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문대학원’ 도입, 교원 역량 함양을 위한 최선의 대안인가?
‘교육전문대학원’ 설립 추진 목적과 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석류알 소식지
2023.1, 2월호
기자 조은서
안녕하세요. 부산대학교 사범대 학우 여러분! 석류알 소식지입니다. 어느새 2023년의 첫 달도 훌쩍 지나가면서, 1월 18일을 끝으로 2023년도 중등교사 임용 1‧2차 시험이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결과와 무관하게 임용시험을 응시하신 모든 분들께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쌀쌀한 겨울의 시작과 끝은 임용시험을 응시하는 학우분들과 다음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학우분들의 관심이 한 데 모이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혹시 여러분께서는 현재 교육부를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는 ‘교육전문대학원’에 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교육전문대학원은 모든 예비 교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이기에 특히 사범대 학생들에게 주는 의미가 클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래서 이번 석류알 1, 2월호에서는 사범대학의 학우분들이 궁금해하실 교육부에서 교육전문대학원의 도입을 추진하는 목적 및 추진 현황을 알아보고, 그를 둘러싼 여러 입장의 목소리를 담아보았습니다.
‘교육전문대학원(이하 교전원)’은 미래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미래 역량과 현장성을 갖춘 예비 교원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그 도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교육부는 예비 교원에게 전문성 및 현장성을 함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하고, 실천적 연구자로서의 교원이 양성될 수 있는 체제를 형성할 것이라 발표하였습니다. 교원 역량 함양은 꾸준히 논의되던 주제지만, 특히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으면서 교원들의 현장에서의 역량이 부족하게 여겨지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이러한 교전원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교전원의 형태로는 두 가지가 제시되고 있는데요, 2023년 1월 18일에 온라인으로 열린 전국교원양성대학교 교수총회에서 이혁규 청주교대 총장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그 두 가지는 ‘일반대 학부 졸업 후 2년가량 석사과정을 밟는 형태’와 ‘교육 관련 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석사 과정까지 밟는 학 석사 연계 5~6년제의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제 막 논의가 되고 있는 주제인 만큼 이 두 가지의 형태 중 어떠한 형태로 정착하게 될 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정해진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가지 형태에 대한 논의 외에 현재 추진되고 있는 방안 중에는 5~6년의 교전원을 졸업하면 전문 석사학위와 정교사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방안이 유효해지면 별도의 임용 제도를 통하지 않더라도 교전원의 졸업만으로도 교원 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교전원의 도입을 지지하는 교수진의 반응은 우호적입니다. 현재 4년인 대한민국의 교원 양성 기관의 수업 연한이 교원의 역량을 충분히 함양하기엔 부족하다는 입장이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중등 교원 양성기관의 수업 연한을 보면, 독일이 6.5년, 이탈리아, 아일랜드, 오스트리아가 6년, 프랑스, 핀란드, 스위스 등의 13개국이 5년으로 18개국이 우리나라보다 더 긴 수업 연한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정황으로 보아 4년이라는 시간이 교원을 길러내는 데 부족한 시간일 수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중등 교원 양성기관인 사범대학의 경우 한 달, 길게는 두 달에 걸친 짧은 실습 기간을 가진다는 점에서, 예비 교원으로서 필요한 현장 경험을 충분히 하고 있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교전원의 갑작스러운 도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 제도의 취지인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는 교전원의 도입 이전에 먼저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다는 입장이 있습니다. 즉 무턱대고 교전원 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그 이전에 개선되어야 할 제도들을 수정 및 보완한 뒤, 순차적으로 교전원을 도입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는 의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 중 하나로는 교원 임용 제도인 임용시험의 개선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교원 임용 제도는 지필 고사의 형태를 지닌 1차 시험과 심층 면접과 수업 실연 및 실기의 형태를 지닌 2차 시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현실적으로 2차 시험보다는 1차 시험이 더욱 비중이 큰 상황이라, 지필 고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러한 암기를 기반으로 하는 지필 고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원 임용 제도가 과연 교원이 함양해야 하는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지점에서 임용 제도의 형식을 바꾸고, 그 이후에 교전원 등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절차상 맞지 않겠느냐는 등의 입장이 있습니다.
한편 교전원이 도입될 경우, 교대나 사범대생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 및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기존 4년이었던 교원 양성 기관의 수업 연한이 5~6년으로 최소 1년에서 최장 2년까지 늘어나게 되면, 그에 드는 자원은 고스란히 예비 교원인 학생들이 부담을 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교육부는 우수한 학생들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교사가 될 수 있도록 장학금 및 졸업 이후 호봉 가산을 주는 등의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2023년 1월 10일자로 반박 자료를 배포하였으나, 아직 확실한 방책이 나오지 않아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 대다수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존 임용 제도를 준비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학생들로부터도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제기되고 있는 가장 큰 비판점으로는, 교전원이 도입되게 되면 현존하는 주요 교원 임용 제도인 임용고시에 배정되어있던 교원 임용 수가 교전원의 교원 배출 수를 고려하여 축소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 있습니다. 또한 임용 시험을 준비해오던 예비 교원의 입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시험을 치러 교원이 되는 현재 임용고시 절차에 비해, 졸업만 하면 정교사 자격증 취득이 자동으로 가능하게 되는 교전원이 부당하게 느껴진다는 불만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반발에 대해 교육부에서는 교전원의 도입이 결코 교육대학 및 사범대학의 구조조정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며, 다양한 대안을 모색할 것을 후속 반박 자료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떤 이유에서 교전원의 설립이 추진되고 있고 어떠한 형태로 도입될지 알아본 후, 교전원을 옹호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습니다. 교전원의 도입에 대해 학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직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시점이기에 명확하게 정리된 부분이 많지 않음에도 치열한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미루어보아, 예비 교원 당사자로서 우리들 또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보아야 할 정책임이 확실해 보입니다. 더불어 현재 교육부에서 이러한 교전원을 2023년 4월부터 두 개의 학교에 시범 도입을 할 것이라 밝히고 있는 시점에서, 앞으로의 진행 경과를 지켜보고 교전원의 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교원 역량 함양 대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