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원차량 4살 여아 사망이어, 폭염속 치매노인 승합차에 6시간 이상 방치

[정재순]

[칼럼]어린이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인 노인도 위험하다

35도를 웃도는 폭염속에 70대 치매노인이 차량에 6시간 넘게 방치됐다가 구조되는 어이없는 사건이 대구에서 일어났다.

대구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4시경 노원동 한 주간보호센터에서 이모씨(여 79)가 보호센터 차량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이날 오전 9시40분쯤 센터에 도착했지만 차량에서 내리지 않았고, 운전자 A씨(71)와 요양보호사 B씨(여·48)는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이씨는 발견 당시 체온이 40℃를 넘었고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이씨는 다행하게도 치료 후 의식을 되찾았다.

북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출석 체크를 하는데 그날은 바빠서 그랬는지 출석체크를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르신이 큰일 날 뻔 했는데 자기들 말로는 창문을 열어놨었고, 마침 주차한 곳이 그늘 이었답니다" 고 말했다.

4살 어린이 통원차량 사망사고나 치매노인 승합차 방치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종사자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예방 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두 사고는 관련 안전 규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차량 운행 시 안전규정의 실제 준수 여부를 즉시 확인하여, 사람의 과실로 인한 사고 발생을 근절할 수 있는 장치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최근 어린이집에서 연이어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어린이집 통학차량 안전사고 및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마련하여 국무회의(7.24)에 보고하였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현재 진행하고 있는 영유아 안전 강화를 위해 미비한 법·제도를 정비할 때,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하여도 같이 해결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차량 내부에 “잠자는 아이 확인장치(Sleeping Child Check)”를 올해 말까지 도입할 계획인데 이때 그 장치의 대상자를 취약계층으로 확대해서 부착토록하면 될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이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첨단 안전장치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출시한 신형 싼타페인데, 이 차에는 어린이가 차량 내부에 갇히는 사고를 예방해주는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뒷좌석에 사람을 태운 채 차문을 잠궜을 때 차량 내 부착된 초음파 센서가 뒷좌석의 움직임을 감지하게 되서, 램프와 경적이 울리고 지정된 번호로 문자메세지까지 보내준다.

올해 신형 싼타페의 판매대수는 4만9,000여대인데 구매한 소비자 10명 중 6명은 뒷좌석 안전사양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들이 심각한 이유는 확연하다.

동두천 경찰서가 통원차량 운전기사를 불러 조사했는데 "아이들 하차는 인솔 교사가 담당하고, 평소에도 차량 뒤편을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고, 앞서 조사를 받은 인솔교사와 담당교사도 경찰 조사 결과 기본적인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일련의 사태를 종합해 보면 기본적인 소양도 없이 취약계층 돌봄 종사자들을 양산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인지기능이 부족한 어린이나 치매노인을 대해야하는 사람으로서, 갖추어야할 직업적 책임감의 결여와 인명 경시의 사회분위기가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제도적으로는, 그간 통학 차량 안전사고 발생 시 어린이집 및 원장 개인 대상 제재 수준이 낮고, 아동 학대 발생 시 직접 행위자가 아닌 원장 대상 제재 규정은 미미하여 원장의 관리 책임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그동안 아동학대에 국한되었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1회 사고 발생 시 시설 폐쇄)” 적용 범위를 통학 차량 사망 사고 등 중대한 안전사고까지 확대하고, 또한 해당 시설 원장은 향후 5년간 타 시설에 취업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강화하여 관리 책임성을 확보하기로 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또한 지자체도 평가에서 불이익을 주는 등 지자체의 책임을 확보할 수 있는 기제를 마련하고 보육교사에 대한 예방교육도 강화하기로 한 것과, 현재 원장과 차량운전자에 한정되어 있는 안전교육 이수 의무를 동승 보육교사까지 확대하고, 안전 및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구체적 사례 중심으로 개편한다니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후약방문으로 일이 터지고 나서 소란 떨지 말고 이번 기회에 어린이나 유아 뿐 아니라, 치매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이나 단체에도 위에서 언급한 개선 방법이나 제재 등을 적용하여, 이번처럼 어이없는 사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그들과 가족들에게도 소외감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정 재 순 기자

[송해사s]

아ㅡ하
기사 정말 잘 쓰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