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어머니에게
어머니,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요?
유치원에 다닐 때와 초등학교 다닐 때 어버이날에 카드를 직접 만들어서 드린 적은 있지만 그 때는 수업시간에 숙제처럼 하던 것이어서 어떤 글을 썼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여 제 얼굴에 여드름이 나고 목소리에도 변화가 왔을 때, 저 자신도 당황스러웠지만, 그때 어머니께서 “우리 아들이 이제 다 커서 징그럽다”고 하여 조금은 섭섭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제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 한 집에 함께 살면서도 얼굴조차 볼 수 없는 날이 있을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 새삼 놀랍기도 하고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어머니는 멀리 있는 교회의 새벽기도를 가기 위해 새벽 4시면 나가시고, 저는 새벽 1시가 넘을 때 까지 밀린 공부와 숙제를 하느라 같은 집에 살면서도 어머니를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께서 새벽에 나가기 전에 제 방문을 열어 보시고 가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6시반에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서서 밤 11시까지 학원 수업을 하고 돌아오면 어머니는 아들의 얼굴이라도 보려고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마! 나 왔어!!”
“아들! 간식 먹고 자!!”
이 짧은 대화가 우리가 한 집에 살고 있다는 유일한 증거가 되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어머니 품에서 잠이 들었고, 어머니는 어린 저로 인하여 새벽에 일어나지 못할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제가 어린이로 있었을때는 어머니께서 언제나 제 곁에 계셨고, 제가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머리에 열이라도 있으면 밤이 맞도록 저를 안고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런 어머니께서 이제는 저를 다 자란 어른으로 생각하지는 않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도 어머니의 품이 그립고 어머니의 사랑이 아쉬운데 어머니와 저는 점점 멀어져 가는 느낌입니다. 이 모든 것이 공부 때문이고 성적 때문인지, 공부와 성적이 어머니와 저와의 가까웠던 관계마져도 멀어지게 한 것은 아닌지 알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이게 저 혼자만의 생각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땐 착잡하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어머니에게 이러한 제 생각을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어머니도 어머니의 일과 생활로 언제나 지쳐있고 잠이 부족한 것을 아는데 괜히 저의 말 때문에 염려하실 것 같기도 하고, 또 반대로 전혀 다른 말씀을 하실 것 같기도 하여 두렵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어머니,
어머니께서 없는 가운데서도 학원에 보내 주시고, 용돈도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용돈을 받으면서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못했는데 편지를 쓰게 되니 그제서야 감사를 표현하게 됩니다. 또 한편으로 죄송한 것은 어려운 형편가운데 학원까지 보내주시는데 저의 성적이 오르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저도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아 짜증이 납니다. 때로는 친구도 만날 시간이 없고, 좋아하는 축구도 하지 못하면서 시험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멈춰 있을땐 “내 머리가 이렇게 나쁜가”하며 절망적일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아버지로부터“홍모는 머리가 아주 좋고 천재에 가깝다”는 말을 들을땐 다시 용기를 내어 보지만 어떨땐 아버지의 말씀도 제 듣기 좋아라고 하신 말씀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어머니의 마음에 들고 싶고, 어머니의 위로가 되고 싶은 저는 저로 인하여 어머니께서 속상해 하지는 않을까? 저로 인하여 실망하고 낙심하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지만 저는 여전히 힘이 없고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릴 능력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2019년에도 어김없이 어버이날이 찾아 왔습니다. 작년에 드렸던 카네이션이 아직 어머니 방 화장대앞에 걸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버이날 아침에도 여전히 어머니는 새벽에 나가시고 보이지 않습니다. 작년에 드렸던 카네이션 옆에 2019년의 카네이션을 걸어 놓고 올해는 “어머니 보고싶습니다”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에 흡족하지 않고, 성적이 쑥쑥 오르지도 않지만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은 1등이고 싶고, 어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는 아들이고 싶습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어머니께서 저의 어머니이고 피곤하고 지친 가운데서 잠시라도 아들을 보고 싶어하는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남은 고교시절을 열심을 다하여서 어머니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행복한 날을 어머니께서 바라 볼 수 있도록 더욱 더 열심히 달려가는 하루하루가 되겠습니다. 어머니도 건강 잃지 않고 날마다 새 힘을 얻어서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게 서 있기를 기도합니다.
(2019년5월8일 어버이날에 막내아들 홍모 드림)
손홍모
2003년01월10일 부산출생
2015년03월30일 부산시교육청장배 학교클럽축구대회 준우승
2016년10월30일 부산시북부교육지원청장배 학교클럽축구대회 준우승
2017년07월10일 부산시북부교육지원청장배 학교클럽축구대회 준우승
2017년05월20일 청소년의 달 부산광역시장(서병수시장) 표창장 수상
2018년07월07일 부산시북부교육지원청장배 학교클럽축구대회 우승
2018년07월25일 부산시북부교육지원청장배 학교클럽축구대회 우승
2018년10월21일 부산시북부교육지원청장배 학교클럽축구대회 우승
2019년01월25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총회장 이승희목사) 최우수상 수상
2019년06월22일 여성가족부장관상(진선미장관) 대상 수상
2020년07월30일 교육부장관 국가장학생선발(유은혜장관)
2020년12월17일 아동권리보장원장상 우수상 수상
2021년10월18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감사편지 장려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