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언덕
한문석
노을빛 곱게 핀 언덕이다
맨 처음 높은 꼭대기에 올아
그리움의 현을 당긴다
함께 한 젊은 여인은 누구인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
심장무늬 붉은 치마를 입었다
눈가에 푸름은 망울이 아니라
채 삼키지 못한 울음이다
참고 견뎌온 세월이 너무 길다
나이테가 반 가까이 썩어가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인데
보라 언덕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잇달아 터져 오른 가슴들
둥근 가지마다 아우성이다
여인의 수줍은 살결 때문일까
달빛 청아한 새벽이면
천년을 떠는 오르가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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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언덕
한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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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2 11:2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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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천년을 떠는 오르가슴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이 더 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