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근 시집 『그, 시간의 온기』 발간
심장근 시인의 시, 그리고 그의 아내 최민옥 사진작가의 사진을 콜라보하여 편집한 6시집 『인연』(2017년 1쇄, 2018년 2쇄)을 발간한 후, 바로 이어서 칼라판 7시집 『그, 시간의 온기』를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합니다. 시집 『인연』이 충남문화재단의 우수작품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발간되었고, 그 다음 시집 『그, 시간의 온기』 역시 충남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은 작품집입니다.
심장근 시인은 충남 아산시에서 출생하여 성장하였고, 평생을 초등교육에 봉직하여, 예산군 교육장을 역임한 분입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충남시인협회 회원이며 정훈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현재는 교육계에서 정년퇴임한 후 문학창작과 한국디지털사진가협회 회원으로 사진촬영에 집중하는 분입니다.
= 서평
◆ 불을 가지고 요리를 하는 나는, 제주 돌담의 돌들을 볼 때마다 불을 사용하여 잘 만들어진 음식을 떠올리게 된다. 화산은 그 뜨거운 불로 수많은 돌들을 익혀냈고, 제주도 사람들은 최선을 다하여 그 돌을 재료삼아 돌담을 쌓았다.
누가 쌓았는지 모르지만 돌담은 거센 바람에도 견고하다. 왜 그렇게 모양을 냈는지 모르지만 길거나 높은 돌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구축에 있어서 일관성이 있다. 주어진 재료를 사용하여 귀한 우리들 삶의 본질적인 맛과 멋을 낸다는 점에 있어서 내 음식과 제주도 돌담은 그 생성과 소멸의 궤가 같다.
심장근 시인은 제주 돌담을 재료 삼아 시라는 음식을 만들어낸 우리들의 셰프다. 단언하건대 앞으로 제주의 돌담은 계속되는 심장근 시인의 사진과 시로 인하여 또 다른 멋과 맛을 지닌 아름다움의 본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 백종원 요리연구가, 방송인
◆ 제주의 돌담을 이리 가까이 들여다 본 적이 있을까? 제주의 돌담을 이리 살갑게 쓰다듬어 본 적이, 제주의 돌담을 이리 포근히 끌어안아 본 적이 있을까?
― 김섬 제주도 작가
◆ 심장근 시인은 현대인답지 않게 자연에 동화된 시심으로 노래를 짓습니다. 「그한테 반해서」에서 그는 <사스레피나무 새잎 고운 이웃집에/ 참 예쁜 사람 살고 있어서// 내 이마 사스레피 잎에 닦아 달을 만들어/ 돌담 너머 예쁜 그한테 보냈네// 가서 보고 내 맘 전하랬더니/ 달도 예쁜 그한테 반해서 돌아올 줄 모르고>에서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시심을 형상화합니다.
아침 새소리 들으셨나요!
꿈은 없어요 그냥 오늘 하루도 편안히
불어오는 바람을 모두 맞아들이고
꽃이 핀 걸 보면 네가 꽃이 되었구나 이마에 대어보고
손끝에 박혀들면서, 나를 아프게 한 가시도
부서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뽑아내고…
―「네가 꽃이 되었구나」 전문
<나를 아프게 한 가시도/ 부서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뽑아내는 심장근 시인의 맑은 시심을 만납니다. 이런 시심은 작은 아픔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잊고 사는 것도/ 많이 아프지?/ 괜히 했나보다, 그때 그 약속>을 통하여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섬세한 정서를 의탁합니다. 새벽이슬에 별들이 젖어서 풀잎에, 그리고 땅위에 떨어지는 것을 본 시인은, 그 이슬이 올 때부터 돌아갈 마음이 아예 없었던 거라고 노래하며, 자연의 이치를 정스럽고 맛깔나게 표현합니다.
― 리헌석 문학평론가 서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