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 채취법
산야초는 봄에 채취한 것이 가장 좋다.
봄의 산야초가 유순하고 향취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봄에 채취한 어린 싹은 맛이 순하고 부드러워 먹기 좋을 뿐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영양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다른 계절에 채취하는 경우에도 가능하면 새순 부위를 택하도록 한다.
그러나 계절이나 채취부위에 너무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에 어느 부위를 채취하든, 영양소와 향미에 다소 차이는 있으나
고유한 효능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눈이 쌓이고 설한풍이 부는 한겨울에도 산야초는 채취할 수 있다.
한겨울에도 양지바른 곳에는 냉이, 속속이풀, 지칭개, 꽃다지, 개망초, 질경이, 소리쟁이,
붉은 서나물, 쑥, 민들레, 달맞이꽃 등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풀들은 모두 생명력이 강한 풀로서,
겨울에 채취한 이 산야초들은 우리의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데 매우 큰 효능을 발휘한다.
◈ 농약이 닿지 않은 곳에서 뜯는다.
논과 밭 속에서 자라는 잡초나 농약이 닿은 논두렁 밭두렁에서 자라는 풀들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
논과 밭은 농약과 비료로 인해 땅이 산성화되어 있고 지력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자란 풀은 영양가도 현저히 떨어질뿐 아니라 중금속 오염과 같은 농약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산야초는 오염이 안 된 기름진 부엽토나 황토밭에서 뜯는 것이 좋다.
◈ 신선할 때 사용한다.
산야초를 채취하면 바로 복용하거나 묵나물 또는 차로 갈무리 해두는 것이 좋다.
산야초는 생명력이 강하여 재배채소처럼 쉽게 시들지 않는다.
그러나 오래되면 신선도와 맛이 떨어지고 영양 손실도 많아지기 때문에 신선할 때 먹는 것이 좋다.
녹즙재료 등으로 보관하는 경우에도 가능한 한 1주일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보관할 때엔 신문지 등으로 잘 싸서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음지에 두거나 냉장고에 넣어두도록 한다.
◈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다.
풀과 나무는 먹지 못하는 것이 없고 약이 되지 않는 것이 없지만 초보자가 산야초를 채취할 때에는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산야초 중에는 강한 독성을 지닌 풀들이 적지 않고
체질에 따라 여러 가지 알레르기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에 산야초를 채취할 때에는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초보자는 상식적으로 잘 알려진 것만 채취하고 의심스러운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성식물로는
독미나리, 독말풀, 박새, 끼무릇, 반하, 자리공, 서울투구꽃, 초오, 박꽃, 천남성, 애기똥풀,
앉은부처, 물봉선 등이 있다.
■ 산야초의 다양한 이용
산야초는 자연에 가장 가까운 상태, 즉 생식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너무 쓰거나 떫고 아린 것, 너무 진한 향과 거친 잎줄기 등은 약간 데치거나 물에 우려서
맛과 향을 부드럽게 한 후 먹도록 한다.
모든 식물은 독초가 아니더라도 종족보존을 위해 약간의 독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산야초는 성분이 강하므로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도록 하고
반드시 다섯 가지 이상을 섞어 먹도록 한다.
◈ 쌈으로...
이른 봄에 돋는 산야초와 어린 싹은 대부분 쌈으로 먹을 수 있다.
다소 거친 것이라 할지라도 상추와 배추, 쑥갓 등과 곁들여 싸 먹으면 먹을 만하다.
산야초의 영양을 원형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무침(김치)으로...
마늘, 고추, 생강, 파, 양파, 깨, 참기름 등으로 진하게 양념장을 만들어 무쳐 먹으면
다소 향이 지나친 산야초도 쉽게 먹을 수 있다.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리거나 고추장, 된장을 가미해도 좋다.
산야초만 먹기가 아무래도 거북한 경우에는 배추, 무, 상추 등과 같은 일반채소와 함께 버무려
김치로 담가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비빔밥을 만들 때 산야초를 잘게 썰어 넣으면 산야초 고유의 향을 즐길 수 있다.
◈ 녹즙으로...
매우 간편하게, 그리고 큰 손상 없이 산야초 속에 살아있는 각종 영양소를 섭취할수 있는 방법이다.
녹즙은 또한 꽃, 잎, 줄기, 뿌리, 열매 등 여러 부위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산야초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산성과 알칼리성의 균형, 독성의 중화, 영양의 고른 섭취를 위해
가능한 한 여러 종류(최하 다섯 종류 이상)를 함께 넣어 짜도록 하고
뿌리와 줄기, 꽃과 열매 등을 다양하게 섞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야초 녹즙은 몹시 진하고 약성이 강하므로
초보자는 소주 컵 한 잔에서 시작하여 점차 양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몸이 적응하는 것을 보아가며 나중에는 맥주 컵으로 하루 두 세 잔 정도 마신다.
녹즙을 그냥 마시기 거북할 경우에는 귤, 사과, 배, 딸기 등을 같이 넣어 즙을 내거나
볶은 소금, 꿀, 식초 등을 첨가해 먹는 것도 무방하나,
쥬스 등과 같은 가공식품은 피한다.
호장근, 소리쟁이, 수영, 시금치와 같이 수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은
너무 많은 양을 복용하면 결석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부침개로...
산야초를 오곡가루나 우리밀가루, 전분 등으로 반죽하여 부침개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다소 질기고 떫거나 쓴 것이라 할지라도 부침을 해 먹으면 맛이 순해지고 쌉쌀한 풍취가 나므로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주의할 것은 반드시 들기름이나 콩기름 같은 천연기름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용유는 육류만큼이나 환우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묵나물로...
약간 데친 후 말렸다가 무쳐 먹거나 국이나 찌개의 재료로 쓴다.
묵나물용으로는 고사리, 소리쟁이, 고비, 쇠비름, 명아주, 이질풀 등이 좋다.
◈ 절여서...
재료에 따라 소금에 절이거나(냉이, 돼지감자), 식초(산달래), 고추장, 된장(머위, 명아주),
간장(민들레뿌리)에 절인 후 알맞게 익으면 먹는다.
◈ 장아찌로...
산도라지, 둥글레, 더덕, 만삼, 잔대 등의 뿌리류는
된장이나 고추장에 오랫동안 박아두었다가 먹으면 각각의 고유한 향취를 즐길 수 있다.
◈ 차로...
전통적인 제다(製茶) 방식에 따라 차로 만들어 먹는 것이 영양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고유한 산야초의 풍미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차 만드는 방식이 너무 어렵고 번거로운 경우에는
잘 씻은 후 음지에서 그냥 건조한 다음 사용해도 된다.
◈ 약술로...
대부분의 산야초는 잎이나 꽃, 열매, 뿌리 모두를 약술의 재료로 쓸 수 있다.
도수가 낮은 술에 담그면 수분이 많은 열매나 잎은 부패할 우려가 있으므로
35도 이상의 술에 담그도록 한다.
약술을 담는 법은 다른 코너에 정리되어 있으므로 참고 하면 된다.
◈ 분말, 환으로...
산야초를 잘 말린 다음 가루로 빻아 공복에 한 수저씩 물과 함께 마시거나
콩가루 또는 오곡가루와 섞어 조청이나 꿀로 환을 빚어 먹는다.
◈ 열탕, 목욕시의 재료로...
산야초를 다듬고 남는 잎과 줄기는 버리지 말고 잘 말려 두었다가 목욕할 때 열탕의 재료로 쓴다.
산야초를 거즈에 싸 한동안 끓인 다음 열탕에 붓는다.
식초와 황토를 조금씩 섞어도 좋다.
◈ 외상치료에...
찰상이나 자상, 타박상과 같이 외상을 입었을 때 산야초 다섯 가지 이상을 함께 짓찧어
환부에 붙이면 피톤치드의 강한 살균작용에 의해 상처가 쉽게 아물 뿐만 아니라 흉터도
거의 생기지 않는다.
일본의 니시가쯔오 박사는 이미 생긴 흉터까지도 산야초즙으로 없앤 바가 있다고 한다.
◈ 방향제로...
산야초의 잎이나 꽃 등을 잘 건조시켜 방 안에 쌓아두거나 매달아 두면
산야초의 향이 방 안의 악취를 제거해줄 뿐만 아니라
감기와 같은 세균성 질환에 잘 감염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