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탕 한 알
박경선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는 이야기 부자야.
할머니의 할머니가 사시는 시골에 가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셔
할머니 옆에 나란히 누워 이야기 듣기가 재미있었어.
“옛날 옛적엔 도깨비가 살았제.”
“정말 봤어요? 도깨비?”
“그라믄 장날 장터에서 돌아올 때는 산에서 도깨비가 같이 놀자고 따라오제.
나는 반가워서 달려가는데 할매가 뒤에서 소리 쳤제.
‘자야, 자야, 도깨비 꽁다리 봐라. 망태기 달렸제?’
멈춰서서 봤더니 정말 도깨비 꽁지에 망태기가 달렸더라구,
우는 아이 잡아 가는 그 망태기 말이야.“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그래도 끄덕 없었지. 옆에 할매가 있었으니까.
할매 손 꼬옥 잡고 산길을 걸어 내려왔제.
도깨비는 할매가 무서워 따라오지 못했제. 흐흐흠!”
흐흐흠 웃던 할매가 숨을 꼴딱 멈추셨어.
“할매 할매!”
불러도 흔들어도 눈 감고 대답이 없어.
“엄마 할매가 숨을 안 쉬어요.”
‘나는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나?’ 생각하는데
엄마가 사탕 바구니를 가져왔어.
사탕 한 알 까서 할매 입 속에 넣어드렸어.
조금 있다가 할매 입이 오물오물 거리며 사탕을 녹여 먹더니 눈을 번쩍 떴어.
“엄마, 사탕이 심폐소생술을 한 거야?”
“그러게? 할머니의 당뇨병엔 사탕 한 알이 심패소생술을 하제.”
“햐아! 위대하네. 할머니를 살려낸 사탕 한 알!”
25.10.26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