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작품을 통해 이웃에게 기쁨 전하고 싶어
얼부푼 바위틈에 살포시 고개 드는
노오란 병아리 부리 물기 터는 몸짓으로
이 아침 빛살을 휘감고
눈을 뜨는 숨소리
기왓골 이랑마다 물방울로 떨어지는
투명한 새 울음에 꽃잎들이 벙그는 한낮
천년 밖 고도의 하늘이
드문드문 눈을 뜬다.<시‘숨결’ 전문, 조순호作>
지난 6월 8일 경주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제 21회 경주시 문화상 문학 부문을 수상한 조순호 시인의 시조 ‘숨결’ 전문을 소개한다. 조순호 시인은 노오란 병아리가 부리로 물기를 터는 것이 보이는 시인이며 꽃잎 벙그는 모양에서 천년 밖 고도의 하늘이 눈뜨는 것을 느끼는 시인이다. 항상 긍정적이며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시인의 일상이 그런 심상의 밭을 가꾸었으리라.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시민에게 시상하는 '제21회 경주시 문화상' 문학부문 수상자로 시인이 선정됐다는 소식에 많은 지인들은 진심으로 축하를 보냈다. 조순호시인은 1943년 영천시 화남면 삼창리 현고에서 태어나 산동중․고등학교, 안동교육대학, 영남대학교 2부 대학 국문학과, 영남대학교 교육대학원(국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시인은 침산초등학교를 초임으로 교직생활을 시작했으며 경주와의 인연은 젊은 날에 비롯됐다. 양남중학교, 외동중학교, 경주여자중학교, 계림중학교, 포항여자전자고등학교, 경주디자인고등학교 끝으로 만 36년간 교직 생활을 정년퇴임하고 경주시 서부동 명사마을에서 고즈넉이 책을 읽고 시를 쓴다.
조순호 시인의 시조창작은 우연한 기회에 시작됐다. 1980년 1월 전 경북문협 조주환 회장과 시조문학의 계승발전을 위해 헌신한 월하 리태극 박사를 만나면서였다.
그로부터 5년 후 ‘맥시조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경주문인협회 회원이 되었고1993년 ‘문학세계’ 신인상, 1994년 ‘시조문학’을 천료하여 등단했다.
현재 활발한 창작욕을 불태우고 있는 조순호 시인은 ‘맥시조문학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 부지부장’, ‘영남시조문학회 부회장’, ‘경북문협 부지부회장’을 역임했으며, 경상북도문인협회 시화전 2회, 영․호남 예술교류 시화전 1회, ‘경북문학 100년사’ 발간위원회 집필위원, 편집 및 총무 간사로 활약했다. 논문으로는 ‘국민문학파의 시조 부흥운동 고찰’, 시집으로‘천년의 숨결’이 있다.
포상으로 모범공무원증 수상(국무총리), 국민훈장 홍조근정훈장 수훈(대통령), 제8회 경주문인협회상 수상에 이어 이번에 제21회 경주시문화상을 수상한 조순호 시인은
공무원 생활 35년 중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국무총리가 수여한 ‘모범공무원증’이었다고 전한다.
문인들만이라도 시조의 틀을 이해하고 중히 여겼으면 하는 조순호 시인의 시조사랑. 일본의 하이꾸 예를 들어가면서, 시조의 세계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신다. 문학이 인간의 참된 가치관을 회복하는데 큰 힘을 주리라 믿으며, 좋은 작품을 통해 이웃에게 기쁨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조순호 시인.
가족으로는 37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퇴임한 이경자씨와 장남 창배(사업)씨, 며느리 심이영(불국중학교 음악교사), 장녀 보원 (동천초등학교 교사)씨, 사위 전현준(동산의료원 레지던트)씨가 있다.
황명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