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와 다산의 흠휼(欽恤) 인식
그래서 정조는 즉위 직후 형구(刑具) 규격을 세밀하게 규정한 <흠휼전칙(欽恤典則)>을 만들고, 형조의 소관 사무를 정리한 <추관지(秋官志)>를 편찬하게 했다. 정조는 옥리들이 감옥 안을 5일에 한 번씩 점검하며 청소를 하게 했고, 죄인의 손과 발을 채우는 형구들을 항상 세척 해 청결을 유지하게 했다. 그래야만 질병이 생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난한 자에게는 먹을 것을 주고 아픈 자에게는 약을 주어 감옥 안에서 굶주림과 질병으로 인한 죽음을 막았다.
다산 정약용은 <흠흠신서(欽欽新書)> 서문에서 “정조시대에는 관찰사와 고을 수령들에게 명해 감옥에 있는 죄수들이 올바른 역할을 하도록 특별히 강조하고, 감옥 행정을 잘못한 수령들에 대한 징계를 해서 잘못된 일이 별로 없었는데, 정조가 죽고 난 순조시대에는 감옥 행정을 너무나 잘못해 옥에 갇힌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개탄했다.
최근 코로나 19에 감염 예방에 대한 올바른 조치를 하지 못해 1,000여 명이 넘는 확진자를 만든 서울 동부구치소의 모습을 보며 정조와 다산의 인권 존중과 교정 시설에 대한 인식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다산의 <흠흠신서> 마지막 문장은 우리를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흠흠(欽欽)이라 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삼가고 삼가는〔欽欽〕 것은 본디 형벌을 다스리는 근본인 것이다.”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 해서 모든 인권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은 죄에 대해서는 그에 대한 응당한 처분을 하면 된다. 하지만 그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대해야 할 것이다.
첫댓글 세상에 죄 없는 사람은 없겠죠.
따지고 보면 역할이 다를 뿐일 수도 있죠.
남을 벌할 때도 자신을 돌아보면서 벌하고
남을 비판할 때는 나도 비판을 수 있는 같은
일은 하지 있지 않았나 자신을 돌아 봤으면 해요.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