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을 대비하는 하나의 방법, 학교협동조합
태봉고등학교 사회적협동조합 박진만 이사장
요즘 TV 방송과 신문을 통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된다. 도대체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호들갑일까? 태봉고등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 학생 조합원들의 활동을 보면서 4차 산업혁명과 학교협동조합의 연결점을 얘기해보고 싶다.
먼저 제4차 산업혁명은 2016년 클라우스 슈밥이 본인이 의장으로 있는 2016년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18세기 중반에 이르러 철도와 증기기관을 바탕으로 제1차 산업혁명이 발생했다. 19세기 말에는 전기로 인한 제2차 산업혁명이 일어났고, 1960년대에 컴퓨터를 바탕으로 한 제3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바뀌어서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걸까? 흔히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 인공지능 등으로 인한 새로운 산업의 변화가 생겼다고 얘기한다. 한마디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초 연결과 초 지능의 시대라고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초 연결과 초 지능은 무엇인가?
첫째 초 연결은 우리 실생활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이 연결되는 것이다. 예들어 가정에서 TV, 냉장고, 세탁기, 선풍기, 에어컨, 밥솥, 정수기, 가스렌지, 전자렌지, 전등, 컴퓨터, 프린터, 오디오, 비디오, 청소기, 개인 휴대폰까지 집안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이 센서와 무선 통신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개인의 스마트폰으로 모든 사물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실외에서도 가능하다. 상상이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머지않아 현실이 될것이다.
둘째 초 지능은 인공지능(AI)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경기, 알파고와 중국 커제 및 중국 프로기사들과의 바둑 경기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알파고(인공지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던 일반인들은 이세돌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결과는 이세돌의 완패였다. 알파고는 인공지능 학습 알고리즘 기반하에 CPU 1,202개, GPU 176개가 병렬처리기법과 대량의 데이터(바둑의 기보) 관리기법을 사용하였다. 이세돌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였다. 그 이후 중국 커제와 경기를 한 알파고는 한 단계 진화한 알파고2였다.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하여 혼자서 무수히 많은 바둑을 둬서 스스로 성장했다. 이러한 상태에서 커제와 중국 기사들과 경기를 하였다. 결과는 명약관화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는 교육에도 많은 변화를 만들었다. 먼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대두되는 전문용어를 몇 가지 들어보자.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차, 3D 프린터, 클라우드,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전기자동차, 사물인터넷(IoT), 음성인식(디지털 비서) 등. 이 모든 것의 기반에는 소프트웨어(SW)에 있다. 소프트웨어가 없이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실현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 및 선진국에서는 빠르게는 10여년 전부터 교육적으로 대응해 왔다. 국운을 걸고서 초등 저학년부터 꾸준히 소프트웨어 코딩(프로그램)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소프트웨어 코딩의 결과는 하루 아침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지속적인 학습의 결과에 의해서 나타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코딩 교육을 다시금 국영수 공부하듯이 강제적으로 하면 안된다. 놀이식으로 흥미와 재미를 가지고 해야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여기서 원하는 결과란 지난 정부들에서 강조하는 창조적인 사고력, 문제해결력, 컴퓨팅적 사고력, 논리적인 사고력 등이다. 지식과 정보 습득만이 아닌 역량과 인성 교육이다. 그런데 이를 어떻게 향상할 수 있을까?
약간의 발견한 힌트를 공유하면 학교협동조합이 이러한 흥미를 찾아가고 스스로 역량과 인성을 키워가는 방안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태봉고등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 지난 몇 년간 학생들의 성장을 보고 있다. 경상남도 창원에 있는 태봉고는 다른 학교와는 또 다른 특색이 있다. 2010년 국내 최초로 개교한 공립 대안 고등학교이다.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대안교육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태봉고의 특색 중 하나는 “작업장”이다. 학생들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전문작업기술을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은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건의하고, 다양한 직업체험 강좌가 열리고 있다.
2017년 6월에 열린 태봉상회 번개장터. 출처: 태봉고등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이러한 태봉고만의 기초·전문 직업체험프로그램 운영 방식이 2016년부터 학교협동조합으로 도약해 갔다.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주민이 함께 협동조합 방식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러한 작업장학교, 협동조합에서 스스로만의 방식으로 역량과 인성을 키워가고 있다. 예를 들어 3학년 학생이사는 엑셀을 스스로 배워서 물품 정리와 재고 정리를 하고 있다. 학부모 이사들이 도움이 필요한 게 있냐는 질문에도 스스로 해내려고 한다. 본인이 흥미가 있으니 책을 찾아 읽는다. 중요한건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출발점이다. 또한 IT로 흥미를 찾아 협동조합 활동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기도 한다. 동영상 편집을 하고 광고 포스트를 만들어준다. 이러한 활동들이 모여서 새로운 학교 공동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작년 6월 10일 태봉공동체의 날에 우리 협동조합은 새로운 활동을 했다. 바로 태봉상회 번개장터이다. 태봉고 학교협동조합 경제사업중 하나였다. 태봉고 학부모가 생산한 농수축산물과 공예품을 협동조합이 위탁판매했다. 이를 통해 태봉고 기숙사의 세탁기비용도 마련했다.
물론 이 활동이 모두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창조적인 사고력, 문제해결력, 컴퓨팅적 사고력, 논리적인 사고력 등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키고 역량을 스스로 키워가는 중요한 실마리라 생각한다. 학교협동조합의 새로운 가능성,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