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나설 태극전사 23명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에 입성해 최종 담금질에 한창이다. 이번 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 젋어졌으며 유럽파가 다수 포함돼 기대를 높이고 있다.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가 5명(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정성룡, 김보경) 밖에 없는데다 30대 선수도 곽태휘 뿐이라 경험 면에서는 부족하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과 손발을 맞춘 선수들이 많아 조직력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대표팀 23명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이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월드컵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 그들이 살아온 축구 인생과 플레이 스타일, 그동안 했던 말들을 통해 태극전사의 면면을 살펴봤다. [글=김태경]
최전방 공격수 한 발 뒤에서 공격의 흐름을 조율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이 자리의 주전은 구자철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아시아를 제패한 이근호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두 선수의 치열한 경쟁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펼쳐진다.
구자철(1989년생, 182cm/73kg, 마인츠05)
<프로필: 작고 왜소한 아이 ‘캡틴 쿠’가 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화를 처음 신은 구자철은 축구밖에 모르는 아이였다. 초등학생 때부터 스스로 축구일지를 만들어 쓸 정도로 축구에 대한 애정과 노력이 남달랐다. 작은 키와 연약한 몸도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극복했다. 초등학교 졸업 당시의 키는 147cm에 불과했지만 매일 1L씩 우유를 마시며 키를 키웠다. 물 대신 우유를 마실 정도로 노력을 기울인 끝에 182cm의 키를 갖게 됐다. 고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는 빈혈이 구자철을 괴롭혔다. 상태가 심각해 한달 간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철분제를 먹고 경기에 나서며 빈혈을 극복해냈다. 보인고를 졸업한 구자철은 제주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제주에서의 4시즌 동안 리그 88경기에 나서 8득점 19도움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K리그 도움왕에 오르며 한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국제무대에서도 구자철은 빛났다. 2009 U-20월드컵에 나서 팀을 8강으로 이끌었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에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는 6경기 5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그는 어느새 K리그를 넘어 세계 무대를 노리는 선수가 됐다. 그리고 2011년.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를 밟았다. 이적 첫 해에는 리그 10경기를 소화하는데 그쳤다. 다음해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 이적한 구자철은 드디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리그 15경기에 나서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1부 잔류를 견인했다. 이후 볼프스부르크와 아우크스부르크를 오가며 꾸준히 활약했고 올해 초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마인츠05의 유니폼을 입었다. 구자철은 홍명보 감독과의 네 번째 대회를 준비 중이다. 지난 U-20월드컵, 아시안게임, 2012 런던올림픽에서 모두 주장으로 나섰고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한국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 주장으로서 브라질의 그라운드를 누비게 된 구자철은 한국 축구사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준비를 마쳤다.
<스타일: 주장의 이름으로 뛴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인다. 공격형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주장으로서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을 다독이고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에 충실하다. 2010년부터 홍명보 감독과 함께해온 만큼 누구보다 대표팀의 전술을 잘 이해하는 선수다. 최근에는 실력이 주춤 하다는 평이 있다.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 시간을 소화하지 못하며 떨어진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모습이다. 지난 10일 가나와의 최종평가전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혹평을 들었다. 주장으로서 침체된 대표팀의 분위기를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다독이고 본인 역시 자신감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구자철의 말> “선수들끼리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으로서 다같이 뭉쳐서 같은 목적을 갖고 좋은 성과를 이뤄내고 싶다. 나 역시 팀의 성과에 일조하고 싶다” (최근 평가전에서 내리 부진한 모습을 보인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는 조직력이다. 주장 구자철 역시 이러한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이 조직력의 문제를 극복하겠다는 생각이다)
“그 동안 과정을 통해서 선수들이 많은 것을 느꼈다. 선수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을 하고 있다. 첫 경기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 (가나전 패배 후 훈련장에서 구자철의 말. 뼈아픈 패배였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반전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근호(1985년생, 177cm/75kg, 상주상무)
<프로필: K리그 2군 MVP에서 아시아 최고 선수로> 이근호에게 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좌절’이었다. 당시 그는 아시아최종예선에서 3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본선진출에 크게 공헌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리고 4년 후 현재, 그는 당당히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생애 첫 월드컵을 준비 중이다. 유소년 시절 이근호는 ‘특급’ 유망주로 불렸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득점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며 주목 받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인천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이근호는 예상 밖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프로의 벽은 높았고 이근호의 자신감은 점점 떨어졌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며 반전을 노렸다. 2군 무대에서 충실히 훈련과 경기를 소화하며 2006년 2군 리그 우승과 함께 MVP를 수상했다. 이듬해 대구 FC로 이적했고 2년 동안 59경기에 출전해 23득점 9도움을 올렸다. 2009년에는 주빌로 이와타로 이적하며 J리그에 진출해 일본 무대를 휘저었다. 2012년 울산현대로 팀을 옮겨 K리그로 복귀한 이근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펄펄 날았다. 울산의 우승을 이끄는 동시에 MVP를 수상했으며 아시아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상까지 수상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처음 나서는 월드컵 무대지만 국제무대 경험만큼은 베테랑이다. A매치 64경기에 나서 18골을 넣어 대표팀 선수 중 박주영(24득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이 A대표팀에 부임한 후 치른 16경기 중 13경기에 나서며 컨디션을 유지했다. 지난해 9월 아이티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기록했고, 크로아티아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이용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했다. 최근 그리스, 튀니지,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모두 교체 출전한 바 있다.
<스타일: 믿고 쓰는 ‘조커’> 이근호는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공격옵션이다. 특히 ‘조커’로서 활용도가 두드러진다. 이근호는 홍명보 감독의 지휘 하에 나선 A매치 13경기 중 6경기에서 교체투입 됐다. 공격적으로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이근호는 언제든 자신 있게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이다. 스피드가 빠르고 공격 범위가 넓어 2선 어느 자리에서도 활약이 가능하다는 게 큰 장점이다. 키가 크지 않지만 낙하지점을 잘 포착해 헤딩골도 많다. 이근호는 세 명의 K리그 소속 필드플레이어(김신욱, 이근호, 이용) 중 한 명으로 K리그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의 골 결정력은 다소 아쉽다. 이근호는 지난해 크로아티아전에서 골 이후 A매치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K리그에서도 현재까지 8경기에 나서 1골을 넣는데 그쳤다. 볼터치가 다소 투박하다는 평도 있다. 컨디션에 따라 기복도 심한 편이다. 좀 더 세밀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다.
<이근호의 말> “K리거가 적다고 해서 K리그가 약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도 K리그를 거쳐간 선수들이다. K리그가 뿌리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월드컵 대표팀에서 K리거는 6명에 불과하다. 26의 선수만이 K리그 팀 소속인 것이다. 6명 중 한명인 이근호는 K리그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통해 K리그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월드컵은 정말 가보고 싶었던 무대다. 월드컵이 끝나기 전까지 더 집중하고, 여기에 오고자 했던 선수들을 대신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뛰겠다.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4년 전의 아픔을 딛고 생애 첫 월드컵에 도전하는 이근호는 그 누구보다 강한 정신력으로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첫댓글 아들두 쑥쑥~~~ 잘 크고 있으니~~^^
잘먹고 건강 하게 운동 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