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정감독입니다. 하루에 글 두개 쓰는것도 오랜만이네요.
라이징 패스트볼이 뜨냐 혹은 뜨지 않느냐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네요.
우선 이것부터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과연 라이징 패스트볼에 대하여 논하는
사람들 중, 라이징 패스트볼(혹은 착시현상으로 인하여 뜨는 것처럼 보이는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실제로 본 사람이 얼마냐 있느냐는 것이죠.
대부분의 팬들이 박찬호와 페드로 마르티네즈 등의 공을 보는 것은 거의 TV를
통해서 입니다. mlb, npb, 한국야구 중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들 투수를
잡는 앵글이 다르죠. 각도가 다르기 때문에 TV를 보면 같은 구질도 조금씩 다를
수도 있겠고요.
구질을 가장 잘 체험하는 사람들은, 그 공을 던지는 투수와 받는 포수, 그 공을
치기 위해 서있는 타자가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심판이 있고, 감독 등의 코칭스
태프들이 있죠. 야구팬의 입장에서는 구장에 직접 가도 직접 체험이 불가능한것
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야구팬들은 아주 열심히 보죠. 이건 무슨 구질 저건 무슨 구질 하고...
저 역시 마찬가지이고, 이러한 식의 간접체험을 통하여 구질에 대한 지식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라이징 패스트볼과 다른 구질들에게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커브,
슬라이더, 싱커, 너클볼 등의 변화구들은 예전에는 마구라고 불리우던 시절도
있었지만, 끊임없는 야구인들의 연구와 과학적인 방법까지 동원하여 구사하는
방법과 메카니즘이 다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라이징 패스트볼은 좀 다릅니다. 다른 공들의 경우는, 일정한 거리
를 지나면 "중력"으로 인하여 땅을 향하여 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타자, 포수,
심판의 눈, 그리고 TV를 보거나 관중석에 있는 팬들의 눈에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소위 라이징 패스트볼이기 때문입니다(라이징 패스트볼은 아주
한국적인 표현입니다. 미국에는 이런 말이 존재하지 않죠. 아주 흡사한 말이라고
해봤자 flame정도라고나 할까요?)
저는 수학과 물리를 고등학교때부터 포기한 영어학도입니다. 그렇지만 물체를 위
로 떠오르게 하려면 (최소한 떠오르는 시간 동안은) 중력을 거역할 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 힘이 작용하는 동안 떠오르고, 그 이후에는 당연히 떨어집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물체인 총알 조차도 떨어진다죠.
그런데, 도대체 라이징 패스트볼의 정의가 뭐죠?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체인지업이나
잠수함 투수들의 싱커 혹은 커브처럼 어느 정도 떠오르다가 나중에 떨어지면서
포수 미트에 박히는 것인지, 아니면 박찬호가 구사하는 직구와 같은 것인지?
당연히 후자겠죠. 그런데 박찬호의 소위 라이징 패스트볼을 보죠. 마운드에서
직선으로 공을 던질 경우 타자의 머리 높이로 공이 갑니다. 당연히 공은 내리
꽂기 마련인데, 포수 미트 부근에서 갑자기 뜨는 것이 라이징 패스트볼이라고
하죠.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선 땅 방향으로 가는 물체는, 물체에
가한 힘은 물론 중력까지 합쳐져서 그만큼의 힘으로 땅을 향하죠. 그러나 중
간에 뜬다는 것은, 어떤 힘이 발휘되어서 기존에 땅으로 향하던 힘+중력
을 넘어선다는 것입니다. 현식님께서는 그립과 손에 가하는 힘으로 이런 식
의 힘을 창조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 과연 말이 될까요? 스냅을 이용하여 공
에 스핀을 먹여서 변화하게 하는 것은, 다분이 공기저항이라는 또다른 힘을
사용한 것이겠죠. 무중력에선 스핀을 아무리 먹여도 변화하지 않을 것입니다.
손으로 특별한 방향으로 특별한 힘을 가하여 던지는건 "특별한 스핀"을 먹이는
것입니다. 150km정도의 야구공에 공기저항을 이용한 "스핀"을 이용하여 "중력"
까지 이겨내게 하려면 대체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할까요? 만만치 않겠죠?
라이징 패스트볼이 더더욱 논쟁거리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저같
이 물리학에 무지한 사람들도 이정도 말을 할수 있는데,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과연 어떨까요?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닐 것"입니다. 아래 호철님이 퍼오신 글에
도 알수 없는 공식들이 많이 들어가 있을 정도니까요. 물체를 이동시키는데 있
어서 지구 위라면 중력은 어디서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 이 중력과 인간이
낼 수 있는 힘의 한계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것이니까요. 우선 현재까지는
라이징 패스트볼은 "실제로 뜨는 것이 아니다"라는게 "정설"입니다. 대체 어디
에서 보고 오셨는지, 실제로 뜨는 것이 대세라고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미국
에는 라이징 패스트볼이라는 명칭조차도 존재하지 않는데 말이죠.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글이 상당히 산만해졌네요. 자신이 존중받고 싶다면,
다른 사람에게 "나를 존중하려면 어떻게 해라"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다른 사람
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는게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느 글에도 반론을
삼가하는 것이 이 동호회를 평화롭게 지키는 것일까요? 존중할 가치가 없는 사람
이나 글에는 이렇게 땀빼며 글을 쓸 필요도 없겠죠. 어느 정도의 토론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글이 반박당하지 않는 것이 존중되는 것이라
면 우리나라에서 존중받고 산 사람은 박모씨, 전모씨 등의 독재자들 뿐이겠군요.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