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평가에서 진보정치의 길을 찾는다2]
국민 속의 공동실천으로부터
구본승 서울 강북 구의원 당선자(무소속 진보후보) 인터뷰
정성희 : 서울 진보 구의원 당선자 2명 중 한명이다. 선거결과에 대한 약평을 한다면?
구본승 : 기초의원 정당 공천 배제 논란이 있다가 정당 공천으로 결론이 났다. 어느 정당 소속이냐 보다 동네와 주민을 위한 활동의 모습으로 평가되길 바랐다. 과연 누가 주민들에게 실제 도움을 줄 것인가를 판단해 저를 선택해주셨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당이냐 보다 주민 위한 활동 평가받아
16.28% 득표로 4년 전 보다 4% 더 많이 받았고 통합진보당 후보가 나와 1.74% 받았으니 저의 지역구 진보정치 득표가 약6% 늘어난 셈이다. 이는 그간 구의원 활동의 성과이자 평가이며 향후 활동을 더 잘하라는 투자이자 기대이다. 이에 부합하는 활동을 더 발품을 팔며 벌여야 되겠다는 각오와 결의를 다지고 있다.
정성희 : 그간의 활동으로 보면 1~2등을 해야 하는데, 세월호 참사국면의 양강구도에 무소속이란 약점으로 3등으로 당선되었다. 내공과 기반 있는 수도권의 진보 현역 기초의원들도 많이 낙선했다. 어떤 기조로 어떻게 선거운동을 전개했나?
구본승 :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오직 주민 편에서 일하겠다. 주민 분들에게 힘이 되겠다, 정당이나 구청장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4년 민원 해결이나 현안문제에서 저를 믿고 지지하신 분들에게 선대위 참여는 부담스럽고 주변 홍보, '소리통'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사람중심 안전강북, ‘마당쇠’가 만든다
공약과 정책이 중요하다. 프로필 명함에서 공약 명함으로 바꾸어 많이 배포했는데, 세월호 참사 나면서 '사람중심 안전한 강북, 마당쇠 구의원이 만들겠습니다'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사람중심'은 세월호 참사 이전에 정치와 행정의 요체이고 이윤, 기득권, 관료주의와 대별되는 개념 아닌가. 이런 관점과 철학을 강북 구정과 구의정에 세워야 되겠다고 생각해왔다.
안전한 강북을 위해 주민들이 참여하는 '안전지도'를 제작하자고 제안했다. 관료나 전문가, 의원들만으로는 범죄, 화재, 사고 등 불안전 요소를 찾고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운동 차원에서 전개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선거에 후보들도 많아 눈에 띄는 선거운동이 필요했다. 마당쇠 복장으로 마당쇠 구의원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마당쇠처럼 활동해왔기에 주민들도 쇼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세차도 소형경차로 맞추었다.
정성희 : 지난4년간 강북구 의정과 다양한 지역활동을 전개해왔는데, 이번 선거에 어떻게 작용했나?

주민과 함께해온 민원처리 현안해결의 힘과 믿음으로
구본승 : 현역 구의원이기에 의정활동이 주가 될 수 밖에 없다. 조례 제정 등 입법활동, 집행부 감시견제활동, 주민민원활동인데. 민원은 아주 사소한 것부터 정책적인 것까지 많이 제기하시는데, 최대한 처리하려 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현안을 찾아서 주민들과 함께 운동을 전개해 해결하려 했다. 예를 들어 번3동의 영구임대아파트 입주권 승계조건을 완화해 주거권을 조금이라도 확보했다. 세대주가 사망했을 때 배우자나 유가족에게 승계되는 합리적 조건을 만들어 구의회에서 관철시켰다.
영구임대아파트 베란다 샷시 교체 요구도 지역 국회의원과 협의, SH공사에 얘기해 작년 1군데, 올해 2군데 해결한다. 장애인 콜택시 차고지도 강북구에도 마련해 근거리 배정으로 편의를 돌보았다. 청원서명을 받아 서울시의회에 제출해 해결했다.
민주노동당을 함께했던 분들이 저의 구의원 사무실에 '마을꿈터'라는 사랑방을 만들었다. 아이들 모임, 엄마들의 독서모임이나 육아 품앗이, 방과 후 교실, 아빠모임의 지역봉사활동, 작은 도서관, 찾아오는 재능 기부자들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런 마을공동체 활동이 기반이 되었다.
주민과 잘 어울리고 동네일을 찾아 발품을 팔아라
정성희 : 진보적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진보적 지방선거후보의 요건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구본승 : 첫째, 주민들과 잘 어울려야 한다. 주민의 여러 모임에 나가서 사람과 사람으로 막내든 형님이든 친해지다 보면 지역과 정치 얘기하게 된다.
둘째, 선거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과정을 중시하면서 계속 도전해야 한다. 저도 두번 떨어지고 세번째 당선되었다. 결과만 봤으면 못했을 것이다. 과정 중시는 저를 돕거나 지지한 분들과 관계를 더 깊게 더 넓게 하여 준비된 도전을 해야 한다.
세째, 동네에서 할 일을 찾아서 발품을 팔아야 한다. 교육 복지 주거, 마을공동체 등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전문적 일을 찾아 해나가면서 지역의 의제를 발굴해 주민들과 함께 해결하려고 해야 한다.

수도권 기초의원, 진보단일후보로 20% 이상 얻어야 당선된다
정성희 : 이번 선거에서도 확인되었듯이, 후보가 내공과 기반을 갖추어도 선거구도가 불리하거나 전체 진보정치가 희망 보다 실망을 안기면 어려워진다. 향후 진보정치의 혁신과제가 무엇이고 새로운 통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구본승 : 거대 정당 중심의 양강구도는 예전에도 존재했고 이번에 새월호 참사로 좀 더 심했을 뿐이다. 우리가 봐야 할 핵심 지점은 진보정치, 진보정당의 기반을 유지 강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진보정당들의 모습이 후보들에게 도움이 되기는 커녕 마이너스효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그렇다면 어떻게 후보들에게 도움이 되는 진보정당으로 거듭 날 것인가를 돌아보는 것이 진보정치 혁신의 요체이다.
거대 여야정당들은 여전히 고정적 지지기반이 있어 이를 황금분할해 후보들을 당선시킨다. 저도 간발의 차이로 새정치민주연합후보 2위를 제쳤다. 3인 선거구에서 새누리당과 새민연이 각각 40%의 표를 갖고 있는 데 20%씩 나눠 가지면 여든 야든 거대정당이 2명을 당선시킨다. 무소속 진보후보나 진보정당 후보는 무조건 단일화해야 하고 약20% 이상 얻어야 당선된다는 결론이다.

새로운 진보통합, 지역에서 생각을 모으고 실천을 함께 하는 것으로부터
진보정치의 혁신과제를 간추리면, 먼저 어떤 때인가를 알야야 한다. 지금 진보정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깨닫고 자기 진보정당들을 내세우지 말고 주민들을 찾아가 귀 기울여야 할 때 아닌가. 공통의 실천과제를 중심으로 진보인사, 진보정당, 진보단체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야 16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거대정당의 양당구도의 고착화를 타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첫째, 진보적 국민들의 생각, 요구, 의사를 표출하고 모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노동권, 교육권, 주거권, 민영화 등 국민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의제로 꾸준히 활동을 펼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지역의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전국의제를 결합시켜 국민들의 새로운 기대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세째, 이 과정에 진보 제 세력이 힘을 모으고 통합력 있는 새로운 지도력을 세우는 방향으로 새로운 진보통합을 추진해야 한다.
진보정당들 중앙당 간부들끼리의 혁신통합 논의는 진척도 안 되고 감동도 주지도 못할 것이다.시군구 차원의 진보적 공동실천구조를 만들어 대중정치사업을 벌이면서 새로운 통합적 리더십을 결합할 때 새로운 희망의 새로운 진보통합당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