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니고데모, 요한복음 에고 에이미 (1)
작가의 말, 목차, 들어가기-"말씀이 육신이 되어"(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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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니고데모, 요한복음 에고 에이미 (2)
들어가기-"말씀이 육신이 되어"(3-5)
3
요한은 눈을 감았다. 그의 얼굴에 지나간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자네들 중 몇은 알 것이다. 요즈음 어떤 이들이 이런 말을
하고 다닌다는 것을. 그분이 참으로 육신을 입으신 것이
아니라, 다만 육신을 입은 것처럼 '보이셨을' 뿐이라고.
그분이 십자가에서 정말 고통당하신 것이 아니라, 영은 이미
그 고통 너머에 있었다고." 그의 목소리에 처음으로 날이
섰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내 손을 들여다본다. 이
손으로 나는 그분의 몸을 만졌다. 그분과 함께 먹었고,
그분이 물로 발을 씻기시던 그 손길을 느꼈다. 그것이
'보이는 것'뿐이었다면, 나는 평생 거짓을 산 것이다."
방 안의 장로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마태도, 마가도, 누가도 그분이 무엇을 하셨는지는 적었다.
그러나 그분이 참으로 누구셨는지, 어찌하여 그 몸이 곧
말씀이었는지는 아무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았다." 요한이
말했다. "나는 그것을 마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거짓말한 것이 된다."
라오디게아에서 온 늙은 상인 장로가 조심스레 끼어들었다.
그는 평생 저울과 계약서를 다루어온 사람답게, 실용적인
물음을 던졌다.
"어른, 그렇다면 무엇을 새로 적으시렵니까? 새로운
사건입니까, 아니면…"
"둘 다 아니다." 요한이 고개를 저었다. "나는 사건을 새로
지어내지 않는다. 나는 이미 있었던 일들 가운데, 그러나
아직 아무 데도 적히지 않은 것들을 적으려 한다. 그리고 그
일들 속에서, 그분이 스스로 하신 말씀, '나는 …이다'라는
말씀들을 적으려 한다."
"'나는 …이다'라니요?"
"그분은 여러 번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생명의 떡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요한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마치 그 말들을 다시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했다. "이것은 사건이
아니다. 선언이다. 모세에게 나타나신 분이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 하셨듯이, 그분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말씀들을
적지 않고는 죽을 수 없다."
4
빌라델비아에서 온 가장 젊은 장로가 오랜 침묵을 깨고
물었다. 그는 다른 이들보다 늦게 신앙에 들어온 사람이었고,
그래서 오히려 더 정직한 물음을 던질 수 있었다.
"어른, 그런데 어찌하여 아까 그 이름을 말씀하시다
멈추셨습니까? 예루살렘의 골목에서 마주쳤다는 그 얼굴,
말입니다."
요한은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젊은 장로의 눈에는 조롱이
아니라 진심 어린 궁금함이 담겨 있었다.
"그의 이름은 니고데모다." 요한이 마침내 말했다.
방 안의 몇몇은 그 이름을 어렴풋이 들어본 적이 있었다.
예루살렘의 늙은 신자들 사이에서 전해지던 이름, 그러나
어느 두루마리에도 온전히 적히지 않은 이름.
"산헤드린의 의원이었다." 요한이 말을 이었다. "부유했고,
학식이 높았다. 이스라엘의 선생이라 불릴 만한 사람이었다.
그가 처음 그분을 찾아온 것은 밤이었다. 그는 얼굴을 가리고
왔다. 사람들이 볼까 두려워서."
"그런데 그것이 어찌하여 새로 적을 만한 일입니까?"
버가모의 장로가 물었다. "밤에 몰래 찾아온 사람의
이야기가?"
요한은 그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나무람이
아니라 슬픔에 가까운 무엇이 있었다.
"자네는 아직 모르는가." 요한이 조용히 말했다. "가장
지혜롭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가장 유치한 질문 앞에서
무너지는 것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정작 자기 안에서
무엇이 다시 태어나야 하는지는 모르는 것을. 나는 그 사람
안에서, 지금, 이 순간 자네들 각자가 겪고 있는 싸움을
보았다."
그는 손을 뻗어 브로고루스의 밀랍 판을 가리켰다.
"나는 니고데모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적으려 한다. 그는 세 번 등장한다. 첫 번째는 어둠 속에서,
자기를 감추고. 두 번째는 낮에, 자기 동료들 앞에서 겨우 한
마디를 보태며. 세 번째는…" 요한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세
번째는,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죽은 자를 위해 향유를
가져오며. 그의 이야기는 밤에서 시작하여 빛으로 끝난다.
나는 그 사람의 이야기가 아직 아무 데도 적히지 않았다는
것을 견딜 수 없다."
5
에베소의 늙은 장로가 마침내 고개를 숙였다. "어른, 저희가
어른을 오해했습니다. 저희는 어른께서 마태와 마가와 누가를
넘어서려 하신다고 생각했습니다."
"넘어서려는 것이 아니다." 요한이 고개를 저었다. "그들이
그린 그림에, 아직 채워지지 않은 자리를 채우려는 것이다.
그들은 그분이 무엇을 하셨는지 그렸다. 나는 그 그림
속에서, 그분과 마주친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더 그리려
한다. 니고데모의 얼굴을. 사마리아 여인의 얼굴을. 나사로의
얼굴을. 그리고 그 얼굴들 뒤에서, 그분이 스스로 누구라
하셨는지를."
그는 잠시 숨을 골랐다.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등잔의
기름이 얼마 남지 않아, 불빛이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
"내가 죽기 전에 적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요한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이제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다. 나는 사실을 나열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초청장을 쓰려는 것이다."
일곱 장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방 안에는 오직 등잔의
마지막 불빛과, 브로고루스의 갈대 펜이 밀랍을 긁는
소리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