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오리로 진천을 진하게 느껴본다.
비록 그 맛으로는 감동을 받지 못한 오리구이지만 그래도 뱃속은 한결 말끔해진다.
허기진 속에 무언가 들어가니 이제야 에너지가 완충되고 살맛이 난다. 단지 조금 더워졌다는것이.
오리집에서 5분거리에 있는 진천의 유서깊은 농다리로 향한다. 5년전쯤 왔을땐 농다리전시관이 없었는데,
이젠 주차장 앞에 다리의 역사와 농다리의 유래에 대한 설명과 전시물이 있는 농다리전시관이 서있다.
농다리는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진천을 지나 터널 못미쳐 강변을 보면 볼 수도 있다.
예전 진천투어할 때 들렸고 초평지에서 낚시하다가 건너와서 보기도 했다.
물론 농다리 위에서 낚시도 해보고. 전국에는 수많은 다리들이 있다. 섶다리, 나무다리, 돌다리, 철교 등등.
하지만 이곳 농다리는 그 건축기법과 역사때문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농다리를 건너면 정자가 나오고 나무데크를 따라 언덕을 오르면
팔각정이 진천 근교를 막힘없이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진천의 1경으로 꼽을 수 있는 광대한 초평지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이곳 농다리(농교) 가 있는 마을은 고려 왕건 당시 큰 공을 세웠던 상산 임씨의 집성촌이다.
농다리 주차장 옆으로는 커다란 노거수 아래에는 쉬어가기 좋은 정자가 있고
그 옆으로는 구산동 상산임씨천년세거지란 비석이 있다.
통나무로 기둥과 받침을 만든 쉼터에는 동네 노인분들이 장기도 두고 수박도 먹는 마을사랑방이라고 한다.
지금도 상산 임씨 후손들이 대대손손 모여 살아가는 이 마을은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을 도왔던
건국공신 흥화부원군 충숙공 임 희의 선조들이 터를 잡은 이래 근 천년이상을 한마을에서 살아왔던
의미깊은 곳이다. 임희의 딸이 바로 고려 2대왕인 혜종왕의 비 의화왕후 임씨.
그러니까 왕비를 만들어낸 뼈대있는 가문인 셈이다.
옛문헌 상산지에 따르면 고려초에 임장군이 이곳에서 생산되던 자주빛 돌로 하늘의 별자리를 뜻하는
28수의 법리에 따라 28간의 농다리를 축조했다고 한다. 하늘의 뜻에 따라 세웠으니.
농다리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농사짓기 위한 다리, 아니면
짧은 상다리처럼 다리가 낮고 넓다해서 붙여진 이름은 아닐런지.
주차장 위쪽에는 상산임씨 가문의 충신,효자, 열녀 등 뛰어난 공적을 세운
선조들을 기리기 위한 비석들이 모여있다.
농다리 전시관 입구에는 원형복원사적비와 농다리유래비가 이웃하며 뜰을 지키고 있다.
농다리유래비의 내용을 보자면, "농다리는 진천읍에서 남쪽 방향 십리지점에 위치한
세금천과 가리천이 합류하는 곳, 굴티(구산마을)앞에 있는 다리이다. 지금부터 900여년 전
고려 초엽때 굴티 임씨 선조 임장군이 음양을 배합하여 자주빛 돌로 축조하였는데 상응 28수에 따라
수문 28간으로 축조하고 각 칸마다 1개의 돌로 이어 하나의 활이 뻗쳐 있는 것 같다.
세월이 이미 오래되어 4칸이 매몰되어 현재는 24칸이 있다고 한다." 라고 그 유래를 밝히고 있다. - 상산지 -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농다리의 아름다운 사계, 한국의 유서깊은 다리들, 세계의 유명한 다리들,
농다리의 축조방법, 농다리의 유래 등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매년 8월에 이곳 농다리에서는 축제를 열고 많은 사람들이 농다리의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농다리 아래에서는 여름철 시원한 물에 들어가 발담그고 피서도하고 어항으로 피라미를 잡기도 한다.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진천의 농다리. 이제는 삶에 지친 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한다.
농다리의 사계를 사진으로 전시해 놓았다.
모든 계절이 아름답지만 겨울 눈덮인 설경의 농다리인 농암모설이 특히 매력적이라고 한다.
농다리에 얽힌 전설도 여러가지 있는데, 그 중 임연 오누이 힘내기 설화가 가장 유력한 것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울기도 하는 농다리, 재앙을 예고하는 농다리 등의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해져 온단다.
실제로 6.25전쟁이 일어났을 때에는 울음소리가 들렸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때에는 농다리의 상판이 떠오르기도 했단다.
그렇다면 농다리는 영험한 비밀을 간직한 것일까. 대홍수에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걸 보면.
농다리전시관을 보고 농다리를 직접 보러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아래 쌍굴 건너기 전 오른편에는
소습천이란 약수터가 있다. 산비탈 반석은 品자형을 이루고 있고 반석 사이에서 용출되는 샘물은
마르는 법이 없단다. 이 샘물은 풍습에 좋고 안질에도 효험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하는데,
세종대왕이 안질을 치료하기 위해 광천수가 샘솟는 청원군 내수면 초정리에 가시는 도중 이곳을
지나 갈때 샘물을 마신데서 어수천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초정리온천은 몇번 가봤는데, 차가운 광천수원탕에 들어가 있으면
몸이 안좋거나 상처가 있는 부위에는 짜릿한 광천수로 약간 고통이 따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탕을 나올때에는 그 고통이 시원하고 가벼운 몸으로 바뀌니 확실히 초정약수가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것 같기도 하다. 이와 비슷한 온천이 충주 앙성의 탄산온천에서도
경험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초정약수처럼 맑은 빛이 아닌 충주 앙성탄산온천은
철이 함유돼서인지 붉그스레한 빛이 감돈다.
농다리 주차장에서 미호천을 바라보면 절벽위로 운치있는 2층 팔각정인 농암정이 보이고
그 아래에는 쉴새없이 굵은 물줄기를 시원하게 아래로 떨어뜨리는 인공폭포가 있다.
70여m를 흘러내려 미호천 변 데크에서 바라보는 이들을
안개같은 고운 물방울로 적시게 만드는 인공폭포가 여행객을 반겨준다.
연일 내린 비로 인해 미호천은 탁한 흙빛으로 변해 있고 수위는 많이 불어났다.
물이 불어났을 때 물살이 얼마나 빨랐는지 천변 풀과 나무들이 뿌러지고 꺽어진 모습이 많이 보였다.
붉은 지네모양의 농다리를 건너 사각정자에서 사진도 찍기도 하고 인공폭포와
정상에 있는 농암정 전망대에 올라 농다리와 초평저수지를 보는 사람들도 있다.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농다리 아래에는 급류와 여울이 만들어졌고
그 위를 조심스레 한발 한발 천년의 약속을 생각하면서 걷고있는 여행객들은 신기해한다.
인공폭포 위 2층으로 만들어진 전망좋은 농암정에서 바라본 농다리의 모습.
일렬로 길게 놓인 돌다리가 꼭 S자를 그리며 기어갈 것같은 지네모양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초평지의 웅장하고 기품있는 호반의 모습.
붕어낚시의 메카이고 나룻배타기, 붕어매운탕과 찜으로 유명하며 백곡지와 함께 진천의 캠핑낚시의 명소다.
호수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만큼 넓고 길다.
댐처럼 굽이 굽이 산을 휘감아 신록이 무르익는 지금의 계절에 더 돋보인다.
이곳에도 괴강을 둘러싸고 만들어진 괴산 산막이 옛길처럼
호수변을 거닐수있는 호반길이 만들어지니 다음번엔 한번 걸어봐야겠다.
첫댓글 농다리도 장마에 잘 견뎌주길 ㅎ^^
네,,앞으로도 천년은 이어가겠지요!!
흡사 지네와도 같은 농다리 아주 운치있고 아름답네요
네,,특별한 볼거리는 아니지만 소박한 조상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는 곳 같습니다!
4대강도 저리 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요~~ 완존 친환경으로 바위를 강에 일렬로 놓아서요...
인공폭포를 보면 멋있다는 느낌보다는 자연을 훼손했다는 느낌이 앞서는 거 같아요.
폭포 예산 보다는 이 근처에 주민들의 쉽게 쉬고 놀 수 있는 시설이 더욱 아쉽더군요
네,,맞습니다~~ 그냥 졸졸졸 시냇물이 좋은것 같네요~~ 괜히 물끌어올려 뭐하는 건지요. 농다리 앞 주차장에 쉼터라도 하나 만들었음 좋았을걸요!
헉 위에까지 올라갔다 오셨나봐요?
네, 날라갔다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