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반쪽♡금쪽이 3>
좌1동 배◯◯ 님의 반려가족 핑크의 마음
• 이름 : 핑크 (15살)
• 종족 : 푸들
• 특징 : 브런치와 필라테스를 즐기는 도도함의 소유자
#마지막 방문자_ 나의 천사가 되다
어느 펫숍.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 제 옆의 멍멍이, 야옹이 친구들이 보호자를 만나 떠나고… 떠나고…. 그곳에 저 혼자 남겨지게 되었어요.
어느 늦은 밤 주인이 막 가게 문을 닫으려고 할 때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섰어요.
컴컴한 가게 안이 갑자기 환해지는 느낌.
가만히 저를 바라보던 그 따스한 눈빛.
‘보호자가 되어주세요’
간절하게 신호를 보냈으나 잠시 후 다시 가버렸어요.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제 생각에) 다시 문이 열렸어요.
우리는 그렇게 만났답니다. 근처 여러 펫숍을 둘러보는 동안에도 계속 저의 눈망울이 아른거려서 결국, 마침내, 저의 보호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해요.
#천사와 함께 아침을!
나의 보호자는 출근으로 바쁜 아침에도 1시간 동안 꼬옥 동백섬 산책을 시켜줘요. 복슬복슬한 목털을 스치는 바닷바람, 멍멍 친구들의 흔적을 킁킁 맡으면서 걷고 달리기를 하는 동안 사르르 마음이 녹아 힐링이 돼요. 나의 보호자! 나의 천사님!
#슬기로운_멍멍이 남매 생활
천사님의 직장 생활이 점점 바빠지면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그런 나를 위해 천사님은 강아지 동생을 데리고 왔어요. 이름은 ‘랑군’. 제가 8살 때 랑군이는 1살. 철없지만 너무 귀여운 멍멍 동생 랑군이는 자기 밥 다 먹고 나면 슬그머니 저의 밥그릇에 고개를 들이밀어요. 다 먹을 때까지 그냥 모른 척해준답니다.
집에 둘이 있을 땐 머리를 맞대고 레슬링(?)을 하는 데 신기하게도 서로 물지 않고 장난치면서 놀아요.
날씨 좋은 날 아파트 근처 잔디밭에서 달리기 놀이를 해요. 근데 요 녀석이 자꾸 제 꼬리를 물어요. ㅠㅠ
귀찮고 귀찮지만~ 동생이 너무 재미있어하니까 누나라서 그냥 꾹 참아요.
#필라테스_내 우아함의 비밀병기
어느 날 아침 저희를 안고 밖으로 나가는 거예요. ㅎㅎ 도착한 곳은 바로바로 천사님의 직장 B_필라테스.
그곳은 반려동물도 함께 갈 수 있는 곳이라 인기가 많다는 소문이….
외롭게 집에 있다가 천사님이 수업하는 걸 유리 벽 너머로 지켜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다른 선생님들, 수강생분들이 저를 보고 예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그 순간은 기분 최고예요.
그냥 킁킁이만 하긴 아까워서 필라테스에 도전~~~하기로 했지요.
보수(BoSu, 찐빵 모양의 탱탱볼) 위에서 균형 잡고 멋지게 포즈! 이 어려운 걸 제가 또 해내지요.ㅎㅎ
랑군이랑 배럴(커다란 맥주통처럼 생긴) 위에 올라가서 장난치고 있으면 여기저기서 찰칵 찰칵 사진 찍는 소리가 들려요. 멍멍이계의 셀럽!
#작은 멍멍이에겐 너무 두려운 존재
몇 년 전 반려견 미용실에 갔을 때 일이에요. 소파 한쪽에 순서를 기다리며 쉬고 있는데 건너편에 있는 몸집 큰 웰시코기가 갑자기 달려오더니 제 목을 콱 문 거예요. 숨도 쉴 수 없어 이대로 죽는구나 하고 있는데 천사님이 온 힘을 다해, 손가락이 물려 피가 흐르는 데도 아픈 줄 모르고 그 녀석을 떼어냈어요. 몇 분만 늦었어도…, 아마 저는 이곳에 없었을 거예요. 그 이후 트라우마가 생겨서 몸집이 큰 강아지만 봐도 무서워서 막 짖게 돼요.
멍멍 친구들아! 외출할 땐 제발 목줄하고 다녀. 나 무서워….
#나_가고 싶다. 함께
나의 천사는 쉬는 날 어떻게 하면 랑군와 저를 즐겁게 해줄까 고민하느라 더 바쁜 것 같아요. 휴가 때 천사님은 저와 랑군이를 위해 반려동물 동반공간이 많은 서울 또는 제주 여행을 갈 예정이래요. 부산에는 반려동물 가족이 함께 놀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대요.
아~ 나가고 싶다. 나의 보호자와 함께
이상 좌1동 배◯◯ 님의 반려가족 핑크의 마음을 전해드렸습니다.
/ 수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