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최서남단의 끝섬, 전남 가거도
동경 125도 07분, 북위 34도 21분에 위치한 가거도는 '국토 최서남단 끝섬'이다.
중국 땅과 가까워서 '중국의 닭울음소리가 들리는 섬'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온다.
이렇듯 멀고도 외진 섬이라, 가는 길 역시 만만치가 않다.
수도권에서는 KTX열차와 여객선을 번갈아 타고 꼬박여덟아홉 시간쯤을 달려야 닿는다.
하지만 그곳에 도착하면 상상할 수 없이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추천! 코스여행 (1박2일)
첫째날 | 독실산 → 섬등반도 → 숙박
둘째날 | 해안 드라이브 → 낚시배 승선 → 국흘도
1. 신안군의 최고봉 _ 독실산
전체면적이 9.18㎡에 해안선의 길이가 22km에 불과한 가거도는 섬 전체가 하나의 산을 이룬다.
신안군에서 가장 높은 독실산(693m)이 바로 이 섬의 한복판에 우뚝 솟아오른 탓이다.
독실산 정상에서 바닷가까지 가파르게 흘러내린 산자락은 사시사철 짙푸른 난대성 원시림으로 뒤덮여 있다.
후박나무, 굴거리나무, 동백나무, 참식나무, 구실잣밤나무 등의 상록수가 울창한 가거도는 늘 식수부족에 시달리는 여느 섬들과는
달리, 언제나 식수가 풍부한 섬이다. 상록수림의 한복판에 우뚝 솟은 독실산의 정상까지는 시멘트포장도로가 개설돼 있는데,
독실산 정상에 경찰 레이더기지가 자리잡고 있어 마음놓고 풍광을 감상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
2. 섬 속의 작은 반도 _ 섬등반도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섬등반도는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반도이다.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의 주요 촬영지였던
이 작은 반도는 천혜의 전망대여서 뭍과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연이어진 네 개의 봉우리가 바다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린
섬등반도에서도 맨 남쪽의 회룡산과 북쪽 끄트머리의 흑산도등대에 이르기까지 가거도의 서쪽 해안이 오롯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구름이나 해무가 깔리지 않는 날이면 독실산의 정상 부근까지도 손에 잡힐 듯이 가까워 보인다. 온통 초원으로 뒤덮인 섬등반도의
풍광과 정취는 퍽 이국적이다. 사방 어느 곳으로 시선을 돌려도 눈맛이 시원하고 바람도 상쾌하다. 뼛속까지 시원한 바람 속에서
그 초원 길을 걷노라면, 대관령 어느 목장의 능선길을 걷는 듯한 분위기도 느껴진다. 하지만 두 번째 봉우리는 길 양쪽이 깎아지른
해안절벽이라, 조금만 방심하거나 미끄러지면 자칫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다. 그래도 마을 주민들과 방목한 염소들은 바닥에
자석이라도 붙어있는 것 처럼, 쉽게 뛰어다니지만 여행자는 바람이 세고 날씨가 궂은 날에는 섬 등반도의 제1봉우리 이후로는
아예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
3. 홍도 뺨치는 가거도의 _ 해안절경
숲이 울창하고 해안마다 절경을 이루는 가거도는 홍도 못지 않게 관광자원과 해안절경이 많다.
홍도의 풍과이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여성미를 준다면, 가거도의 자연은 굵고 힘찬 남성미를 느끼게 한다.
특히 독실산 정상, 장군봉과 화룡산, 돛단바위와 기둥바위, 병풍바위와 망부석, 구정골짝, 소등과 망향바위, 남문과 고랫여,
국흘도와 칼바위 등의 가거도 8경은 홍도 33경에 비견될 정도로 빼어난 절정으로 손꼽힌다.
더군다나 가거도의 사람과 자연은 아직까지도 외딴섬 특유의 순박한 인심과 때묻지않은 자연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가거도에는 정식유람선이 취항하고 있지 않아서 배로 섬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려면 낚싯배나 어선을 빌려야 한다.
4. 희귀 바다새들의 번식지 _ 국흘도
가거도의 맨 북쪽 해안에는 가거도등대가 있다. 해발 84m의 산 중턱에 자리잡은 이 등대는 1907년 12월에 처음 불을 밝혔다.
등대 앞 바다에는 무인도인 국흘도가 더 있는데, 이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선이나 낚싯대를 이용해야 한다.
또한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 341호로 지정된 해조류 번식지로, 바닷새인 슴새, 바닷제비가 이 곳에 날아들어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번식한다. 국흘도라는 특별한 섬 이름도, '구클구클'하며 우는 슴새의 울음소리에서 따 왔다고 한다.
주민들은 지금도 슴새를 '구쿠리'라 부른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주민들은 국흘도의 바위 틈에 둥지를 튼 슴새를 장대 끝에
낚시바늘에 매달아 잡았다고 한다. 야행성인 바닷제비도 매년 여름철마다 이 섬을 찾아온다.
Tip. 여행지 명물 _ 후박나무 껍질
가거도 상록수림의 주종을 이루는 후박나무는 주민들의 가장 중요한 생계수단이다. 후박나무 껍질, 즉 후박피는 건위, 강장에
특효가 있는 한약재로 쓰인다. 또한 말린 후박피를 끓여서 보리차처럼 마시면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이나 소화불량에
특효약이라고 한다. 중국산 약재가 밀려들기 전까지만 해도, 가거도의 후박피 생산량은 우리나라 전체의 70~80%를 차지했다.
후박피는 나무 몸통에 수액이 잔뜩 오르는 6~8월에 벗긴 다음 일정한 간격으로 잘라서 말린다.
여행 가는 길
여객선 → 목포항에서 동양훼리(061-243-2111)와 남해고속(061-244-9915)의 가거도행 쾌속선이 각각 홀수일(동양)이나
짝수일(남해)에 1회(목포 08:00발)씩 왕복운행한다. 도초·비금도, 흑산도, 홍도, 상·하태도 등을 거쳐 거제도까지는
약 4시간 30분~ 5시간 소요.
맛있는 집
* 섬누리쉼터 | 토종닭 전복 백숙으로 유명한 집. 061-246-3418.
* 해인식당 | 깔끔한 백반으로 소문난 집. 061-246-1522.
* 동구횟집 | 입에서 녹는 싱싱한 회. 010-2929-4989.
잠잘 곳
* 섬누리쉼터 | 061-246-3418 / www.sumnuri.com
* 다희네민박 | 061-246-5513
* 남해관광리조트 | 061-246-5446
* 해인관광리조트 | 061-246-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