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투리로 전하는 해운대 소식 ]
장산생태습지학습장 비단잉어 다 어데 갔노?
2022년 가을 오성금속 김형길 대표가 기증한 잉어
왜가리의 무서븐 식성… 커다란 비단잉어를 ‘꿀꺽
장산생태습지학습장(이하 학습장)은 2010년 6월 쓰레기소각장 주민기금을 갖고 맹근 거 아시지예. 연못이 3군데가 있는데 피리(갈겨니)가 한가롭게 노닐고, 남개연과 수련도 있어서리. 여름에는 알 낳는다꼬 바위틈에 누버있는 어미 피리 보고 있시믄 대견허고, 땡볕 더븐 날 운치 있는 나무 정자에 앉아갖고 연꽃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서리, 처음 본 옆 사람한테도 저 꽃 함 보라꼬 괜시리 말도 붙이고, 같이 웃고 그란다아입니꺼. ㅎㅎ
그게 다가 아이고, 지난 2022년 가을에는 오성금속 김형길 대표가 동네 사람들 즐겁게 해줄라꼬 곱디 고븐 비단잉어 열서너 마리를 풀어 놨지예.
그런데 우찌 된 일이지 날이 갈수록 잉어 수가 점점 줄어들더만, 지난해 날씨가 마 추워지니까네 아예 가들이 오데로 갔는지 자취를 감췄다 카네요.
처음에는 추버서 연못 깊은 데 바위 밑에 숨어있능갑다 생각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야들이 안 보이가, 사방팔방으로 행방을 수소문했다 아입니꺼.
그란데, 오메 이게 우짠일입니꺼.
장산관리사무소 왈 ‘왜가리가 비단잉어를 다 잡아먹었다’ 카네요.
설마 왜가리가?
그 뾰족한 주동이와 길고 좁은 모가지를 지닌 왜가리가 지 몸만 한 커다란 비단잉어를 잡았다 케도 믿기지가 않는데, 그걸 마 꿀꺽 삼켰다꼬 하는 거는 영~~ 믿을 수가 없는 거라요.
이거저거 자료를 찾아보다가 오메~ 왜가리 습성과 먹이에 대해 놀라븐 사실을 알게 됐지 예. 왜가리란 놈은 먹성이 좋아갖꼬 엄청시리 커다란 잉어, 메기는 물론이고 몸이 쪼그마한 작은 새도 잡아먹는다 카네요.
이제사 기억이 났는데 언젠가 왜가리가 대천호수에서 큰 동사리 한 마리를 잡아 ‘꿀꺽~~’하는 놀라운 장면을 이 두 눈으로 봤다 아입니꺼. 동사리치고는 몸이 엄청시리 컸는데, 순식간에 목으로 넘기는 데 믿을 수가 없더라꼬요.
몸길이가 2 ~30cm에 달하고, 살이 통통히 오른 비단잉어를 꿀꺽한 사실은 많이 충격적이라 아즉도 심장이 벌렁대네요. 왜가리의 소행으로 학습장에 있던 곱디 고븐 비단잉어는 황천길로 갔네요. 이거를 우짜면 좋을까예.
구성 / 수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