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를 구해주고 영리한 아들을 얻은 명씨
신안군 도초면 도초도의 인어 이야기
전라남도 신안군 도초면에는 도초도가 있다.
도초도는 신라시대 당나라와의 무역기지로 당나라 사람들이 자신들의 도읍과 닮았고, 초목이 무성하여 ‘도초(都草)’라 하였다고 한다.
또한 도초도는 인근 지역의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으로 섬의 형태가 고슴도치처럼 생겨서 ‘도치도’로도 불린다.
이러한 도초도에는 인어에 관한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인어의 보은으로 영리한 아들을 얻은 명씨
옛날 도초도에 명씨 성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었다.
명씨는 오십이 넘도록 장가도 못가고 겨우 짚신을 팔아 하루하루 연명해가고 있었다.
하루는 명씨가 장에서 짚신을 팔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부둣가에 모인 사람들을 보았다.
궁금해서 가보니 어떤 어선이 인어를 잡아와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하는 자리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어를 잡아먹자고 했다.
명씨가 가까이서보니 인어는 두려움에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었다.
명씨는 ‘아무리 미물이라 하나 눈물을 흘리는 생명을 잡아먹으려 하다니!’ 싶은 생각이 들어, 그날 짚신을 팔아 번 돈을 털어 인어를 샀다.
그리고 인어의 몸을 회복시킨 후 다시 바다에 풀어주었다.
시간이 흘러 몇 년이 지났다.
명씨가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는데, 바다에서 인어가 나와 옥동자를 명씨에게 인도해주었다.
장가도 못가 대를 이을 자식도 없던 명씨는 옥동자를 애지중지하며 귀하게 키웠다.
그러던 어느 날, 명씨의 집안 선산에 마을의 세도가가 땅을 파고 묘를 세우려고 하였다.
그 사실을 알고 명씨가 막아보려고 했으나 도저히 세도가의 권세를 막을 수 없어 식음을 전폐하고 자리에 누웠다.
그러자 몸져누운 명씨에게 어린 아들이 “아버지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라고 물었다.
어린 아들에게 얘기 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라 알 것 없다고 했지만, 아들이 계속 이유를 묻자 알려주었다.
아들은 “아버님, 걱정 마십시오. 제가 해결하겠습니다.”라며 집을 나섰다.
선산에 도착한 아들은 묘를 파고 있는 세도가 사람들을 보았다.
화가 난 아들은 “감히 누가 이런 짓을 한단 말이냐?” 호통을 쳤지만, 어린 아이의 말인지라 모두 무시하고 내쫓으려고만 했다.
그러자 아들은 주문을 외웠고,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와 천막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쓰러졌다.
그때서야 보통 아이가 아님을 안 사람들은 용서를 빌었다.
아들은 “너희들이 아무리 권력과 돈이 있다고 하나 어찌 함부로 하려고 하느냐? 다시 이런 일을 생긴다면 그때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며 주문을 멈췄고, 세도가 사람들은 산에서 도망쳤다.
이후 아들은 자라 도승지의 자리까지 올랐으며, 지금까지도 명씨 집안은 인어의 후손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이 설화에서 인어는 은혜를 보답할 줄 아는 존재로, 착하게 살면 반드시 복을 받을 것이라는 민중들의 소망을 형상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