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탄 황제 이야기>의 줄거리
옛날 어느 나라에 술탄이란 황제가 살았습니다. 이 나라의 제일 가는 부자 상인에게는 세 딸이 있었어요. 설탄 황제는 세 딸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막내를 왕비로 맞아들였습니다. 두 언니들은 동생이 왕비가 된 것을 몹시 질투했어요. 어느 날 술탄 황제가 전쟁 때문에 궁궐을 비우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두 언니들은 왕비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트렸어요. 전쟁에서 돌아온 황제는 소문만 믿고 화가 나서 왕비와 어린 왕자를 나무통 속에 넣고 바다에 던져버렸지요. 불행 중 다행으로 왕비와 왕자가 들어있던 나무통은 마법에 쌓인 어느 섬에 닿았습니다.
간신히 살아남은 왕비는 왕자를 건강하게 잘 키웠어요.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왕비와 왕자는 지난날의 슬픔을 다 잊고 마법의 섬에서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왕비와 왕자는 해변을 거닐다가 백조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백조는 땅벌 떼들에게 마구 쏘여 다 죽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깜짝 놀란 두 사람은 백조를 구해 주었습니다. 백조는 자신을 구해 준 왕비와 왕자에게 감사하며 그 보답으로 세 가지 선물을 했습니다. 첫 번째 선물은 다람쥐였어요. 이 다람쥐는 금과 초록색 보석으로 만든 열매를 따다 주었습니다. 두 번째는 서른 세 명의 무사들을 신하로 주었어요. 마지막으로 백조는 아름다운 공주로 변해서 왕자의 신부가 된 것입니다.
'왕벌의 비행'은 오페라 '술탄 황제 이야기' (1899년에 시작되어 1900년에 완성) 중 제2막 1장에서 연주되는 곡이다. 곡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벌이 나는 장면을 바로 느낄 수 있도록 잘 묘사해 놓았다는 점에서 극찬을 받는 곡이다. 바이올린, 첼로 등의 독주곡으로 편곡되어 많이 연주된다.
림스키-코르사코프(Nikolai Rimsky-Korsakov)
1844년 3월 18일 노브고로트 근처 티흐빈에서 출생하였다. 유년시절부터 음악적 재질을 보였으나, 정식 음악교육은 받지 않고 1856년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졸업 후 해군사관이 되었다. 이 무렵 발라키레프와 사귐으로써 ‘5인조(발라키레프, 큐이, 무소르크스키, 보로딘,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한 멤버가 되었으며, 그때부터 작곡지도도 받았다. 1871년 페테르부르크음악원 교수로 초빙되고 또 해군군악대의 지휘자로서 내외의 명곡을 편곡하는 한편 궁정성가대지휘자도 지냈다.
1881년 무소르크스키가 사망하여 ‘5인조’가 해산되자, 악보 출판업자인 벨라예프의 도움으로 ‘벨라예프그룹’을 결성, 후진인 글라즈노프, 랴도프 등을 지도하였다. 1905년 ‘피의 일요일’ 사건이 계기가 된 혁명소동 때는, 스트라이크를 일으킨 학생측에 서서 학원에의 권력개입을 거절한 탓으로 페테르부르크의 교수직에서 쫓겨났으며, 그의 작품은 연주 금지처분을 당했다. 그후 복직이 되었으나 퇴직하고, 심장병으로 급서할 때까지 자택에서 작곡과 후진양성에 힘썼다.
그의 작풍은 대체로 색채적이고 묘사적이며 명쾌하고 이해하기 쉬운 화성적인 표현에 차 있다. 관현악의 묘사성 등은 러시아의 오페라, 표제교향시, 가곡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치고 라벨, 레스피기 등 근대 작곡가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주요 작품에는 《스페인기상곡》(1887) 《세헤라자데》(1888)와 같은 표제음악과, 《사드코》(1898) 《설희(雪姬)》(1882) 《금계(金鷄)》(1909) 등의 오페라가 많으며, 이들의 소재로는 러시아의 민요와 권력에 대한 저항, 그리고 이교적인 세계를 다룬 것이 대부분이다. 이 밖에 합창곡 ·가곡 ·피아노곡 ·관현악곡 등도 많다. 저서에는 《러시아민요 100곡》(1877) 《화성학 실습》(1884), 《관현악법 원리》(1913) 자서전인 《나의 음악 연지(年誌)》(1909) 등이 있다.
영화<샤인>
평생 아버지의 그늘 속에 성인이 되어서도 `아이같은 어른'으로 산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의 삶을 그린 영화. 데이빗은 어릴적부터 아버지 피터에게 피아노와 삶을 배웁니다. 폴란드계 유태인인 아버지는 자신이 어릴적 샀던 바이올린을 부숴버렸던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하며 자기가 못이룬 꿈을 아들을 통해 보상받고 싶어합니다.
데이빗의 타고난 재능 위에 아버지의 집착에 가까운 정성으로 14살에 전국 콩쿨에 입상하여 사람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 아이작 스톤의 눈에 띄어 미국 최고의 음악학교로의 유학을 권유받지만 아버지 피터 헬프갓은 아들에게 가족의 품을 떠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이를 가로 막습니다.
또 한번 기회인 영국왕립음악원에서의 초청장, 이번만큼은 아버지의 폭력에 굴하지 않고 가족을 떠나 유학길에 오릅니다. 왕립음악원 유학 중 만난 리스트,라흐마니노프의 음악세계 그리고 외팔이 파크슨 교수의 열정적인 지도에 힘입어 데이빗은 미치지 않고서는 칠 수 없다는 악마의 곡, <라흐마니노프 3번 교향곡>을 완주해냅니다.
4분여에 달하는 연주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가장 뛰어난 부분)으로 클라이막스인 3악장 연주장면을 피아노 소리가 아닌 건반 위 격정적인 손놀림과 심장박동소리,숨소리만으로 처리한 부분은 절로 탄성이 나오는 순간입니다. 음(音)이 없음으로 해서 더욱 크게 들리는 음, 그리고 내면(영혼)의 울림...
청중은 모두 일어나 큰 박수를 보내고 거꾸로 연주자 자신은 바닥에 고꾸라집니다. 절정의 순간 삶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한 청년 데이빗의 영혼은 와르르 무너져 내립니다. 얼마 안 있어 그는 정신병 중 가장 고치기 어렵다는 분열증세를 보여 정신병원에 들어가고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주님의 도움으로'(Helpgod), 주님의 모습으로 현신한 사람들의 사랑으로 헬프갓(Helpgott)은 빛을 보게 됩니다. 오갈 데 없이 10년 세월 넘게 정신병원에서 격리된 삶을 살았던 헬프갓은 교회성가대 반주자이자 자원봉사자 할머니인 베릴 여사를 만나 병원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또 비를 맞으며 뛰어가다 피아노가 보이는 까페로 들어갔을 때도 실비아라는 여종업원의 도움으로 헬프갓은 손님들을 상대로 유쾌하게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미친 사람 취급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뒤로 하고 까페에서 처음 연주한 곡이 바로 림스키코르샤코프의 `왕벌의 비행', 빠른 템포의 경쾌한 이 곡은 실제 데이빗이 즐겨 연주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고기가 물 만난 듯 피아노 앞에서 삶의 활력과 빛을 얻은 데이빗 헬프갓은 점성술가 길리언과 결혼, 어머니같은 헌신적인 사랑에 힘입어 다시 놀라운 빛을 발하는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해냅니다. 20여년만에 돌아온 영국 콘서트 홀에서 재기연주 후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까지, 영화 <샤인>은 물결처럼 흐르는 피아노 선율에 천재와 정신장애라는 극과 극을 달리는 삶을 실어 보는 이의 가슴에 파문을 불러일으킵니다.
영화 <샤인>은 피아니스트의 영화다보니 피아노곡이 현란하게 흐르는 것도 괜찮고, 싸이코틱한 주인공의 모습도 역시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이 어느 카페(술집인가?)에 앉아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을 연주하는 장면이었다. 그의 연주를 처음 보면서 느낀 점은 정말 "현란하다"는 것이었고, 제목이 왜 "왕벌의 비행"인지 무릎을 치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말하지만 사실 왕벌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한 적은 없다. 하지만 이미지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가. 마치 <아기코끼리 걸음마>를 들으면 뒤뚱거리며 엄마를 쫓아가는 아기코끼리가 연상되듯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진짜 깜짝이벤트가 하나 더 있었죠. 바로 데이빗 헬프갓의 등장. [샤인]의 소개를 마친 글렌 클로즈가 데이빗 헬프갓을 소개하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쏟아지는 기립박수! 쉬지 않고 중얼거리면서 그는 [왕벌의 비행]을 연주했습니다. 연주 자체는 썩 훌륭하다고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이번 시상식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습니다.
아직 병이 다 낫지 않았는지 데이빗 헬프갓은 내가 보기에는 힘들게 연주를 끝냈다. 그리고 영화에서 다시 제프리 러쉬의 연주로 (그가 실제로 연주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지만) "왕벌의 비행"을 들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정신병에 걸린 천재의 모습"이 바로 그 음악에 적절히 표현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발견했다.
그 현란한 속도로 봤을 때 "왕벌의 비행"은 어지간한 피아니스트가 아니면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곡일 것이다. (테크닉보다는 속도면에서) 동시에 그 현란한 빠름이 어딘가 불안정한 정신상태의 묘사로는 너무나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초라한 모습에 담배까지 문 제프리 러쉬가 초라한 가게에서 연주하는 이 곡은, 그러나 내가 이런데서 연주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대단한 피아니스트라는 걸 과시하기라도 하듯 열정적으로 연주된다. 그러나 그 현란한 속주에 감탄하는 한편으로는 그렇게 연주에 몰입해있는 제프리 러쉬의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극적으로 표현하는 음악으로 "왕벌의 비행"은 너무나 적절하다. 그래서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오른 데이빗 헬프갓도 아직 정신병이 덜 나아보였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속 대사중 "이건 미쳐야만 칠수 있어."라는 교수의 말처럼 일명"피아니스트의 무덤"이라 불리우는 곡. 이 영화에서 주인공 데이빗 헬프갓의 역할을 맡은 제프리 러쉬는 원래 피아노를 칠줄 아는 배우였지만 샤인을 위해 긴 시간동안 밤샘하며 연습을 했다고 한다. 영화속에서 잊을수 없는 장면을 꼽으라면 "왕벌의 비행"연주장면과 포스터의 이어폰 꼽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두팔벌려 뛰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연주계에 또 ‘변종’이 떴다. 이번엔 남자다. 막심 므라비차(Maksim Mrvica·28). ‘피아노의 바네사 메이’ 꼬리표를 달았다. 어쿠스틱·전기 피아노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현란한 백밴드에 조명, 댄서까지 동원해 클래식음악을 강한 비트의 록·테크노 스타일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다. 영국 EMI레코드사가 잘 생기고 섹시한 이 크로아티아 태생 피아니스트를 끌어들여 ‘더 피아노 플레이어(The Piano Player)’ CD( 사진 )를 풀었다. 도발적 전기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의 ‘더 바이올린 플레이어’를 떠올리게 하는 타이틀부터 ‘왕창 팔아보겠다’는 의욕 그 자체다.
연주는 어떨까. 수록곡은 림스키코르사코프 ‘왕벌의 비행’, 그리그 ‘피아노협주곡’(발췌), 영화 ‘엑소더스’ 주제곡, 헨델 ‘사라방드’, 쇼팽 ‘혁명 연습곡’ 등. 피아노와 현악기를 전기음향의 비트에 접붙인 ‘왕벌의 비행’은 역동적 댄스뮤직 같다. ‘사라방드’와 ‘연습곡’도 드럼을 보태 격정적 표정을 드러낸다. 막심의 피아노는 생각만큼 파격으로 튀지는 않는다. 튀는 쪽은 기타·드럼 등 일렉트릭 사운드다. 강한 비트의 전자음악을 반주로 막심의 피아노는 기교적 전개에 충실한 편이다.
성악쪽에서 팝페라(Popera)가 팔리자 음반자본의 식탐(貪欲)은 기악분야로 뻗치고 있다. 오는 5일 워커힐호텔에서 공연하는 영국의 여성 전기 현악사중주단 ‘본드’, 지난해 국내에도 소개돼 화제를 모은 혼성8인조 ‘플래닛’이 그렇다. 이들의 특징은 클래식을 기반으로 하면서 어쿠스틱·전기 악기를 혼용해 다양한 장르·스타일의 음악을 융합해낸다는 점이다. 조용한 분위기의 콘서트홀보다는 야외 공연장, 방송국의 대형 스튜디오를 선호하고, 관객도 대부분 젊은층이다. 막심과 본드…. 정통 클래식과 가요음반 판매고가 죽을 쑤는 거대 음반사를 먹여살리는 효자, 효녀들이다. 막심은 자그레브·리스트음악원을 차례로 나와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