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 2017년 여름, 2019년 겨울 책 여행 기록과 2017년 철암 역사책 여행 기록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기록을 보며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 와 닿는 문장, 잘된 일,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 등을 발췌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사례를 통해 배운 점을 소제목 붙여가며 기록했습니다.
[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 2017년 여름 책 여행 ]
말의 힘
“존재만으로도 사랑받을만한 귀한 아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말을 많이 해주며 존중해야겠다.” -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기록 가운데
평소 친구들과 대화할 때 은어나 줄임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아마 많은 대학생이 그럴 겁니다. 일상생활을 하며 너무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바르지 않은 말을 사용하다 보니, 그 말이 익숙해졌습니다. 익숙해지니 자연스레 그 말들이 옳지 않다는 인식이 무뎌져 갔던 것 같습니다. 이번 단기사회사업에서는 아이들을 만납니다. 아이들을 만날 때만큼은 의식적으로 바른말을 사용해야겠습니다. 아이들은 습득이 빠르고 어른을 보고 배우니, 아이들 앞에서 늘 언행을 조심해야겠습니다. 실습까지 아직 2주가량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실습 전까지 바르지 않은 말들을 지양하고, 지금부터 바르게 말하는 훈련을 해야겠습니다. 말실수하지 않도록 바른말 하기를 습관화해야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사랑의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어린이 여행에 함께하는 가운데, 아이들은 존재만으로도 사랑받을만한 귀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
둘레 사람과 함께하는 책 여행
다인이가 ‘여행가요’라고 적힌 우드락을 들고 다니자, 모르는 어른들이 다가와 먼저 잘 다녀오라고 인사도 해주셨다. 덕분에 자신감이 생긴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문구점에 한 번 들려보자고 했다. 문구점 어머니께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친절하게 들어주시고, 잘 다녀오라며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쳐 응원해주신 뒤 편지를 써주셨다. - <책 여행 마지막 회의> 기록 가운데
아이들이 직접 둘레 사람에게 여행 가는 것을 알리고, 응원 글을 받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아이들은 여행을 구실로 마을에 인사하고 응원 글을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힘을 얻고, 더 힘차게 여행을 준비합니다. 관계의 힘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사회사업은 당사자가 둘레 사람과 함께할 수 있도록 실천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아이들이 여행하는 가운데 어떻게 둘레 사람과 어울리게 할 수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사례를 보니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은 사례를 봐야겠습니다. 둘레 사람과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지 궁리하여, 아이들이 이웃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게 도와야겠습니다.
“할머니들 저희가 음료수 사왔어요! 여행가기전에 격려의 글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 <수료식 준비와 감사 인사 했어요!> 기록 가운데
격려와 응원의 글을 받은 아이들은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어르신들은 아이들이 기특하다며 칭찬하셨습니다. 어르신들은 이 아이들을 기억하셨을 겁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관계가 생깁니다. 여행이 끝나도, 아이들이 어르신들께 인사하면 반갑게 맞아 주시지 않을까요? 사회사업이 끝나도 삶 속에서 지속될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졌을 겁니다. 그렇기에 둘레 사람과 관계 맺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 2019년 겨울 책 여행 ]
아이들의 능력을 믿기
버스에 내리고 지하철역으로 들어서는데 입구가 헷갈려 잘못된 곳으로 갔습니다. 알려줘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에 지도를 뚫어지게 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뒤로 물러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시연이가 반대쪽으로 왔다고 알려줬습니다. 길잡이인 시연이를 따라 모두가 방향을 돌렸고 지하철역 안까지 들어갔습니다. - <책 여행 1·2학년 첫 여행: 우리가 만들어가는 여행이에요.> 기록 가운데
아이들이 길을 잘못 든 상황에서, 저라면 아마 제가 길을 바로잡아주려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아직 멀었구나. 남은 시간 동안 사회사업 제대로 공부해 가야겠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어느 부분에서는 사회사업가가 나서서 도와야 할 상황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 여행이 내 여행이 아닌, 아이들의 여행이라는 사실은 한순간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이를 기억한다면 당사자를 도울 때 당사자가 이루고 당사자에게 유익한 방법으로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2학년의 마지막 여행지는 어디일까요? 바로 ‘광명동굴’입니다. (중략) 그런데 원래는 광명동굴이 아니었습니다. 한옥마을이었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까지 한옥마을에 맞춰 여행 계획을 세우고 독서까지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독서를 하고 복지관으로 올라오는 길에 광명동굴에서 보석체험을 한 이야기가 나왔고 모두 한옥마을이 아닌 광명동굴로 바꾸자고 말했습니다. 이미 계획까지 마쳤지만 아이들의 여행이기 때문에 그냥 듣고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 <책 여행 1·2학년 마지막 여행: 광명동~굴!> 기록 가운데
아이들의 의견과 생각에 따라 일정이 바뀔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지라도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여행을 원하는지 늘 고려해야겠습니다.
선행사례를 보면 볼수록, 제가 아이들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껴 반성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길을 잘못 들어도, 여행 계획이 갑자기 변경되거나 차질이 생겨도, 아이들은 충분히 이를 극복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이 여행의 주인은 아이들이니, 아이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습니다. 저는 그저 옆에서 부지런히 걸언하며 심부름꾼의 자세로 아이들을 거들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놀도록 돕겠습니다.
“그냥 놀자!”
형연이의 말에 답을 찾은 듯 다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그냥 놀자!”
“맞아. 좋은 생각이네!”
예은이가 아이디어를 보탰습니다.
“그 근처에 놀이터가 있어. 거기서 놀면 되겠다. 선생님, 저희가 보물찾기를 할 수도 있으니까 O, X 종이만 프린트해주세요!”
아이들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그럼 우리 보물찾기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자~”
아이디어가 넘쳐납니다. 한결 마음이 편해진 채로 회의를 마쳤습니다. 그냥 놀자는 말에 답이 있을까요? ‘놀이’ 그 자체로도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일입니다. 짜임 없는 놀이, 억지가 아닌 놀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놀이가 아이를 자유롭게 합니다. ‘놀이’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니 힘들어 했는데 ‘그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 <책 여행: 우리 보물찾기 해요.> 기록 가운데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아이들은 ‘그냥 놀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겁니다. 저에게는 단기사회사업이지만, 당사자에게는 이 사업이 곧 삶입니다. 그러니 이 여행은 프로그램이 되어서는 안 될 겁니다. 짜여진 틀에 아이들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돕는 모습을 보고 배웁니다. 여행의 주인이 아이들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여행 계획 과정이 중요한 듯합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수많은 과정도 아이들에게 짐이 아닌 놀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2017년 철암 역사책 여행 ]
아이들 한명한명 기억하기
마을 인사 다니다 김동찬 선생님께 역사 책모임 아이들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헌이는 살림을 아주 잘 챙긴다고 합니다. 지헌이가 함께 가면 살림 걱정은 없다고 합니다. 아직 지헌이는 만나보지 못했는데 얼른 보고 싶습니다. 현아는 아주 잘 논다고 합니다. 여러 놀이들을 잘 생각해낸다고 합니다. 철암에 와서 본 현아는 정말 활기찹니다. 노는 걸 참 좋아합니다. 현아에게 생일도 가서 뭐 하고 놀고 싶은지 물어봐야겠습니다. 려원이와 재현이는 폭풍우가 와도 신나하며 놀 아이들이라고 합니다. 어떤 어려움이 와도 잘 노는 건 여행을 가는 데 아주 큰 강점입니다. 차가 끊겨도, 계획대로 일정이 진행되지 않아도,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즐길 줄 아는 친구들이 역사 책모임 친구들이라 행복합니다. - <든든한 역사 책 모임 아이들> 기록 가운데
2017년 여름, 철암에서 역사책 여행 함께한 김경화 선생님 기록입니다. 이를 보고 아이들을 기억하려는 마음과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한명 한명의 특징을 기억하고 기록하여 아이들을 알아가고자 하는 노력하시는 모습 보고 배웁니다.
문득, 당사자 면접 함께한 아이들의 이름을 떠올려봤지만 부끄럽게도 아이들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실습 시작하기 전, 선생님께 아이들 이름을 여쭙고 외워두어야겠습니다. 아이들을 만났을 때 아이들 이름을 불러주고 싶습니다. 당사자 면접 때 아이들 이름을 조금 더 유심히 봐두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습 시작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그때는 이름을 잘 기억해두었다가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 떠올릴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어린이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주인 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여행 갈 때 날씨, 장소 등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에 앞서 아이들이 여행의 주인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아이들이 어리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아이들은 믿는 만큼 성장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도중에 해결해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아이들은 그 일을 해결할 충분한 능력이 있음을 믿어주어야겠습니다. 아이들이 여행을 온전히 누리고, 신나게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여행의 주인 될 수 있도록, 저는 그저 옆에서 부지런히 묻고 의논하고 부탁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