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
제3장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박상아
우리나라는 현재 남부럽지 않게 부유한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상고 출신 대통령을 세 명이나 배출한 평등한 사회이다. 영국 사회처럼 봉건주의 계급이 남아있어 언어적으로도 계층을 구분짓는 사회도 아니고, 일본처럼 분수를 아는 것을 덕으로 여겨 동경대를 나오고도 라멘집 가업을 잇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학벌’로 철저한 계급사회를 구축했다. 대학을 나왔느냐,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에 따라 계급을 나누고, 자연스레 아이들도 어린 나이에 대학 타이틀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다. 치열한 경쟁 때문일까?
한국 사회는 행복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2017년을 제외하고 15년째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노인 및 청년자살이 많으며, 10대에서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한국의 노인은 빈곤하고, 청년들의 미래는 절망적이란 뜻일 것이다. 청년들은 취업을 위해 스펙은 물론 면접관과 회사에서 요구하는 이미지에 맞추려 성형, 다이어트, 미용 등에 공을 들인다. 이렇게 해서 취업을 하면 다행이고 그게 아니라면 취업을 위해 가장 노력한 본인조차도 취업 실패를 본인의 능력 부족으로밖에 돌릴 수 없는 게 현 우리 사회이다. 그 정도 경쟁률이면 떨어지는 게 더 쉬운데도 말이다. 부의 분배는 또 얼마나 불공평한가? 한국은 상위 1%의 사람들이 전체의 55%에 해당하는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며, 피땀 흘려 일하는 노동의 가치가 귀하지 않은 나라다.
또한 우리나라의 재정 지출 중 복지에 대한 지출은 25%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국가가 지출하는 비용은 적고, 국회에서는 자유시장주의를 지지하여 실업, 노조문제 등 기업이라는 야수가 개인에게 횡포를 부리도록 두며, 정치인들은 분단상태에 있는 대한민국의 상황을 이용하여 겉으로만 ‘보수’와 ‘진보’로 나뉠 뿐, 사실은 합심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 노력한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지옥을 의미하는 헬(hell)과 구시대적 관점, 나쁜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인 우리나라의 옛 명칭 조선의 합성어인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토론할 주제]
1. 우리나라가 조금 더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하는가?
2. 지금의 대입 평가제도 중 ‘수학능력시험’은 효율적이고 공평한 평가도구인가, 불평등과 경쟁을 정당화하는 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