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경전 속 식물의 분류와 용도에 관한 연구
Ⅱ.연구사
현재 확인된 자료에 의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 3국의 불교와 관련된 식물에 대한 연구는 일본이 가장 빨라 일제 강점기에 森爲三(1932)이 처음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조사는 경전에 기록된 불교식물을 연구한 것은 아니지만 전국 사찰의 나무를 조사하면서 차나무가 신라 흥덕왕3년(828년) 당나라에 다녀온 사신이 종자를 들여와 지리산에 심은 것으로 기록하는 등 일부 사찰에 식재된 경전속의 식물을 포함하고 있다.
이후 일본은 불교와 관련된 식물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한 보고가 없다가 満久崇麿 (1972)의 경전속의 나무와 연꽃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하여 일본의 불교경전 속 식물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75년까지 4편의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満久崇麿(1977), 和久博隆(1979), 中村元(1982) 등이 도서를 출간하였고, 西岡直樹(1993)은 인도에서 출간된 불교 식물들과 관련한 도서를 일본어로 번역한 책이 출간되기도 하였다. 満久崇麿(1977)는 그동안 자신이 발표한 논문의 불교식물들에 대한 내용을 모은 것이며, 경전에 기록된 식물 200여 종류의 실체를 밝혀 동양 최초로 불교경전 속 식물 전반에 대한 실체를 규명하였다.
한편, 중국은 전불편집부(全佛編輯部, 2001)에 불교관련 동식물 서적 4권을 포함하는 총 32의 불교소백과(佛教小百科)를 출간하였고, 2003년 이 불교소백과 중 식물과 관련된 내용을 통합하여 90여 종류에 대한 불교식물을 내용으로 재출간하였다. 이후 掿布旺典(2010)이 종교적 관점에서 불교경전의 동물과 식물에 대하여 해석한 도서를 발간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불교 경전 속의 동식물에 대한 연구나 서적 발간으로는 최초로 유(1993)에 의해 43종류의 불교식물에 대하여 불교적 관점의 내용을 중심으로 기술하면서 불교를 상징하는 꽃, 불교경전 속의 나무, 비유 속의 꽃과 나무, 향기좋은 꽃, 약으로 쓰이는 풀과 나무, 식탁위에 오르는 식물, 상상 속의 꽃과 나무 등의 용도별, 기능별 구분을 시도하였는데 내용과 삽도를 검토한 결과 中村元(1982)의 도서 중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심(1996)에 의해 불교의 계율과 불교에서 먹지 말아야 할 채소인 오신채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있었고, 민 등(2011)은 58종의 불교식물에 대하여 식물의 특성, 식물이 수록된 경전의 내용 및 이 식물들의 30여 과(科)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덧붙인 도서를 발간하였다. 가장 최근에는 탁(2012)이 불보, 법보, 승보 등 불교의 삼보와 관련된 식물들 13종류에 대하여 정리하였다.
유(1993)와 민 등(2011)의 도서는 수록하고 있는 불교식물의 수가 50종 내외로 제한적이기는 하나 불자들과 일반인들에게 불교식물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하였고, 관심을 유발시키기에는 충분하였다. 하지만 불교식물의 식물자원화 등 심도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데 기초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한편, 유사한 연구 사례로 신(1995)은 삼국유사에 기록된 식물들의 실체를 밝히면서 불교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연, 수련, 사라수, 천화, 길상초, 용화수, 패협, 학수(보리수) 등 몇 가지 식물들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심(1996)과 탁(2012)의 연구는 분류 또는 종 중심의 이학적 연구가 아니고 문학, 불교학적 연구이기 때문에 다양한 방면으로 불교식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불교식물에 대한 분류학적 실체를 밝히는 기초 연구를 포함하여 용도와 기능 및 역할 분석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실정에서 2011년 사찰생태연구소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의 불교시민사회단체 일부 지원으로 한글대장경을 기준경전으로 하여 불교경전에 나타난 식물 목록 기초조사를 실시하였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가 진행되었다.
<한국 불교경전 속 식물의 분류와 용도에 관한 연구/ 박희준 대진대학교대학원 생명화학과(생명과학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