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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2일 별따어프로치->야영지
사전답사를 위해 자체보다 3일 일찍인 8월9일날 설악산에 들어왔지만 비가와서 12일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텐트에만 있고 따로 산행이 없어서 기록하지는 않았다.
8월12일 드디어 비가 그쳤다. 원래 한편의 시를 위한길을 빠르게 올라갔다가 내려올 계획이였지만 한편의 시를 위한길은 어프로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경원대, 4인의 우정길, 별을 따는 소년들의 어프로치를 찾고 별을 따는 소년들을 등반할 계획으로 변경하여 비룡폭포로 향했다. 04시30분에 일어나서 계명대와 같이 6시에 출발하려고 했지만 어젯밤에 무언갈 잘못 먹었는지 설사를 심하게 하여 6시20분에 출발했다.
6시50분에 비룡폭포로 가는길 중 마지막 화장실에서 한번 더 설사를 하고 출발해서 7시50분에 비룡폭포에 도착했다. 인락이형은 어젯밤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숙취 때문에 고생하고 나는 설사 때문에 아침부터 계속 고생을 했다. 형이나 나나 컨디션은 최악이다.
별을 따는 소년들은 내가 1학년 때 토왕폭에 갔다가 내려오면서 어프로치라는 곳을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어서 그 어렴풋한 기억에 의존하여 찾다보니 길만 잃고 계속 해매기 시작했다. 별을 따는 소년들 개념도를 보면 5m폭포가 흐르는 폭포 좌측에 작은 물줄기가 흐르는데 그 물줄기를 따라서 올라가면 별을 따는 길 1피치가 나온다고 되어있다. 토왕폭을 올라가는 길에는 그런 곳이 세 곳 정도가 되니 어렴풋한 기억과 개념도 만으로는 찾을 수가 없었다. 11시30분쯤 길을 잃고 계속 해매다보니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는 일행이 보였다. 다급하게 달려가서 별을 따는 소년들의 어프로치를 여쭤보고 경원대와 4인의 우정길을 지나서 쭉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다시 올라갔다. 올라가다보니 파란색 스프레이로 표시해논 경원대길이 나오고 더 올라가니 4인의 우정길이라고 표시해놓은 바위가 보였다. 그렇게 쉬지않고 올라가니 12시에 별을 따는 소년들 1피치로 가는 물줄기 옆 등산로가 보인다. 그 길로 쭉 따라 올라가서 좌측을 보면 빨간 표식기가 보이고 인터넷에서 본 별을 따는 소년들 1피치 입구가 보인다. 빠르게 등반하고 싶었지만 오후에 병훈이형과 1학년 애들이 오는 걸 생각해서 그냥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을 하다가 비룡폭포에서 관리공단 사람이 호루라기를 불면서 다가왔다. 그러면서 암장허가서를 확인 해보자고 했는데 우리는 원래 오늘 한편의 시를 위한 길로 가야하는데 토왕폭 쪽으로 내려와서 자칫하면 벌금을 낼 수도 있었는데 노적봉을 오르다가 4인의 우정길로 빠져서 그냥 하강했다고 얘기를 드렸더니 알겠다고 하시고 보내주셨다. 인터넷으로 사전조사를 많이 해서 다행히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2시25분에 소공원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야영장으로 갔다. 야영장에 도착해서 텐트와 장비들을 제정비하고 샤워를 하고 있는데 4시50분에 학교애들이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샤워를 마치고 나와 추가로 텐트를 더 치고 이마트에 나 병훈이형 호영이 이렇게 셋이서만 장을 보러 갔다. 9일날 미리 장본게 있어서 식량은 크게 살게 없었다. 장을 보고 와서 저녁을 먹었다. 내일 원래 계획은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이었지만 내일이 주말이고 애들도 많고하니 계명대 형들이 혹여나 우리가 조난 당하지 않을까 걱정을 해주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노적암을 가기로 하고 대원들에게 내일 챙겨야 할 짐을 알려주고 밤에 간단하게 술을 먹고 잠에 들었다.
8월13일
04시50분에 애들이 깨워서 일어나 밥을 먹고 짐을 챙겼다. 원래 5시30분에 출발이였는데 5시40분에 출발준비가 다 되었다. 첫날부터 지각하고 두명은 어젯밤 챙기라고 한 여벌옷을 챙기지 않고 연맹사람들을 봐도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무조건 버스타고 가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게 화가나서 구보로 소공원까지 가게되었다. 다들 역시 평소에 운동을 안해서 그런지 얼마 못가서 쓰러질려고 했다. 다들 암장비를 매고 뛰어서 끝까지 뛰지는 못했다. 그렇게 열심히 뛰다보니 6시40분에 소공원에 도착했다. 다들 재정비를 하고 표를 끊고 소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7시30분에 노적봉 어프로치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고 7시40분에 노적봉과 노적암으로 나뉘는 계곡에 도착했다. 그리고 좀 더 들어가니 노적암이 나와서 등반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50명 정도의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거기 계시던 분이 와서는 코오롱 등산학교에서 왔는데 오늘 교육이 있어서 사람들을 이끌고 왔는데 노적암은 사람이 가득차서 못올텐데 어떻게 왔냐고 얘기하셨다. 사실 오늘도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을 갈 예정으로 되어있었지만 노적암에서 등반하여 한편의 시를 위한 길로 갈려고 했다고 얘기하니 그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알겠다고 일단 가셨다. 사람들을 보니 단피치와 멀티피치를 못할 꺼 같아서 그냥 내려왔다. 내려가니 계명대가 보였다. 하지만 사람이 많아 그냥 밑에서 간단하게 교육을 하기로 하고 태현이형이 정말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1학년에게 가르쳐 주고 있었다. 잠시 멈춰서 고민을 했는데 호영이와 창수는 학기 중 산행을 많이 안가서 기초가 좀 부족하지만 나머지는 기초습득 보다는 기초응용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병훈이형, 창수 그리고 호영이는 노적암에 남아서 기초교육을 받기로 하고 나머지는 노적봉을 등반하기로 했다. 9시15분 나 인락이형 민국 승헌 희곤 이렇게 다섯이서 노적봉 1피치에 도착해 등반을 시작했다. 모든 구간 자일을 픽스 시켜놓고 셀프빌레이를 하여 등반을 시작했다. 막힘없이 쭉쭉 올라갔다. 4피치쯤 갔을 때 밑에서 천둥치는 소리가 들렸다. 엄청 큰 낙석이 떨어진거 같아서 밑에 사람들이 걱정됬다. 12시15분 칼날바위 전 구간까지 왔다. 하지만 앞에 등산학교에서 교육을 동반하여 등반을 해서 멈춰서서는 앞으로 가질 않았다. 2시50분 칼날바위를 등반했다. 칼날바위를 지나는데 희곤이가 생각보다 많이 겁을 먹었다. 떨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16시에 노적봉 탈출로에 도착했다. 여기서 더 등반하면 중간에 어두워질 꺼 같아서 그냥 탈출하기로 했다. 비박지에서 우측으로 내려와서 밑을 보니 나무에 슬링들이 걸려있었다. 저 곳이 탈출로다 싶어서 그 쪽으로 하강하였다. 그리고 좀 더 걸어 내려가니가 또 슬링이 걸려있었다. 자일 한동으로도 탈출 할 수 있을 꺼 같았다. 마지막에는 조금 트레바스구간이 나와서 내가 먼저 하강해서 1학년들이 내 쪽으로 오게 자일을 잡아주었다. 18시 트레버스구간을 지나자 바로 등산로가 나왔다. 위에서는 노적봉을 등반하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쭉 내려오니 19시30분에 노적봉어프로치로 가는 표지판에 도착했다. 병훈이형, 창수 그리고 호영이는 먼저 베이스에 가서 밥을 해 놓았다. 시간이 좀 늦어서 식사와 함께 간단하게 술을 먹고 다음날 비가 안오면 별을 따는 소년들 비가 오면 설악산 저지대 일대를 가기로 하고 일찍 잠에 들었다.
8월14일
04시30분에 기상해서 식사를 했다. 원래 비가 예상되어 있었지만 안오길 빌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오고 있었다. 어제 계획대로 설악산 저지대를 탐방하기로 하고 09시에 울산바위로 출발했다. 영남대도 울산바위로 간다고해서 같이 가는줄 알았는데 영남대는 찬혁이형 차를 타고 가버렸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애들한테 볼일 좀 보고 간다고 영남대 형들을 따라가라고 얘기 한 뒤 볼일을 보고 나왔는데 애들이 없어져서 당황했었다...(알고보니 다들 찬혁이형 차 주변에서 얼쩡거리고 있었었다) 다시 애들을 데리고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걸어서 소공원까지 왔다. 천천히 걸어서 오니 1시간 30분정도 걸렸다. 걸어서 와서 화장실에서 볼일만 간단히 해결하고 바로 울산바위로 향했다. 1시간 정도 걸으니 흔들바위에 도착했다. 흔들바위에서 흔들바위를 흔들면서 좀 쉬다보니 영남대 산악부가 내려오고 있었다. 인사를 하고 우리는 바로 올라갔다. 울산바위 까지도 1시간 정도 걸렸다. 흔들바위에서 울산바위까지는 좀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올라왔는데 조금씩 비가내려서 안개가 가득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정상에서 생각해보니 이걸로 산행을 마치기는 너무 아까워서 비룡폭포로 가기로 했다. 비룡폭포까지 가는데 비도오고해서 애들이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 비룡폭포에 오니 토왕폭전망대로 가는 계단이 보였다. 거리도 0.4km밖에 안되고 '어려워봤자 얼마나 어렵겠어'하는 생각으로 토왕폭전망대까지 갔다가 내려가자고 했다. 그런데 토왕폭전망대로 가는 길은 정말 힘들었다(내려와서 생각해보니 소청 올라가는 길 축소판같은 느낌이다) 전망대에 올라와서 토왕폭을 보니 안개 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았다(망원경이 있는데 따로 돈을 안넣어도된다) 전망대에 올라오는 애들 얼굴을 보니 다들 넋이 나가있었다. 얼른 올라와서 사진을 찍고 내려고 하는데 애들 멘탈이 말이 아니다.. 병훈이형이 마지막으로 와서 얼른 사진을 찍고 바로 하산했다. 소공원 화장실에 도착해서 인원들의 남아있는 물을 봤는데 모두 300ml가량 남겨놓았다. 분명 없을 줄 알았는데 저지대이다보니 중간중간 물을 뜬 것 같다. 물을 남가지 않았으면 혼내려고 했지만 물을 뜬 증거가 없어서 그냥 넘어갔다. 올 때는 다들 많이 지친 것 같아 버스를 타고 왔다. 다들 샤워를 하고 밥을 해서 밥을 먹었다. 이번주 쭉 비가 예정되어 있어서 내일은 국립산악박물관에 하기로 하고 간단히 술을 먹고 잠에 들었다.
8월15일
오늘도 04시30분에 기상해서 식사를 했다. 하늘은 계속 흐리고 오전10시쯤 비가 올 예정이였다. 식사를 하는데 희곤이와 민국이가 감기기운이 있다고해서 약을 먹인 뒤 재우고 나머지 인원들도 좀 쉰 뒤 8시30분에 국립산악박물관으로 향했다. 가면서 박물관 홈페이지를 확인했는데 실내클라이밍체험과 고산체험이 있었다. 실내클라이밍체험은 미리 예약을 했어야 했는데 광복절연휴라서 이미 다 차버렸다. 고산체험은 현장예약이라고 해서 얼른 가기로 했다.
분명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었는데 10시가되니 거짓말처럼 와르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11시에 박물관에 도착했을 때는 비에 젖은 생쥐꼴이 되어있었다. 그 상태로 박물관에 들어가니 너무 추웠다.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서 들고온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오버자켓을 지퍼백에 넣고 배낭에 넣은 뒤 1시부터 진행되는 고산체험을 미리 예약하고 천천히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박물관에는 많은 산악인들과 산악운동 그리고 전세계 산악의 역사 등이 잘 소개되고 있었다. 천천히 둘러보았는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비를 쫄딱 맞으면서 와서 그런지 다들 소파에 앉아서 뻗어버렸다. 1시가 다 되어 갈 때쯤 일어나서 고산체험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직원분이 고산체험장에 대해 소개하고 간단한 퀴즈도 내주었다. 그런데 퀴즈를 맞춰도 딱히 뭔가 있지는 않았다. 고산체험장에는 방이 두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한라산의 고도에 따라 산소량을 맞춘 방(산소량 15%)이고 또 하나는 데날리 방(산소량10%)이였다. 처음에는 한라산 방에 들어가서 런닝머신의 속도를 0.5로 맞춘 뒤 천천히 걸었다. 이 방은 머리가 어지럽지는 않았지만 너무 추웠다. 5분정도 있은 뒤 데날리방으로 건너갔다. 좀 더 추웠지만 아무느낌 없었다. 그렇게 3분쯤 지났을까 슬슬 기분이 이상했다. 하지만 평소에 형들한테 고소를 먹은 얘기를 많이 들어서 한번 그 느낌을 몸으로 느끼고 싶어서 나가지 않고 5분을 채웠다. 밖에서 직원분이 급하게 나를 불러서 방에서 나갔다. 방에서 나가기 전 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나가서 좀 앉아 있으니 어지럽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렇게 심하지 않아서 그냥 돌아다니다가 집에가기위해 1층으로 내려와서 잠시 앉아있는데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다. 그래서 잠시 10분만 쉬다가 가자고 하고 쉰 뒤 나가려고 하였다. 그때 계명대산악부와 마주쳤다.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서둘러 박물관을 나서서 비를 맞으며 야영지로 향했다. 하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춥고 지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다보니 편의점이 나와서 잠시 들려 컵라면을 사서 먹다가 나들이길 등반을 간다고 했던 혁범이형이 걱정되어 전화했는데 다행히 비가 너무 많이와서 운행을 나가시진 않으셨다. 우리 안부도 여쭤보셔서 비를 맞으면서 야영지로 돌아가고 있다고하니 바로 데리러 와주신다고 하셨다. 진짜 너무 춥고 힘들었는데 너무나도 다행이였다.
혁범이형의 차를 타고 야영지로 돌아왔는데 차가 너무 따듯해서 나가지 못하고 또 잠들었다. 1시간정도 잠들어 있다가 텐트로 돌아가서 밥을 먹고 바로 해수피아로 향했다. 원래 해수피아에 갈지말지 고민하면서 안가는 쪽이었다. 하지만 하계가 시작되면서 쭉 비만 내리고 그 비를 맞으면서 매일 운행했다. 그래서 몸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쇠약해진 것 같아서 결국 해수피아로 가기로 결정했다.
해수피아에 도착해서 오랜만에 몸도 풀고 몰래 빨래도 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수강신청을 위해 9시에 찜질방출구에 모이기로 하고 잠들었다.
8월16일
6시쯤 일어났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그래서 찜질방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시간을 때웠다. 8시가되서 목욕탕에가서 씻고 9시에 찜질방에서 나와 피시방으로 갔다. 피시방에 도착해서 컴퓨터를 만지니까 다들 오랜만에 문명을 느껴서 흥분한 것 같았다. 무사히 수강신청을 마무리하고 피시방에서 나와 햄버거를 먹고 영화를 보기로 했다. 그런데 병훈이형 인락이형 승헌이는 그냥 베이스로 돌아가 쉬고 싶다고해서 나머지 애들과 같이 영화를 보러 갔다. '청년경찰'을 보았는데 딱히 교훈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웃기게는 잘 만든거 같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나서 이마트로 돌아가 장을 본 뒤 베이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랜만에 냉동식품들로 요리를 했다.
다음날 원래는 마등령쪽으로해서 희운각대피소에 간 뒤 다음날 대청봉을 찍고 내려올 계획이였는데 비가와서 고지대도 통제하고 대피소예약도 취소되었다. 매일매일 비 때문에 계획이 무산되고 새로운계획을 짜야해서 머리가 터질 꺼 같았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철융이형이 아는 대장님이 속초에 구조대실내암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셔서 대장님과 얘기 후 계대는 그 쪽으로 가기로 했다. 나도 갈 곳이 없어서 같이 가자고 했다. 내일 점심쯤에 간다고해서 오전에는 금강굴까지만 갔다가 내려와서 오후에 실내암장을 가기로 했다.
8월17일
아침 5시에 기상해서 밥을 먹고 계대와 같이 6시에 버스를 타고 출발하였다. 병훈이형은 전 날 술을 너무 많이마셔서 일어나질 못했다. 그래서 텐트에서 쉬게 하였다. 오늘은 비선대까지만 걷는거라서 뛰어가도 됐었지만 오후스케줄도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탔다. 소공원에서 계대와 같이 걸어가는데 계대산악부는 걷는게 정말 빠른 것 같다. 거의 뛰어가듯 걸어가서 비선대에 1시간만에 도착했다. 그리고 금강굴로 가려고 했는데 비선대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아쉬움을 삼키고 내려왔다. 내려가면서 1학년 중 한명한테 기록을 하고 있냐고 물었다.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다른애들도 불러모아 기록을 하고 있냐고 물어봤다. 다들 말이 없었다. 순간 너무 화가났다. 하계 들어와서부터 계속 기록을 하라고 그렇게 타일렀는데 자체기간이 끝나기 전 날까지 아무도 기록을 하지않았다니... 애들한테 무시당한 기분이였다. 그래서 내려올 때 화를 내며 오리걸음과 엎드려버쳐를 시켰는데 이건 지금 내려와서 생각해도 미안하지 않다. 그렇게 얼차려를 받고 소공원으로 내려왔다. 자체 마지막 산행인데 혹시 구보 뛰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창수와 희곤이 빼고는 모두 뛴다고 하였다. 호영이는 옆에서 1등으로 갈꺼니까 잘따라오시라는 둥 이상한 소리만 내 뱉는다. 그렇게 구보를 시작하고 5분만에 호영이는 뒤쳐졌다.
무사히 베이스에 도착하여 모두 샤워를 하고 라면을 끓여먹은 뒤 병훈이형을 꺠워 실내암장으로 향했다. 실내암장 가는 길은 버스로 환승을 한번 하면 입구근처까지 가지만 그냥 환승하지 않고 3정거장정도 걸어갔다. 실내암장은 엄청 작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컸었다. 들어가서 장비를 착용하고 간접확보 교육을 실시했다. 다들 한번에 이해해서 좀 놀랐다.
교육이 끝나고 4시부터 연맹 볼더링대회를 개최했다. 팀을 나눠서 볼더링을 성공할 때마다 점수를 받는데 그걸 팀원끼리 합산해서 빵과 음료수 내기를 하였다. 치열한 접점 끝에 우리팀은 1점 차이로 1등을 놓치기 말았다. 그래도 재밌어서 아쉽지는 않았다. 볼더링대회가 끝나고 DMZ종주를 도와준 스텝들은 남아서 국토종주 대장님을 만나뵙고 온다고하고 나머지는 먼저 베이스로 향해서 밥을 해 먹었다. 드디어 하계 중 자체기간이 끝났다. 비가 너무 많이와서 한게 생각나지 않지만 그래도 애들은 나름 재밌어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다들 연맹가서도 지금처럼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
8월18일
오늘도 비가와서 아침8시에 일어나서 식사를 했다. 다른 학교들도 비가와서 운행을 나가지는 않았다. 9시쯤되니 비가 잠시 그쳐서 젖은 자일과 등산화 그리고 암벽화를 신나게 말렸다. 하지만 언제 또 비가 올지 몰라서 계속 걷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10시30분이되니 다시 비가 억수로 오기 시작했다. 나는 미리 준비하고 있어서 잽싸게 다 걷었다. 몇몇 사람들은 긴장을 풀고 있어서 오히려 더 젖게 되었지만... 그리고 천막 밑에서 옷을 말리던 애들은 갑자기 비가 내려서 그 곳에서 포류하고 있었다. 도와주려고 했지만 거기서 잘놀고 있길래 그냥 구경했다. 점심 때가 되었는데 세옥이형이 직접 골뱅이비빔국수를 만들어 주셨다. 정말 꿀맛이였지만 양이 많아서 다 먹지는 못했다.
연맹조를 짜야해서 다른 학교들이 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16시에 안동대를 마지막으로 대구경북산악연맹 학교들이 모두 모였다. 원래 하계 오기전 조원들은 나 철영 창수 지원 동현이였지만 계획이 바뀌어서 나 대현 나륜 동현이가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더 늦어지기 전에 나랑 나륜이는 장을 보러가고 대현이와 동현이는 음식준비를 했다. 원래 1시간 30분 뒤 집합이였지만 나랑 나륜이는 30분만에 장을 보고 나왔다. 상자에 식량을 담고 있는데 집합하지 않고 각자 돌아가기로 계획이 변경되서 상자를 가지고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그런데 거짓말같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억수로 쏟아내렸다.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을쯤 세옥이형 민국이 그리고 지원이가 비에 저려서 걸어오고 있었다. 다들 저렇게 비를 맞았는데 감기에 걸리지 않는게 신기하다. 동현이와 대현이에게 미리 요리준비를 시켰는데 철융이형이 연맹 모든 조에 피자를 사주셨다. 다른 조들은 피자만 먹는 것 같았다. 밥을 먹고 피자를 먹으니 배가 너무 불렀다. 양치도 하고 소화도 시킬겸 밖을 나와보니 다들 내일 산행 때문에 다들 술은 마시지 않고 일찍 자려고하는 분위기였다.
22시15분에 대장들끼리 회의를 하였다. 영대는 형제봉릿지 계대는 양폭으로 간 뒤 대청봉 안동대는 노적봉 영이공은 산악박물관 우리 경일대조는 대청봉을 가는데 비가 얼마나오는지에 따라서 코스가 달라질 꺼라고 얘기했다. 그렇게 대장회의를 끝내고 계대조에서 간단하게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
8월19일
6시에 기상을 했는데 비가 오지 않았다. 바로 식사를 하는데 다른 조들은 5시에 기상해서 6시 첫차를 타고 나가고 있었다. 우리는 7시에 출발하였다. 그런데 버스가 좀 늦어서 23분에 출발했다. 소공원에 도착해서 동현이에게 양폭코스와 마등령코스가 있는데 가고 싶은 코스가 있냐고 물으니 마등령코스로 가고 싶다고 했다. 대현이와 나륜이의 표정이 좀 어두워졌지만 1학년이 가자고 하는데 힘들다고 뺄 이유는 없었다. 동현이에게 재차 힘든코스라고 얘기를 해주었지만 끝까지 가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마등령코스로 가기로하고 비선대로 향했다.
비선대 관리센터로 가는데 세옥이형과 민국이가 내려오고 있었다. 뒤에는 교정이형과 지원이가 오고 있어서 무슨 일인지 여쭤보자 민국이가 어프로치를 올라가다가 낙석을 맞았다고 했다. 그렇게 다들 우울한 표정으로 내려갔는데 민국이가 걱정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조 애들을 챙겨서 산행해야됬기 때문에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8시20분 비선대 관리센터에 도착했다.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한 뒤 25분에 출발하였다. 마등령을 올라가는데 오르막길이 쭉 이어졌다. 동현이가 시작부터 많이 힘들어했고 나륜이도 웃음을 잃어갔다.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10시50분에 마등령에 도착했다. 하지만 시간이 빠듯하여 5분정도 쉰 뒤 출발했다. 우리 앞에 부부가 같이 산을 올라왔는데 준비도 철저히해서 산행하는게 한 두번 산행하시는 분들이 아닌 것 같았다. 나도 나중에 결혼하면 저렇게 부인과 알콩달콩하게 산을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산행을 했다. 공룡능선에 들어섰다. 매우 어려움코스라고 해서 많이 긴장하고 있었는데 많이 힘들진 않았다. 동현이가 퍼져서 천천히 가는 것 때문에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동현이가 계속 바위랑 나뭇잎을 핧기 시작했다. 뭐하는 짓이지 하고 물통을 확인해보니 물을 거의 다 마셔버렸다... 내가 중간중간 확인을 못해줘서 미안하기도 했지만 계속 물을 아껴마시라고 얘기했는데도 물을 벌컥벌컥 다 마셔버린 동현이에게 화도 났다. 우선 지금부터라도 물을 최대한 아끼라고하고 산행을 했다. 1시간40분쯤 걸으니 공룡능선 중간지점에 도착했다. 길이 중간중간 험했지만 한 두 구간을 빼고는 힘들진 않았다. 1시간 더 걸어 1시30분에 우리 앞으로 가시던 부부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 분들이 밥을 싸왔는데 다 못먹어서 걱정이였다면서 우리보고 같이 먹자고 하셨다. 동현이와 나륜이는 입맛이 없어서 오이만 먹고 나와 대현이는 배불리 먹었다. 감사하다고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 산행을 시작했다.
2시18분 공룡능선 마지막 오르막길에 올라왔다. 나륜이와 대현이는 한번 와본적 있는지 환호성을 외쳤다. 그리고 좀 더 걸어서 2시50분에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했다. 다들 많이 지쳐있어서 20분간 쉬도록 했다. 그리고 철융이형과 통화해서 대청에 갔다가 내려온다고 하고 민국이 상태를 여쭤보니 다행히 뼈에는 이상없다고 했다. 우선 다행이라고 조원들에게 갔다. 대피소 취사장에는 대피소에서 묶는 사람들이 요리를 하고 있었다. 맛있는 냄새가 풍겨서 눈으로 기웃거렸지만 한입도 얻을 수 없었다. 그렇게 다들 푹 쉰 뒤 소청으로 향했다. 지금까지 산행은 아무것도 아니였다. 소청올라가는 길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정말 끝도없이 1시간동안 오르막 길만 나왔다. 설악산 코스 중 정말로 제일어려움 코스라고 장담지었다. 그렇게 4시21분에 소청에 도착했다. 소청부터 대청까지는 길이 아주 잘 나 있었다. 중청을 거쳐 대청봉을 향하고 있는데 나름 잘 달래주면서 갔지만 나륜이가 정말로 정색하고 올라오고 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대청은 아무나 올라가는 게 아니다!!"라고 대현이가 동현이에게 큰소리로 얘기해주었다. 대견스럽지만 그 순간에는 그게 너무 웃겨서 나륜이와 나는 실소를 터트렸다. 그렇게 조 분위기가 밝아졌다. 그렇게 즐겁게 웃으며 5시에 대청봉에 도착했다. 대청봉에 도착하니 해가 떠 있었다. 설악와서 정말 오랜만에 보는 햇빛이였다. 대청봉에 온 우리를 반기는 햇빛같았다. 그리고 다 같이 단체사진을 찍고 시간이 없어서 급히 하산을 했다.
6시15분 다시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했다. 볼일을 본 뒤 바로 하산을 했다. 7시에 천당폭포를 지나 7시30분이되니 어두워졌다. 랜턴을 키고 내려가는데 동현이가 이때부터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동현이가 힘들다고 쓰러질 때 마다 내 심장도 쿵쿵 떨어졌다. 얼른 내려가야 버스를 탈 수 있는데 이렇게 내려가면 더 힘들어질께 분명했다. 억지로 일으켜세워 간신히 8시45분에 비선대 관리센터에 도착했다. 평평한 길이 나오니 심적으로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9시30분에 소공원 입구에 도착해서 철융이형이 부탁한 암장허가서를 챙기려고 했는데 아직 올라와있지 않아서 그냥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버스가 오질 않았다. 너무 불안해서 철융이형에게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조금씩 걸어가는데 버스가 왔다. 다행히 버스를 타고 무사히 야영장에 도착했다. 야영장에 도착하니 동생들이 밥을 해놔서 바로 밥을 먹고 바로 대장회의에 참가했는데 현길이형이 와 계셨다. 너무 반가워서 함성아닌 괴성을 질렀다. 내일 우리는 비가 오지 않으면 노적봉에 가기로 하고 민국이한테 가니 자고 있길래 나도 일찍 잠에 들었다.
8월20일
비가 내리지 않으면 5시 기상하여 6시출발 비가 내리면 8시까지 푹자기로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비가내렸다. 텐트에서 중간에 일어났다가 투두두두두두둑 하는 소리를 듣고 다시 잠에 들었다. 그렇게 8시에 일어나서 식사를 했는데 영대와 영이공은 대청봉 그리고 계대는 흑범길 초입 나머지 학교는 예비일을 가졌다. 그리고 어제 저녁에 먹으려고 했던 라볶이를 먹고쉬었다. 그런데 영이공 조가 두명씩 두팀으로 찢어졌는데 길을 잃었다고 연락이 왔다. 찬진이는 양폭으로 가서 공룡능선을 타고 내려 올 계획이였는데 병훈이형이 잘못이해하고 마등령으로 간 것 같다고 했다. 계대는 비가 내려서 설악골을 건너지 못하고 내려오다가 찬진이를 보고 같이 병훈이형과 창수를 찾아다녔다. 그래도 다행히 10시30분쯤 병훈이형과 창수가 하산해서 비선대에서 계대팀과 만나서 같이 금강굴에 갔다고 했다. 그리고 영대는 순식간에 대청을 찍고 내려왔다. 다들 비가 너무 내려서 제대로된 산행을 못해 많이 아쉬워 할 줄 알았는데 1학년들은 재밌게 하계를 보내는 것 같아서 한편으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내일 설악산프로젝트를 하려고 했지만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그냥 다음날로 미루고 다 같이 울산바위만 찍고 내려온 뒤 푹 쉬자고 했다. 그렇게 내일 계획이 정해져서 다들 밤에 실컷 술을 마시고 잠에 들었다.
8월21일
5시10분에 기상해서 식사를 하고 6시에 설악초에 집합해서 준비운동을 했다. 오랜만에 비도오지 않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다 같이 뛰는데에 의미를 두고 6시20분부터 천천히 뛰었다. 평소에 운동하지 않은 애들은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끝까지 다들 걷지않고 7시에 소공원에 도착했다. 정비를 한 뒤 소공원에 들어와서 단체사진을 찍고 8시10분에 흔들바위에 도착했다. 난 흔들바위만 보면 몸이 근질 거린다. 그래서 흔들바위를 보자마자 또 달려들었다. 흔들 때 쾌감보다는 뒤에서 우와하는 소리가 더 기분좋다. 그렇게 기분좋게 놀다가 올라가려고 할 때 인락이형이 돌에 앉아있다가 미끄러져서 넘어졌다. 심하게 다친줄 모르고 옆에서 깐죽 거렸는데 자세히보니 생각보다 심했었다. 바로 구급낭을 꺼내서 응급치료를 해주는데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깐죽거린게 너무 죄송했다.. 그리고 응급치료를 마치고 천천히 울산바위로 올라갔다. 9시10분에 울산바위에 도착했다. 다들 울산바위 위에서의 경치를 보고 입을 다물줄 모르고 있었다. 다 같이 사진도 찍고 산가도 부르면서 쉬다가 45분에 하산을 해서 11시40분에 야영장에 도착했다. 매일 비가 내려서 아무도 마른 옷이 없어서 철융이형이 단체로 빨래를 빨래방에 맡아 준다고 해주셔서 다들 부랴부랴 빨래거리를 모아왔다. 그리고 철융이형과 현길이형 그리고 교정이형은 빨래와 장을 보러 가고 나머지는 베이스에서 쉬었다. 동현이가 젖은 등산화를 신고 산행을 해서 발이 많이 불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오늘안에 등산화를 말리기위해 텐트안에서 버너를 키고 신발을 말리며 정비를 했다. 오후4시가 되어서 철융이형과 형들이 도착했다. 오랜만에 만져보는 뽀송뽀송한 옷을 챙겼다. 그리고 철융이형이 사온 닭으로 요리대회를 개최했다. 우리는 닭도리탕과 초계비빔면을 해서 3등을 했다. 다 같이 식사를 한 뒤 내일 흑범길을 갈 때 한국산악회 유영직 형님과 창수가 같이 흑범길을 가기로 했다. 창수는 원래 영이공 조였는데 영이공 조가 산행을 해서 등반이 가능한 인원들은 다 등반하는 조로 나눴는데 창수가 우리조로 오게되었다. 식사를 끝내고 영직이형과 얘기를 하기 위해 OB선배님들 텐트로 가서 얘기를 나눴는데 영직이형이 자일과 퀵도르 그리고 후랜드도 챙겨주신다고 해서 우리는 자일과 비박장비 그리고 개인장비들을 챙기고 잠에 들었다.
8월22일
새벽에 출발한 계대조를 제외한 모든 조들과 같이 6시에 출발을 했다. 모두 엄청나게 빨리 걸어서 매표소에서 비선대까지 40분밖에 안걸렸다. 비선대에서 양폭방향으로 15분정도 들어가니 설악골입구가 나왔다. 그리고 처음부분에서 설악골을 건너는데 비 때문에 물이 너무 많이 불어나서 등산화를 벗고 넘어가야 했다. 그런데 바위가 너무 미끄러워서 다들 조심조심 가고 있었다. 그런데 내 동기 철영이가 강을 건너다가 미끄러져서 계곡으로 휩쓸려갔다. 다행히 계속 휩쓸리지 않아서 계곡에서 나와 조심히 계곡을 건넜다. 이번 하계산행 중 가장 무서웠다. 계곡을 건너서 30분쯤 걸으니 흑범길이라고 표시된 바위에 도착했다. 여기서 석주길로 가는 안동대조와 헤어지고 다시 등산화를 벗고 계곡을 건넜다. 길을 따라 쭉 20분쯤 걸으니 선명하고 가파른 언덕길이 나왔다. 이곳이 흑범길로 가는 길이라고 해서 영대조와 헤어지고 올라갔다. 흑범으로 가는 길은 정말 가파르고 힘들어서 소청을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였다. 동현이가 힘들어하고 있어서 한편으론 걱정이 되었다. 9시10분에 흑범길 1피치에 도착했다. 영직이형이 선등을 서주신다고해서 정말 든든했었다. 흑범길을 공부했을 때 난이도가 많이 어렵지 않아서 순조롭게 올라갈 꺼라고 생각했는데 무난하게 올라갔다. 10시30분에 모두 2피치에 도착했다. 이 속도면 충분히 해지기전에 왕관봉에 도착할 껏 같았다. 그렇게 3피치까지 무난하게 갔다..
3피치에 도착해서 대현이를 세컨드로 보내고 동현이를 뒤 따라 보냈는데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무전기로 계속 무전을 날렸는데 대현이의 대답이 없다. 큰 소리로 외쳐도 대현이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 그렇게 30분가량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 옆에 염라길을 오르고 있는 영대조가 보였다. 그리고 영대조에서 우리쪽을 보고 조금만 가면 동현이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살짝 돌아가보니 동현이가 올라가질 못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온갖 수를 다써서 올릴려고 했는데 올라가질 못했다. 어쩔 수 없이 배낭을 두고 가라고 했는데 힘들어 보였지만 그래도 올라가긴 했다. 그 뒤 내가 배낭에 배낭을 걸고 두개를 메어 등강해서 올라가는데 정말 죽을꺼 같았다. 그렇게 턱을 넘으려고 하는 순간 펑 소리가 나더니 배낭하나가 떨어졌다. 다행히 밑에 평평한 곳이 있어서 끝까지 떨어지지는 않았다. 배낭이 떨어지는 순간 내 심장도 떨어져 나간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하강해서 배낭을 건져온 뒤 그냥 하나씩 챙겨서 두번 올라갔다.
4피치는 트레버스여서 많이 위험해 보였다. 그래도 다행히 동현이는 잘 간 것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되어서 내가 4피치를 시작할 때 3시가 되었다. 4피치에 도착했는데 동현이가 5피치를 등반하는데 올라가질 못하고 있었다. 영직이형은 그 모습을 보다가 너무 답답해 하시다가 도저히 안되겠다고 하시면서 내려와 우회해서 가자고 하셨다. 동현이는 중간에서 하강을 하고 영직이형도 내려오셔서 장비들을 정리하고 우회하였다. 그리고 천화대에 사선크랙을 지나 하강해서 나오는 비박지가 나왔다. 잠시 앉아서 쉬는데 영직이형이 갑자기 하산을 하신다고 하셨다. 같이 1박2일로 가는 줄 알았는데 순간 너무 당황했다. 영직이형은 당일치기만 하고 다른 OB선배님들과 같이 하산하기로 했던 것이였다. 어제 분명히 같이 1박2일한다고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내 상황이 너무 난처했다. 일단 철융이형과 통화를 하니 장비는 빌리고 우리끼리라도 우선 좀 더 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더 어두워지기 전에 바로 등반을 시작하였다. 페이스벽이였는데 좀 어려웠지만 그래도 볼트가 촘촘해서 겁을 먹지 않아 어렵지 않게 올라갔다. 대현이가 두번째로 올라오고 나는 우리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위로 더 올라서 길을 따라 걸어나가 보았다. 다행히 조금 걸으니 왕관봉이 보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내려와서 등반을 완료한 조원들을 먼저 올려보내고 영직이형에게 인사한 뒤 장비를 정리하고 왕관봉으로 갔다. 오늘의 마지막 등반이라고 생각하며 왕관봉을 올랐다. 밑에서는 잘 몰랐는데 올라와서 보니 왕관봉이 정말 왕관같이 생겼었다. 올라오는 길이 어렵지 않아 다들 무난하게 올라왔다. 그리고 하강해서 나는 비박지가 있는 곳을 확인하러 가봤다. 대현이와 나륜이가 우리조여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길을 따라가다가 옆으로 살짝 빠지니 꽤나 넓은 비박지가 나왔다. 정말 힘들어하던 동현이가 해맑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었다. 밤이 걱정되었다.
다시 왕관봉 밑으로 돌아와 나륜이와 대현이에게 뒷정리를 맡기고 왕관봉에서 내려온 1학년들을 데리고 먼저 비박지로 데리고 갔다. 비박지에 도착해서 짐들을 푸는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었다. 점심, 저녁밥으로 들고온 유부초밥을 먹고 춥지는 않았지만 체온이 떨어질 것 같아서 비박지에서 바랍이 불지 않는 곳까지 내려와서 커피를 끓여마셨다. 이제 해가지고 추워지기 시작했다. 판초우의로 바람을 막고는 싶었지만 너무 넓은 테라스라서 판초우의를 걸만한 곳이 없었다. 어쩔수없이 배낭으로 바람을 막고 매트리스를 깐 뒤 5명이 옹기종기모여 침낭을 덮었다. 1학년 때 노적봉에서 조난 당했을 때를 떠올리고 있을 때 지암이형에게 전화가왔다. 지암이형도 노적봉 때를 생각하고 물티슈를 빨면서 버텼던 얘기를 하였다. 사실 침낭이 필요없을 꺼 같아서 내꺼는 챙기지 않았는데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기온이 확 내려갔다. 어쩔수없이 나륜이와 침낭을 같이 덮었다. 나륜이에게 미안했다. 쿵 쿵 쿵 낙석소리가 산을 울린다. 연맹 단톡방에서도 낙석 얘기가 나오고 있다.
우리는 누워서 하염없이 하늘을 보았다. 설악에와서 처음으로 밤하늘의 별을 보았다. 이렇게 이쁜 별들을 보는데 별자리를 몰라서 매번 아쉽다. 이번에 천화대에 온 건 처음인데 애들이 군말없이 잘 따라주어서 너무나도 고맙다.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언제 잤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8월23일
새벽에 추워서 깨고 자기를 수십번 반복하다가 간신히 잠들었다. 그리고 5시에 일어나서 물을 끓이고 전투식량을 꺼내 조리한 뒤 꾸역꾸역 먹었다. 너무 매워서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비박지를 정리한 뒤 6시25분에 출발하였다. 10분쯤 걸어가다보니 숲이 나왔고 넓은 비박지가 있었다. 주변에 나무들이 좀 있어서 여기서 잤었으면 판초우의로 바람을 막았을 수도 있었을텐데 좀 아쉬웠다. 숲을 따라 10분 더 올라가니 나이트리지구간에 도착했다. 멀리서 등반구호 소리가 들리기에 쳐다보니 영대조와 안동대조가 보였다. 너무나도 반가워서 바로 나이트리지를 타려고 하는데 교정이형이 그냥 우회할 수 있다고해서 다시 시작구간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동현이의 상태가 심각하였다. 숨을 헐떡이고 쉬어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상태가 너무 좋지않아서 진지하게 등반을 계속 진행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못할꺼 같다고 했다. 다 같이 범봉에 가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이 상태로 동현이를 데리고 가면 또 어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생길꺼 같아서 우선 석주동판까지 간 뒤 탈출하기로 하고 나이트리지를 우회하여 하강구간으로 갔다.
8시30분 석주동판에서 하강하여 범봉릿지 시작점에 도착하였다. 철융이형에게 자초지정을 얘기하고 동현이를 데리고 탈출한다고 했다. 철융이형도 어쩔수 없다 생각하고 아쉽지만 탈출하라고 했다. 그 뒤 개인장비를 배낭에 넣고 설악골 쪽으로 탈출했다. 길은 아주많이 험했다. 낙석도 많이 생겨서 정말 조심해서 가야했다. 1시간쯤 내려가니 계곡이 나왔다. 가는길 중간중간에 표식기가 있어서 쉽게 길을 찾아갔다. 45분쯤 더 걸어가니 석주길표시석이 있었다. 그리고 10시35분 흑범표시석에 도착했다. 동현이는 거의 탈진한 것 같았다. 그래도 참고 여기까지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려오다가 혹시라도 길을 잃지않을까하고 걱정했는데 길을 잘 찾아와서 다행이였다. 30분정도 더 내려가니 어제 공포에 떨었던 계곡을 건너는 구간에 도착했다. 다행히 어제보다 물이 빠져서 물이 낮아 등산화를 신고 넘어왔다.
11시20분에 드디어 설악골입구에 도착했다. 나는 동현이를 소공원입구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양폭으로 올라갈 생각을 했지만 야영장에 혼자 남겨질 아픈 동현이를 생각하니 다시 올라가는 건 내 욕심인 것 같았다. 비선대를 지나 찬진이를 만나고 소공원까지 갈 때까지 수많은 생각이 왔다갔다 했지만 그냥 같이 야영장에 가는 걸로 결정했다.
야영장에 도착하니 엉망이 되어있었다. 우선 동현이와 샤워를 하고 야영장을 차근차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까 내려오면서 조금씩 비가 내리긴 했는데 등반중인 사람들이 걱정되었다. 그렇게 저녁이 되었고 병훈이형과 찬진이 그리고 영희와 혜린이, 희곤이가 추위에 떨다가 양폭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그리고 태현이형이 오늘 연맹 다 같이 해수피아에 갈꺼니까 먼저 해수피아로 가 있으라고 연락이 왔다. 우선 오뎅탕을 끓여놓고 병훈이형팀들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선발대가 야영장에 도착했다. 우선 오뎅탕을 한그릇씩 나눠줬는데 좀 짰지만 다들 맛있게 국물 한방울 안남기고 다 먹었다. 대충 정리를 한 뒤 다 같이 해수피아로 가는 버스에 탑승했다. 그 뒤 해수피아에 들어가서 잠에 들었다가 12시쯤 일어나서 휴대폰을 보니 나머지 인원들이 내려오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그런데 해수피아로는 올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해서 좀 당황했다. 그래도 이미 온 거 그냥 푹쉬고 가기로 하고 고생했다고 얘기한 뒤 잠에 들었다.
8월24일
아침에 일어나서 우선 야영지로 돌아가기로 했다. 내일 내가 제사가 있어서 내려가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함께하지 못해 미안했다. 그래서 이마트에 가서 직접 아침밥을 차려준다고 장을 본 뒤 수박과 아이스크림을 사서 야영장으로 돌아갔다. 12시쯤 야영장에 도착했는데 피곤해서 자는 인원들도 있었다. 계대 타프 밑으로가니 혜영이형과 대은이형이 계셨다, 오랜만에 혜영이형을 봐서 너무 반가웠다.
다들 타프 밑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먹으면서 얘기하고 재밌게 놀았다. 오후에는 다들 시내로 나간다고해서 우리도 시내로 나가기로 했다. 정말 간발에 차이로 버스를 놓쳐서 다리를 건너서 버스를 잡아보았지만 차갑게 속도도 줄이지 않은채 그냥 가버렸다. 같이 나온 사람들이 나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는게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그냥 걸어서 다음 정류장까지 갔다.
시내에 도착해서 정말 가보고 싶었던 물회맛집을 갔다. 건물이 엄청 고급져보였고 물회도 정말 맛있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산책을 하다가 노래방에 가기로 했는데 어떤 공사장을 지나오는데 나륜이가 늪에 빠졌는데 허벅지까지 다리가 들어갔다. 다행히 심하게 다치진 않은 것 같았다. 그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웃겨서 장난으로 나륜이를 놀렸는데 진심으로 살짝 화가 난 것 같았다.
노래방을 나와 다들 야영장으로 돌아왔다. 내가 내일 사정 때문에 내려가서 우리조는 다른 조에 한명씩 붙이기로 했다. 나륜이와 대현이 그리고 창수는 교정이형과 울산바위 동현이는 안동대팀의 4인의 우정길로 합류했다. 나는 애들한테 내일 아침밥은 동현이와 내가 할테니 푹 자라고 했다.
우리학교 08학번형인 동수형이 많은 안주들과 함께 오셨다. 속초에서 근무하셔서 야영장까지 와주셨다. 근무하고 피곤하셨을텐데 재학생들이 하계로 설악에 왔다고 한걸음에 달려와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했다. 다들 모여서 하산주같은 술자리를 하고 잠에 들었다.
8월25일
오랜만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을 했다. 먼저 내려가는게 미안해서 특별히 스팸마요네즈비빔밥을 만들었다. 창수와 동현이랑 같이 요리를 하려고 했는데 깨워보니 창수의 발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당황해서 왜 그런진 보니 내성발톱이 심해져서였다. 우선 응급처치를 하고 쉬라고 한뒤 마저 아침밥을 차렸다. 만든다고 고생 좀 했지만 다들 맛있게 먹어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식사를 끝내고나니 다른 조들도 운행을 나가기 시작했다. 안전등반하고 대구에서 보자고 인사를 한 뒤 쉬다가 짐을 챙겼다. 그리고 창수한테는 시내나갈 때 같이 나가서 병원에 가자고 했다.
짐은 철융이형이 자차로 나가서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 맡겨주시고 나는 창수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병원에가서 진료실에 같이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촉박해서 어쩔 수 없이 창수에게 치료받고 조심해서 야영장에 돌아가라고 한 뒤 터미널로 향했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철융이형이 아는 카페에 찾아갔다. 분위기랑 인테리어각 엄청 독특하면서도 좋았다. 사장님께 인사를 드린 뒤 짐을 챙겨서 버스를 타러 갔다. 이렇게 남들보다는 하루 짧게 설악에서의 하계훈련을 끝마쳤다.
하산
첫댓글 동훈이형 고생하셨습니다~ 산행기 보니 하계때 같이했던 추억들을 전부 잊을수가 없네요.
나도 대청은 아무나 밟지 못한다는 그 말이 머리속에서 잊혀지지 않네ㅎㅎ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던 너네 대화도 절대 안 잊을거다
소중한 기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