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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5일시장의 숨은 맛집 시장통국수집을 아시나요?
사람들은 보통 살면서 저마다 추억의 음식을 한, 두 개씩은 간직하며 살게 된다. 그 것이 어린 시절 어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애호박칼국수 이거나, 솜씨 좋은 이웃집 아주머니가 건네주시던 추어탕 한 그릇 일 수도 있고, 아니면 동네 잔칫날 도리상에 빙 둘러앉아 얻어먹던 잔치국수 한 그릇에 대한 추억 일 수 있다.
오늘은 그 추억의 음식을 생각나게 하는 국수집 한 곳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마트나 인근 광주지역의 상권에 뺏기고 지금은 노점상 10여 곳과 점포 10여 곳이 옹기종기 모여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대전면의 전통시장이 있다.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사는 고객 대부분이 노인 분들로 그다지 생기가 있어 보이지 않는 이 시장에도 점심때가 되면 활기를 띄는 가게 한곳이 있다.
큰 길에서 한참 떨어져 있고 간판마저 없어 눈에 잘 띄지 않는 조그만 가게지만 점심때만 되면 가게 안 자리는 물론 밖의 평상자리 마저 차지하기 힘들 정도로 고객들로 북적이는 시장통 국수집 이야기이다.
이곳이 나름 유명해진 이유는 45년 경력의 할머니의 손맛이 빚어낸 국수 맛을 보기위해 장날마다 몰려드는 단골들 때문이다.
국수라고 해봐야 고기 한 점 없이 별치국물에 양념장 한 숟갈이 전부인 이집 국수가 그토록 사람들의 입맛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번 잡숴봐! 어디 담양천변 국수거리 국숫집들 유명하다고 하지만 개운한 이집 국수 맛 하고는 비교할 수가 읎제.” 글고 요 깔끔한 반찬에 가격은 또 얼마나 착허요“
장날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이곳을 찾는다는 세탁소 주인아저씨의 이집 음식예찬이다.
실제로 국수 한 그릇에 막걸리 한 사발을 시켰더니 애배추겉절이에 고등어묵은지조림. 고구마순나물 그리고 김치 등, 대부분 그날 준비한 깔끔하고 입에 착 달라붙는 반찬으로 기본 4~5가지가 나왔다.
국수 맛을 보니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한 양에 국물맛은 개운하고 깔끔했으며 면발은 쫄깃했다.
맛있는 밑반찬까지 다 쓸어먹고 행복한 기분에 계산을 하려고 하니 국수는 3천원이요. 막걸리는 한병에 2천원이라고 하여 착한가격에 또 한번 놀란다.
손님들이 얼추 빠져나간 한가한 오후 4시쯤에 인터뷰를 하기위해 다시 국수가게를 찾았다.
맛의 비결은 무엇인지? 이런 저렴한 가격으로 어떻게 유지는 하는지? 궁금했다.
“원래 우리 시아버님이 입맛이 겁나게 까다로우신 분 이였제라. 내가 시집와서 본께 그 양반 육고기는 입에도 안대고 생선쪼가리에 채소겉절이나 겨우 잡수시고, 김치도 째금만 날짜가 지나도 안 잡사. 그라니 끄니 때 마다 그 양반 진지를 해대야하는 내 고생이 어쩠겄소?
매일 새 반찬으로 그 양반 입맛을 봉양하다 본께 어쩌다 음식솜씨가 그리 되얐는 갑소.
그나저나 손님들이 음석이 맛나다고 이렇게 찾아준께 기분은 좋소.” 글고 내가 무신날은 농사도 짓고해서 먹고 산께 이믄을 쪼께 덜 봐도 그작저작 헐만허요.“ 하신다.
조그만 체구에서 나오는 말씀 또한 정감이 이만저만 아니시다.
이렇게 손님들이 좋아하는데 일반식당처럼 장날 만이 아니라 평일에도 영업을 하시면 더 좋겠다고 염치없이 말씀을 드려봤더니.
“시방도 우리며느리가 도와준께 요렇케라도 해나가제 인자 길력이 딸려서 힘들어라” 하시며 손사래를 치신다.
그리 보니 착해 보이는 예쁜 새색시가 아까부터 주방 일을 거들고 있었다. 막내며느리가 바쁜 시간에는 꼭 나와서 도와준다고 한다.
대치는 물론 근방의 진원. 비아 그리고 수북. 용전에서까지 장을 보러오고 소전. 싸전. 옹구전. 어물전 북적이던 옛 대치장의 영화는 이젠 간데 없지만, 이런 진국 같은 맛집이 그동안 저물어가는 대치장을 지키고 있었다.
신문. 방송에도 몇 번 나왔었다고 옆집 할머니가 살짝 자랑도 하신다.
올해가 78세시라는 신육례할머니, 내내 건강하시어 대전면의 작지만 옹골찬 자랑이 되어 영원히 남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첫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