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유교랜드, 딱딱하고 어려운 유교 문화를 즐기면서 배우며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곳!
고려·조선시대의 지배신분계층을 양반이라 했다. 고택과 서원, 하회탈로 유명한 안동을 선비마을로 여기는 건 괜한 게 아닐 듯~
그 안동의 선비정신을 더듬다보면 우리네 삭막해진 인성에도 단비가 내리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으로 들린 곳이다.

안동 유교랜드를 찾아가려면 경북 안동시 성곡동 관광단지로 346-30
문의 및 예약은 054-820-8800 또는 www.confucianland.com
관람료는 어른 9,000원 어린이 7,000원이며 주차공간은 넓어서 이용하기가 편하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매화꽃잎 4장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지만 뭐... 하늘에서 볼 수 없으니 그런가부다 할뿐!
시냇가 아리땁게 매하 두 그루 서 있어, 앞숲에 향내 뿜고 다리 위엔 빛 비치네.
찬바람 서리에 쉬이 얼까 두렵지 않다만, 옥빛이 햇빛 맞아 빛 바랠까 근심이네.
퇴계 이황 선생의 매화시첩을 입구에 옮겨 적은 건 그래서란다. 선비의 드높은 기개와 굽힐 줄 모르는 지조를 매화에 빗대기도 했다.

서당 훈장이나 양반들이 평상시 집에서 쓰던 관이 정자관인데, 망건 위에 탕건을 쓰고 그 위에 덧쓰는 거란다.
유교랜드 건물은 이 정자관을 빗대 표현한 거래서 이리 둘러 보고 저리 갖다 대고~
얕으막한 전망대, 크다 만듯한 모습이라 깔깔깔~
건물 뒤편으론 연못이 흐르는데 그너머의 것이 살얼음 낀 물가에 아른거리듯 비쳤다.

실내로 들어가 입장권 받아들고 게이트를 통과하면, 물질문명의 발달로 편리하고 윤택한 지금의 우리세상이 펼쳐진다.

끼리끼리 어울려 즐겁게 잘 지내는 듯 하지만... 우린 정작 행복할까?
타임터널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16세기 이상적 유교 마을인 대동마을이 나타난다.

큰 도가 다스려지던 시대엔 서로 화합하고, 서로를 믿으며, 혼자 차지하기 보단 모두를 위해 나눠 쓸 줄 알았단다.
누구도 문을 잠글 필요가 없어 만민이 어우러지는 세상, 그걸 대동이라 했단다.
大同, 온세상이 번영하여 화평을 이룬다는 이상향, 그곳으로의 발길을 내딛었다. 이곳은 마을에 대한 소개영상...

태어나 호칭부터 배우는 소년선비촌!
나를 중심으로 주변의 호칭을 발판을 디뎌 가며 익히고, 내 성씨에 관한 뿌리를 검색할 수 있고,
재물로 바쳐질 심청이의 마음이 돼 배에 올라타고("자길 태어나게 했으니까 몸바쳐 충성~ 그치 엄마?", "그래도 내가 죽는 건 좀 그렇다. 아버지가 눈 떴대도 이미 난 죽었는데 알게 뭐야, 눈 떴는지 더 고생스레 사는지." 아이들은 심청이 얘기에 이렇게들 말했다),
서당에서 교재를 끝내면 떡과 음식을 해서 나눠 먹던 책걸이 풍속도 보고....
군자정에서 공부할 경우 삼정승이 태어난다는데... 잠깐 쉬면서 공부하면 수석이 내게로?

아이들이 무지 재밌어 했을 천자문 맞추기, 질문에 맞는 번호를 동그라미치면 직접 써 보라며 글자가 뜬다.
천자문은 중국 양나라 주흥사가 지은 책으로, 사언 고시 250구로 모두 천자로 돼 있다. 천지현황에서 시작해 언재호야로 끝난다.

청년선비촌은 혼례를 치루고, 입신양면을 위해 공부와 시험을 치루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별자리를 관측하며 천문을 보고, 퍼즐을 맞추면 문이 열리면서 관련 분야에 관한 설명이 나오는 성학십도의 마음수양....
사서와 삼경의 유교경전을 각각 꽂아서 하나하나 디지털식으로 열람 가능한 책읽기... 그러나 어렵다.

과거시험도 볼 수 있는데 먼저 인증샷부터 찍고 시험문제에 답을 꾹꾹 누르면, 정답 수에 따라 장원인지 아닌지가 바로 발표된다.
아이들이 시험을 치뤘다면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풀기엔... 너무 쉬웠다.
장원을 하면 3일동안 고향을 방문해 선배, 친적들에게 인사를 나눈 걸 삼일유가라 했다는데... 나가서 해 보란다. 그런데 뭐...
3층에서 내려다보니 선비의 정원이 뚜렷하게 보인다. 선비의 풍류를 느낄 수 있도록 정자와 인공폭포를 만들어 놨지만 정막만...
유교쉼터엔 그룹핑과 휴식, 놀이를 겸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신의지예인이 한눈에 보였다.

중년선비촌은 체험을 통해 국방 수호의 의미를, 부당함을 알리는 신문고의 역할을 생생하게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였다.
가훈도 적어보고, 방명록도 디지털화해서 남기는 재미까지 덤으로~

노년선비촌은 자연에 젖은 풍류와 예로써 다스리는 실상을 보여주는 곳였다.
수박설이에 관해, 묘자리 다툼에 관한 재판을 직접 선택하도록 해 다수의 의견에 따라 인간의 도덕성을 중시한 판단이 내려졌다.
하회탈출을 직접 따라 해 볼 수 있는 공간인데... 왠지 모르게 저절로 흥이 나서 덩실덩실 춰졌다.
차전놀이는 안동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란다. 태종 왕건이 견훤과 합전교에서 싸울 때 큰 나무를 묶어서 여러 사람이 어깨에 메고 동채를 앞세워 진격해 이긴 걸 기념하기 위해 매년 정월대보름에 하는데... 단체로 왔을때 양쪽에 나눠 놀이해보면 재밌을 듯 했다.

수묵화를 그려볼 수도 있고,
이승의 다리를 건널때 김첨지와 이첨지의 이야길 골라 선택하면 상반된 내용에 흐믓한 웃음도 두려움도 동시에 느껴진다.
제사상을 어떻게 차리는게 옳은지, 왜 그렇게 놓는지에 관한 설명이 디지털화 돼 있어 눌러가며 배울 수도 있다.

추웠던지라 카푸치노를 마시는 동안... 인의와 예지의 도깨비나라 이야기가 끝나 버렸다.
인의와 예지가 할아버지의 도깨비 감투로 장난 치다 도깨비 나라에 떨어져 겪는 일들로 착한 어린이가 된다는 이야기다.
원통형 스크린이 입체영화가 보이면서 특수효과까지 더해져... 아이들은 바닥에 드러눕곤 했다.
수업일수가 부족해 울 꼬맹이네 겨울방학은 내년 1월부터다. 그때나 돼야 아이들과 자유롭게 움직이며 관람할 수 있을듯~
첫댓글 유교랜드에 관하여 다시 알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