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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 | Biogen 콜옵션 행사 관련 서신 수령 | |
2. 주요내용 | - Biogen Therapeutics Inc.(이하 "Biogen")는 당사와의 | |
3. 결정(확인)일자 | 2018-05-17 | |
4. 기타 투자판단과 관련한 중요사항 | ||
- 상기 '결정(확인)일자'는 Biogen의 서신 수령일자임 | ||
※ 관련공시 | - |
예상하던 바였습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려면 5천억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삼성은 바이오젠에 얼마를
대가로 줄 것인지요?
이전에 셀트리온에 대한 공매도건으로 문제가 됐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셀트리온 측에서는 삼성측의
음모로 지목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삼성측에서 셀트리온에 합병이나 기업매수를 의뢰하였지만 이에 응하지 않자 셀트리온에 대한 음해를
여러모로 진행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병철은 삼성의 창업자였고 이건희는 삼성자동차는 말아드셨어도 삼성전자를 통해 경영능력을 과시
했는데 이재용은 바이오를 지목하였는데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죠.
얼마전에는 이재용이 최순실박근혜게이트에서 풀려나 해외에 돌아다니면서 삼성의 차세대 동력을 구상
한다고 하더니 AI에 투자를 하겠다고 하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바이오는 이제 안되겠다 싶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에피스의 뻥튀기 기업가치평가를 통해 지배력이 상실됐는데 오히려 삼바는 이익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그 좋은 회사에 대한 지배권이 상실했는데 오히려 이익이 됐다?
말이 되는 상황인지요?
그런데 이나라의 일부 언론과 유수한 회계학자와 변호사와 회계법인은 적정한 처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직막으로 국민연금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한 의사결정을 위해 작성된 자료를
보겠습니다.
에피스를 뻥튀기하고 삼바를 뻥튀기한 평가서의 사기적 행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표 9> 국민연금이 2015.7.10.에 작성한 적정가치 산출 보고서중 제일모직 부분
이 자료는 최순실박근혜게이트 국정조사 당시 국조특위에 제출된 2016.11.30자 자료입니다.
위 표에서 보면 ISS(미국 주총안건 분석회사)는 삼바의 가치를 1.5조로 평가했네요. 물론 비고에도
있지만 부동산은 장부가로 평가했고 보유지분은 시가로 평가했답니다.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했다고 볼수도 있겠습니다.
어쨋던 ISS는 당시 제일모직에 비해 삼성물산의 자산가치가 저평가됐다며 합병에 반대하는 보고서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회계법인 딜로이트와 KPMG는 안진회계법인, 삼정회계법인의 국제파트너사여서 표기를 그렇게 하는
것 같습니다. 안진딜로이트, 삼정KPMG이지요.
이들은 제일모직의 삼바지분의 가치를 8.9조, 8.5조로 평가하였고 이를 제일모직의 삼바지분율 46.3%
로 나누면 삼바의 전체기업가치는 19조가 됩니다.
삼정KPMG는 제쳐놓는다 하더라도 안진딜로이트는 앞서 기술한 것처럼 2015년 8월말 기준으로 합병전
삼성물산의 의뢰로 삼바의 가치를 6.8조로 평가한 평가서를 제출한 회계법인입니다.
다른 건 제쳐두더라도 안진회계법인은 삼바의 가치를 거의 동일한 시점인 2015.07.10.의 국민연금의
자료내의 19조를 제시했고 2015.10월에 제출한 자료에는 6.8조로 제시합니다.
물론 국민연금의 자료가 일자가 빠르므로 안진이 19조로 평가했다가 6.8조로 변경했을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의 정도를 이해 하시겠습니까?
안진회계법인이 19조를 철회를 했다면 국민연금이 이를 무시하여 합병안에 찬성을 한 것이어서
국민연금의 합병안 찬성은 그 타당성을 잃는 증거이고 그것은 불법을 자행한 것입니다.
정부의 기관이 왜? 결국 문형표가 최순실과 박근혜의 명을 받잡고 이재용이에게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받치기 위함인 것이죠.
만약 6.8조가 잘못된 것이라면 삼바는 허위공시를 한 것이고 상장회사의 분식은 이익을 부풀리는 것
뿐아니라 이익을 축소한 것에도 동일한 분식의 처벌을 내릴 것이죠.
단순한 부정이 아닌 분식회계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분식이 고의성이 없을수 있을까 마는),
과징금 규모는 회계처리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이때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어가면 상장실질 적격성 심사 대상으로, 거래 정지는 물론 상장폐지까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의 내막이야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결정적인 역할은 한
국민연금의 제일모직의 삼바지분의 뻥튀기에 19조가 사용된 것이고 그래서 이 19조에 대한 사후
합리화를 위해 삼바를 코스피에 상장을 시킨 것이죠.
또한 삼바의 상장을 위해서 에피스의 기업가치의 뻥튀기가 활용된 것이고, 상장규정도 변경된
것이고요.
개인적인 의견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하여 시민단체에서 조사를 촉구하고 있었고,
2016년 중순부터 최순실게이트가 언론에 보도되고 2016년 10월 JTBC에서 최순실 태블릿 PC보고가
있었고, 이에 대하여 이재용측이 삼바를 편법을 동원하여 상장시켜 이를 희석시키고자 한 것이란
의견을 이전 글에 적었었습니다.
삼성이 결사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대마불사의 프레임이 시장에 깔려 있지만 이번 사건은 오랜 삼성의 탈법과 불법에 대한 문제제기가
문재인정부에서 현실화된 것 뿐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경제성장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합니다.
100명이 각 1억씩의 소득을 벌어서 50%를 소비한다면 50억을 소비하겠지만 1명이 100억을
소득으로 얻는다면 10억이나 소비하겠는지요.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이 높은 것이고 이들에게 소득이 더 돌아가도록 해야 국가의 경제도 잘 성장할수
있다는 말이죠.
빈익빈과 부익부가 자본주의의 운명이라면 결국은 자본은 소수에게 집중되고 그것은 경제적으로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죠.
시장이 만능이라는 자본주의의 이념에 따라도 그럴진대 이들이 부패한 정권과 결탁하여 더 많은 부를
축적하려고 해온 것이 지난 정부까지의 행태였습니다.
소득주도성장이 그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렇게 이해합니다.
삼바의 경우는 시장의 원리 또한 파괴한 것이니 당연히 이에 대하여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간단한
판단입니다.
삼성이라는 무소불위의 자본권력이 수십년의 주류지배층을 자본의 힘으로 손아귀에 장악하고 있었고
그 대결의 국면에 여지 없이 정치인과 언론인 학자 법조인들 동원되지 않은 자원이 없는 상황입니다.
삼바에 대하여 분식회계로 결론 났을 때 상장폐지가 불가피하고 이로인해 주식시장이나 우리나의
경제에 치명적인 손실을 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삼성이 여지껏 뿌려놓은 프레임이고 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손해가 1이라면 이로인해 우리사회가 삼성의 프레임과 환상이 깨지면서 건강성을 회복하여 100이
아니라 수천만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삼성은 괜찮아 라는 프레임, 그래도 삼성은 이번에도 무사할 거야 라는 프레임, 법위의 삼성,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라는 프레임이 이번에는 깨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바이러스가 돼 버린 안철수가 입에 달고 다니던 4차산업시대는 저고용의 시대입니다. 그가 4차산업의
부가가치 못지않게 실업에 대하여 철학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말하는 것을 들어 본 기억이 없습니다.
독점자본의 폐해를 삼성이 상징한다고 보면, 강한 중소기업이 육성되어야 하고 시장에서 뿌리내리고
대부분의 고용을 책임지는 중소기업이 기업소득 중 더 많은 부분이 돌아가야 국가경제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것은 앞에서 얘기한 개개인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소득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삼바의 분식회계건이 사실 회계용어들이 난무하면서 이해하기가 어려워 개인적으로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려고 했고 1차로 한번 적었지만 이번 다시 핵심사항을 중심으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인 머리속에게 나올리 만무하지요. 아래 한겨레에 5월 15일자 홍익대 전성인 경제과교수의
기고문을 참조하고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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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8.05.15
지난 5월1일, 세상이 변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회계처리가
고의성이 있는 분식회계라는 잠정 결론을 내리고 조치사전통보서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보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 사실을 숨기고 물밑에서 조율할 수도 있고, 공개적으로 치고 나갈 수도 있었다.
통상 삼성이 취해왔던 태도로 본다면 전자를 선택했을 법도 하다. 그런데 삼성은 이번에 후자를 택했다.
5월2일. 삼바 임원이 세 사람이나 나와서 금감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언론사 경영진은 내심 만세를
불렀다. 2015년 7월 이후 모처럼 언론계에 ‘큰 장(場)’이 섰기 때문이다. 홍수처럼 많은 보도가 쏟아졌다
.(나중에 삼성의 홍보비 예산 지출을 볼 수 있다면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그런데 대중은 혼란스러웠다. 정작 금감원이 문제삼은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알려진 영역에서 다투었다. 그것은 삼바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이하 “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이 어떻고,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소위 K-IFRS라는 것)이 어떻고 하는
논란이 그것이다. 이 말은 회계학 전공자들에게는 “한국말”일지 모르지만, 필자와 같은 경제학
교수에게도 상당 부분 “외계어”다. 하물며 일반 사람들에 있어서랴. 언론들이 어떻게 이 말을
이해하고 분석 기사를 쓰는지 신기할 뿐이다.
물론 이런 논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분식회계의 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이런
측면에서 “결정적 증거(소위 스모킹 건)”가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무엇인가 진실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무엇인가 더 큰 그림, 이 모든 일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관된 논리가 부족한 듯 보였다. 그래서 처음부터 언론기사와 인터넷을 다시 뒤지기 시작했다.
이하는 그 촌스러운 노력의 결과다. 그리고 필자가 도달한 결론은 이것이었다. “문제는 제일모직이야!
바보야.” 이제 필자는 그 길을 안내해 보려고 한다. 그 길은 구불구불하고 좁은 길이다. 독자들에게
약간의 인내를 부탁드린다.
첫 번째 실마리:JTBC 화면 속의 종이 한 장
필자가 가장 먼저 출발한 곳은 금감원의 정확한 워딩을 찾는 것이었다. 봇물처럼 터져 나온 언론보도의
홍수 속에서도 금감원의 판단 논거는 찾기 어려웠다. 여기 가뭄의 단비처럼 등장한 것이 JTBC 방송에
어렴풋하게 찍힌 종이 한 장이었다.
흐릿한 화면 속에서 억지로 식별할 수 있던 부분은 “(2) 지적사항”이라고 된 문서 하단의 문단속에
포함된 “주주社의 합병회계처리”와 “에피스” 정도의 단어 뿐이었다. 이것 자체만으로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금감원이 쳐다봤던 곳, 또는 삼성이 변명했던 곳은 현재 언론이
신나게 떠들고 있는 부분과 약간 달랐다는 “촉”은 분명했다. 언론은 에피스의 콜옵션을 얘기하고
있는데, 주주사의 합병회계처리라니. 무엇인가 다른 것이 있구나.
두 번째 실마리: 심상정 의원의 블로그
삼바 사태가 터졌을 때 가장 기민하게 움직인 곳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이었다. 심 의원은 이 문제가
터진 당일인 5월 2일자 블로그를 통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 안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었다.
“또한 2015년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회계처리를 위해서 삼성 바이오에피스 주식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을 뿐입니다. 주식을 평가할 것 밖에 한 일이 없는데 그걸 근거로 마치 지배력이
변동하는 유의미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해서 에피스 주식을 공정가치로 평가했다는 점입니다.
”(심상정 “삼바 회계 위반, 사실상 이재용 경영권 승계 위반”)
아, 이거였구나.
JTBC 방송 화면에 잡힌 그 수수께끼 같은 단어 “주주社의 합병회계처리”란 곧 “2015년에 있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회계처리”를 말하는 것이구나. 거기서 무슨 일이 벌어졌구나. 적어도
에피스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가 있었고 이것이 사건의 실마리였던 것이다.
첫 번째 확인:통합 삼성물산의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나타난 에피스 가치
그래서 찾아간 곳이 통합 삼성물산이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후 살아남은 법인(존속법인)은
제일모직이었지만, 이 회사가 이름을 삼성물산으로 바꾸었다. 따라서 합병 직후 제일모직의
합병회계처리를 확인하려면 “삼성물산”의 재무제표를 봐야 한다.(독자들중에 헷갈리실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이렇게 할 수 있단다. 조금만 더 인내 부탁드린다.)
과연 여러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에피스 주식의 공정가치를 4조8천억원으로 평가한 부분이 있을까?
있었다. 여러 곳에 있었다.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대한 해설이 수록된 연결감사보고서에서
이 수치 뿐만 아니라 왜 합병회계 과정에서 에피스 주식가치를 다시 평가했어야 하는지그 사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통합 삼성물산이 합병 이후에 에피스 주식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삼바 때문이었다.
삼바가 삼성물산의 종속기업으로 새롭게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종속기업이란 기본적으로 삼성물산이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지배하는 회사를 말한다. 통합 이전에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은 삼바의
주식을 각각 46.79%, 4.25%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두 회사가 합병을 하면서 통합 삼성물산의
삼바 지분율이 51.04%(=46.79%+4.25%)로 상승하게 되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삼바가
통합 삼성물산의 종속기업이 되었고, 따라서 에피스 주식의 가치도 공정가치로 다시 평가하게 된
것이다.
에피스 주식을 공정가치로 평가한 금액은 이미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4조8천억원이다.
통합 삼성물산의 2015년도말 현재의 연결감사보고서 제69쪽을 보는 것이 가장 편하다. 아래의
<표 1>을 보면 에피스 주식에 대해 “사업결합으로 인한 취득”이라는 명목으로 그 공정가치를
4조8천억원(표의 빨간색 타원형 안의 수치)으로 인식하고 있다.
<표 1> 2015년말 현재 통합 삼성물산의 연결감사보고서 제69쪽의 에피스 가치평가액
에피스는 또한 삼바의 요즘 주장처럼 관계기업으로 수록되어 있다.(아래 <표2> 참조) 삼바는 통합
삼성물산의 종속기업이지만, 에피스에 대해서는 지배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에피스는 삼성물산의
종속기업으로 볼 수는 없고 단순히 관계기업이라는 것이다. 듣던 대로 그대로 회계처리가 되어
있었다. 여기까지는 적어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표 2> 2015년말 현재 통합 삼성물산 연결감사보고서 제20쪽상의 에피스의 지위
흐음 . 이게 다란 말인가 ? 결국 논란거리는 언론들이 익히 떠들었던 에피스에 대한 삼바의 회계처리
부분밖에 없는 것인가 ?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봤다 . 그렇다면 삼바는 어떻게 평가했을까 ?
혹시 여기에 무언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
두 번째 확인 그리고 첫 번재 의문: 2015년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실제로 그렇다면 삼바의 회계처리는 어떠했을까? 삼바는 에피스가 종속기업에서 빠져나감으로써
연결 재무제표를 더 이상 작성하지 않고, 별도 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하여 2015년 감사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수치는 <표 3>에 제시하였다.
<표 3> 삼바 감사보고서 제36쪽 상의 에피스 주식가치 평가액
위 < 표 3> 에는 문제의 4 조 8 천억원이 취득 당시의 에피스의 공정가치로 평가되었다 . 그리고
지분법상 손익은 발생하지 않았다 . 이 말은 에피스의 공정가치가 4 조 8 천억원이라는 평가가
기말인 2015.12.31. 에 이루어졌다 는 뜻일 것이다 . 흐음 . 아무 문제가 정말 없는 것인가 ?
어, 이거 이상한데? 그 때 필자의 머릿속을 섬광처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똑같은 에피스를 두고 통합 삼성물산의 가치평가와 삼바의 가치평가가 다른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표 1>을 다시 살펴 보자. 뭐가 다르지? 어, 정말 다르네?
다음의 <표 4>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표 1>을 다시 제시한 것이다. 이번에는 빨간색
직사각형의 숫자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 통합 삼성물산의 회계처리를 담당했던 삼일회계법인은
에피스의 가치를 4조8천억원으로 평가한 데 그치지 않고, 합병이 발생한 2015년 9월 1일 현재
이후 연말까지 발생한 손실 약 1천억원을 추가로 반영하여 최종적으로 “기말 장부가액”은
4조6,900억원(표의 빨간색 직사각형 안의 수치)으로 약간 감액하여 기입하였다.
<표 4> 2015년말 현재 통합 삼성물산의 연결감사보고서 제69쪽의 에피스의 기말 장부가액
결국 삼성물산은 2015.9.1. 현재 에피스의 가치가 4조8천억원이고 (그 후 가치가 감소해서)
2015.12.31. 현재 가치는 4조6,900억원이라고 봤는데, 삼바는 2015.12.31.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에피스 가치가 4조8천억이라고 보았다. 이게 말이 되나? 통합 삼성물산의 가치평가가 맞다면
2015년말 현재 에피스의 공정가치는 4조6,900억원이어야 하고, 만일 삼바의 가치평가대로 2015년말
현재 에피스의 공정가치가 4조8천억원이라면, 통합 삼성물산의 9월 1일 현재 평가액은 그보다
더 큰 숫자여야 한다. 왜냐 하면 4개월이 흐르는 동안 에피스는 언제나처럼 계속 손실을 발생시켰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치가 감소하고 있는 동일한 회사에 대해 4개월의 시차를 두고 평가를 했는데
삼성물산과 삼바의 평가금액이 완전히 동일한 것이다. 아무리 회계가 고무줄이라고 해도 이게 말이
되는가? 둘 중 하나는 분식 아닌가?
평가시점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 기준일을 기준으로 구 삼성물산의 자산과
부채를 제일모직이 넘겨 받았기 때문에 2015.9.1.이 평가 기준일이 되어야 할 것이고, 삼바의
경우에는 지배권을 상실한 때를 공정가치 평가 기준일로 봐야 할 것인데, 그 시점이 아마도 연말인
듯 하기 때문에 2015.12.31.이 평가 기준일이다. 따라서 문제의 본질은 평가시점이 다른 것이 아니라,
이 4개월동안 1천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에 공정가치의 평가 금액이 달라야 하는데 똑같은
것이 문제다. 도대체 에피스의 공정가치가 4조8천억원이라는 이 수치는 누가 언제 무슨 목적으로 만든 것일까?
4조8천억원의 출처를 찾아서: 통합 삼성물산의 2015년 9월말 현재의 분기보고서
통합 삼성물산은 분기보고서를 발표한다. (반면에 삼바는 비상장 기업이라 이 때까지는 원칙적으로
1년에 한 번 (연결)감사보고서를 발간한다.) 따라서 합병 직후 에피스의 가치평가 관련하여 삼성물산
또는 삼바에 어떤 일이 있어났는지를 살펴 보는 가장 좋은 공개자료는 통합 삼성물산의 2015.9.30.
현재 분기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삼일회계법인이 작성했고 2015.11.16.일자로 발표되었다.
그런데 이 3분기 감사보고서를 아무리 찾아 보아도 에피스의 공정가치 평가액을 찾을 수 없었다.
왜 그럴까? 감사보고서와 씨름하던 필자는 매우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2015.9.30. 현재 통합
삼성물산은 삼바와 에피스 모두를 삼성물산의 종속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래 <표 5> 참조)
<표 5> 통합 삼성물산의 2015.9.30. 현재 분기보고서 제15쪽, 제20쪽 상의 종속기업 현황
종속기업의 종속기업은 종속기업이다. 따라서 삼성물산이 삼바와 에피스 모두를 종속기업으로
인식했다는 것은 에피스가 삼바의 종속기업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다가 “4분기 중에 어떤 중대한
사정 변경”(예를 들어 에피스의 또 다른 주주인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객관적이고도
명백한 의사표시같은 것)이 있어서 삼바가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고, 그 결과 에피스를
종속기업이 아니라 관계기업으로 변경해서 분류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말이 된다. 물론 삼바는 4분기 중에 중대한 사정 변경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필요는 남아 있지만. (또한 계속 왜 에피스의 합병 기준일인 2015.9.1. 현재의 취득금액을
4조8천억원으로 보았는지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이런 설명은 또 다른 의문을 만들어 냈다. 왜냐 하면 이런 설명은 지난 5월 2일에 있었던
삼바의 기자회견 자료와 후속하는 언론보도상의 증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점은 필자가 도저히 해소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필자는 이 모순이 분식회계의 존재와
그 고의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라고 생각한다. 다음 절을 보자
분식회계의 첫 번째 증거: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의향과 에피스 회계처리 간의 상충
통합 삼성물산의 분기보고서와 연말 보고서에 나타난 에피스 회계처리는 그것만 보면 합리적
설명이 가능하지만 지난 5월2일의 삼바 기자회견 자료와 후속하는 언론보도의 내용과는 양립할
수 없다.
우선 삼바의 5월 2일자 기자회견 자료부터 보자. 삼바의 홈페이지에 떠 있는 기자회견 자료의
제3쪽(<표 6> 참조)에 보면 삼바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관련 letter를 받은 시점은 2015.7.
즉 3분기초인 것으로 나와 있다.
<표 6> 2018.5.2. 삼바 기자회견 자료 제3쪽에 나타난 콜옵션 레터 수령시기
그런데 다른 언론보도를 보면 이 콜옵션 레터는 삼바가 먼저 요구한 것이고, 또한 이 콜옵션
레터에 나타난 콜옵션 행사 가능성은 최종적으로 무산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수 언론의 보도가
있는데 최초의 단독보도를 했던 곳은 뉴스1이다.
<표 7> 2018.5.3.자 뉴스1의 기사에 나타난 콜옵션의 유도 주체 및 최종 귀결
위 기사에 따르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는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삼바에 의해 “유도된 것”일 수
있고, 또 초기에 설왕설래가 있다가 최종적으로 무산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콜옵션 행사
가능성 때문에 지배권을 상실했다는 앞의 <표 2>에 나타난 각주는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콜옵션 행사가 정말 최종적으로 무산되었는지, 또 무산되었다면 그 시기가 언제였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한편, 5월9일자 JTBC보도(아래)는 위 뉴스1 기사보다 약간 더 상세한 내용을 전해주고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과정에서 콜옵션 행사를 먼저 요구한 측은 삼바쪽인데, 바이오젠이
유럽외 지역의 판권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되고 결국 바이오젠은 콜 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JTBC 이외에 이와 유사한 내용을 보도한 언론보도는 많다. 예를 들어 국민일보의 5월 10일자
쿠키뉴스(http://www.kukinews.com/news/article.html?no=547522), KBS의 같은 날
방송 보도(http://news.kbs.co.kr/news/view.do?ncd=3647527&ref=D), 그리고 그 다음날인 5월 11일자
조선비즈 보도 등이 그것이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사실관계는 서로 모순된다는 것이다. 왜냐 하면 통합 삼성물산은 삼바가 콜옵션
레터를 받아서 상대적으로 콜옵션 행사의 가능서이 컸던 3분기에는 거꾸로 삼바가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았고, 반대로 콜옵션이 행사가 확정적으로 무산된 연말 시점에서는
거꾸로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삼바가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게 말이 되나? 콜옵션 행사 가능성 때문에 지배력 판단을 바꾸었다고 주장하면서,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비교적 높았던 3분기에는 지배력 불변, 콜옵션 행사 무산을 통보받은 4분기에는 지배력
상실! 필자는 어떤 논리로도 이를 합리화할 수 없다. 더구나 최초 콜옵션 행사 유도는 삼바측이
요청한 것이라고? 이런 상황에서 연말에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평가한 것은 결국 “고의적인 분식”
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물론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바이오젠의 통보 시기가 언제인지는 언론보도에 명시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러나 그 시기가 언제건 그런 통보가 있었다면 위의 “고의적 분식” 판단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 통보가 2015년말 이전에 있었다면 연말 시점에는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으므로 이런 사실과 반대로 회계처리한 것은 고의적 분식이다.
그리고 이 통보가 2015년말 이후에 있었다면 2016년 이후의 회계처리가 고의적 분식이 된다.
왜냐 하면 통보 시점 이후에는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이 객관적이고 명백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삼바의 기자회견 자료와 언론보도에 따르면 통합 삼성물산의 회계처리는 “고의적 분식”이고, 삼바의 회계처리 역시 “고의적인 분식”이라고 봐야 한다.
삼바의 가능한 반론: 콜옵션 행사 포기에도 불구하고 에피스 가치가 높아서 콜옵션 행사의
객관적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
2015년 3분기에는 삼바가 에피스를 지배했지만, 2015년 4분기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지배력을
상실했다는 점을 합리화하는 다른 반론은 정말 없는 것인가? 필자가 생각하는 범위내에서는 없다.
그나마 유일하게 우겨 볼 수 있는 논리가 비록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지만,
에피스 가치가 높아져서 소위 “깊은 내가격 상태(기업가치가 콜옵션의 행사 가격보다 높아서
콜옵션을 행사하면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태)”가 나타났고, 이것 때문에 바이오젠의 통보를 믿을 수
없어서 지배력 상실 판단을 했다는 정도이다.
이것 자체가 대단히 억지스런 주장이다.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않겠다고 했지만 삼바가
이를 믿을 수 없어서 지배력 상실 판단을 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논거의 억지스러움은
별론으로 하고, 과연 에피스의 가치가 정말로 높았는가는 한 번 검증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또한 앞에서 제기했지만 해소되지 않은 의혹인 “에피스의 공정가치가 4조8천억원이라는
숫자를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 낸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세 번째 확인과 반론의 기각: 누가 언제 4조8천억원이라는 숫자를 만들었나?
에피스의 가치가 4조8천억원이라는 숫자는 누가 만들었을까? 최근의 언론보도가 이에 대한 매우
귀중한 사실을 전했다. 5월 9일자 중앙일보(아래)에 따르면 그 주체는 안진회계법인이었다.
위 중앙일보 보도는 삼바의 “가능한 반론”이 성립할 수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왜냐 하면 옵션
행사의 객관적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소위 “깊은 내가격 발생” 주장은 에피스의 공정가치가
4조8천억에 달하는 아주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런데 위 중앙일보의
보도는 이런 가치평가가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받지 못해” “세밀한 분석을 거치지 않은”
수치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 수치가 만들어진 시점이 2015년 8월 부근이라는 점이다. 즉 3분기에
만들어졌다. 따라서 만일 에피스 가치가 4조8천억이라는 엄청난 수준에 달한다는 점과 그에
따라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면 삼성물산은 9월말 현재로
분기보고서를 작성할 때 에피스를 관계기업으로 변경했어야 한다. 더구나 3분기는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바이오젠의 레터는 받은 때가 아닌가. 그런데 삼성물산은 삼바가 7월에 에피스
주식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바이오젠의 레터를 받고, 에피스의 공정가치가 “무려
” 4조8천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8월에 안진을 통해 알았으면서도 11월 16일자로 발간한 9월말
분기보고서에 에피스를 삼바의 종속기업으로 회계처리했다.
그리고 나서 얼마 뒤 연말 기준으로 회계처리를 할 때는 콜옵션 행사도 무산되고, 특별히 에피스의
가치가 상승한 것도 없는데 (오히려 삼성물산은 9월 1일 이후 에피스의 가치가 1천억원이 넘게
감소한 4조6,900억으로 줄어들었다고 장부에 기재하면서) 콜옵션 행사 가능성 증가와
에피스 가치 증가를 이유로 삼바가 에피스에 대해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보았던 것이다.
이게 고의적 분식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결국 비록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2015년말 경에 에피스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져서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했다는 반론도 전혀 성립할 수 없는 것이다.
이로써 삼바 회계처리가 분식일 뿐만 아니라 매우 고의성이 농후한 것이었다는 점과 이를
변호할 수 있는 반론이 전혀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은 명쾌해졌다. 그런데 의문은 남는다.
도대체 왜 이런 고의적 분식을 했을까? 누가 들어도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바이오젠으로부터 통보받고 난 후에, 8월달에 대충대충 평가한 안진 보고서를 잘 들여다
보니까 바이오젠 말을 믿지 못하겠어서 콜옵션을 결국 행사할 것이고 따라서 나는 91%가
넘게 지배하는 회사를 뺏길 것이라고 걱정되어 지배력 상실 판단을 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데,
이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왜 분식을 했을까? 그리고 삼일과 삼정은 왜 그런 장부처리를
적정하다고 면죄부를 주었을까? 이 정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찾아 갈 곳은 딱 한 곳밖에 없다.
그렇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의 변칙적 합병. 그것이 이 모든 것의 시발점이었다.
이 모든 것의 시작: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자!
많은 사람들은 삼바의 고의적 분식회계의 원초적 진원지로 2015년 7월에 있었던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꼽는다. 그 때 구 삼성물산의 가치는 저평가 되고, 제일모직(후에 통합 삼성물산
이 됨)의 가치는 뻥튀기 되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이제 그 때로 되돌아 가서 과연 이런
시각이 증거에 기초한 정확한 문제제기인지 살펴 보자.
삼바는 제일모직이 소유한 회사였다. 따라서 삼바 가치가 뻥튀기 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합병 당시 제일모직의 공정가치 평가가 어떠했는가를 살펴 보아야 한다. 다만 그리로 가기 전에
사전작업을 하나 해 둘 필요가 있다.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통합 직후 삼성물산은 삼바의 공정가치
평가를 했다. 그 수치를 먼저 확인하고 가면 합병 당시 돌아다녔던 수치가 뻥튀기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통합 삼성물산의 분기 연결감사보고서 제88쪽 (연말 기준 연결감사보고서 기준으로는 제124쪽)에 제시된 수치는 <표 10>과 같다.
<표 8> 2015.9.30. 분기 연결감사보고서 제88쪽상의 삼바 공정가치 평가액
46.79%의 가치가 3조2천억원이라고? 그렇다면 삼바 전체의 가치는 100%에 해당하는 값을
구하는 비례식을 풀면 된다. 구체적으로 그 가치는 3조2천억원(3,205,223백만원)/0.4679
= 6조8,500억원(6,850,237백만원)이 된다. 어, 그런데 뭐가 좀 이상하다? 이 숫자 너무
작은 거 아니야? 잘못 계산했나?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이 숫자는 너무 작았다. 혹시나 잘못 계산을 했을지 몰라서
다른 방식으로 검산을 해 보려고 했다. 그래서 별도 재무제표로 가 보았다. 이 표를 보는 것은
너무 어려워서 언제나 어려울 때면 찾아 가는 전문 회계사의 도움을 받았다. 그 내용은 약간
복잡해서 여기에 간단히만 적겠다. 별도 재무제표상의 입장에서는 새로 취득하는 구 삼성물산의
삼바 지분 4.25%만 공정가치로 평가하면 되었다. 그런데 약간의 계산과정을 거쳐 “합병으로
인한 증감” 항목을 기본으로 유상증자 액수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회계사가 찾아 낸 4.25%의
공정가치는 2,900억원(291,135백만원)이었다. 이 수치를 기본으로 하여 삼바의 총가치를
구하면 2,900억원/0.0425 = 6조8,500억원(6,850,237백만원)이 된다. 연결 쪽에서 찾아낸
수치와 정확히 똑같은 수치였다.
숫자는 확실했다. 통합 삼성물산이 2015년말 현재로 추정한 삼바의 공정가치는
6조8,500억원이었다. 이제는 이 수치가 왜 작다고 생각했는지 그 기억만 되살려
내면 되는 것이었다. 어디에서 봤더라......
드러나는 진실: 다시 찾아본 국민연금의 적정가치 산출보고서에 나타난 뻥튀기의 실상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 하나. 맞아.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조사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위원회 자료에서 그 수치를 봤다. 그래서 1년이 넘게 들여다 보지 않았던 국민연금의
적정가치 산출보고서를 꺼내서 먼지를 떨었다. 2015.7.10. 현재로 작성된 보고서다.
이 보고서의 마지막 장을 보면 합병을 앞두고 제일모직의 가치를 평가한 4개 기관
(국민연금리서치팀, ISS, 딜로이트(안진), KPMG(삼정))의 평가가 나타나 있다.
그래 여기서 봤어. 아래 <표 11>에 그 결과가 요약되어 있다.
<표 9> 국민연금이 2015.7.10.에 작성한 적정가치 산출 보고서중 제일모직 부분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딜로이트라고 불리기도 하는 안진회계법인과 KPMG라고도 불리는
삼정회계법인의 삼바의 지분가치(이 당시 지분율은 46.3%였다) 평가액은 8조원을 훌쩍 넘었다
. 지분가치가 이 정도이니 이들 두 회계법인이 평가한 삼바의 총가치는 2배가 약간 넘은
수준으로 대략 19조원 정도 된다.
두 회계법인의 가치평가가 있었던 때는 대략 2015년 5월말에서 7월초 정도로 추산된다.
그런데 불과 3개월 ~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아서 19조원이라는 기업가치가 6조8,500억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특히 안진의 평가는 대단히 의심스럽다. 46.3%의 가치가
8.9조원(8,936십억원)이라면 100%의 가치는 약 19조3천억원이 된다. 그런데 8월달
기준 가치평가에서 이 수치가 1/3토막으로 줄어든 것이다. 아무리 회계는 고무줄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너무했다. 더구나 <표 9>에서 인용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삼바 가치의 핵심을
이루는 에피스 가치는 세밀한 평가를 하지 못하고 적당히 4조8천억원으로 추산했다고 하지
않는가? 이것은 상식을 넘어도 한참 넘은 상황이다. 바로 이 점이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엉터리였던 핵심적인 이유였다.
만일 19조원 대신에 6조8,500억원(이 수치조차 뻥튀기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를 이용했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까? 그것의 46.3%가 지분가치이니까 대략 3조2천억원쯤 된다. 그렇다면
<표 2>의 숫자중 ISS를 제외하고 국민연금, 딜로이트(안진), KPMG(삼정) 수치는 모두
최소 3조원에서 최대 5조7천억 정도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삼정의 경우를 보면, 과대평가액은 8.6조원-3.2조원 = 5.4조원 정도가 되고
이를 최종가치에서 빼주면 19.8조원-5.4조원 = 14.4조원 정도 된다. 그러면 ISS의 추정치인
13.4조원과 대략 1조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만일 삼바의 공정가치가
6조8,500억원보다 조금 줄어들 경우 이 차이는 더욱 작아질 수 있다.
결국 여기서 이번 “창조적 회계처리”의 큰 그림이 드러난다.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의
합병비율 왜곡에 가장 혁혁한 기여를 한 요인은 두 회계법인이 제일모직이 보유했던 삼바의
기업가치를 19조원(지분 가치로는 8.6조원에서 8.9조원) 내외로 “창조적이고 과감하게
평가”한 점이다. 문제는 이 창조적 회계처리가 합병 이후에도 어느 정도까지는 현실 수치로
합리화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가뜩이나 논란의 대상이었던 합병비율이
사실은 가짜였다는 지적에서 자유스럽기 어렵다. 그래서 무슨 수를 쓰던지 삼바의 가치를
급속하게 부풀릴 필요가 있었다.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을 이유로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그 위상을 바꾸고 그 결과로 새로운 공정가치 평가를 한 이유는 아마도
이 부분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에피스 가치평가 논란의 근본적인 핵심은
콜옵션 행사 문제가 아니라 2015년 7월에 있었던 제일모직에 대한 가치평가 문제인 것이다.
그래 문제는 제일모직이었어.
분식회계의 절실한 필요성:뻥튀기의 신속한 사후 합리화를 위해서는 상장이 꼭 필요했다
삼성이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의 합병을 억지로 성사시킨 후 그 후유증은 간단치 않았다.
우선 이 합병에 의해 신규 순환출자가 생겼다. 그래서 공정위를 상대로 매각 대상 주식규모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로비를 한 부분은 그래서 생긴 것이다.
그런데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삼바 가치가 19조원 내외라는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
이 숫자를 어떻게든 합리화 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2015년 3분기에 공정가치 평가를 할 수 있으니
이 때 눈 한 번 질끈 감고 뻥튀기를 하면 어떨까? 그러나 최종적으로 확정된 숫자가 6조8,500억원
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19.3조원의 숫자는 이런 정도의 분식으로는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엄청난 숫자였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삼바의 가치를 6조원 대에서 19조원 내외로 급격하게 증가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상장이었다. (삼바는 5월 2일의 기자회견에서 계열사 출자로 자본 충실화를 기할 수
있다면서 분식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상장의 진정한 목적이 “삼바 가치의 급속한 증가”
였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계열사 출자만을 통해서는 6조원 회사를 19조원 회사로 바꾸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을 위해서 삼바를 “예쁘게 치장”할 필요가 있었다.
아무리 삼성의 계열회사라고 해도 년년세세로 적자를 내는 회사가 억지로 규정 바꿔서 상장을 한들
그 누가 미친 듯이 그 주식을 사겠으며, 어느 세월에 그 가치를 19조원으로 만들겠는가? 분식은
상장을 통한 가치 급등 전략의 필수조건이었던 것이다.
피할 수 없는 결론: 분식회계는 결국 무리한 합병의 사후 합리화였다.
분식(粉飾)이란 분가루로 치장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분식회계란 회계장부를 억지로 예쁘게
만드는 것이다. 삼성은 2015년 하반기에 이재용 삼성부회장의 승계를 뒤치다꺼리 하느라 또
다시 분식이라는 무리수를 두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세상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지금 드러나고 있는 것은 떡칠한 분가루 속에 자리하고
있던 터무니없을 정도로 추악한 민낯이다. 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바로잡는 것이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다. 그것은 한편으로 국정농단 사건의 가장 중요한 축이었던 “삼성 승계 편법 지원”
을 정의롭게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촛불혁명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며,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기도 하다.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의 합병을 발표한 날이
2015년 5월 26일이다. 정확히 3년전이다. 그 때 우리 사회는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이제 천재일우의 기회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똑같은 우를 다시 범해서는 안된다.
쓰다 보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다. 끝까지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함께 걸어 준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44601.html#csidx11a245d9d6568be8a2ba5786792c0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