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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周易)을 읽으면서 수시로 기록함 기축년(1889, 고종26) 〔讀易隨記 己丑〕
건(乾)
“건(乾)은 원(元)하고 형(亨)하고 이(利)하고 정(貞)하다.”라는 것은 성(性)은 인(仁)이고 의(義)이고 예(禮)이고 지(智)라는 것과 같으며, 그 여섯 효(爻)가 움직이는 것은 칠정(七情)이 발하는 것과 같다. ○구삼(九三)에서 용(龍)을 말하지 않은 것은 어찌된 것인가? 전에 이익재(李益齋)의 《패설(稗說)》을 살펴보니 “구삼과 구사는 사람의 자리이기 때문에 모두 용을 말하지 않은 것이며, 구사(九四)는 구오(九五)에 가깝기 때문에 단지 ‘연못에서 뛰어놀기도 한다.’라고 한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이 말은 이치에 맞는 듯하다. ○“건의 시작은 아름다운 이로움으로 천하를 이롭게 한다.”라고 하였는데, ‘미(美)’라는 글자에는 형통한다는 의미가 있다. ○구삼과 구사는 이제 한창 덕성을 발전시키며 공업을 닦는 것이고, 구이(九二)는 학문이 넉넉하고도 인자해지는 일이 있게 된 것은 어찌된 것인가? ‘지위에는 높고 낮음이 있고, 덕성에는 얕고 깊음이 있다. 구삼과 구사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때이므로, 위태롭고도 의심스러운 곳에 처해서 단지 덕성을 발전시키며 공업을 닦을 뿐이다. 그러나 덕성을 발전시키며 공업을 닦는 것은 이미 구이에 뿌리를 두고 있다. 평상시의 말을 믿게 하고 평상시의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며, 거짓을 막고 진실을 보존하는 것은 덕성을 발전시키는 것이며, 세상을 선하게 만들고 덕성을 넓게 베푸는 것은 공업을 보유하는 것이다.’라고 하겠다. ○“대인(大人)이란 천지와 그 덕을 합했다.……”라고 한 것은 구오의 대인을 설명한 것이고, 구이의 대인은 아닌가? ‘한 가지이다. 다만 구오는 그 지위를 얻어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말을 해서 성인(聖人)이 덕성을 갖추고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성대함을 밝힌 것이다.’라고 하겠다.
곤(坤)
〈건괘(乾卦) 단(彖)〉에서는 “때로 육룡(六龍)을 타고 하늘을 난다.”라고 하였고, 또 “만물에서 으뜸으로 나오니 만국이 모두 편안하다.”라고 한 것은 성인(聖人)인 이후에야 건(乾)의 덕을 체득하게 됨을 말한 것이다. 〈곤괘(坤卦) 단(彖)〉에서 “유하고 순하고 이롭고 곧은 것은 군자가 행하는 것이다.”라고 한 것은 비록 군자라도 또한 곤(坤)의 덕을 체득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대개 지극히 강건함은 성인이 아니면 할 수 없지만, 순하고 곧은 것은 군자도 행할 수 있는 것이다.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이른다는 것은 학자에게 있어서도 또한 유용한 것인가? ‘학자에게 있어서는 거짓을 막고 진실을 보존하는 길이다. 학자가 한 가지 생각이라도 일어나면 그 선악을 살펴서, 그 한 가지 악이 불어나면 하늘에까지 넘실거리는데 이른다는 사실을 알아서 미리 끊어 버리니, 학자에게 쓰이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하겠다. 〈육이(六二) 상(象)〉에서 “곧고 방정하다.”라고 한 것은 이제 막 〈곤괘〉가 작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以)’라는 글자를 쓴 것이다. ○〈곤괘〉의 여섯 효(爻)는 모두 지도(地道)와 처도(妻道)와 신도(臣道)인데, 유독 육삼(六三)에서만 말한 것은 어찌된 것인가? ‘〈건괘〉는 상괘(上卦)를 주로 하고, 〈곤괘〉는 하괘(下卦)를 주로 하는데, 육삼은 하괘의 윗자리에 있어서 신하와 아내의 지위를 얻었고, 또 아름다움을 머금었기 때문에 특별히 말한 것이다.’라고 하겠다. ○양(陽)은 기(氣)이고 음(陰)은 혈(血)이기 때문에 〈건괘 초구(初九)〉에서는 기를 말하였고, 〈곤괘 상육(上六)〉에서는 혈을 말하였다. ○도(道)란 음의 도이다. 초구(初九)와 상육(上六) 두 효는 음의 도가 소장(消長)하는 처음과 끝이 되기 때문에 〈상전〉에서는 그 도를 두 번 말하였다.
둔(屯)
말은 양물(陽物)이다. 그 때문에 〈둔괘(屯卦) 육삼(六三)〉에서는 말을 탄다고 하였고, 강(剛)을 탄다고 하였다. 혹자는 “육사(六四)는 강을 탄다고 하지 않고 말을 탄다고 한 것은 어찌된 것인가?”라고 하였다. ‘육사(六四)는 비록 음효(陰爻)이지만, 또한 양(陽)의 지위를 얻었다. 또 초양(初陽)이 아래에서 호응해서 강을 타는 의미가 있다.’라고 하겠다. ○〈초구(初九) 상(象)〉에서는 “비록 반환(盤桓)하지만, 뜻은 정도(正道)를 행하려 한다.”라고 한 것은 정(貞)에 거함이 이로움을 풀이한 것이며, “귀한 신분으로 천한 이에게 몸을 낮추니, 크게 민심을 얻는다.”라고 한 것은 군주를 세움이 이로움을 풀이한 것이다. ○육이(六二)는 강을 탄다는 혐의가 있기 때문에 “여자가 정도(貞道)를 지키면서 생육을 하지 않다가, 1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생육을 한다.”라고 하였으니, 오히려 때를 기다리는 뜻이 있다. 육사(六四)는 강을 탄다는 혐의가 없기 때문에 구해서 곧바로 가도 길하여 이롭지 아니함이 없다. 혹자는 “구오(九五)가 위에 있어서 육사에 해가 되지 않는가?”라고 하였다. ‘그렇지 않다. 육이는 음으로 양의 아래에 있어서 바른 순응을 얻었기 때문에 해가 되지 않는다. 또 위치가 진실로 호응하지 않는다고 아래를 핍박할 이치가 있겠는가.’라고 하겠다. ‘육사는 음이 초구(初九)의 위에 있어도 또한 순응하지 아니함이 있겠는가.’라고 하겠다. ‘진실로 바른 호응을 얻게 되면, 어찌 거스름이 해가 되겠는가. 또 초효(初爻)는 한 괘(卦)의 주인이 되어 위의 여러 효(爻)들이 모두 마땅히 좇을 것인데, 더구나 육사가 바른 호응이라면, 어떻게 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겠다.
몽(蒙)
〈둔괘(屯卦)〉는 양(陽)이 아래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효(爻)는 아래를 귀하게 여기므로 초구(初九)에 두 개의 ‘이(利)’ 자를 둔 것이고, 육사(六四)에서 호응하기 때문에 또한 이롭지 아니함이 없다고 한 것이다. 〈몽괘(蒙卦)〉는 양이 중간에 위치하기 때문에 효는 중간을 귀하게 여기므로 구이(九二)에 두 개의 ‘길(吉)’ 자를 둔 것이고, 육오(六五)가 호응하기 때문에 또한 동몽(童蒙)이니 길하다고 한 것이다. ○구이는 호괘(互卦)로는 진(震)의 처음이 되기 때문에 자식이 집안일을 잘하는 상(象)이 되므로 장자(長子)를 말하는 것이며, 육삼(六三)은 호괘로는 곤(坤)의 처음이 되기 때문에 여자를 취하는 상이 되므로 처도(妻道)를 말하는 것이다. ○구사(九四)는 곤궁해도 배우지 않기 때문에 끝내는 부끄러움에 이르게 되는 것이며, 구오(九五)는 비록 어리고 어리석더라도 좇아서 배움에 종사할 수 있기 때문에 길한 것이니, 어떻게 배우고 배우지 않는 것을 가지고 길흉을 판단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것은 학자들이 크게 경계해야 할 것이다.
수(需)
하괘(下卦)는 건(乾)이기 때문에 모두 〈건괘(乾卦)〉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초구(初九)에서 항구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이롭다고 한 것은 바로 잠룡(潛龍)은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며, 〈구이(九二) 상(象)〉에서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중(中)에 있다고 한 것은 바로 너그러운 마음으로 거한다는 뜻이며, 〈구삼(九三) 상(象)〉에서 도둑을 불러들일 것이니 조심하면 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은 바로 저녁까지도 두려워하면 위태롭지만 허물이 없을 것이라고 한 뜻이다. 이것을 가지고 유추해 가면 그 대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둔괘(屯卦)〉와 〈몽괘(蒙卦)〉와 〈수괘(需卦)〉는 모두 험난함을 표상하는 괘이지만, 〈둔괘〉와 〈몽괘〉에서는 험난함을 겪는 과정을 말하지 않고, 유독 〈몽괘〉에서만 말한 것은 어찌된 것인가? ‘〈둔괘〉는 비록 험난함 속에서 움직이지만, 움직여도 아직 험난함을 건넌 것은 아니다. 〈몽괘〉는 험난함을 만나서 멈추었으니, 멈추었으면 다시 나아가지 않은 것이다. 오직 〈수괘〉에서는 건강(乾剛)한 자질을 가지고 있어서 험난함을 만나서도 반드시 필요해서 건널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오직 하괘에서만 말해도 된다. 육사(六四)가 위쪽에 속하는 데에서는 험난한 곳인데 어떻게 상하고 패하여 피에서 기다리겠는가. 아래 세 개의 효(爻)의 강(剛)이 한창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므로 부득불 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유순하여 험난함 속에 있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과 다투지 않기 때문에 끝내는 몸을 빼서 위험을 모면할 수 있는 것이니, 자고(子羔)가 위(衛)나라의 난리에서 달아났던 것이 이러한 예이다. ○〈수괘〉의 여섯 개 효(爻)는 비록 자리는 위와 아래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기다린다는 의미가 있다. 초구(初九)에서 항구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이롭다고 하였고, 구이(九二)에서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중(中)에 있다고 하였는데, 양강(陽剛)을 가지고서도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으니, 처신을 잘한 것이다. 구삼(九三)에서는 가볍게 나아갔기 때문에 도둑을 불러들이는 근심이 생길 것이므로, 조심하면 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계한 것이다. 육사(六四)는 음(陰)이고 유(柔)하기 때문에 호혈(虎穴)을 벗어나는 상(象)이 있으므로, 순응해서 들으라고 권면한 것이다. 구오(九五)는 중정(中正)한 자리를 얻었지만, 역시 안정해서 기다린다는 의미가 있다. 상육(上六)은 이미 궁극에 이르렀기 때문에 반드시 조심스럽게 사람을 기다린 다음에야 근심이 없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닥쳐올 화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송(訟)
송사는 미덕이 아니기 때문에 모두 마침을 주의시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시작을 잘 도모할 수 있다면 송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상(象)〉에서 특별히 언급한 것이니, 이것이 부자(夫子)께서 송사가 없도록 하겠다고 하신 뜻이다. 단주(丹朱)는 어리석고 다투어서 그 대를 끊어 버렸고,우(虞)와 예(芮)가 분쟁을 질정(質正)해서 문왕(文王)이 천명을 받았으니, 송사가 길어질 수 없음이 이와 같다. 혹자는 “구오(九五)에서 송사는 원래 길하다고 한 것은 송사를 일으키는 실마리인 듯한데, 어떠한가?”라고 하였다. ‘송사는 없을 수 없다. 이미 송사가 발생하면, 반드시 중정(中正)으로 판결한 다음에야 꼭 올바른 곳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구오에서 원래 길하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엄하게 경계하는 말은 하고 있는 말 바깥에 드러나 있다.’라고 하겠다. 본의(本義)에서 도리가 있어서 반드시 억울함을 펼 수 있다고 하였으니, 이 말은 성인(聖人)의 뜻을 깊이 체득한 것이다. ○구이(九二)의 송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막혀 버린 상(象)이 되고, 돌아가 달아난다는 것은 두려워할 만한 상이 된다. 강(剛)해서 온 것은 밖에서부터 와서 송사를 하는 것이며, 돌아가는 것은 이미 이길 수 없게 되어 돌아가는 것이다. ○상구(上九)는 양효(陽爻)로 위에 있고 세 개의 양효가 아래에 배열되어 있으니 크게 두른 상을 가지고 있으며, 괘(卦)의 극처에 있으니 조회를 마치는 상을 가지고 있으며, 아래 세 개의 양효는 모두 송사를 하고자 하는 자가 세 번이나 빼앗기는 상을 가지고 있다.
사(師)
길하면서 허물이 있다는 것은 〈송괘(訟卦)〉의 구사(九四)와 같은 것이 이것이며, 허물이 없으면서 길하지 않은 것은 〈곤괘(坤卦)〉의 육사(六四)와 같은 것이 이것이다. 허물이 있으면서 길함을 얻는 것보다는 길하지도 않고 허물도 없는 것이 낫다. 대개 일로 본다면 길한 것이 허물이 없는 것보다 낫지만, 도로 본다면 허물이 없는 것이 길한 것보다 낫다. ○구이(九二)에서 왕이 총애하는 명령을 세 번 내린다는 것을 길하고 허물이 없다는 것 아래에서 언급한 것은, 대개 공을 이룬 다음에 왕이 총애하는 명령을 내린 것이며, 육오(六五)에서 장자(長子)가 군사를 거느린다는 것을 허물이 없다는 것 아래에서 언급한 것은 대개 의리로 죄를 성토한 다음에 장수를 보내어 군사를 일으킨 것이다. 초(楚)나라 영윤(令尹) 자문(子文)이 가볍게 국정을 자옥(子玉)에게 맡겼다가 마침내 성복(城濮)에서 패배를 하고,진(秦)나라 목공(穆公)이 기자(杞子)의 말을 듣고 정(鄭)나라를 정벌하였다가 끝내는 효산(殽山)에서 궤멸된 것은 모두 이와 반대되는 것이다. ○구이는 진(震)이라는 호괘(互卦)의 처음이 되기 때문에 육오에서 장자를 말하였으며, 육삼에서 상육上六까지는 모두 음陰이 바른 것이어서 호괘로 곤(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소인이라고 말한 것이다.
비(比)
진실함을 가지고 친하여야 허물이 없다는 것은 능히 진실할 수 있다면 선해서 허물이 없다는 것이다. 진실함을 지니기를 질장구를 가득 채우듯이 하면 끝에 와서는 다른 길함이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은 반드시 충실한 상태에 이른 다음에야 길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허물이 없음은 이치이고, 길함은 그 효험이다. ○보통 정(貞)이라고 말하는 것은 반드시 자리에 해당시킨 다음에 말한 것이고, 바르지 않은데 정이라고 말하는 것은 반드시 정한 다음에 혹 길하기도 하고 혹 허물이 없기도 하다는 것을 말한다. 보통 초효(初爻)는 모두 감히 갑작스럽게 하는 것이 있을 수 없으니 장래를 기대하는 뜻이 있다. 비록 선함이 있더라도 그것은 미미하기 때문에 속히 도모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불선함이 있어도 또한 너그럽게 대하라는 뜻이다. 〈건괘(乾卦)〉의 ‘쓰지 말라〔勿用〕’는 것은 금지하는 말이며, 〈곤괘(坤卦)〉의 ‘두꺼운 얼음〔堅氷〕’은 위태하다는 말이니, 대개 아직 목전에 닥치지 않은 화이다. 〈둔괘(屯卦)〉의 ‘반환(盤桓)’은 감히 급하게 나아가지 않는 것이며, 〈몽괘(蒙卦)〉의 ‘질곡을 벗겨 줌〔用脫桎梏〕’은 잠시 놓아두고 기다린다는 것이다. 〈수괘(需卦)〉의 “교외에서 기다림이니, 항구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이롭다.〔需于郊, 利用恒〕”라는 것은 그 항구한 태도를 지키려는 것이며, 〈송괘(訟卦)〉의 “다투는 일을 영구히 하지 않는다.”라는 것은 하고 있는 일을 극도에까지 할 수 없음을 말한다. 〈사괘(師卦)〉의 “규율에 맞게 함이니, 그렇지 않으면 승리하더라도 흉하다.”라고 한 것은 마땅히 그 처음을 조심하라는 것이며, 〈비괘(比卦)〉의 “다른 길함이 있을 것이다.”라고 한 것은 기다린다는 말이다. 음과 양은 자리가 다르고, 선과 악은 길이 다르지만, 그 뜻은 대체로 같다. 〈몽괘〉의 육삼(六三)은 호응하기를 버려두고 구이(九二)를 좇았기 때문에 이로운 것이 없다. 〈비괘 초육(初六)〉의 ‘끝에 와서 길한 것’과 육사(六四)의 ‘밖으로 친근하게 해서 길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몽괘〉의 중심은 진실로 구이(九二)에 있지만, 상구(上九)는 강(剛)으로 위에 있어 육삼은 바른 호응인데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로운 것이 없다. 〈비괘〉는 여섯 개의 효(爻) 중에서 오직 한 개의 효만이 자리를 얻어서 위에 있으므로, 멀고 가까움을 헤아리지 말고 모두 마땅히 좇아야 한다. 더구나 초육(初六)과 육사(六四)는 모두 호응해서 함께 할 수 없으니, 버리고 위를 좇는 것이 무슨 해가 되겠는가.’라고 하겠다. 마칠 것에서 시작을 말했으니, 마칠 것이 없으면 시작이 없다. 왜 마침이 없다고 하지 않고, 마칠 것이 없다고 했는지 알 수 있겠다.
소축(小畜)
〈둔괘(屯卦)〉에서 “우레와 비의 움직임이 가득하기 때문이다.”라고 한 것은 앞으로 이루어질 것이지만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며, 〈소축괘(小畜卦)〉에서 “구름이 빽빽하게 끼었지만 아직 비가 내리지 않는다.”라고 한 것은 이루려고 하지만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대개 음은 약하고 양은 강하며, 음은 천하고 양은 귀하다. 〈둔괘〉는 한 개의 양효(陽爻) 아래위에 네 개의 음효(陰爻)로 이룰 수는 있어도 아직은 때가 이르기 때문에 가득한 것은 장차 때가 되면 풀어질 것임을 말하였다. 〈소축괘〉는 한 개의 음효 아래에 세 개의 양효로 썩은 동아줄을 가지고 여섯 필이 끄는 수레를 모는 것과 같아서 견고할 수가 없다. 그 때문에 “아직 비가 내리지 않는다.”라고 바로 말한 것이니, 성인(聖人)이 음을 억제하고 양을 높이는 뜻은 은미하다고 하겠다. ○덕을 베푸는 것은 반드시 양효로 한 다음에 말을 하였으니, 〈건괘(乾卦) 구이(九二)〉에서 “덕을 널리 베풀어 세상을 좋게 만들고도 자랑하지 않는다.”라고 한 것이고, 〈둔괘 구오(九五)〉에서 “덕을 베푸는 것이 크게 빛나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지금 〈소축괘(小畜卦) 단(彖)〉에서 “나의 서교(西郊)로부터 왔기 때문에 베푸는 것을 아직 행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하였으니, 육사(六四)의 음효로 베푼다고 하는 것이 가하겠는가? ‘음으로 양과 화합하지 못했기 때문에 베풀지 못한 것이다. 만약 음으로 양과 화합을 하였다면, 서로 좇아서 건져 주었기 때문에 천하에 베푸는 것은 이것보다 더 큰 것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겠다. ○〈소축괘〉의 상괘(上卦)는 저지함에 뜻이 있고, 하괘(下卦)는 회복함에 뜻이 있다. 구삼(九三)은 음에 가깝기 때문에 “수레의 바퀴통이 빠졌다.”라고 한 것이니, 회복할 수 없는 것이다. 상구(上九)는 이미 그 일을 극도로 한 것이기 때문에 “비가 이미 오고 비가 이미 그친 것이다.”라고 한 것이니, 축(畜)의 도를 이룬 것이다.
이(履)
“행하는 도가 평탄하다.”라는 것은 매이거나 아끼는 것이 없음을 말하니, 공자(孔子)가 벼슬하거나 그만두거나 오래 있거나 빨리 떠나거나 하는 것을 오직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만약 심중에서 대상에 의해 어지러워진다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성인(聖人)은 도를 행하는 것에 급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다만 의(義)와 명(命)에 안정할 뿐이다. 이 구이(九二) 효(爻)는 하괘(下卦)의 중간에 해당되기 때문에 도를 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경계한 것이며, 구오(九五)는 상괘(上卦)의 중간에 해당하기 때문에 스스로 행하면서 의심이 없는 사람을 경계한 것이다. ○정(貞)은 지키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 것은 오직 의리가 있다는 뜻이니, 정이면서도 하찮은 정이 아니다.
태(泰)
“거친 것을 포용해주고 황하를 맨몸으로 건너는 용맹을 쓴다.”는 것은 순(舜) 임금이 관대하면서도 엄격하고 소탈하면서도 거만하지 않은 것과 같으며, “멀리 있는 것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붕비(朋比)를 없애지 않는다.”는 것은 무왕(武王)이 가까이 있는 사람을 빠뜨리지 않고 멀리 있는 사람을 잊지 않는 것과 같다. ○후천(後天)의 건곤(乾坤)은 태(兌)의 옆에 있고 태는 건곤이 만나는 즈음인데, 〈태괘(泰卦)〉의 구삼(九三)은 호괘로 태(兌)를 만드니, 바로 천지가 만나는 즈음이다. ○혹자는 “‘성이 무너져 해자로 돌아가려고 한다.’라고 하는 것은 태평의 극치라서 장차 변화하려는 때이며, ‘읍(邑)으로부터 고명(告明)할 것이니 정(貞)하더라도 부끄럽다.’라고 한 것은 다시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夏)나라의 소강(少康)과 주(周)나라의 선왕(宣王)은 어떻게 해서 중흥한 것인가.”라고 하였다. “이것은 하나로 개괄해서 논할 수는 없다. 만약 소강과 선왕의 시대가 비색이 극에 이르렀다면, 어떻게 태평의 극치가 있을 수 있겠는가. 마땅히 비색이 극에 이르면 반드시 기울게 되기 때문에 다시 다스려질 이치가 있다. 만약 태평의 극치에 거하면서 고명하는 것이 정하더라도 부끄럽다는 것은 주(周)나라 목왕(穆王)이 천하를 치달리다가 끝에는 왕위로 돌아와서 여후(呂侯)에게 명령해서 형벌을 면해준 것과 같은 것은 권도(權道)로 부득이한 것이니, 어찌 수치스러운 방법이겠는가.”라고 하겠다.
비(否)
천지의 도는 비록 비색과 태평, 소멸과 자람의 구별이 있지만, 성인(聖人)이 음을 억제하고 양을 높인 것과 치세를 좋아하고 난세를 근심하는 그 뜻은 깊다. 〈태괘(泰卦)〉의 초구(初九)에서는 태평의 연유를 말하고, 〈비괘(否卦)〉의 초육(初六)에서는 비색의 연유를 말하지 않는 대신 그 경계할 것을 말하였으며, 〈태괘〉의 구이(九二)에서는 태평의 도를 말하고, 〈비괘〉의 육이(六二)에서는 단지 “품고 있는 것이 순응해서 받드니 소인이 길하다.”라고 한 것은 또한 소인을 경계시킨 것이다. 육삼(六三)에서는 막 품고 있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을 하려고 하다가 하지 않았고, 구사(九四)에서는 태평의 연유를 말하려고 했다. 〈비괘〉는 비록 좋지 않은 것이지만, 효사(爻辭)는 도리어 아주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동인(同人)
물의 본성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하늘과 어긋나서 〈송괘(訟卦)〉가 되었으며, 불의 본성은 위로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하늘과 함께 해서 〈동인괘(同人卦)〉가 되었다. ○혹자는 “〈비괘〉는 〈동인괘〉에 대해서 어떠한가?”라고 하였다. “의미는 모두 같다. 그러나 괘로서의 〈비괘〉는 감험(坎險)이 위에 있어서 순응함으로써 험난함을 구제해서 친밀한 뜻이 있으며, 〈동인괘〉는 이명(離明)이 아래에 있어서 강(剛)하고도 또 밝아 정대한 뜻이 있다. 〈비괘〉는 임금에 대해 친애하고 가까이하는 것이고, 〈동인괘〉는 천하가 서로 함께하는 것이다. 임금에 대해 친애하고 가까이하는 것은 탕(湯)임금과 무왕(武王)의 시대일 것이다. 천하가 서로 함께하는 것은 요(堯)임금과 순(舜) 임금의 시대일 것이다.”라고 하겠다. ○〈구오(九五) 상(象傳)〉에서는 상극을 말하면서도 이기고 대적한다고 말하지 않아서 구사(九四)와 구오(九五)의 강강(剛强)을 보였다. ○보통 “뜻을 얻지 못하였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 괘(卦)의 의미를 얻지 못한 것을 말한다. 〈동인괘〉의 다섯 개 효(爻)는 모두 서로 함께하려는 것이고, 상육(上六)은 궁벽해서 함께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뜻을 얻지 못하였다.”라고 하는 것이며, 〈겸괘(謙卦)〉의 다섯 개 효는 모두 그 겸손함을 지키고 있고, 상육(上六)은 위에 있으면서 듣기 때문에 또한 “뜻을 얻지 못하였다.”라고 하는 것이다.
대유(大有)
불의 밝음처럼 위로 오르는 것이 억눌려 있고, 커다란 하늘처럼 명령에 순응한다. ○육오(六五)는 한 개의 음효(陰爻) 아래에 네 개의 양효(陽爻)가 쌓여서 나아가니 넉넉하게 가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초구(初九)에서 “어렵게 여기고 조심하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고, 구사(九四)에서 “지나치게 성하지 않으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이로써 중간 두 개의 효(爻)도 또한 이러한 뜻이 있을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대유괘(大有卦)〉 다섯 개 양효陽爻의 의미는 〈겸괘(謙卦)〉와 서로 비슷하니, 대개 유(柔)로 존귀한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상구(上九)는 구삼(九三)에 호응하니, 구삼(九三)은 건체(乾體)이기 때문에 “하늘에서 도와준다.”라고 한 것이다.
겸(謙)
〈겸괘(謙卦)〉는 괘변(卦變)으로 말한다면, 〈예괘(豫卦)〉에서 온 것이다. 구삼(九三)은 육사(六四)에서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천도(天道)가 아래로 교제하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며, 육이(六二)는 구삼(九三)에서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지도(地道)는 위로 행한다.”라고 한 것이다. ○구삼(九三)이 변하면 순수한 곤체(坤體)가 되기 때문에 〈곤괘〉의 육삼(六三)과 의미가 서로 비슷하다. 공로는 임금의 일에 종사한 것이고 겸양은 이룸이 없는 것인데, 그 아래에서 또 “군자는 끝마침을 가져야 한다.”라고 해서 이 둘을 묶었다. ○겸손함을 베푸는 데 이롭지 아니함이 없다는 것은 싫어함이 없을 때에도 보존한다는 것과 의미가 서로 비슷하다. ○보통 ‘부(富)’라고 말하는 것은 반드시 양효(陽爻)에 대해서 말한 것이다. 〈태괘(泰卦)〉의 육사(六四)와 〈겸괘(謙卦)〉의 육오(六五)는 모두 음허(陰虛)이기 때문에 부유(富有)하지 않다고 한 것이다.
예(豫)
성인(聖人)이 순응해서 움직이는 것이 어찌 꼭 형벌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겠는가. 대개 정치를 해서 백성의 마음을 얻는 데는 형벌을 함부로 가하지 않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기 때문에, 《서경》에서는 “형벌에 차서(次序)가 있어야, 이에 크게 밝혀 복종시켜서 백성들이 서로 경계하여 화(和)를 힘쓸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 바로 즐거워하는 것이다. ○초구(初九)는 권신(權臣)에게 총애를 주는 것이니, 초(楚)나라의 관기(觀起)와 당(唐)나라의 풍구(馮球)와 같은 경우이다. 만약 임금에게 총애를 받으면, 반드시 갑작스럽게 흉하게 되지 않는다. 〈비괘(比卦)〉 육이(六二)의 길함과 〈동인괘(同人卦)〉 육이(六二)의 부끄러움은 비록 좋아함과 싫어함의 차이가 있지만, 부끄러움도 또한 흉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예괘(豫卦)〉 여섯 효(爻) 중 오직 초육(初六)과 육삼(六三)과 상육(上六)의 세 효만이 깊이 흠모하고 기뻐 즐거워하는 상(象)이지만, 육삼(六三)과 상육(上六)에서는 오직 뉘우치고 또 변화하기를 권하기만 하고, 초육(初六)에서는 바로 흉하다고 말한 것은 어찌된 것인가? “초육(初六)은 대문을 나서서 첫걸음을 디딘 것이고, 또 구사(九四)에서 호응하여 즐거워하는 것에 빠져드는 것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흉하다고 하여 일찍부터 끊어버리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육삼(六三)은 이미 즐거워하는 것에 대해서 기뻐할 줄 알았기 때문에 위로 올려다 본 것이니, ‘우(盱)’라는 한 글자로 깊이 흠모하고 몹시 아까워하는 뜻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속히 뉘우치기를 권한 것이고, 속히 하지 않으면 앞으로 후회하게 될 것이다. 상육(上六)에 이르러서는 이미 즐거워하는 것에 빠져서 돌아올 줄 모르기 때문에 ‘변화함이 있으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라고 한 것은 오히려 만에 하나 변화함이 있기를 바란 것이다. 초육(初六)에서는 허물을 저지름이 없기를 경계하였지만, 육삼(六三)에서는 이미 허물을 저질렀기 때문에 속히 바꾸기를 경계한 것이다. 상육(上六)은 이미 그 허물을 저질렀기 때문에 다시는 악을 행하지 말 것을 경계하였으니, 성인(聖人)이 시대에 의거해서 가르침을 베푼 것은 절실하다.”라고 하겠다. ○마음을 바르게 하고 있어도 병은 앓지만 죽지는 않는다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처럼 이미 그 본성을 속박하였지만, 오직 양심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두려워할 줄 알아서 허물을 적게 해서 스스로를 해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는 것이다.
수(隨)
초구(初九)는 다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이미 따르는 것을 행하면 반드시 주장하는 것이 있어서 바르지 않은 사람인지 염려하기 때문에 “정(貞)하면 길(吉)하다.”라고 한 것이 그 하나이며, 선한 것에 대해 따르더라도 또 사사로움이 있을 것을 염려하기 때문에 “문을 나서서 사귀면 공이 있을 것이다.”라고 한 것이 다른 하나이다. 육이(六二)는 〈몽괘(蒙卦)〉 육삼(六三)과 같으니, 돈 많은 지아비를 보고 몸을 맡기지 못한다. 그러나 〈몽괘〉 육삼(六三)은 중(中)하지도 정(正)하지도 않기 때문에 바로 이로움이 없다고 한 것이며, 〈수괘(隨卦)〉 육이(六二)는 오직 중정(中正)한 덕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부끄러움과 흉함을 말하지 않은 것이다. ○구오(九五)에서 “선(善)에 정성스럽다.”라고 한 것은 육이(六二)에 호응한 것이기 때문에 선하다고 하였다. 육이(六二)는 형통하는 자리인데, 형통이란 선함이 모인 것이다. 상육(上六)과 구오(九五)는 아래에 있으면서 묶인 상(象)이며, 구사(九四)는 아래에 있으면서 좇아서 묶인 상이다. ○묶는다는 것은 백성들이 따르는 것을 견고하게 하는 것이다. 유병산(劉屛山)은 〈유민론(維民論)〉에서 “상(商)나라 백성은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이 묶었고, 유왕(幽王)과 여왕(厲王)이 풀어 주자 주(周)나라는 망하였다.”라고 하였다. 백성들이 따르는 것을 묶어두기를 안정된 반석처럼 그리고 견고한 태산처럼 한 다음에야 백성들이 매인 곳이 있어서 오래도록 안정될 수 있다.
고(蠱)
초육(初六)에서 “훌륭한 아들이 있으면 아버지가 허물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대개 초육(初六)은 손(巽)의 체(體)인데, 손의 장녀(長女)이고 여자는 집안일을 맡아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훌륭한 아들이 있다면 아버지가 허물이 없을 것이라고 한 것이다. ○고(蠱)는 일이고, 일을 처리하는 사람은 강(剛)과 유(柔)로 서로 도우는 것을 귀하게 생각하였으니, 초이(初二)와 육오(六五)와 상구(上九)는 모두 서로 도우는 것이다. 오직 구삼(九三)은 너무 강하니, 너무 강하면 꺾이기 때문에 뉘우침이 있다고 한 것이며, 육사(六四)는 너무 유하니 너무 유하면 폐하여지기 때문에 가서 부끄럽다고 한 것이다. 일을 처리하는 사람은 육사(六四)의 미치지 못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구삼(九三)의 지나친 것이 낫기 때문에 큰 허물이 없다고 한 것이다. ○상구(上九)에서 비록 고(蠱)를 말하지 않았지만, 두 개의 ‘사(事)’자를 보면 고는 이미 처리되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만약 고를 처리하지 않고 갑자기 물러나려고 한다면, 관직을 비우는 것이다. 그 때문에 〈몽괘(蒙卦)〉 상구(上九)에서는 도둑을 막는다고 하였고, 〈비괘(否卦)〉 상구(上九)에서는 나쁜 것을 기울게 하였다고 한 것이다. ○〈동인괘(同人卦)〉는 막 천하가 함께 친근해진 때이지만, 상구(上九)만 홀로 들에서 사람과 함께 하기 때문에 뜻을 얻지 못한 것이며, 〈고괘(蠱卦)〉는 천하가 난리가 다스려진 때이지만, 상구(上九)만 홀로 왕후(王侯)를 섬기지 않기 때문에 뜻이 법칙이 될 수 있다. 〈동인괘〉의 상구(上九)는 소보(巢父)와 허유(許由)와 무광(務光)의 무리이며,〈고괘〉의 상구(上九)는 방공(龐公)과 사마휘(司馬徽)의 무리이다.
임(臨)
〈임괘(臨卦)〉는 두 개의 양효(陽爻)가 아래에 있어서 아직 몹시 크게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커질 수 있다고 한 것이지만, 8월에 흉하다는 것을 경계한 것은 형세가 지체되어서이다. 〈태괘(泰卦)〉의 세 개 양효는 이미 극에 이르렀기 때문에 태(泰)란 통한다고 한 것이지만, 구삼(九三)에서 “평평하기만 하고 기울지 않는 것은 없으며, 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것은 없다.”라고 경계한 것은 이치상 신속하게 진행되어서이다. 《본의(本義)》에서는 〈단사(彖辭)〉에 대해 “기뻐하고 순응하며 강(剛)이 가운데 있고 호응해서 괘(卦)의 좋은 것이 된다.”라고 풀이하였다. 대개 〈임괘〉의 뜻을 취함은 강(剛)으로 유(柔)를 가까이하는 것에 있다. 이 두 구절은 〈임괘〉의 뜻에 대한 것은 적기 때문에 단지 그 좋은 점만 말한 것이지만, 강이 차츰차츰 자라나는 것에 대해서는 비록 괘(卦)의 뜻을 말하지 않았으나, 그 뜻은 이 한 구절 밖에 있지 않다. ○육사(六四)는 그 자리를 얻었으니 진실로 간사하지 않은 것이며, 호응해서 초구(初九)를 좇았으니 아첨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역시 양효(陽爻)를 가까이하게 되어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기 때문에 허물이 없다고 한 것이니, 대개 인정은 하면서도 찬양을 하지는 않은 것이다.
관(觀)
육이(六二)는 육삼(六三)과 육사(六四)를 거쳐서 구오(九五)에 다다르기 때문에 크게 볼 수는 없고 그 틈으로 엿보는 것이니, 육삼(六三)과 육사(六四)는 모두 음허(陰虛)로 틈이 있는 상(象)이다.
서합(噬嗑)
〈소축괘(小畜卦)〉는 하나의 음효(陰爻) 뭇 양효(陽爻) 가운데 있고, 〈서합괘(噬嗑卦)〉구사(九四)는 하나의 양효(陽爻)가 뭇 음효(陰爻)가운데 있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 광대(光大)하지 못하다고 하였다.
비(賁)
초구(初九)의 양효(陽爻)와 육이(六二)의 음효(陰爻)는 양은 실하고 음은 허하여 수레의 상(象)이 있고, 아래에 있는 것이 강건(剛健)하여 걸어도 해가 되지 않는 상이 있다. ○육이(六二)는 이체(離體)가 되므로 또한 붙여 매달린 상이 있기 때문에 수염을 꾸민다고 한 것이다.
박(剝)
〈비괘(否卦)〉는 음효(陰爻)와 양효(陽爻)가 반씩이지만, 그 형세는 양이 쇠해가면서 음이 자라나기 때문에 소인(小人)의 도가 자라난다고 한 것이며, 〈박괘(剝卦)〉는 음이 극성해지고 양이 쇠하는 것이 극에 이르렀기 때문에 바로 소인이 자랐다고 한 것이다.
복(復)
〈육이(六二) 상(象)〉에서 “인자(仁者)에게 몸을 낮춘다.”라고 한 것은 인자에게 몸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아랫사람에게 좇는 것이다. 〈둔괘(屯卦)〉의 초구(初九)는 귀한 사람으로 천한 사람에게 몸을 낮추기 때문에 크게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다만 〈둔괘〉는 강(剛)으로 유(柔)에게 낮추는 것은 정리(正理)가 아니기 때문에 ‘반환(盤桓)’한다고 한 것이며, 〈복괘(復卦)〉는 유로 강을 좇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어진 사람을 가까이하기 때문에 그 길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박괘(剝卦)〉의 육삼(六三)과 〈복괘(復卦)〉의 육사(六四)는 모두 음(陰)을 떠나서 양(陽)을 좇는 것인데, 〈복괘〉에서는 허물이 없다고 말하지 않은 것은 어찌된 것인가? 대개 〈박괘〉의 육삼(六三)은 양이 한창 쇠하는 때에 홀로 달린 것이니 사람은 어려움을 당할 것이며, 〈복괘〉의 육사(六四)는 양이 앞으로 자랄 때에 특별히 좇은 것이니 이치는 바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음 가운데 행한다고 하고 홀로 돌아온다고 하였으니, 분발해서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뜻이 말밖에 넘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망(無妄)
“기약하지도 않았는데 재앙이 닥친다.”라고 한 것은 《역전(易傳)》과 《본의(本義)》에서는 모두 바르지 않으면 재앙이 있을 것이라는 말로 보았다. 내 생각으로는, 〈잡괘(雜卦)〉에서 “무망(無妄)의 재앙이다.”라고 하였으니, 기약하지도 않았는데 재앙이 닥친 것을 말한다. ‘정(正)’은 《맹자》에서 “반드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일에 종사하고 효과를 기약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 것 중의 기약한다는 ‘정(正)’과 그 의미가 같기 때문에 〈단전(彖傳)〉에서는 “무망이 가는 것은 어디로 간다는 것인가. 천명(天命)이 돕지 않는 것을 행하겠는가.”라고 하였으니, “바르지 않으면 허물이 있을 것이다.”라는 뜻으로 풀이하지 않았으면 알 수 있을 것이라, 잠시 이 사실을 기록해서 의문을 남겨둘 뿐이다.
대축(大畜)
〈소축괘(小畜卦)〉 구이(九二)에서는 중(中)을 가지고 나아가므로, 〈단전(彖傳)〉에서 “중에 있어서 또한 스스로를 잃지 않는다.”라고 하였으며, 〈대축괘(大畜卦)〉 구이(九二)에서는 중(中)을 가지고 멈추었으므로, 〈단(彖)〉에서 “중이라 허물이 없다.”라고 하였다. 중은 한 가지이지만 소(小)와 대(大)의 차이가 있는 것은 시대의 성쇠와 세력의 강약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구이(九二)와 구삼(九三)은 위로 두 음효(陰爻)를 싣고 있으므로 모두 수레의 상(象)이고, 구이는 아래에 있어서 바퀴통의 상이다. 구삼(九三)은 건체(乾體)이기 때문에 좋은 말이 되며, 구삼(九三)에서 두 음효를 거쳐서 위로 통하는 것은 형세가 어려우므로 반드시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레를 타고 호위를 한다.”라고 한 것이다.
이(頤)
우레가 성나게 쳐서 소리가 있기 때문에 말을 삼가라고 하였으며, 산에는 기르고 적셔주는 기운이 있기 때문에 음식을 조절하라고 한 것이다.
대과(大過)
홀로 우뚝 서서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손목(巽木)을 본뜬 것이고, 세상에서 달아나서도 번민하지 않는 것은 태열(兌說)을 본뜬 것이니, 번민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다. 〈단(彖)〉에서는 대과(大過)의 때를 말하고 쓰임과 의리를 말하지 않은 것은 대과의 쓰임은 성인(聖人)이 아니면 할 수 없기 때문에 바로 ‘때’라고 말한 것이다. 위의 문장을 보면, 괘사(卦辭)를 풀이한 뒤에 갑자기 찬미해서 처리할 수 있는 도가 없어서이니, 〈이괘(頤剝)〉와 〈감괘(坎卦)〉와 같은 여러 괘에서 볼 수 있다.
감(坎)
‘부(孚)’에는 다음 두 가지 뜻이 있다. 양실(陽實)이 가운데 있어서 진실한 것으로 삼획(三畫)을 가지고 말한 것이 그 하나이며, 가운데 두 개의 음효(陰爻)로 허중(虛中)이 되는 것으로 중괘(重卦)를 가지고 말한 것이 다른 하나이다. ○《주역》에서 말한 ‘상(尙)’자는 한 가지 뜻이 아니라서, 혹 짝짓는 것으로 말을 하니 〈태괘(泰卦)〉의 구이(九二)가 그것이며, 혹 높이는 것으로 말을 하니 〈송괘(訟卦)〉와 〈대축괘(大畜卦)〉의 〈단(彖)〉이 그것이며, 혹은 선하다는 것으로 말을 하니 〈감괘(坎卦)〉의 단사(彖辭)가 그것이다. ○〈감괘〉의 네 음효는 모두 흉하지만 육사(六四)만 홀로 허물이 없는 것은 어찌된 것인가? 그것이 자리를 맡아서 임금에게 가깝기 때문이다. 또 육사(六四)는 몹시 두려워해서 끝내 험함을 면한다. ○구이(九二)의 〈단전〉에서 “구함을 조금 얻음은 아직 중(中)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는데, 《정전(程傳)》에서는 아직 험한 가운데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하였지만, 내 생각으로 이것은 〈예괘(豫卦)〉 〈육오(六五) 상(象)〉에서 “항상 앓고 있으면서도 죽지 않는 것은 중(中)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한 것과 같으니, 대개 구이(九二)가 얻음이 있었던 것은 아직 중(中)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離)
초구(初九)는 가는 것에 급해서 그 자리를 얻었기 때문에 공경하면 허물이 없을 것이며, 구사(九四)는 오는 것에 급해서 자리를 맡지 못했기 때문에 화(禍)가 말할 수 없는 곳에서 이르니, 이른바 나아가는 것이 빠른 것은 물러나는 것도 빠르다는 것이다.
〈독역수기(讀易隨記)〉 뒤에 쓰다
긍섭(兢燮)이 나이 16~7세 때 《주역》을 읽었는데, 당시에는 비록 아는 것이 없었지만, 전주체(箋註體)처럼 뜻에 따라 논의를 세우는 것을 문득 기뻐하였다. 이윽고 공부를 다 마치지 못하고 사서(四書)를 공부해서 대략 구이지학(口耳之學)을 알았지만,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여 드디어 일체 모두를 그만두었다. 근래에 세속의 일에 골몰하느라 마음은 거칠어졌다. 가끔 옛 종이를 찾아보다가 〈독역수기(讀易隨記)〉라는 것을 얻게 되었는데, 모두 다 좁고도 자잘하고 쓸데없이 파고들어 이치에 맞는 것이 없고, 또 때때로 지금의 소견으로는 미칠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세월은 갑자기 흘러 또 17~8년이나 되려고 하지만, 학문은 발전하지 못하니 크게 탄식을 하게 된다. 그래서 약간의 조목을 취해 기록해서 보존하고, 일이 없는 다른 때 혹 다시 이어서 채우고 그 취사 여부를 검증해서 젊어서 지은 것이라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병오년(丙午年, 1906) 소서절(小暑節)에 긍섭이 적다.
讀易隨記 己丑
乾
乾元亨利貞。猶性仁義禮智。其六爻之動。猶七情之發。○九三不言龍何也。甞考李益齋稗說曰三四人位也。故皆不言龍。九四近於五。故只言或躍在淵。此說似有理。○乾始能以美利利天下。美字有亨意。○剛健中正乾之德。而純粹其精也。直方坤之德而大其盛也。○九三九四。方是進德修業。而九二便有學問寬仁之事何也。曰位有高下。德無淺深。三四無爲之時也。處於危疑之地。但進德修業而已。然其所以進修者。已根於二也。謹信閑存。是進德也。善世德博。是居業也。○大人者與天地合其德云云。是解九五之大人。非九二之大人乎。曰一也。但九五得其位而居上。故於此言之。以明聖人有其德有其位之盛也。
坤
乾彖傳曰時乘六龍以御天。又曰首出庶物。萬國盛寧。言聖人而後方體乾之德也。坤彖傳曰柔順利貞。君子攸行。言雖君子。亦可以軆坤之德也。盖至健非聖人不能。而順貞則君子可以行之也。○履霜堅氷。在於學者。亦有用乎。曰在學者則閑邪之道也。學者於一念之興。察其善惡。知其一惡滋長。至於滔天。而 預絶之。非學者之用而何。○六二象曰直以方也。方是坤之用。故著以字。○坤之六爻。皆地與妻臣之道。獨於三言之何也。曰乾卦主上。坤卦主下。三居下卦之上。得其臣妻之位。而且含其章美。故特言之。○陽氣而陰血。故乾初九稱氣。坤上六稱血。○道者陰之道也。初上二爻。是陰道消長之終始。故象兩言其道。
屯
馬。陽物也。故屯卦三言乘馬。言乘剛也。或曰四不乘剛而言馬何也。曰四雖陰爻。亦陽位也。且下應於初陽。有乘剛之意。○初九象曰雖盤桓志行正也。解利居貞。以貴下賤。大得民也。解利建侯。○六二有乘剛之嫌。故曰女子貞不字。十年乃字。猶有待時之意。六四無乘剛之嫌。故求之而卽往。吉無不利。或曰九五在上。得不妨於四乎。曰非然也。六二以陰在陽之上。故爲非順理。四則以陰居陽之下。正得其順。故不害。且位苟非應。豈有下逼之理乎。曰四以陰居初之上。亦非不順乎。曰苟得正應。何害乎逆。且初爲一卦之主。以上諸爻皆當從之。况四乃正應。安得不往乎。
蒙
屯卦陽始於下。故爻貴始。初九有兩利字。六四應之。故亦曰無不利。蒙卦陽位乎中。故爻貴中。九二有兩吉字。六五應之。故亦曰童蒙吉。○九二互卦爲震之始。故爲子克家之象。長子之謂也。六三互卦。爲坤之始。故爲取女之象。妻道之謂也。○九四困而不學。故終至於吝。九五雖童蒙而能順而從學故吉。豈非學不學而吉凶判者乎。此可爲學者之大戒。
需
下卦乾也。故皆有乾義。初九利用恒。卽潛龍不易乎世之意。九二衍在中。卽寬以居之之意。九三致寇至。敬愼不敗。卽夕惕若厲无咎之意。以此推之。可以得其大畧矣。○屯蒙需皆險難之卦。而屯蒙不言其歷險之次第。於需獨言之何也。曰屯雖動乎險中。然動而未涉乎險也。蒙則遇險而止者也。止則不可復進。惟需以乾剛之質。遇險必能須而涉者也。曰然則但於下卦言之可也。至於四屬上。乃險地也。安有傷敗需于血之理乎。曰下三剛方進。不得不傷矣。然柔順而不中。不爲人所爭。故終能脫身而免險。子羔之逃衛難是也。○需六爻雖位有高下。而皆有需待之義。初九利用恒。九二衍居中。是以陽剛而不敢進。處之善者也。九三輕進故有致寇之患。其曰敬愼不敗。戒之也。六四陰柔。故有出穴之象。其曰順以聽。勉之也。九五雖中正得位。然亦有安以待之之意。上六旣至窮極。故必敬以待人然後無患。否則禍可知矣。
訟
訟非美德。故皆有戒終之意。能謀始則訟不復起。故象特言之。 此夫子使無訟之意也。丹朱嚚訟而用殄厥世。虞芮質成而文王受命。訟之不可長也如此。或曰九五言訟元吉。似是起訟之端如何。曰訟不可無也。旣有則必有中正以斷之。然後必歸正。故九五稱元吉。然嚴戒之辭。見於言外。本義言有理必獲伸。此語深得聖人之意。○九二不克訟。爲見窒之象。歸而逋。爲能懼之象。剛來者。自外來而訟也。歸者旣不克而歸也。○上九以陽居上。三陽下列。有大帶之象。居於卦之極。有終朝之象。下三陽皆欲訟者。有三褫之象。
師
有吉而有咎者。如訟之九四是也。有无咎而不吉者。坤之六四是也。與其有咎而得吉。不若不吉而无咎。盖以事則吉勝於无咎。以道則无咎勝於吉。○九二王三錫命。言於吉无咎之下者。盖功成然後王錫嘉命。六五長子帥師。言於无咎之下者。盖以義討罪然後遣將興師。若令尹子文輕以國政任子玉而卒有城濮之敗。秦穆公聽杞子之言伐鄭而終有殽之潰。皆反此者也。○九二爲震互卦之始。故六五謂長子。六三至上六皆陰正互俱坤。故上六稱小人。
比
有孚比之无咎。盖能誠實則善而无咎。有孚盈缶終來有他吉。盖必至於充實。然後能有吉。无咎是理也。吉其效驗也。○凡言 貞者。必當位而後言。不正而言貞者。言必貞而後或吉或无咎也。○凡初爻皆有不敢遽有所爲。而期待將來之意。雖有善。以其微故不可速圖。若有不善。亦有寬而待之之意。乾之勿用。禁之之辭。坤之堅氷。危之之辭。盖未有目前之禍也。屯之盤桓。不敢遽進也。蒙之用脫桎梏。暫舍而待之也。需之需于郊利用恒。欲守其常也。訟之不永所事。謂不可極其所爲也。師之以律否臧凶。當謹其始也。比之有他吉。待之之辭也。盖陰陽異位。善惡異道。然其意則大抵同也。○蒙之六三。以其舍應而從二。故无攸利。比初終來之吉。四外比之吉何也。曰蒙之主固在於二。然上九以剛居上。是三之正應而不從。故无攸利。比則六爻唯一爻得位而居上。不計遠近。皆當從之。况初四皆無應與。舍而從上。何害也。○所終言始也。无所終卽无始也。不曰无終。而曰无所終可見矣。
小畜
屯雷雨之動滿盈。將成而尙未成也。小畜密雲不雨。欲成而不能成也。盖陰弱而陽强。陰賤而陽貴。屯以一陽下上四陰。可成而時尙早。故言滿盈。將及時而解也。小畜以一陰畜下三陽。猶以朽索而馭六馬。不可固也。故直曰不雨。聖人抑陰尊陽之意微矣。○施必陽爻而後言。乾九二言德施普善施而不伐。屯九五曰施未光也。今小畜彖辭乃曰自我西郊。施未行也。以六四 陰爲施可乎。曰以陰而不和於陽。所以施未行。若陰而和於陽。相順而濟。天下之施。有大於此者乎。○小畜上卦志在於畜。下卦志在於復。九三近於陰。故曰輿脫輻。不能復也。上九旣極其事。故曰旣雨旣處。畜之成也。
履
履道坦坦。謂無所係吝。如孔子仕止久速。惟可之爲。若中心爲物所亂。安能然乎。聖人非不急於行道。而只安於義命而已。此爻當下之中。故戒欲行道者。九五當上之中。故戒自行而無疑者。○貞非守而不變也。乃惟義所在之義。貞而不諒之貞也。
泰
包荒用馮河。如舜寬而栗簡而無傲。不遐遺朋亡。如武王之不泄邇不忘遠。○後天乾坤。居兌之側。而兌是乾坤之際。泰九三爲互兌。正爲天地之際。○或曰城復于隍。泰之極而時將變也。自邑告命貞吝。是不可復起也。然則夏少康周宣玉。何爲而中興。曰此不可以一槩論也。若少康宣王之時。乃否之極。安有所謂泰之極。當否終則必傾。故有復治之理。若居泰之極而告命貞吝。如穆王驅馳天下。末乃歸位。命呂侯贖刑罰。乃權宜之術。不得已也。豈非羞吝之道乎。
否
天地之道。雖有否泰消長之分。而聖人之抑陰尊陽樂治憂亂。其意深矣。泰初九言泰之由。而否初六不言否之由而言其戒。泰九二言泰之道。而否六二只言包承小人吉。亦戒小人也。至於六三。方說出包羞而猶未發。九四便說將泰之由。否卦雖是不好底。爻辭却不至甚不好。
同人
水性下。故與天違而爲訟。火性上。故與天同而爲同人。○或曰比之於同人何如。曰義皆同也。然爲卦比坎險在上。以順濟險。有親密之義。同人離明在下。剛而且明。有正大之義。比比於君也。同人天下相同也。比之於君。湯武之時乎。天下相同。堯舜之時乎。○九五象曰相克。而不曰克敵者。以見三四之剛强也。○ 凡言志未得者。言不得其卦之義。同人五爻皆欲相同。而上六以窮僻而無與。故曰志未得。謙之五爻皆守其謙。而上六居上而聞。故亦曰志未得也。
大有
遏揚如火之明。順命如天之大。○六五一陰之下。四陽積進。可謂富有矣。故於初言艱則无咎。於四言匪其彭无咎。以見中二爻亦可有此義。○大有之五意。與謙相似。盖以柔在尊位故也。○上九應乎九三。三乃乾軆。故曰自天祐之。
謙
謙以卦變言之。自豫而來。九自四而降。故曰天道下濟。六自三而升。故曰地道上行。○九三變則爲純坤矣。故與坤六三意相似。勞是從王事。謙是无成。其下又言君子有終以結之。○无不利撝謙。與無射亦保之意相似。○凡言富者。必於陽爻言之。泰之六四。謙之六五。皆陰虛。故曰不富。
豫
聖人之以順動者。豈必淸刑罰而已乎。盖爲治得民。莫善於刑不濫。故書曰有叙時乃大明服。惟民其勅懋和。卽所以豫也。○初九是有寵於權臣。如楚觀起唐馮球。若有寵於君。未必遽凶。比之六二之吉。同人六二之吝。雖有好惡之不同。然吝亦不可謂之凶也。○豫六爻惟初三上三爻有耽慕悅樂之象。然三與上惟勸其悔且渝。而初直言凶何也。曰初六是出門第一步也。又應於四。恐其溺於豫。故曰凶。戒其早絶也。六三已知悅於豫故盱。盱之一字。耽慕戀惜之意可見。故勸其速悔。不速則將有悔矣。至於上六。已冥於豫而不知返。故曰有渝无咎。猶冀其萬一也。初戒其无作過也。三已作過矣。故戒其速遷。上已遂其過。故戒其不復爲惡。聖人之因時設敎切矣。○貞疾不死。如下愚之人已梏其性。然惟有良心之不泯。故猶能知畏而寡過。不至於自戕矣。
隨
初九有二義。旣爲所隨則必有所主。慮其非人故曰貞則吉。雖隨於善。又慮其有私。故曰出門交有功。○六二如蒙之六三。見金夫不有躬。然蒙三不中不正。故直曰无攸利。隨二惟有中正之德。故不言吝凶。○九五孚于嘉。應乎二。故曰嘉。二亨之位也。亨者嘉之會也。○上六九五在下爲拘係象。九四又在下爲從而維之之象。○拘維是固民之隨也。劉屛山維民論曰商之民。文武維之。幽厲解之而周亡。維民之隨。如磐石之安。泰山之固。然後民有所屬而可久安矣。
蠱
初六曰有子考无咎。盖初六是巽之軆而巽是長女。女不能幹蠱。故必有子則无咎。○蠱者事也。處事者貴於剛柔相濟。初二五上皆相濟者也。獨九三太剛。太剛則折。故有悔。六四太柔。太柔則廢。故往吝。治蠱者與其爲六四之不及。寧爲九三之過。故曰无大咎。○上九雖不言蠱。觀兩事字。已有蠱已平之意。若蠱未平而遽欲退去則是曠官也。故蒙上九曰禦寇。否上九曰傾否。○同人方天下共比之時。而上獨同人于野。故志未得。蠱當天下撥亂之時。上獨不事王侯。故志可則。同人上九。巢許務光之徒。蠱之上九。龎公司馬徽之倫也。
臨
臨二陽在下。猶未甚長也。故曰可大。而戒之於八月之凶。勢遲也。泰三陽已極。故曰泰者通也。而於九三戒之曰无平不陂。无往不復。理速也。○本義於彖辭解說而順。剛中而應。爲卦之善。盖臨之取義。在以剛逼柔。此二句於臨義爲少。故只言其善。而於剛浸而長。雖不言卦義。然其義不外乎此一句。○六四得其位。固非邪也。以應從初。亦非佞也。而亦是爲陽所迫。無惡而無善。故曰无咎。盖許之而非贊之也。
觀
六二歷三四以達於五。故不能大觀而窺其隙。三四皆陰虛有罅隙象。
噬嗑
小畜以一陰居衆陽之中。噬嗑九四以一陽居衆陰之中。故皆云未光。
賁
初陽二陰。陽實陰虛。有車象。在下剛健。有徒步不害象。○六二爲離體。亦有附麗之象。故曰賁其須。
剝
否陰陽各相半。然其勢則陽向消而陰向長矣。故曰小人道長也。剝陰極其盛而陽極其消矣。故直曰小人長也。
復
六二象曰下仁。非下於仁也。乃從於下也。屯之初九。以貴下賤。故大得民也。但屯以剛下柔。非正理故言盤桓。復以柔從剛。以 愚親賢。其吉可知。○剝三復四皆離陰而從陽者也。而復不言无咎何也。盖剝三於陽方消之時而獨援之。人所難也。復四於陽將長之時而特從之。理所易也。然曰中行曰獨復。見其奮發自新之意。溢於言表也。
无妄
其匪正有眚。傳義皆作不正則有灾說。愚以爲雜卦曰无妄災也。謂不爲期正而有災也。正如孟子必有事焉而勿正之正。故彖傳便說无妄之往何之矣。天命不祐行矣哉。而不釋不正有眚之意可見。姑記此以存疑爾。
大畜
小畜九二以中而進。象曰在中亦不自失也。大畜九二以中而止。象亦曰中无尤也。一中也而小大異者。豈非以時之盛衰勢之强弱而然耶。○九二九三上載二陰。皆有輿象。九二在下爲輹象。九三乾體故爲良馬。自三通上歷二陰。勢艱難。必有備故曰輿衛。
頤
雷奮發有聲。故曰愼言語。山有養潤之氣。故曰節飮食。
大過
獨立不懼。象巽木。遯世無悶。象兌說。說所以无悶也。○彖稱大過之時而不言用與義者。大過之用。非聖人不能。故直曰時。觀上文釋卦辭後遽以贊之。而無所以處之之道。如頤坎諸卦可見矣。
坎
有孚有二義。以陽實在中有孚信。是以三畫而言也。以中有二陰爲虛中。是以重卦而言也。○易言尙字非一義。或以配而言。泰九二是也。或以尊而言。訟大畜彖傳是也。或以嘉而言。坎彖辭是也。○坎四陰皆凶而六四獨无咎何也。以其當位而近君也。且四多懼。終免於險也。○九二象曰求小得。未出中也。程傳解作未出險之中。愚意此如豫六五象曰恒不死。中未亡也。盖二之所以有得者。以其未離乎中也。
離
初九急於往者也。而得其位故敬之則无咎。九四急於來者也。而不當位故禍至於不可言。所謂其進銳者。其退速也。書讀易隨記後兢燮年十六七而讀易。當時雖無所識知。輒喜隨意立論如箋註體。旣而未卒業。而從事四子書。畧知口耳之學。爲不可恃。遂一切已之。比年來汩沒流俗。意緖荒落。間甞搜出故紙。得所爲讀易隨記者。類皆卑瑣冗鑿。無當於理。而亦覺時有今日之見所不能及者。日月忽忽。又將十七八年。而學之不進。可爲太息。因取若干條錄而存之。冀異時無事。或能重續 而足之。驗其有進與否。而不以少作爲可悔也。歲丙午小暑節兢燮識。
[주1] 이익재(李益齋)의 …… 것이다 : 이익재(李益齋)는 고려 후기의 문신이자 정치가인 이제현(李齊賢, 1287~1367)을 말한다. 자는 중사(仲思), 호는 익재ㆍ역옹(櫟翁), 본관은 경주(慶州),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벼슬은 문하시중에 이르렀다. 저서로 《역옹패설(櫟翁稗說)》이 있다. 《역옹패설 후집1》에서는 “〈건괘 구삼〉에서만 용을 말하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인가. 육효를 둘씩 셋으로 나누어 삼재에 배정하는데, 첫째 효와 둘째 효는 땅을 뜻하고, 셋째 효와 넷째 효는 사람을 뜻하고, 다섯째 효와 여섯째 효는 하늘을 뜻한다. 이미 연못을 떠났지만 아직 하늘에 오르지는 못하였으니, 용의 헤아릴 수 없는 신기한 변화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삼에서는 바로 인사를 말하고 용의 상을 취하지 않은 것이다. 구사로 올라가면 하늘에 가까워져 그 변화를 신기하게 할 수 있으므로, ‘혹 못에 있으면서 뛴다.’라고 하였다. 구이에 ‘밭에 있다.’라고 한 것은 못을 떠난 것이 아닌가. 밭은 물가를 말하는 것으로 용이 돌아다니는 곳을 이름이니, 구름과 새가 날아다니는 하늘을 천구라고 하는 것과 같다.〔乾之九三獨不言龍何也? 三分六爻以配三才, 初與二地也, 三與四人也. 五與上天也已離于淵, 未登于天, 則龍之神變不測者亡矣. 故九三直以人事言之, 不取象於龍也. 進於九四, 延于天矣, 足以神其變化, 故云:或躍在淵. 九二之在田, 豈非離于淵乎? 曰田水上也, 謂其遊行之地也, 亦猶雲氣飛鳥往來者, 謂之天衢也.〕”라고 하였다.
[주2] 호괘(互卦) : 대성괘(大成卦)에서 이루어진 본괘(本卦)인 원괘(原卦)는 초효(初爻)와 상효(上爻)를 끊어 버리고 아래의 예와 같이 4효(四爻). 3효(三爻)를 중심으로 2효(二爻). 3효(三爻). 4효(四爻)를 가지고 하괘(下卦)를 만들고, 다시 3효(三爻). 4효(四爻). 5효(五爻)를 가지고 상괘(上卦)를 만들어 이를 호괘(互卦)라고 한다.
[주3] 하괘(下卦)는 건(乾)이기 때문에 : 수천수(水天需)이므로 하괘가 건이다.
[주4] 자고(子羔)가 …… 것 : 위(衛)나라의 세자 괴외(蒯聵)가 위나라의 백희(伯姬)와 공모하여 쿠데타를 일으키자, 자로(子路)가 궁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자고가 나가면서 들어가지 말라고 말렸으나, 자로가 듣지 않고 들어가자 자고가 그대로 이웃나라로 도망간 일을 말한다. 자로는 이때 들어가서 죽었다.《春秋左氏傳 哀公16年》
[주5] 상(象)에서 …… 것이니 : 〈송괘(訟卦) 상(象)〉에서는 “하늘과 물이 어긋나게 감이 송이니, 군자가 보고서 일을 하되 처음을 잘 도모한다.〔天與水違行 訟 君子以 作事謀始〕”라고 한 것을 말한다.
[주6] 부자(夫子)께서 …… 하겠다 : 공자는 “송사를 결단함은 나도 남과 같이 하겠지만, 반드시 사람들로 하여금 송사함이 없게 하겠다.〔聽訟 吾猶人也 必也使無訟乎〕”라고 하였다.《論語 顔淵》
[주7] 단주(丹朱)는 …… 버렸고 : 《서경》 〈요전(堯典)〉에서는 “제요가 말씀하기를, ‘누가 때를 순히 할 사람을 두루 물어서 등용할 수 있는가?’라고 하니, 방제가 말하기를, ‘맏아들인 단주가 계명합니다.’라고 하였다. 제요가 말하기를 ‘아, 너의 말은 옳지 않다. 어리석고 다투니, 가하겠는가.’라고 하였다.〔帝曰:疇咨若時登庸? 放齊曰:胤子朱啓明. 曰:吁! 嚚訟可乎?〕”라고 하였고, 같은 《서경》 〈익직(益稷)〉에서는 “단주처럼 오만하게 하지 마소서. 태만하게 노는 것을 좋아하며, 오만함과 포악함을 행하며, 밤낮없이 쉬지 않고 계속하며, 물이 없는 데서 배를 끌고 다니며, 소인과 붕당해서 집안에서 음란하여 그 대를 끊어 버렸습니다.〔無若丹朱傲. 惟慢游是好, 敖虐是作, 罔晝夜頟頟, 罔水行舟, 朋淫于家, 用殄厥世.〕”라고 하였다.
[주8] 우(虞)와 …… 받았으니 : 《서경》 〈태서 상(泰誓上)〉 제1장 집주(集註)에 “살펴보건대, 한나라 공씨가 말하기를, ‘우와 예가 분쟁을 질정한 것이 문왕이 천명을 받아 개원한 해였다.’ 하였다.〔按漢孔氏言, 虞芮質成, 爲文王受命改元之年.〕”라고 하였다.
[주9] 영윤(令尹) …… 하고 : 자문(子文)은 초(楚)나라의 영윤(令尹) 투곡어토(鬪穀於菟)의 자이다. 자옥(子玉)은 성득신(成得臣)의 자이다. 성득신은 초왕의 철군 명령을 듣지 않고 성복(城濮)에서 진 문공(晉文公)과 싸워 패배하여, 그 책임을 지고 자살하였다.《春秋左氏傳 文公10年》
[주10] 진(秦)나라 …… 것 : 효산(殽山)은 효산관(殽山關)을 말한다. 지금의 중국 하남성 낙녕현(洛寧縣)의 북쪽에 있던 산으로, 군사 요충지라서 진나라에서는 관문을 설치하였다. 함곡관 동쪽 끝에 위치해서 험준한 곳으로 유명하였다. 진 문공(秦文公)이 죽자 진 목공(秦穆公)은 패자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정(鄭)나라를 칠 계획을 세울 때, 기자(杞子)가 정보를 주었다.《春秋左氏傳 僖公33年》 두 해 뒤에 진나라는 정나라를 치다가 실패하고 돌아오는 길에 효산에서 진(晉)나라의 매복에 걸려 군대는 전멸당하고, 백리맹명시(百里孟明視), 서걸술(西乞術), 백을병(白乙丙) 세 장수마저 포로로 잡히고 말았다.《春秋左氏傳 文公2年》
[주11] 하(夏)나라의 소강(少康) : 소강은 중국 하나라의 6대 왕이다. 성은 사(姒)이고, 하후(夏后) 상(相)의 아들이다. 하후 상은 동이족(東夷族)인 한씨(寒氏) 한착(寒浞)에게 피살되었다. 이때 하후 상의 처는 임신 중이었는데 친정인 유잉씨(有仍氏)에게로 도망가 아들 소강을 낳았다. 소강은 유잉씨의 목정(牧正)이 되어 목축을 관리했다. 그 후 한착에게 쫓기어 유우씨(有虞氏)에게 도망가 우(虞)에서 가정을 이루었다. 후에 하나라의 귀족 미(靡)와 한착에게 격멸당한 짐관(斟灌)ㆍ짐심(斟尋)의 나머지 백성들의 도움을 얻어, 한착과 그의 두 아들을 공격해서 멸망시켜 하나라의 통치를 회복했다. 21년 동안 재위했는데, 역사서에서는 이 시기를 ‘소강중흥‘ 시대라고 부른다.
[주12] 주(周)나라의 선왕(宣王) : 중국 주(周)나라 제11대 왕이다. 이름은 희정(姬靜 또는 姬靖)으로, 여왕(厲王)의 아들이다. 여왕은 폭정으로 쫓겨났으나 선왕은 대신 소공(邵公)의 집에 숨어 있었으므로,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여왕이 죽은 후 제위에 올랐으며, 주공(周公)과 소공(召公)이 섭정하였다. 이때 그는 관제를 정비하고, 문(文)ㆍ무(武)ㆍ성(成)ㆍ강(康) 등 여러 왕의 유업을 계승하여 다시 제후들로부터 추대를 받았다. 또한 변경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북서쪽 변방지역의 이민족 험윤(玁狁)ㆍ서융(西戎)을 경략하고, 남동지역의 이민족 회이(淮夷)ㆍ서융(徐戎)ㆍ형만(荊蠻)을 토벌하여 국세를 다시 일으켰으므로, 이 시기를 ‘중흥‘이라고 한다. 그러나 재위 후반기에 대신을 억울하게 죽여 백성의 원망을 샀고, 무력으로 노(魯)나라의 제후를 폐하여 제후들의 불만을 일으켰다. 그리고 강족(羌族)ㆍ융족(戎族)과의 전쟁에서 주나라의 군대가 전멸하는 등 끊임없는 정벌로 국력이 약해졌다. 그가 죽은 지 11년 후 그의 아들 유왕(幽王) 때 주나라는 마침내 이민족의 침략으로 멸망했다.
[주13] 주(周)나라 …… 것 : 형벌을 돈으로 대속해 주었다는 것이다. 주(周)나라 목왕(穆王)이 여후(呂侯)에게 명령해서 형벌을 돈으로 대속해주었다는 것이다. 《서경》 〈여형(呂刑)에서는 “묵벽을 의사는 그 벌금이 1백환이니, 그 죄를 자세하게 조사해서 진실하게 하라. 의벽을 의사는 그 벌금이 배이니, 그 죄를 자세하게 조사해서 진실하게 하라. 비벽의 의사는 벌금이 배나 차이가 있으니, 그 죄를 자세하게 조사해서 진실하게 하라. 궁벽의 의사는 그 벌금이 6백환이니, 그 죄를 자세하게 조사해서 진실하게 하라. 대벽의 의사는 그 벌금이 1천환이니, 그 죄를 자세하게 조사해서 진실하게 하라. 묵벌의 종류가 천이며, 의벌의 종류가 천이며, 비벌의 종류가 오백이며, 궁벽의 종류가 삼백이고, 대벽의 종류가 이백이니, 오형의 종류가 3천 가지이다. 올리고 내려 죄를 붙여서 어지러운 말에 잘못되지 말며, 지금에 시행하지 않는 법을 쓰지 말고 법을 잘 살펴서, 살펴 능하게 하라.〔墨辟疑赦, 其罰百鍰, 閱實其罪. 劓辟疑赦, 其罰惟倍, 閱實其罪. 剕辟疑赦, 其罰倍差, 閱實其罪. 宮辟疑赦, 其罰六百鍰, 閱實其罪. 大辟疑赦, 其罰千鍰, 閱實其罪. 墨罰之屬千, 劓罰之屬千, 剕罰之屬五百, 宮罰之屬三百, 大辟之罰, 其屬二百, 五刑之屬三千. 上下非罪, 無僭亂辭, 沕用不行, 惟察惟法, 其審克之.〕”라고 하였다.
[주14] 서경에서는 …… 것이다 : 《서경》 〈강고(康誥)〉에 나오는 말이다.
[주15] 초(楚)나라의 관기(觀起) : 춘추 시대 초나라 영윤 자남(子南)이 서인(庶人)으로 벼슬을 하는 관기(觀起)를 사사로이 총애하여 그에게 수십 마리의 말을 줄 정도로 형세가 지나치게 드새자, 나라 사람들이 이를 우려하여 왕이 자남을 죽이려고 하였다. 마침 자남의 아들 기질(棄疾)이 왕의 어사(御士)로 있었는데, 왕이 기질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기질이 “어명을 아버지에게 누설하여 혹 반역을 일으키게 함으로써 아버지의 형벌을 무겁게 하는 것〔洩命重刑〕은 신이 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드디어 자남을 조정에서 죽였는데, 자남의 장사를 지내고 나서 그 무리들이 기질에게 나라를 떠날 것인가를 묻자, “내가 아버지를 죽인 일에 가담하였으니, 간들 장차 어디로 들어가겠는가.”라고 하고, 또 왕의 신하가 될 것인가를 묻자, “아버지를 버리고 원수를 섬기는 것〔棄父事讐〕은 내가 차마 못할 일이다.”라고 하고, 드디어 목을 매어 죽었다.《春秋左氏傳 襄公22年》
[주16] 당(唐)나라의 풍구(馮球) : 중국 당나라 때의 왕애(王涯)가 재상의 자리에 있으면서 이권을 장악하였다, 두씨(竇氏) 여인이 돌아와서 청하기를 “옥공(玉公)이 비녀 하나를 파는데, 기이하고 교묘한 것이라 70만전이 필요합니다.”라고 하였다. 왕애가 말하기를 “70만전은 나의 한 달 봉급일뿐이니, 어찌 여인에게 아끼리오. 다만 비녀 하나가 70만전이라면, 이것은 요물이라, 반드시 화가 따를 것이다.”라고 하자, 여인은 다시는 감히 말하지 못하였다. 수개월 뒤 여인이 혼인잔치에서 돌아와서 왕애에게 고하기를 “지난번 비녀는 풍외랑(馮外郞)의 아내 머리장식 되었다.”라고 하였는데, 풍외랑은 풍구(馮球)였다. 왕애가 탄식하며 말하기를 “풍구는 낭관이 되어 아내의 머리장식에 70만전을 들이니, 오래 갈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풍구는 재상 가속(賈餗)의 문인으로 가장 친밀하였다. 가속의 종이 위복을 자못 자랑하거늘, 풍구가 불러서 노력하게 하였다. 열흘이 안 되어 풍구가 새벽에 가속을 배알하니, 두 종이 땅에서 황주(黃酒)를 받들어 올려 나가서 마셨는데 한식경 만에 끝이 나니, 가속이 나가서 우는데 끝내 그 연유를 알 수 없었다고 한다.《小學 卷6 善行》
[주-D017] 유병산(劉屛山)은 …… 망하였다 : 유병산은 중국 남송(南宋) 때의 학자인 유자휘(劉子翬)를 말한다. 자는 언충(彦冲), 호는 병옹(病翁)이다. 무이산에 은거해서 살면서 주자의 아버지 주송(朱松)과 친구로 지냈고, 주송이 죽은 뒤 주자를 가르쳤다. 저서로는 《병산전집(屛山全集)》이 있다.
[주18] 동인괘의 …… 무리이며 : 소보(巢父)와 허유(許由)는 요(堯)임금이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것도 뿌리친 채 기산(箕山) 아래 영수(潁水) 북쪽에 숨어살았던 중국 당요(唐堯) 때의 은사이고, 무광(務光)의 중국 은탕(殷湯) 때의 은사이다.
[주19] 고괘의 …… 무리이다 : 방공(龐公)은 방덕공(龐德公)이다. 방덕공(龐德公)과 사마휘(司馬徽)는 모두 중국 후한(後漢) 말의 은사이다.
[주20] 기약하지도 …… 닥친다 : 이 부분은 심재 조긍섭의 견해에 입각해서 해석하였다. 《역전(易傳)》과 《본의(本義)》의 주석에 따르면, ‘바르지 않으면 허물이 있을 것이다.’로 해석이 된다.
[주21] 맹자에서 …… 한다 : 《맹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 나오는 말이다.
[주22] 손목(巽木) : 손(巽)은 8괘의 하나로, 바람을 나타내기도 하고, 나무를 나타내기도 한다.《周易 說卦傳》
[주23] 태열(兌說) : 아주 기뻐함의 의미이다.
[주24] 구함을 …… 때문이다 : 이 부분은 심재 조긍섭의 견해에 입각해서 해석하였다. 《역전(易傳)》의 주석에 따르면, ‘구함을 조금 얻음은 아직 험한 가운데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로 해석이 된다.
[주25] 구이지학(口耳之學) : 구이지학은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해버리는 천박한 학문, 곧 얻어 들은 것을 체득하지 않고서 곧바로 남에게 전달해버리는 학문을 말한다. 《순자》 〈권학(勸學)〉에서는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어왔다가 곧장 입으로 나간다.〔小人之學也, 入乎耳, 出乎口.〕”라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