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농고출신인 제가 당당하게
글로블 명문 BIT 신입생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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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2019년 환경디자인학과 신입생
지방도시의 농업계 고등학교 출신 여학생. 그가 과연 중국의 명문대학 북경이공대학의
환경디자인학과에 진학할 수 있을까. 그 물음의 답은 “물론, 얼마든지 가능하다”다.
2019년 9월 학기에 BIT 정보관리학과의 새내기 대학생이 되는 강원도 홍천농고 출신의
조아라<사진>가 생생한 산 증인이다.
말쑥한 매무새에 맺고 끊는 말투가 분명한 조아라 학생. 인터뷰하는 동안 찬찬히 뜯어본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딱히 꼬집을 수는 없으되, 작으나마 성취를 이룬 사람만이 풍기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북경의 중관춘 캠퍼스 유학생센터에서 그 ‘자신감의 뿌리’를
조근 조근 물어보았다.
▲ 어떤 마음가짐으로 중국유학에 임했나
- 유학이 결정되면서 내 눈앞을 어른거린 것은 불투명한 회색빛이었다.
인문계 출신도 버거워하는 외국유학을 농고출신인 내가 감히 도전했다는 자격지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꿀꿀한 기분이 들 때 마다 ‘일단은 부딪쳐보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난관을 돌파하리라’ 주먹을 불끈 쥐었다.
비행기를 타고 북경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내렸던 지난 1월. 그 차갑던 겨울날의
북경이공대학 기숙사는 또 왜 그렇게 설렁하고 낯설던지... 지금도 기억이 새롭다.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그때부터 내 어깨를 짓눌렀던 화두다. 그러나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주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억척같은 심정으로 공부하여 난관을 돌파해낸
그 ‘값진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것 같다.
▲ 농고 출신의 불리한 여건을 극복한 방법이 있었다면
- 아시다시피 농업계고등학교는 인문계에 비해 국영수 수업이 ‘거의 없다’고 해도 된다.
유학을 결심하면서부터 그 문제가 내 맘속을 헤집었지만, 지도교수님이 ‘뜻이 있으면
길이 분명히 있다’는 확신을 주셔서 그 말만 믿고 정진하기로 했다.
예과수업은 치열했다. 주 50시간 빡빡한 수업일정은 딴생각 할 겨를을 허용하지 않았다.
수업이 진행될수록 인문계 출신인 동기생들에 비해 뒤떨어져 감을 느껴야했다.
독하게 마음먹었다. 날마다 수업시간 이후 4~5시간 이상을 복습과 예습에 매달렸고,
시험이 있는 전날 밤은 온밤을 하얗게 지새웠다.
수료를 앞두고 최종 성적을 확인했을 때의 일이다. 지도교수님이 “예과과정을 처음
시작할 땐 바닥권이던 아라의 성적이 지금은 평균 권으로 도약했다. 믿기지 않는다.”며
축하해 주셨다. 눈물이 찔끔 나오려고 했지만, 억지로 참았다.
▲ 예과과정 중국어 회화수업은 어땠나
- 중국어 회화실력이 신기하게도, 나날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생각한다.
불과 8개월이 지난 지금은 내 자신이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능숙해졌다.
이 모든 것은 회화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님들의 정성어린 지도방식이었다고 본다.
중국어 어학구조는 한글과 너무나 달라서 처음 한동안 포기하거나 좌절한 동기도 있었다.
그때마다 네 분의 어학교수님들은 쉬는 시간마저도 바짝 달라붙으셔서 기초부처 차근차근
자상하게, 가족처럼 정성껏 지도해주셨다. 그 분들 덕분에 우리 모두는 중국어를
무사히 마스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BIT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다면 가장 먼저 뭘 하고 싶은지
- 아버지는 지금 전기기술자로 일을 하신다. 어려운 집안형편이지만 딸의 유학 뒷바라지를
묵묵히 해주신 부모님께, 용돈이라도 넉넉히 드리고 싶다. 공부가 힘들 때마다
그런 날이 꼭 올 거라고 믿으며 빙그레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글/사진 손상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