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을 하기 전에 바람까페 주인장이신 이담님께 감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요. 하이엔드급 카메라가지고 똑딱이 수준의 사진만 올리는 것을 보다 못하신 건지, 카메라만 보면 디카와 블로깅반을 이끄시는 열정이 저절로 불타오르는 건지 모르겠지만^^, 바람까페에 들렀더니 제 카메라를 가지고 이것저것 보아주시고 설명해주시면서 제일 간단하면서도 맞는 설정으로 사진을 찍는 법을 가르쳐주시네요. 그렇게 간단한 설명을 듣고 처음으로 올리는 맛집 사진들입니다. 물론 더 잘 찍었다던가 뭐 그런 자신은 없습니다. 조금 다르게 보인다던가 좀 나아보인다던가 하면 전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제대로 배우기에 저는.. 벌려놓은 일이 너무 많습니다.^^
오늘은 제주에서 비교적 평판이 좋은 한정식집인 연우네를 들렀습니다. 일요일 이른 점심인데도 바로 옆의 성당때문인지 사람들이 많이 붐볐던 집이었습니다.
신제주시가지 노형동에서 1100도로로 올라가는 초입에 연우네가 있습니다. 밖에서 보이는 면은 찻집으로 쓰이는 공간입니다.
이제는 검은 돌로 만든 담과 안내석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제주사람 다 되어갑니다.^^
조그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주방이 보이고 안내판이 보이죠.. 조금만 더 정리가 되어있다면 여염집 현관이라고 해도 될 분위기입니다.
우측으로는 찻집으로 쓰이는 공간이구요.
좌측으로는 식당으로 쓰이는 방입니다.
식당방으로 들어가면 넓다란 방에 이런 탁자가 10개남짓 배치되어 있습니다. 방안에서 도란도란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사람이 많아지만 도란도란이 시끌시끌이 되죠.^^ 하지만 정감있고 운치있는 것은 사실이죠. 방안의 전경을 찍어보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많아 찍지 못했어요.
연우네 4인상을 주문합니다.
차는 셀프라네요.. 이 차는 식전식후에 마시는 물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운치있는 다기에 물을 따라 마시구요.. 기억이 나지 않네요.. 녹차인지 다른차인지... 그냥 물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주문하자마자 샐러드를 비롯한 밑반찬이 나옵니다. 샐러드는 약간의 상큼함이 느껴지지만 소스가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밑반찬은 전반적으로 정갈하고 소박합니다.
도토리 묵이 뒤따라 나오구요.
감자전이 나옵니다. 가운데 당근으로 포인트를 둔 것이 특징적이네요. 감자전은 강원도에서 보는 전만큼 투명하지는 않습니다. 도토리묵이나 감자전 역시 맛이 차분하고 정갈합니다.
시래기 된장국이 나오구요.
비빔밥이 나옵니다. 큰 그릇에 밥을 담고 고추장을 넣고 비빈다음 각자의 그릇에 따로 담아 먹습니다. 이렇게 한그릇 담아 시래기 된장국과 함께 먹으면 시골 안방에서 할머니가 차려준 밥상이 생각납니다.
마지막으로 녹차밀가루 반죽과 찹쌀 옹심이가 섞인 들깨수제비가 나옵니다. 해초가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죠.
한그릇 잘 떠서 먹어봅니다. 부드럽게 씹히는 찹쌀옹심이와 담백한 녹차수제비, 그리고 들깨가 듬뿍 들어간 국물은 아주 구수합니다. 아~ 맛있다라기보다는 아~ 참 좋구나 라는 감탄사가 나옵니다. 구수하고 정갈해서 오히려 제주스럽지 않다고 해야할까요?
그렇게 다 비웠습니다.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듯한 음식들은 맛있다는 느낌보다는 참 좋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차분하고 정갈하다는 느낌.. 이 집 음식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맛집이라고 알려지다보니 휴일의 점심은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하시는 분들도 바쁘신지 음식이 너무 빠르게 나옵니다. 그래서 먹는 사람들도 조금 정신없이 먹지 않았나 하는 감이 조금 들었습니다. 조금만 천천히 나왔다면 차분함과 정갈함을 좀 더 여유있고 깊게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자극적인 음식이 싫다면, 그리고 나이드신 어른들과 함께하는 자리라면 사람이 붐비지 않는 시간에 이 집에서 천천히 음식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출처: 칼을 벼리다. 원문보기 글쓴이: 민욱아빠
첫댓글 아.. 점심시간인데 너무 배고파요..ㅠㅠ
좀 더 맛있는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셨기를 바랍니다.
한정식이지만 그렇게 반찬이 많이 나오는 건 아니네요? 아무래도 가격이 싸서 그런가 봐요.
하지만 다들 맛깔스럽게는 보여요. 상다리 부러질 정도가 아니어서 허전하긴 하지만요. 한정식이잖아요.
사실 한정식집이라고 이야기했지만 한정식집이라고 보기는 조금 무리가 있죠. 게다가 제주도 상차림이 그렇게 푸짐한 것도 아니구요.. 여기서는 한정식집이라고들 하는데 간판처럼 그냥 자연음식점이라고 이야기해야하나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