가지 상황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극도로 혐오감을 느끼며 어떻게든 박멸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던가
둘째, 대수롭지 않게 휴지로 꾹 눌러 죽인다거나
셋째, 조심스럽게 잡아 집 밖으로 슥 보내준다거나.
세 번째 방법으로 대응하고 싶지만 두려움과 혐오감에 첫 번째나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할 듯 하다.
그리곤 생각과 달리 행동하는 것에 엄청난 찝찝함을 느끼며 살아가겠지...
첫댓글 흰 조명이에요?
가게는 노란조명, 간판은 하얀조명입니다.
지금은 덜 출몰하고 있어요...
@이준화 응 우리도 노란 조명으로 바꾸고 나니 확연한 차이가 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