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들이 모은 4학년의 특성은 이렇다.
1. 학교생활에 자신감이 있고 열정적인 편이다. 기본적으로 교사를 신뢰하고 의도대로 잘 따라온다.
2. 학교의 기본생활규칙을 잘 알고 있으며, 실천하려 노력한다. 때로는 착한 아이 컴플렉스로 불리기도 한다. 교사에게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시기이다.
3. 친구가 중요해지기 시작하며, 무리에 들기 위한 노력을 한다. 때로는 교실에 무리가 나뉘며 관계가 복잡해지고 분위기가 소란스러워지기도 한다.
4. 학습량이 많아져 누적된 학습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
5. 게임, 유튜브에 정신을 잃고 빠지는 아이들이 늘어난다.
6. 사춘기 전의 과도기 시기이다. 외모, 성, 연애 등 호기심이 나타난다. 자기 의지도 나타난다. 많은 것들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7. 교사의 가이드가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아이 개개인의 성향이 뚜렷해지고, 성격이 드러나는 등 독립성이 시작된다.
따라서 이런 교육을 하고자 한다.
1. 끊임없는 격려와 보살핌으로 학생과 관계를 맺고, 교사와 학생 신뢰를 두텁게 한다.
2. 한글 문해력, 기본생활습관 및 학습 습관을 점검하고 다진다.
3. 건강한 관계맺기 교육을 한다.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 소통하는 것, 타인 존중, 공감, 의사소통, 협력 등 사회적 기술들을 배워야 한다.
4. 자기이해, 자기 표현 교육으로 독립성을 기른다. 더불어 성교육도 필요하다. '나'와 '성장'에 대해 알기(나의 존재, 사춘기에 대한 불안 타파), 더불어 성평등 교육을 할 수 있다.
5. 미디어를 많이 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미디어 활용 교육이 필요하다.
6.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기른다. 학교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공동체와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 교육을 한다.
7. 생태환경 감수성 교육 필요하다.
이러한 두 주제를 연결하여, 우리 학년은
1. 친구를 공감하고 다른 사람과 조화돕게 관계 맺는 공동체 교육
2. 자기 이해, 자기 표현하기
3. 학습습관 및 생활습관 정립
을 학년 목표로 삼았다.
무슨 말로도 정리를 했는데, 비전도 세웠는데... 그건 다음에 정리해야겠다.
학년 비전을 세운 후, 맡을 반을 뽑았다.
작년 3학년 담임선생님들이 올라오는 4학년의 비고란에 표시를 많이 해 두었다고 해서 긴장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표시가 5개 밖에 없어서 당황했다. 당황... 이것밖에 주의할 아이가 없다고?
비고란에는 보통 기초학습부진, 애정 필요, 건강 주의, 학부모 주의 등 교사가 미리 주의해야 할 것들을 표시한다. 사실 학습 부진, 사회성 약함 보다 교사들이 더더더더 기피하는 건 바로 '학부모 주의'이다. 교직에 있다보면 정말 별의별 학부모들을 다 만난다. 대부분은 교사와 협력하는 분들이시지만, 정말 간~혹 가다 이상한 요구를 협박과 함께 한다던가, 교사를 무시하며 트집을 잡는다던가, 처음 본 사이에 나이가 적다고 교사에게 반말을 한다던가, 매일같이 밤늦게 개인 전화번호로 연락을 한다던가, 교사가 한 말을 오해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던가, 뭐 간혹 가다 그런 사람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보통 한 사람이 저러한 모습을 복합적으로 다 보여주곤 하니.. 솔직히 교사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다. 아이 때문이 아니라 보호자때문에...
나도 겪어봤다. 그 중 특별하지 않은 정도를 말해보자면, 한 학부모가 있었는데, 아이가 학교에 실내화를 안 들고왔는데, 왜 교사가 여분의 실내화를 준비하고 있지 않냐, 우리 애 양말 버리면 애가 좋아하는 양말인데 책임질거냐, 학부모가 수업 시간에 아이 준비물을 가져다주러 복도에 왔는데 왜 교사가 나와서 친절하게 인사하지 않냐, 학생이 안내장을 3번 잃어버려서 그때마다 복사해서 다시 줬는데 왜 교사가 아이에게 안내장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냐, 우리 애 양치질을 왜 안 시키냐, 교사가 문자보내면 답장이 '헐~'이라던가, 교육청에 신고하겠다, 교장한테 말한다 등등.. 이 분말고 다른 분들도 계시지만 최근의 일이거나 너무 어마어마해서 다른건 꺼내기가 좀 그렇다.
아무튼! 학부모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수단이 딱히 없는 교사들은 그런 학부모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이 사람이 학부모만 아니라면 경찰서에 '접근 금지 명령'을 신청하고 싶을 때도 있다. 아, 맞다. 아이 아빠한테 데이트 신청받았을 때도 있었다. 날 보면 설렌다는 그 문자에 답은 하지 않았지만 손이 덜덜 떨렸다.
비고란에 유의할 아이 정보를 적어두는 것은 모든 학교가 다 똑같다. 내가 구름산에서 당황했던 점은, 표시된 아이가 너무 적다는 점이었다. 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는........
전 학교와 비교해서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이 떠올라 조금 씁쓸하기도 하였다. 확실히 생활에 여유가 있는 동네에 오니까 아이들도 가정에서 케어가 잘 되서 특별히 교사 손이 더 필요한 아이가 별로 없는걸까.. 작년 우리 아이들은.. 같은 나이에 같이 순수하게 자라는 아이들인데 이런 부분에서 불쑥 차이를 느끼게 되다니.
만나봐야 알겠지만, 이 학교 애들은 공부도 어느정도 하고, 기초 습관도 잘 잡혀있고, 가정에서 사랑도 많이 받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