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우리말로 open close는 무엇일까요?
sungsinad@empas.com
=먼저 open, close는 open closed로 수정해드립니다. 원래는 opened-열려 있습니다. closed-닫혀 있습니다라는 수동태인데, open만 능동태로 씁니다.
사진: 수원 화성
이리 오너라, 물렀거라가 어떨까요?
원래 이리오너라는 닫힌 문앞에서 객이 안의 종을 부르는 소리였습니다. 그러나 생각하기에 따라 이리오너라 하고 호령을 하면 예이 하고 문을 열어주니까 열림-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물렀거라, 들렀거라 혹은 물렀거라만으로도 문이 닫혔으니까 물러나라는 뜻이 될 수 있겠어요. 원래는 높은 사람 행차에 잡인, 상민을 물리치는 호령이었지만요.
2016년 보유補遺...어서 오세요-또 오세요 도 좋을 듯...
-혀의 길이가 영어발음과 관계가 있나요?
kyl9543@empas.com
=먼저 신문 기사 하나 소개합니다.2002. 4. 7 동아일보
전략...
지난해 국내 언론들에 이미 소개돼 씁쓸한 뒷맛을 남겼던 ‘영어 발음용 혀 수술’은 혀를 길게 하고 빠르게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혀 밑의 얇은조직을 절개하는 것. 의학용어로 ‘설소대절제술’(舌小帶切除術)이라고불리는 이 수술은 선진국 등에서는 혀밑 조직의 이상으로 언어장애가 일어날 경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략...
사진: 영어발성연습
우리말만큼, 혹은 우리말보다 많은 시간을 영어에 투자했고, 때로는 우리말보다 잘하고, 유학가서 발음교정교육까지 받았고, 현지인들 대상으로 강의경험도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영어열풍, 미국어선호, 그리고 수술 등은 매우 당혹스럽게 생각됩니다. 먼저 미국영어는 프랑스어만큼이나 혹은 프랑스어를 모방하여 변질되고 있습니다. 모음의 a e i o u는 그 발음대로 읽히지 않을 뿐 아니라 단어의 앞에 놓이면 묵음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l 이나 단어끝의 d t 등 자음 역시 묵음화하지요. 억양 역시 샹숑을 노래하듯 바뀌는 추세입니다.
미국영어에 대한 당혹감은 외국인만의 것이 아닙니다. 비록 미국어가 국제표준어처럼 되어 있지만 미국인들, 또한 언어학자들이나 영어교재를 만드는 사람들까지도 미국영어보다 오히려 자국화 혹은 국지화한 영어, 이를테면 인도영어, 홍콩영어 등으로 사용하기를 권할 정도입니다. 다만 미국에서 비지네스나 매스컴, 연기 등과 연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뉴욕영어가 유리하거나 필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술에 대한 기사는 오보이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혀밑의 탱금이라는 부분을 절제한다고 해서 영어가 되지 않으며, 만약 그런 수술 후에 영어가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미국에서 살 것이 아니라면 한국에서 왕따가 될 만큼 심각한 발음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술을 받고자 하는 분은 수술비를 제게 주시면 1분 이내에 수술비 이상의 발음교정효과를 보게 해드리겠습니다. 다행히 수술을 받을 생각은 없으시지만 발음은 고치고 싶다면 무료로 비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비결은 유학시절 파트타이머로 일하던 수퍼에서 라틴계의 남자에게 무료로 배운 것입니다.
'연필을 가로 물고 책을 읽어라' 가그 비결이었습니다. 시험해보시죠. r과 l발음의 차이, 모음이 바뀌거나 묵음이 되는 등의 미국영어를 체험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한국인들의 고질적인 발음습관인 스스 ... 하는 파찰음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연필을 물지 않고 연필을 문 것처럼 발음해보시죠. 다시 연필을 물고 발음하고 차이를 느끼시고... 입 모양을 기억하시고, 구강의 체적을 늘리고, 가슴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배에서 나오는 말로 언어습관을 바꾸시고... 그렇게 수술비를 버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서 연속극의 발음을 따라해보시죠. C.S.I 시리즈, X-File, Stargate 등을 권해드립니다.(2009년 기준 Gray's Anatomy, Tudors, NCIS 등 권장) 정확한 교과서적인 발음과 언어습관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CNN이나 홍콩 Star News 등은 흑인영어, 지방영어 등이 많아 따라 하기에는 부적절한 것 같고, 오스트레일리아 영어는 사투리가 심해서 권해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좋건 궂건 영국영어나 미국영어가 표준어처럼 되어 있으니 일단 표준어를 배운 후에 사투리를 구사하고 들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2016년 보유補遺...파리의 택시 기사에게 어떻게 뉴욕 영어를 유창하게 하세요 하고 묻자, TV에서 배웠어요 하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공부가 제일 쉽다고 말하는 모순된 인간들 근거를 대 보세요
=저는 일곱 대학을 다녔습니다. 졸업하고 학위까지 받은 것만 넷입니다. 처음에는 학력사회니까, 첫발을 잘못 디뎠으니까, 만회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는 이 사회가 학위를 필요하니까.. 라고 합리화를 했습니다
사진: 미국 미술대학생들
그 과정에서 사회생활도 하고, 어렵게 사는 경우도 있겠지요. 그런데 이건 솔직한 이야기에 대한 솔직한 경험담인데, 학교에서 사는 것이 제일 경제적이더라는 겁니다. 학생신분이라는 것은 특권이죠. 의식주와는 상관없는 세대가 학생입니다. 월세방에서 생라면을 씹어 먹어도 흉이 되지 않는 신분이죠. 돈 주면서 공부하라는 곳이 학교 밖에 또 있겠습니까?
두 번째는 공부에 관성이 생깁니다. 물론 처음에는 논문작성법이나 외국어 등- 제 분야에는 최소한 영어와 영문, 중국어와 한문, 일본어와 일문이 필요합니다. 독일어, 프랑스어 등은 사전 찾아 번역이 가능하면 될 정도이고, 그외 이탈리아어, 라틴어 등은 그냥 베껴 쓰고 어원을 짐작할 만큼만 하면 됩니다마는- 열심히 하죠.
이 과정에서 논문작성법은 '단순무식'하게 한 십년 기초를 닦아두면 나중에 논문이 논문을 쓴다-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는 -는 요령 혹은 경지가 생깁니다. 외국어는 고등학교 때 조금씩만 제2외국어 신경 쓰면 되고, 영어 하나 열심히 하면 다른 언어는 상당히 쉽게 마스터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계 어느 나라에 가건 영어가 통용되니까, 다른 언어는 그야말로 제2외국어로 생각하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매우 단순화되죠.
우리 시대의 아픈 초상화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영어를 뛰어나게 잘하면 사실 많은 혜택, 이득, 특혜가 기다립니다. 대학이나 유학을 자신이 선택할 수도 있고, 장학금을 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쉽게 살면서, 요령 껏 공부하면 공부가 쉬울 수 있습니다. 그 중간과정에서 당연히 통과의례로 겪게 되는 어려운 학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현상학, 화엄 논장, 기호학 등에서 상당히 힘들었는데, 어렵다고 생각하면서 매달리고, 한 십년 지나고 나면 그 어려운 학문이 어느 듯 제 학문의 어느 한 분야에선가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지금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은 이해가 갑니다. 얼마나 화가 났으면 이렇게 하소연할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그 경지가 그냥 공부가 아니라, 학문이라는 폭넓은 분야라고 생각하면 오랜 수련과 집념과 사명감으로 학자를 자원한 사람들이 어렵고 어렵기 때문에 도전하고, 어려울수록 언젠가는 쉬워지겠지 라는 기대로 지금도 학문에 매달리고 있다는 생각도 해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이야기하자면, 학문이 쉽지는 않습니다. 공부가 쉽지 않은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쉽고 어렵고는 그 단계에서는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대학생에게 초등학생들의 공부가 쉽겠지요. 마찬가지로 지금 질문하신 분께서도 전공하시는 분야에 보다 정진하시면 현재의 어렵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언젠가 쉬워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2016년 보유補遺
글을 쓸때 10어휘 20개념 30문맥이 가능하기까지 40년의 시간과 50살 이상의 연륜과 식견이 필요하더군요. 안타깝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 잘할 수 있는 일, 내가 마지막에 가장 보람있는 일이었다고 공부를 내세울 수 있으려면 평생에 걸친 각고의 노력과 시간 투자와 헌신이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