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풍습 2
이스라엘의 옷감(2)
1. 세마포
양털과 함께 성서시대 이스라엘에서 중요한 옷감 재료였던 세마포는 아마(flax)의 줄기에서 뽑아낸 섬유입니다. 아마는 습지에서 자라는데 이집트 산이 최고의 상품으로 간주되었습니다.
비가 아닌 강물을 끌어들인 관개 기술로 재배한 아마가 최상품이었는데, 이집트는 나일 강을 따라 B.C 4,500년부터 아마를 재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집트 왕인 바로의 시체는 부패를 방지하는 미이라 처리를 한 후 엄청난 양의 세마포 천으로 싸서 장례식을 거행하였습니다.
세마포 천으로 시체를 싸는 풍습은 이스라엘에도 전해 졌습니다. 예수님의 시체도 세마포로 쌌습니다.
“이에 예수의 시체를 가져다가 유대인의 장례법대로 그 향품과 함께 세마포로 쌌더라” (요 19:40)
신이 이집트에 내려준 최고의 선물 나일 강, 그 강변에서 자라는 아마 줄기로 만든 세마포는 이집트가 자랑하는 최고의 특산품이었습니다.
비록 이집트산과 같은 최상급은 아닐지라도 이스라엘에서도 아마 재배가 이루어졌습니다. 사시사철 따뜻한 여리고를 중심으로 아마를 재배했는데, 처음에는 세마포 천이 아니라 아마 씨를 짜서 얻는 기름이 아마를 재배하는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올리브 기름이 알려지기 전까지 아마 씨의 기름은 고대 이스라엘에서 더 일반적이었습니다.
이후 아마 줄기에서 섬유(fiber)를 얻어 세마포 천을 만들게 되어 보편적으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씨가 씨낭에 가득 찰 무렵에 뿌리째 뽑아 물에 일정 시간 담근 후 뻣뻣한 줄기를 부드럽게 합니다. 이후 햇빛에 말렸습니다. 성서시대 이스라엘에서는 주로 지붕에서 아마의 줄기를 말렸습니다.
기생 라합의 집에 숨었던 이스라엘의 정탐꾼들이 지붕 위에서 말리고 있던 ‘삼대’(아마의 줄기) 속에 숨어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가 이미 그들을 이끌고 지붕에 올라가서 그 지붕에 벌여 놓은 삼대에 숨겼더라” (수 2:6)
2. 꺼져가는 심지
아마의 줄기는 말려서 세마포 천으로 사용합니다. 이 줄기에서 긴 섬유(fiber)는 실로 만들 수 있지만 부러지거나 짧은 아마의 섬유는 올리브 램프의 심지로 사용하였습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기를 심판하여 이길 때까지 하리니” (마 12:20)
여기에서 심지는 아마의 섬유를 의미합니다.
또한 평민이 입던 양털 옷과 달리 세마포 천으로 만든 베옷은 가격이 비싸 상류층이 입었습니다.
3. 실뽑기
실뽑기는 집 안에서 여자들이 하던 일입니다. 실뽑기에 사용되는 재료에는 양털, 염소털, 아마 등이 있었는데, 가장 수월한 재료는 아마였습니다. 성막 안의 수많은 휘장에 쓰일 다양한 색깔의 실을 만드는데도 여인들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실을 뽑기 위해서는 실톳대와 가락이 필요합니다. 잠언에 나오는 현숙한 여인의 여러 가지 일 가운데 실톳대와 가락을 가지고 실을 뽑는 작업이 나옵니다.
“손으로 솜뭉치(실톳대)를 들고 손가락으로 가락을 잡으며” (잠 31:19)
4. 옷감 짜는 베틀
뽑아낸 실을 이용해 옷감을 짜는 베틀은 B.C7000년부터 사용되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수평형보다 수직형 베틀이 보편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수직형 베틀은 2개의 수직 막대기와 1개의 수평막대기로 구성되었는데, 수평막대기에 날줄을 줄줄이 매달고, 날줄을 탱탱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끝에 방추돌을 매달았습니다. 베틀 채를 올렸다 내렸다 반복함으로써 날줄이 서로 엉키지 않도록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