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초반부터 만난 부처님의 열반, 그리고 그 이후 부처님이 가르치고 천명하신 법(dhamma)과 율(vinaya)이 정리되는 과정, 그리고 [디가니까야], [맛지마 니까야], [상윳다 니까야] 등이 어떻게 묶여서 합창으로 노래로 채워졌는지 자세히 알려주신 각묵스님의 해박하고 자세한 설명 덕분에 초기 불교의 경전의 큰 틀을 보고 조금은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디가니까야 전체의 구성을 표로도 보여주시고 그중 1권인 계온품의 각 품이 지닌 의미도 미리 알려주셔서 크게 숲을 보고 들어가 즐겁게 나무를 관찰할 마음의 준비를 도와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습니다. 또한 [디가니까야]가 가진 길이 답게 불교의 뼈대인 삼학(계정혜)를 따라 연기와 윤회까지 거대 담론으로 광범위하게 다루면서도 신화적요소도 배합하고 또한 자세하게 분류하여 청중을 배려해서 대기설법해 주신 부처님의 설법 특징을 보면서... 부처님이 왜 천인사, 조어장부이신지도 새삼 느꼈습니다.
각묵스님의 번역에 임하는 태도를 적어주신 부분에서는 이렇게 진지하고 친절하게 번역해주신 법을 나도 법다운 마음가짐으로 잘 받아야겠다고 생각이들었고, 청정도론과 아비담마 길라잡이도 옆에 끼고 진지하게 같이 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잠시 스쳤습니다.^^;
범망경 초반, 유행승 숩삐야와 그 제자 브라흐마닷다가 비구승가를 따라가며 각각 삼보를 비방하고 칭찬할 때 부처님께서 '비방에 분노하거나 싫어하지 말라' ' 칭송에 즐거워하거나 기뻐하지 말라'고 하시며 '거기에 자극받으면 그대들에게 장애가 된다. 그대들은 거기서 사실인 것은 사실이라고, 사실이 아닌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말씀과 계율과 청정으로만 부처님을 칭송하는 범부들보다 여래가 전해준 법을 바로 보고 칭송하는 자들이 진실로 부처님을 칭송하는 것이다 라는 말씀에서 '우리 부처님은 극T 이시구나.'^^;;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과거, 미래를 바라보는 다양한 견해들의 한계와 그런 견해들이 생긴 이유들을 사실 그대로 세밀하게 관찰분류하여 풀어내어 주시는 부처님의 상상해볼 수도 없는 넓은 식견과 견해에 놀라고 그리고 그 크고 넓은 견해를 가졌음에도 거기에 취착하거나 우쭐대는 것이 아니라 느낌의 일어남과 사라짐, 달콤함과 위험과 벗어남을 있는 그대로 분명하게 안 뒤 취착없이 해탈하여 스스로 완전한 평화를 분명히 아시는 부처님 위대함에 매료되었습니다. 이렇게나 스마트하고 친절하고 실천적이고도 자유로운 신사적인 존재가 인간의 모습으로 있었다니요. 그리고 이런 부처님의 법이 불교라면 정말로 불교는 종교도 철학도 그 무엇도 아닌... 모든 것을 넘어선 것이겠구나 싶습니다.
부처님과 법을 정말 무어라고, 또 어떻게 칭송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심오하고 깨닫기 힘들고 평화롭고 숭고하며 단순한 사유의 영역을 넘어서 있고 미묘하여 오로지 현자들만이 알아볼 수 있으며 여래가 스스로 최상의 지혜로 알고 실현하여 드러낸 법'들을 저도 다 보고나서 여래를 있는 그대로 칭송할 수 있다면... 하는 발원이 생겼습니다.
책을 읽게 해주신 원빈스님과 도반분들 그리고 모든 인연들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꾸준히 끝까지 잘 읽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