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과 장애학생의 진학 현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석류알소식지
2022. 9월호
기자 김민경
안녕하세요. 사범대 학우 여러분. 여러분께서는 최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시청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로, 우리 주변의 장애인의 모습을 다루며 많은 미디어에서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드라마 속 주인공의 모습이 장애인에 대한 환상을 그리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는데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인물이 비장애인들에 비해 우월한 능력을 지닌다고 묘사된 것과는 달리, 현실에서 장애 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1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교육부, 2022). 이 결과에 비추어 이번 9월호에서는 장애 학생들의 교육 현황을 살펴보면서 그들이 처한 교육적 취약점을 파악하고 문제의식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올해 4월 교육부에서 조사한 특수교육 통계를 기준으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장애 학생 수는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고교 졸업 장애학생 가운데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15% 미만으로, 전체 학생 진학률의 5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2월 졸업한 고등학교와 전공과 졸업생은 9378명이었는데, 이 중 전공과·전문대학·일반대학 진학자는 3831명(40.9%), 취업한 졸업생은 1843명이었습니다. 전문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특수학교에 설치한 1년 이상의 교육과정을 가리키는 전공과 졸업생이 2450명입니다. 일반대학 진학자는 842명(9.0%), 전문대학 진학자는 539명(5.7%)으로 전체 졸업생의 14.7%에 그쳤습니다. 지난해에는 졸업생 9308명 가운데 일반대학 진학자가 819명, 전문대학 진학자가 495명으로 14.1%였습니다. 올해 소폭 늘었으나 전체 고교생의 일반·전문대학 진학률인 73.7%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장애 학생들의 진학률이 낮은 원인은 무엇일까요? 국가인권위원회의 대학 장애학생 교육권 실태 및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다음을 지적하였습니다. 먼저 ‘장애인 대학입학 특별전형 제도’는 계속 확대 시행되어야 한다고 조사되었습니다. 다만, 수단으로 전락한 특별전형제도가 그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둘째, 대학의 장애학생 특별지원위원회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장애학생지원센터 또는 장애학생 지원부서는 전문성이 부족하여 장애학생에게 적절한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장애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도우미의 경우 사전 교육 없이 배치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셋째, 특별전형 관련 지원 대학의 정보가 부족하여 대학 선택의 어려움이 있으며, 문자통역 등 장애 학생을 위한 적절한 수험편의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는 한계를 겪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입학 지원 과정에서도 여전히 차별행위가 발생한다거나, 합격생에 대한 대학생활 안내가 부족하다는 점 또한 장애 학생의 대학진학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고됩니다. 넷째, 장애학생을 위한 교수-학습지원 가이드라인 구축, 대체강좌 개설 지원, 튜터링이나 멘토링 지원 등의 교수-학습 지원 환경이 여전히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보조공학기기 지원이나 교수-학습 지원을 할 수 있는 인력 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통역 없이 수업을 듣거나 교재 없이 수업에 참여해야 하는 장애학생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를 위한 지원방안으로는 효과적인 교수-학습 지원 체계가 확대 또는 구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되었습니다. 다섯째, 대학 내 시설의 이동 및 접근 편의가 미흡한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의실을 비롯하여 대학 내 각종 시설에 대한 편의시설 설치가 부족한 경우가 있었고, 시설 이용에 따른 추가적인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기숙사 지원의 경우 활동보조인 지원 등 인력 지원이 필요함에도 이를 모두 지원하고 있는 학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장애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자치활동이나 학생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와 같은 학교 내에서의 활동에 대한 별도의 지원 체계가 부족하여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어려운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여섯째, 현재 장애학생의 진로 및 취업지원은 주로 상담을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학교 차원에서 장애학생의 취업 정보 제공, 취업 지원, 추수지도 등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부족하여 진학 이후 진로에 관한 어려움 또한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현실의 장애학생 교육은 많은 한계와 취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드라마 속 '우영우'는 사회의 제도적 지원보다는 천재라는 개인의 역량과 아버지의 헌신으로 현실적 한계를 극복한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또 다른 '우영우'는 판타지일 뿐이며 우리 주변에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해볼 점은, 장애학생 교육을 위한 제도와 규정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과 태도 또한 함께 살아가야 할 중요한 요소라는 것입니다. 장애인 모두가 '우영우'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다름' 과 '차이'를 받아들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날 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의 등장인물 중 '봄날의 햇살'이라는 별명을 가진 동료 변호사처럼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자료>
교육부, 2022 특수교육 통계, 2022. 04. 26.,
http://www.nise.go.kr/ebook/site/20220705_091208/
김주영. 대학 장애학생 교육권 실태 및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2009.
박광주, 장애 학생 10만 명 넘어서…대학 진학 14%대, 『EBS 뉴스』, 2022.07.25., (https://news.ebs.co.kr/ebsnews/menu1/newsAllView/60238109/N?eduNewsY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