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주에 이사 온 지 벌써 6년째입니다. 한국전력 본사와 한전 관련 공기업의 이전으로 만들어진 광주전남 빛가람 혁신도시라서 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파트 독서모임을 하고 있는데 나주 사람이라면 문순태의 소설 ‘타오르는 강’은 한 번 읽어야 하지 않겠느냐 말해두었습니다. 구비구비 영산강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을 생각하며 황포돛배도 함께 타보자 했었지요. 예전에 읽었지만 토론을 하려면 다시 읽어야 할 것 같아서 ‘타오르는 강’ 9권 중 3권까지 도서관에서 빌려온 게 지난 주였습니다. 그런데 결국 몇 장 읽다가 포기하고 어제 반납해버렸습니다. 토론 날짜 잡으면 읽혀지겠지요. 언제부터였을까요? 그렇게도 좋아했던 소설들이 이제는 재미가 없습니다. 드라마도, 영화도 재미가 없습니다. 시끄러운 세상 속으로 들어가 가슴 졸인다는 게 시작도 하기 전에 심난합니다. 이렇게 눈앞에 펼쳐진 이것이 내가 만드는 드라마인 걸요. 겹치기 출연하려면 힘드니 내가 주연이자 연출이자 관객인 이 드라마에만 충실하렵니다. 각본 짠다고 미리 머리 굴리지 않고, 그냥 인연 따라 애드립으로 촬영해나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