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원 초대시
1. 가을 이야기
용혜원
가을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숲길을 지나
곱게 물든 단풍잎들 속에
우리가 미처 나누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푸른 하늘 아래
마음껏 탄성을 질러도 좋을
우리를 어디론가 떠나고 싶게하는
설렘이 있었습니다
가을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갈바람이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들 속에
우리의 꿈과 같은
사랑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호반에는
가을 떠나 보내는 진혼곡이 울리고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가을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한 잔의 커피와 같은
삶의 이야기
가을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2. 가을이 가네
용혜원
가을이 가네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쿰치 들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가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빠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 가는데
가을이 가네.
3.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
용혜원
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동스러운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감격스러운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
서로 얼싸안고
기뻐할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온 세상을 아름답게 할 일들이
많았으면 정말 좋겠다
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에.
※ 사진과 약력은 인터넷 뒤져서 사용하기로 해요.
첫댓글 가을을 그리워했는데
가려는 가을을 붙잡을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