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5.02.21 (3토) 9시
만난곳: 7호선 도봉산역
산행지 :도봉산 어느 후미진 명당-주봉을 바라보며
참가자:12명-김상희, 김원탁, 김호경, 남영우, 엄형섭, 윤용국, 윤한근, 이정우, 이종원, 정태성, 최해관, 이강호(필자)
2월 21일 9시경에 도봉산역에 도착. 대충 계산해보니 거의 2년반만에 상산회에 참가한 것 같다.
이런저런 핑계로 참석 못하다가
올해부터는 열심히 다녀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오늘은 시산제라 더욱 감회가 새롭다. 이미 반가운 산우들이
도착해 있었다.
면면을 보면 김상희, 김원탁, 김호경, 남영우, 엄형섭, 윤용국, 윤한근, 이정우, 이종원, 정태성, 최해관, 이강호
(가나다 순)등
총 12명(호경대장이 소생을 상산회 복학생으로 명명하는데, 참 적절한 표현이네).
비가 조금씩 흩날리는 도봉산 입구에서 전체사진
한 장 찍고
오늘의 등산코스를 호경대장이 설명한 후 다같이 출발. 구봉사를 거쳐 용어천 계곡
쪽으로 오르는 코스다.
출발 후 잠시, 회장님께서 오늘의
사관을 임명하신단다. 사실 조금은 예상했으나 막상 지명을 받으니 부담이 되어
완곡히 사양하면서 다음
번에 하겠다니, 언제 나올지 모르니 오늘 하란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 왈, 신상기교수가 지난번 산행기를 두 줄로 아주 짧게 썼으니
참고하고 절대 부담은 갖지 말란다. 그래서 더 이상 발뺌하는 것을 포기했다.
처음 출발할 때 가랑비가
오더니 오를수록 눈으로 바뀌어 진눈깨비가 된다.
생각보다는 가파른 길을 오르는데 상희가 몇 년 만에
등산하는 턱 치고 잘 올라간단다.
사실은 숨이 제법 찾는데 내색 않느라 힘들었데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다가 전망이 좋은
넓은 바위에 도착. 정우가
여기가 좋은데 제를 지내자고 했으나 호경대장이
지난해 10월에 점 찍어둔 명당이 있다고 하여 그곳으로
계속 이동. 눈발이 제법 굵어진다.
마침내 재단에 도착하고
보니 전망이 끝내준다.
주봉이 위로 보이고 사방이 탁 트여 명당자리인 것 같다.
호경대장의 배낭을 들어보니 장난이 아니다 엄청 무겁다.
(시루떡
반말에 기타 제수 등등 무거울 수 밖에…, 이 대목에서 대장의 수고에 감사.
근데 소생이 오래 전에 처음 산행에 참석했을 때도 검단산에서 시산제 할 때인데,
신참이 시루떡을 준비하라 해서 2되를 해 갔는데 그 전통이 언제부터
바뀌었는지 궁금하네요)
대장의 진행으로 회장님이 정성껏 산신령께 제를 올리고
상왕 최해관이 엄숙한 목소리로
축문을 읽어간다.
올해로 벌써 18년이 되었단다(1997년 4월에 1회등산
시작).
축문에 ‘모든 회원들로 하여금 일일 사관 임명 등
지도부의 지휘를 즐겨 받도록 하소서’
라는 내용이 있는데 앞으로는 임명을 받으면 산신령이 노할까 거절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축문에 이런 내용은 처음 들어본다)
제를 마치고 장소를 옮겨 즐거운 먹자 타임. 가져온 갖가지 술이 나오는데,
데킬라(엄형섭원사), 일본소주(회장님이 얼마 전 일본 다녀오면서 가져온 술),
참 소주(상희 사돈집 소주), 와인(복학생) 등등.
술잔이 돌면서 재미있는 농담이 시끌 벅적 했는데 지면관계상
일일이 기록하는 것은 생략.
호경대장의 생음악 몇 곡을 감상하면서 하산하니 금방 식당에 도착.
한우등심구이로 혀를 호강시키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모두를 바이바이. 조금은
아쉬워서 2차로 당구희망자를 모집했는데 4명이 남았다.
호경, 원탁, 상희 그리고
소생. 4구 한 게임 치고 중국집에서 소주에 짜장면하고 헤어진
시간이 6시반.
소생은 사관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끝까지 현장에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늘 시산제에 참석 못한 친구를 포함하여 상산회 여러분들
건강하게 오랫동안 함께 등산합시다.
회장님, 대장님, 그리고 참석한 모든 친구들 수고 많았고 무사히 등산을 마쳐 감사합니다.
윤용국
사진작가도 수고 많았어요.
시산제 축문도 함께 올립니다.
시산제 축문
단기 4348년 을미년 정월 초사흘 저희 商山會 회원들이
이곳 도봉산에 올라 산신령님께 祭를 드리나이다.
1997년 4월 저희들이 商山의 기치아래
한데 모여 매달 산을 찾기 시작한 이래 올해로써 열 번하고도 다시 여덟 번째 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국내의 여러 산은 물론 해외의 고산과 명승지를 찾는 동안 저희들이 모든 일정을 즐겁고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저희를 어엿비
녀기시고 보살펴 주신 산신령님 가호의 덕분이옵니다.
그렇게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산을 오르기에 바빴던 저희들도 어느 새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올해에도 저희들이 매달 산을 찾아
나설 때마다 안전하고 유쾌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도록 인도하시고 보살펴 주시옵소서.
해가 지고 밤이 되면 바람도 그 방향이 바뀌듯이, 이제는 저희들
마음 속에 굳이 고산준령을 탐하지 않고 한적한 산길에서도 산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행군을 서두르기보다는 고요함에 익숙하고 한가로움을 찾는
여유로움이 깃들게 하시옵소서. 만상의 아름다움은 그 자체에 있지 않고
보는 이의 마음속에 있다 하였으니, 저희들이 무엇이든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고 나면 그 기쁨이 전과
같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비옵나니 저희들이 앞으로도 이 모임의 일원으로 산행에 자주 나올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주시고 산행
중에 이 아름다운 자연과
다른 등산객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보살펴 주시옵소서. 그리고 이 모임의
중책을 맡아 밤낮으로 애쓰는 지도부의 노고를 위로하시고
모든 회원들로 하여금 일일사관 임명 등 지도부의 지휘를 즐겨 받도록 하시옵소서. 오늘 이 자리에 나오지 못한 회원들에게도
산신령님의 지극하신 보살핌이 미치게 하시옵소서
준비한 제수가 비록 조촐하오나 같이 올리는 한 잔 술과 함께 흠향하소서.
단기 4348년 을미년 정월 초사흘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제 27회
상산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