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님께
김민지
안녕하세요 장관님. 저는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3학년 김민지입니다.
제가 이 건의문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며칠 전 유튜브 채널 (엣티제 이씨. 2024년)의 ‘양수가 터졌는데 사이드 걸린 이중주차 차량이 막고 있다.’ 라는 출산이 임박한 산모가 병원에 가려고 남편과 함께 주차장으로 내려갔지만 이중 주차된 차와 그 수 때문에 긴급한 상황임에도 병원으로 출발하지 못하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영상을 보고 첫 숨을 쉬지도 못한 생명이 꺼져 버릴까봐 걱정도 되었고, 이런 상황이 제가 본 영상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저희 학교 학생들이 도로를 건너가거나 골목을 돌아 걸어갈 때 불법으로 주차된 차 때문에 도로가 보이지 않아서 얼굴만 내밀어 차가 오는지 확인하려다가 사고가 날 뻔한 상황도 빈번히 발생했었습니다. 또 도로교통법 제 32조 5항에 따라 건널목의 가장자리 또는 횡단보도로부터 10미터 이내인 곳은 주정차가 금지 되어있지만 이것을 잘 지키지 않아 불법 주차로 인한 인명피해나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뉴스나 기사로 계속해서 보기도 했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 불법 주차 처벌과 관련된 법령의 수정과 제도마련 등 불법주차 관련 문제해결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운전자들이 불법 주차를 하는 요인을 서경대학교 대학원에서 발표한 논문 ‘불법주차 요인에 관한 연구(2024년. 박민준)’에 따라 말씀드리겠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서울특별시 불법주차를 하는 요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주차장 용량 부족(36.4%), 높은 주차요금(33.3%), 주차장이 멀리 있어서(11.9%)의 순으로 응답 되었습니다.
따라서 불법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 드리는 첫 번째 방안은 주차공간의 확대입니다. 통계청의 ‘시도통계:교통환경 개선사항(복수응답)’에 따르면 울산광역시 시민들이 가장 개선되어야 할 교통 환경에서 전체의 60.3%인 과반수가 주차시설의 확대, 그 다음이 54.9%로 불법 주정차 단속, 다음으로 27.9%가 시내 도로 확장 및 정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울산광역시뿐만 아니라 광주광역시, 충청북도, 강원특별자치도 등의 지역에서도 주차시설 확대의 필요성이 관련 통계에서 높은 순위를 차치했습니다. 주차공간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주차장을 만드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은 한정되어 있고, 이미 많은 지역의 땅들이 각자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땅에 주차공간을 마련하는 것 보다, 기존의 노외주차장에 추가적으로 층을 쌓아올려 합법 주차공간을 확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차장 확대 대상지역은 상가건물, 카페, 병원 등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들이 많은 곳입니다. 하지만 대도시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닌 부도심, 외각 지역에도 주차 공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용되고 있지 않은 땅의 소유자에게 그 땅을 일정한 금액을 내고 빌려, 주차장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방안은 불법 주차된 차들에 대한 처벌 법령의 상세내용 수정과 관련 제도 개선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승용차, 화물차(4t 이하)의 경우 일반지역에서 1회 위반 시 과태료가 3만원이며, 주차위반 시간이 2시간을 초과하면 5만원이 됩니다. 단속 특별구역에서는 위반 1회에 8만원이고 2시간을 초과하면 9만원이 됩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1회 위반에 12만원이며 2시간을 초과하면 13만원이 됩니다. 이와 비교해서 미국 같은 경우, 주마다 다르지만 LA를 기준으로 위반 1회에 주정차 금지구역은 93달러로 한화 약 12만원, 횡단보도나 이중주차는 68달러로 한화 약 9만원, 장애인 주차구역은 363달러로 한화 약 50만원입니다. 또 호주에서는 로딩존(loading zone)이라는 제도를 사용하여 물건을 싣고 내릴 수 있는 장소를 지정하여 정해진 시간 동안에는 주정차를 할 수 있게 하고, 시간이 초과될 시 벌금을 부여하는 제도를 시행 중입니다.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만큼 과태료가 인상되어야 운전자들의 불법주차가 줄어들 것이고, 불법주차를 신고하여 받는 포상금액 또한 인상되어야 사람들의 신고제도 사용이 증가하고 종국엔 불법주차가 감소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호주의 로딩존 같은 대여주차장을 만들어 주정차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로변에 있는 주차지역 같은 경우 주차 라인 마다 사용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차번호를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가 내장된 기계를 설치하여 최대로 주차할 수 있는 시간(1시간 내지 2시간)을 설정해두고 운전자가 입력한 시간에 30분을 초과할 때마다 벌금을 부과하는 형식의 제도를 도입했으면 합니다. 이렇게 하면 운전자들은 정해진 시간만큼 주차를 하지 않을 시에 벌금을 내게 되니 한 자리에 장기간 주차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주차요금을 내기 싫은 운전자들은 도로변에 주차를 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고, 따라서 어린이 사고나 도로를 건너는 사람과의 충돌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불법주차의 또 다른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영상설명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응급상황에서 이동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특히 소방차나 다른 응급 차량들이 출동했을 때의 경우 불법주차는 막대한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소방기본법 제25조 3항에 따르면 소방본부장, 소방서장 또는 소방대장은 소방 활동을 위하여 긴급하게 출동할 때에는 활동에 방해가 되는 주정차 차량을 제거하거나 이동시킬 수 있다고 제시되어있지만, 실제로 강제처분을 실행하는 소방관분들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가 사는 지역의 소방관 한분은 일반적으로 소방관들이 강제처분 이후 민원 제기에 대한 걱정과 현장 출동 상황에서 강제처분을 진행한 뒤 출동한 현장이 오인·허위신고인 경우 처분 차량 관련 책임 소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강제처분을 행하는 것에 소극적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대안으로 소방관들의 권리와 강제처분을 담당하는 부서를 따로 마련하여 소방관분들이 민원을 눈치보지 않도록 강제처분과 관련된 민원은 처리하지 않거나, 혹여 그 신고가 오인·허위신고일지라도 강제처분의 책임을 그저 해야만 하는 일을 했을 뿐인 소방관분들이 짊어지지 않게 하는 법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그런 사회가 만들어진다면 교통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기술의 발전이나 제도의 개선이 활발히 일어나 우리가, 그리고 후손들이 살기에 더 좋은 나라가 되지 않을까요? 제가 건의드린 위의 세 가지 대안들을 모두 무조건 실행시켜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저 열린 마음으로 대안들을 고려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바쁘신 업무 중에 제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년 4월 12일
활동소감: 어떤 논거와 근거를 들어야 호소력 있는 글이 되는지, 어떻게 표현하고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내 글을 읽는 사람이 공감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나는 어떤 글에 깊은 공감을 느끼는지를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앞으로 읽을 글의 주제를 고를 때 내가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그리고 통계자료나 논문, 기사들을 읽으면서 우리나라가 문제 상황에 대한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정말 그뿐인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국민들이 건의문이나 논설문 같은 주장하거나 설득하는 글들을 적는 문화가 활성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표현전략
설의- ‘그런 사회가 만들어진다면 교통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기술의 발전이나 제도의 개선이 활발히 일어나 우리가, 그리고 후손들이 살기에 더 좋은 나라가 되지 않을까요?’
비교- ‘미국과 한국의 과태료 비교 ‘이와 비교해서 미국 같은 경우,’
첫댓글 불법주차로 인해 불편했던 경험이 많아서 공감이 많이 됐다. 논리가 타당해서 누가 들어도 납득을 할 것 같다.
요즘도 소방차 전용 주차자리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이 많다. 이 문제는 꾸준히 대두되고 있는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 실제로 장관님이나 고위공무원분들께서 이 글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불법 주차로 길을 건널때마다 위험했던 적이 많았다. 그래서 이런 불법주차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걸 모르는 걸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민지의 글에서 불법주차에 의해 위험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이 잘 들어난거 같다.!!😝
불법 주차로 인해 차도 못지나가고 나도 차 사이에 서있어서 못움직인 겨우가 있었다. 이 글로 인해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불법주차가 꾸준히 그래왔으니까 심각성을 많이 느끼지 못하고 익숙해진 사회가 되어버렸다. 불법주차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방안이 나온 걸 알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낀다. 이 문제가 더 널리 알려져서 심각성을 알고 국가에서 큰 노력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