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꼬리의 반란 / 윤서
하필,
오늘같이 을씨년스러운 날
쉬고 싶다며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모른척하는 고놈 참,
꿀밤 하나 주면 곧잘 됐는데
속이 단단히 꼬였나봐
오늘은 아예 귀를 막고 버티고 서서
반응 없는, 냉랭해진 몸짓
또 성질을 참지 못해 꿀밤을 준다
잠시 후, 걸려 온 전화 한 통
네--- 대리님
돼지꼬리 머리가 터졌어요
불이요 불! 7층으로 빨리!
아직, 시계 분침이 5리도 못 같는데
온통, 시커먼 매연과, 핑크빛 조화
방금, 네가 버티던 반항,
애써 만든 하루의 완성이 까맣게 타버렸어
*핑크빛 -소화기 가루
*돼지꼬리-히터 온수기
첫댓글 고놈 돼지꼬리 성질머리 하고는
잘 토닥여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