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그래톤-앤드루 스콧의 『100세 인생』
1. 심리학자와 경제학자, 두 사람의 공저로 저술된 <100세 인생>은 장수로 인한 사회, 경제, 교육의 변화와 그 변화 속에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을 다룬다. 늘어난 장수가 ‘저주’가 아닌 진정한 ‘선물’이 되기 위해서는 분명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이 책은 노인들만을 위한 조언이 아니라 수명증가에 따른 변화에 대처해야 할 모든 연령에 대한 지침인 것이다. 기대수명은 점차 늘어나 2000년대 이후에 출생한 사람들의 수명은 100세에 이를 것이고,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의 수명도 80이 넘고 있다. 이러한 수명증가 현상은 보건정책과 과학기술의 발전, 교육의 확대, 행동방식의 변화가 주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늘어난 수명은 이제 새로운 삶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과거 3단계(교육-취업-은퇴)의 삶에서 수많은 단계로 나뉘어지고 개별적인 결정과 선택이 중요해지는 다단계의 삶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2. 과거에는 은퇴 후 대부분 사람들이 10년에서 20년 정도의 여생을 살았다. 하지만 이제 은퇴 후 여명은 점차 늘어나 40년 이상에 가까워질 예정이다. 늘어난 수명만큼이나 산업 환경도 급격하게 변모하고 있다. 노동집약적인 생산 중심에서 AI를 비롯한 기술의 변화를 바탕으로 인간노동의 수요가 줄어들고 생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직이 증가하고 있다. ‘커넥팅 플랫폼, 긱 이코노미, 공유경제’ 등은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경제 생태계를 보여주고 있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고유한 특징 및 기계보다 우월한 능력이 요구되는 영역이 중요해지고 정부와 교육에서도 이러한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정책,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100세 시대에 직면한 교육의 의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학습 분야의 새로운 과학기술과 체험학습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연령 집단 간의 경계를 어떻게 허물 것인가? 창의성·핵심역량·인성·공감능력 등을 가르치기 위한 방법을 어떻게 깊이 다룰 것인가? 교육이 과학기술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전문분야를 어떻게 신속하게 확대할 것인가?”
3. 과거 3단계 모델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저축, 부동산, 연금과 같은 유형자산이었다. 100세 시대에도 유형자산의 중요성은 감소되지 않으며 더욱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하지만 3단계 모델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시기에 유형자산에만 집착한다면 삶은 비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오히려 중요한 자산은 변화에 대처하고 감정적인 정서와 네트워크와 관련된 무형자산이 될 수 있다. 저자들은 무형자산을 세 가지로 분류하고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나는 ‘생산자산’으로 지식과 기술 그리고 직업과 관련된 평판이다. 특히 AI시대에는 기계와 경쟁하기 위해 인간 고유한 능력과 지적 유연성 그리고 암묵적인 지식이 중요해진다. 두 번째는 건강, 균형 잡힌 생활, 우정, 좋은 인간관계와 같은 ‘활력자산’이다. “감성에 좌우되는 관계는 웰빙과 활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4. 저자들이 특히 강조하는 무형자산은 ‘변형자산’이다. 변형자산은 “과도기의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능력을 고양시키는 자산”으로 자기인식, 다양한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 능력,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과 같은 것들을 말한다. 3단계에서 다단계로 삶의 형태가 변화하게 되면 수많은 과도기와 준비기를 거칠 수밖에 없으며, 이때 효과적으로 자기를 인식하고 성찰적인 기획을 통해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이때 “실천적인 행동, 창의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의 준비, 과거의 습관이나 타성에 대한 문제 제기,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 인생의 다양한 부분을 통합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의 실험”과 같은 태도가 ‘변형자산’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5. 100세 인생 시대에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계속적인 이직과 경력 단절 그리고 재취업과 같은 수많은 과도기를 거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도기의 변화 속에서 개인이 적절하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더불어 자신의 삶을 일종의 탐색자, 독립적인 생산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삶의 불확실성과 선택과 결정의 중요성이 바로 100세 시대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과 용기가 필요해지는 시대인 것이다.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는 변화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자기 삶을 책임지는 것은 위험을 수반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열려있는 다양한 가능성에 직면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필요한 경우에 과거와 완전히 단절하고 기존의 관습이 알려주지 않는 새로운 행위와 흐름을 고려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6. <100세 인생> 저자들의 권고는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야 할 젊은이들에게는 효과적인 행동지침이 될 수 있다. 변화된 세계에 대처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과 가져야 할 태도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여러 자산이 고갈되고 있는 노년층에게 100세 시대의 변화는 힘겨운 과제임에 분명하다. 유형자산 뿐 아니라 무형자산의 형성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참하고 수동적인 삶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그들이 보여주는 새로운 변화의 성격을 이해할 필요는 있다. 저자들이 노년층에게 권고하는 것 중에서 흥미로운 것은 ‘여가(recreation)에서 재창조(re-creation)의 삶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그러한 시간을 통해 남은 시간이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 볼 내용이다. “전 생애에 걸쳐 이렇게 남는 시간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탐색할 기회를, 당신이 태어난 사회의 전통보다 당신 자신의 가치관과 기대에 더 가까운 삶의 방식에 도달할 기회를 제공하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이것은 장수가 가져다주는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다.”
첫댓글 - 또래와 비슷한 나이듦이 아니라, 주위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노후가 아니라 삶을 마무리하는 자신만의 방향성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삶의 가치와 의미를 re-cre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