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교육비 지출, 그 현황은 어떨까요?
-‘2022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석류알 소식지
2023.4월호
기자 조은서
안녕하세요. 부산대학교 사범대 학우 여러분! 석류알 소식지입니다. 다들 바삐 보내셨을 3월 한 달이 금세 지나고, 4월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새 학기를 맞이하는 동안 교육부에서도 3월부로 새로운 교육정책을 검토하였다고 하는데요, 이와 관련하여 한가지 교육 이슈를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난 3월 교육부에서는 통계청과 공동으로 ‘2022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교육비 지출을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추후 교육정책을 제시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2023년 3월 7일자로 발표된 <2022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는 2022년 3~5월과 7~9월의 기간 동안 지출된 사교육비와 관련된 지표를 전국 3,000여 개의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약 74,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초중고사교육비조사는 2007년부터 통계청과 교육부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을 만큼 꽤 중요한 지표인데요, 이번 2022년 초중고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눈에 띄는 결과가 몇 가지 있어 이를 중점으로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이번 2022년 초중고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인상 깊게 살펴볼 부분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먼저 사교육비의 증가 추세와 관련된 부분이 살펴봄직합니다. 지난 2020년 대비 2021년에 '사교육비 총액의 증감률'이 21%에 달하여 당시 많은 충격을 불러일으킨 데 이어, 이번 년도에 새롭게 조사한 결과 2021년 대비 2022년에도 증감률이 10.8%로 나타나 사교육비가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조금 더 쉽게 와닿는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살펴보면, 2020년에는 전체 학생 기준으로 30.2만 원, 2021년에는 36.7만 원, 2022년에는 41만 원으로 2020년 대비 2021년에는 21.5% 증가하였고, 2021년 대비 2022년에는 11.8% 증가하였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상술한 지표를 단순하게 바라보면 전년 증감률인 2021년 대비 2022년의 사교육비 증감율에 비해 증감률이 낮아졌으니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언제까지나 전년 대비 증감률이라는 점을 간과한 해석이므로 보다 상세한 금액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의 사교육비 총액과 2022년 사교육비 총액을 비교하면 2년 사이 약 4.6조 원에 달하는 금액이 늘었을 정도로 증가 추세의 심각성은 꽤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2018년에는 사교육비 총액이 19.5조, 2019년에 21조, 2020년에 19.4조로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년 대비 사교육비 총액 증가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것과 최근 2년의 총액 변화를 비교하면 얼마나 빠르게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눈에 띄는 부분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비해 초등학교의 사교육비 증감률이 특히 높다는 점입니다. 사교육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초등학생들의 사교육비 총액 증감율은 2020년 대비 2021년에는 무려 38.3%였고, 2021년 대비 2022년에는 13.1%나 더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증감률이 11.6%와 6.5%인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은 수치입니다.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두 가지 지점을 중심으로 살펴본 데 이어, 이러한 통계적 변화와 연관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요인 또한 짚어볼 수 있습니다. 관련하여 여론에서는 기초 학력 미달률 증가와 돌봄의 필요성, 코로나19의 장기화 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선 전국 중학생의 수학 교과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을 보면 2012년에 3.5%, 2021년에 11.6%로 기록되었고, 고등학생의 경우 동일 기간 4.3%에서 14.2%로 조사되어 기초 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이 3배 이상 증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자녀의 학력 증진을 위해 실시하는 사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 지출과 함께 기초 학력 미달 학생 역시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미루어보아 교육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예측해볼 수 있는 지점입니다. 또한 사교육비 지출의 원인을 '돌봄의 필요성'으로 꼽는 시선도 있습니다. 특히 자립 능력이 부족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일을 할 경우, 자녀를 홀로 집에 둘 수 없어서 돌봄 기관으로서 사교육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인은 앞서 살펴본 초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율이 다른 학교급에 비해 높은 것을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한편, 사교육비조사의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먼저 통계 자료가 측정하고자 한 것을 제대로 측정했는지를 묻는 타당성과 관련하여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데요, 앞서 밝힌 것처럼 본 초중고사교육비조사는 매년 3~5월과 7~9월 기간 동안의 사교육비를 조사한 것으로, 일 년 동안의 사교육비 지출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 아니기에 실질적 사교육비를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 존재합니다. 특히 새 학년을 앞둔 겨울 방학 기간인 1~2월에 선행학습 등을 이유로 사교육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어서, 조사 기간이 사교육비가 낮게 측정되는 기간으로 잘못 설정된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초등학교급의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을 고려하면 미취학 아동의 사교육비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지 않은지에 대한 의견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초등학생 사교육 참여율 학년 층이 매년 저학년으로 하향되고 있는데 정부가 현상 자체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라며 미취학 아동의 사교육비에 대한 조사도 착수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이렇게 사교육비조사의 결과를 여러 방면에서 다루어보았는데요,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것 자체를 문제로만 바라보기보다는 어떻게 조사된 결과인지, 그리고 그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원인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지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히 그 원인에 대한 추정은 곧 새롭게 보충될 교육 정책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겠습니다. 이번 호에서 다루지 못한 다양한 통계적 지표들이 궁금하시다면 교육부 홈페이지에서 그 결과를 확인하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호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교육부, <2022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 2023.03.07. (https://www.moe.go.kr/boardCnts/viewRenew.do?boardID=294&boardSeq=94109&lev=0&searchType=null&statusYN=W&page=4&s=moe&m=020402&opType=N)
김수현, 2년 연속 사상 최대…사교육비 '쇼크'에 9년 만에 대책 마련, 연합뉴스, 2023.03.07.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3797728?sid=102)
- 이경원, "사교육비 41만? 기본이 1백만인데?" 조사 방식 살펴보니…, SBS NEWS, 2023.03.15.,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1042714?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