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글들, 시와 소설, 오죽하면 그럴까
-이상의 날개, 오늘날의 작가들
평론/조철수
1. 의미(意味)
물 흘러가는 세월처럼 작가들도 변해야 산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 다는 속설도 있듯이 서민층으로 내려오면 더 심하다. 그러기에 난해한 글들을 좋아서라기보다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화가, 노래가사, 시, 소설, 정치, 법률, 속어까지. 그래도 미완성이랄까, 덜 익은 밥상이랄까? 자꾸 생각이 난다. 늘 부족한 삶을 채우려는 욕심 때문에 보이게 안보이게 전쟁 아닌 전쟁을 치뤄야 한다.
오늘날에 글을 쓴다는 시인과 소설작가들마다 난해하다고 하는 이상의 ‘날개’라는 소설이 1936년 발표작으로 떠오른다. 줄거리 ‘야맹증’이 사실 아닌가. 천주교신자로 젊은 나이에 아내의 창녀짓을 보아 넘기는 기구한 운명. 일을 할 수도 없는 그 현실을 비유 아닌 비유로 그려낸 모습이 오늘날 작가들의 삶까지도 이야기한다. 또는 너무나 직설적인 경우에는 칼도마에 칼질까지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인데, 그렇지 못하도록 하게하는 좋은 비유법이다.
누가 마음벽(壁)에 못을 박고 있는가/ 건물 전체의 정적을 쩡쩡 깨운다/ 거대한 건물에 구멍 하나를 내기 위하여/ 화음 없이 여럿 층층의 울림소리는/ 벽을 관통하는 환한 소음만 키울 뿐/ 이런 짧지만 긴 시간의 음모쯤이야/ 서로 조금씩만 이해하고 양보하면/ 말없는 용서야말로/ 또 하나의 생명사랑인 것을/ 그 구멍, 못에 거울 하나 내걸고 보면/ 어린아이 하나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 아닐까/ 이 한밤중에 못의 소음을/ 꽃은 제 구도인양 즐기면서 참는다.
-류영환 詩 ‘못의 에로티시즘’-꽃나무의 전언 73 전문 (문예춘추 2015년 여름호)
위 시의 제목부터 낯설고 난해한 형식과 양식이다. ‘누가 마음 벽에 못을 박고 있는 가’는 글을 쓰는 작가들은 이해를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골치가 아프다. 만인들보다도 작가의 만족이 우선이라야 더 좋은 창작이 기대된다. 건물 전체의 정적을 쩡쩡 깨운(2연), 잠자리도 울림으로 삶의 고단함을 볼 수가 있다. 구멍 하나를 내기 위하여(3연), 환자의 마지막 길에 음식물과 소변이라고 비유로 생각하게 하는 연답다. 화음 없이 여럿 층층의 울림소리는(4연), 어두운 달밤에 숨을 죽인 듯 생명, 땅이냐 하늘이냐. 여러 겹으로 비유를 들어서 층계를 이야기한다. 벽을 관통하는 환한 소음만 키울 뿐(5연), 생명은 위독한데, 드릴로 통과되어도 효력은 그저 그렇다. 이런 짧지만 긴 시간의 음모쯤이야(6연),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생사람을 잡기위한 거짓말, 여럿이서 시간을 두고 꾸미는 야만적 행동. 이해하고 양보하면(7연), “미워도 다시 한 번” 노래의 ‘남진’이 생각난다. 말없는 용서야말로(8연), 뜬구름잡기요. 소귀에 경 읽기다. 아니면 용서를 한다고 하면 이웃이 어디 휴전선이 어디 있을까? 또 하나의 생명사랑인 것을(9연), 엄마도 위험한 생명인데 아이까지도 위험한 환경이라는 것에 참담함을 ‘시’에서 노래를 부른다. 구멍, 못에 거울 하나 내걸고 보면(10연), 처절함은 보면 볼수록 사람으로써. 볼 수없는 상황이다. 어린아이 하나 나오는 것은(11연), 새 생명의 기쁨은 젊은 엄마의 노젖는 뱃사공이 아닌가, 시간문제 아닐까(12연), 마취로 한 생명을 잃을 수도 얻을 수도 한밤중에 못의 소음을(13연), 적막감 속에 구멍의 소리는 인간으로써. 들을 수 있는 현실을 나타낸다. 꽃은 제 구도인양 즐기면서 참는다.(14연), 삶의 풍파. 체험으로 얻은 씨앗으로 만족하면서 흘러가는 세월에 대하여서 마음을 울리는 ‘시’로 멋지게 승화 시켰으니 반석에 오른 문학상 작이다.
교과서 시인이니/점술사 마음까지 읽을까?//또는/유령 같은 삶이라면/연금술사도/마법의 글도 아닌가//나는 고로/악마로부터 탈출하기까지/생지옥,//SBS엑소시스트가/시인의 체험이랄까?//견진성사를 통해/거머리처럼 질긴/무덤을 퇴치하니//그 세월이 그립지만/이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오늘날이니 감사한다//그리고/십자가 매달린 예수/누구를 위하여 바치나니//믿음이 있는 곳마다/ 풍요로운 삶과 부활로 오신/예수의 이름으로 그린다.
-조철수 詩 ‘영혼’ (문예춘추 2015년 여름호)
학문과 영혼에 의해서 얻을 수 있는 ‘시’라는 것이다. 구슬도 꿰어야 내 것이란 말도 있다. 체험시이다. 오늘날 “악령이 있다, 없다” 한마디로 헷갈린다. 그러나 시인은 20년 동안 그 젊은 날에 내 삶을 악령한테 빼앗기고 또는 아내까지 빼앗겼다. 하늘에서 천둥치고 땅에서는 수렁이 되는 것이 아닌가. 눈과 입 달린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과 영혼의 싸움이란 말을 이해할 수 없는 이웃들, 그러나 죽는가 했더니 “쨍하고 해 뜰” 날이 올 줄이야. 또 ‘조당‘에 밀려 ’견진성사‘받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다. 관내 성당에서 견진성사를 45년 만에 도둑고양이처럼 받았다. 선의의 거짓말도 통했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보아라! 나를 따르는 자, 영으로부터 해방이다. 막사는 자. 영에게서 죽음을. 그 때는 왜 나만 그럴까? 한탄도 해봤지만 오늘에 와 진리를 주신 십자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필요가 없더라도 무조건 알고 있으면 삶의 그릇이 된다는 것이다. 돈 버리고 인생고생 해가며 세상을 배운다는 것이 기가 막히는 일이다. 세상은 윤리적으로 살아야 한다. 시인을 통해서 이런 글을 쓰고 보고 듣고 하는 자들에게 아름다운 행복을 바란다. 그리고 문학상작으로 올려주신 여러 선생님께 감사를 표한다.
탑을 쌓았는데 무너졌다/ 누가 와서 무너트렸는가/ 아니다 그 스스로 무너졌다//그것은 인생의 허물과 같다/무너트리지 않아도 스스로 무너진 것은/ 그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양우 詩 ‘허물의 철학’-나는 나를 뒤돌아보며 (춘추문예 2015년 여름호)
그 허무와 실망감의 교차. 그것도 이웃이 무너뜨린 것이 아니다. 반전이란 ‘시’쓰는 시인이기에는 가능하지 아니한가, 동화 같은 시인의 자책은 건강과 또 다른 행복을 얻게 해주었다.
화친(和親)에 무리수가 끼어/ 절화(絶和)로 옹 쳐 묶었으니//화해(和解)가 될 수 있는 길은/ 겉과 속이 다른 사과의/ 악수가 아니다//견실한 토마토처럼/ 붉은 마음 그대로 보여지는// 결자해지(結者解之)로 한결같아야 곧게 풀어질 일이다
-임수정 詩 ‘매듭’ 시인부락 2집
제시한 임수정의 시 ‘매듭‘ 10분을 활용하면 인생철학이 나온다. 이중인격이란 느낌을 받음과 동시에 이번엔, 그냥 어물쩍 넘어가기보다 정신개조를 해야 만이 앞날 또한 순탄할 것이다. 쉽게 읽을 수 없다는 것은 독자가 어렵다란 뜻이다. 그러나 쉽게 갈수 있는 인생. 시는 어느 날 칼도마에 난도질도, 부족해 상상까지 창조한다. 사촌이 땅 사면 오늘날이나 먼 옛날이나 똑같이 배가 아프다. 비유적인 문학을 더 아름답게 그려낸다면 최고보다 미완성이 좋다.
월미도의 네온 점멸등이/ 비에 젖어/ 바다와 밀담을 하고 있다// 입술의 교감으로/ 빨주노초파남보를 연출하며/긴 시간의 정열을 쏟아내고 있다// 모두가/ 잠든 밤에도 계속되는 밀담
-금사랑 詩 ‘밀담’ 문학의식 (금사랑 시집)
위에 제시한 시도 형식미가 돋보인다. 상황설정과 그리움, 또한 꿈의 적막감속에 말없는 ‘밀담‘을 색색으로 그려내는 화자의 젊음 날의 뒤안길,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이다. 짧으면서 와 닿은 발상법이 또한 경륜의 대가답다.
한평생 일벌레로 살았다/ 일이 좋아서 무료한 시간이 싫어서/ 홀로 서기 위해// 일로 인한 성취감과 좌절감/ 수확의 결실도, 잃어버린 것이 많은 시간도/ 한 조각구름처럼 흘러갔다// 시간을 잊고 살았다/ 내 나이도 잊고 살았다/ 건강도 잊고 살았다// 삼위일체의 마음이 된 지금도/ 일에 매달리는 난/ 계절 없는 땅벌인가보다// 수없이 많은 일을 했지만/ 난 언제나 하얀 백지위에 꿈을 그리는/ 행복에 취한 일벌레가 좋다.
-배윤자 詩 ‘일벌레’ 월간문학 (배윤자 시집)
후세대까지 가난한 탈출을 쉬는 날도 머슴이 된 돈노을 지는 저편에 바람손의 그리움. 긴 병상에 효자 없다. 그렇다. 젊은 날을 회상한다. “일벌레” 시라기보다 자화상의 ‘시’ 한편을 그려낸 특유의 시인의 경륜도 대가답다.
갈증 느낀 대지에/ 답답한 심정 토하듯/ 우르릉 쾅 쾅// 빛은 선을 그리고/ 소리는 퍼져 가고/ 비는 쏟아지는데// 너도 울고/ 나도 울고/ 하늘도 울고 있다
-김현철 詩 ‘천둥소리’ 장기문학 (김현철 시집)
제시한 김현철의 시 ‘천둥소리’라는 시의 형식 또한 절묘하다. 5분 활용한 작품으로 꼽는다. 많은 시집을 냈다보니 짧으면서 내용도 알차다. 몸살에 섬광 속 끼니다. 북치는 대지는 울음바다. 체험에 울어나는 시어다.
‘시‘ 문학의 의미를 전무하는 사람들은 “밥이 나오는가! 돈이 나오는가,” 한다. 그러나 돈보다 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열을 바람으로 책과 함께 날려 보내는 것이다. 주먹에다가 쥐어 주어도 땅꾼에게 마이동풍이다. 그리고 맞춤법과 시를 쓴다는 것은 업그레이드된 예술작가들의 몫이다.
첫댓글 격하게 동감합니다.
이 시인님 방문을 사랑합니다
오늘도 좋은 날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