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례(婚禮)
* 주육례(周六禮)
혼인절차를 육례(六禮)라 하는데 이는 주육례(周六禮)를 말한다.
주육례란 周禮 속에 있는 혼인의 여섯 가지 절차이다.
주육례는 서기 전 1,100년경부터 서기 전 249년까지 800여 년에 걸쳐 중국 주(周)나라의 정치제도와
관제(官制) 및 풍속 등을 기술한 책이다.
납채(納采) ․ 문명(問名) ․ 납길(納吉) ․ 납징(納徵) ․ 청기(請期) ․ 친여(親迎)의 절차가 있다.
* 주자사례(朱子四禮)
朱子(주자)는 서기 1130년부터 1200년까지 중국 南宋(맘송)에 살았던 학자 朱熹(주희)를 말하며,
朱文公(주문공)이라고도 한다.
주자는 周禮의 六禮가 번잡하다면서 婚禮四禮(혼례사례)를 정립하였다.
주육례는 자세한 절차가 전해지지 않는데 반하여 주자사례는 家禮(가례)에 소상한 절차가 있다.
조선조에서 朱子學(주자학)이 자리 잡으면서 四禮가 권장되고 士大夫家(사대부가)에서 행했으나,
서민대중은 우리나라 전통혼례를 따랐다.
議婚(의혼) ․ 納采(납채) ․ 納幣(납폐) ․ 親迎(친영)의 절차가 있다.
* 전통관습육례(傳統 慣習六禮)
우리나라에서 전통혼례를 말할 때는 주육례나 주자사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전통관습으로 행해지는 固有의 육례를 말한다.
주육례나 주자사례는 상류 지배층에서 행해졌고,
절대다수의 서민대중은 전통관습에 의한 혼례를 행했기 때문이다.
다만 漢字文化의 영향으로 주자사례의 절차가 원용되고는 있다.
그러므로 전통관습의 혼례는 정신은 고유의 방법이고,
세부적인 절차는 주자사례를 따른다고 할 수도 있다.
다만 주자사례는 남자위주로 명칭이 정해졌지만, 우리의 전통관습혼례는 남녀의 일이 형평하게
주체별로 명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婚談 ․ 四柱 ․ 擇日 ․ 納幣 ․ 禮式 ․ 于歸의 절차가 있다.
*****
* 우리의 전통관습 육례(六禮)
① 昏談(혼담)
남자 측과 여자 측이 혼인에 대해 상의하는 절차이다.
주자사례의 議婚(의혼)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남자 측에서 媒氏(매씨:중매 장이)를 통하여 請婚(청혼)을 하고 여자 측에서 승낙하는 許婚(허혼)을 하는 과정 절차이다.
② 四柱
四星(사성)이라고도 한다.
신랑의 生年․生月․生日․生時(생년,생월,생일,생시) 등 네 기둥을 적어 신부 측에 보내는 절차이다.
속설에 '사주팔자'란 말이 있는데 '네 기둥 여덟 글자'란 뜻으로 生年․生月․生日․生時가 네 기둥이고,
그것을 각각 干支(간지)로 따져 두 자씩으로 쓰기 때문에 여덟 자가 된다는 뜻이다.
사주팔자는 사람의 운세를 점치는 데에 긴요하게 활용되고 있으므로,
자기의 운세를 말할 때에 "사주팔자소관" 이라고 한다.
신랑의 사주팔자를 신부 측에 보내는 까닭은 남녀가 혼인해서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점치는 일을
신부 측에 맡기는 것이고, 또 혼인할 날짜를 잡는데 참고하라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관습은 중국과 달라 여성을 존중하고 그의 판단에 따르는 습속이 있었다고 보여 진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혼례는 問名(문명)을 해서 신랑 측에서 길흉을 점치고,
길조가 나오면 納吉(납길)을 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남자의 사주를 여자 측에 보내 여자 측에서 길흉을 점쳐서
혼인할 날짜를 보내라는 취지로서 최후 결정권을 여자 측에 주었던 것이다.
③ 擇日(택일)
涓吉(연길)이라고도 한다.
여자측이 남자의 사주를 받아 여자 측의 사정과 견주어서 좋은 날짜를 가려 혼인예식의 날로 정해
남자 측에 보내는 절차이다.
남자 측에서는 사주를 보내놓고 여자 측의 吉兆(길조)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마침내 택일이 와야 혼인 날자가 정해지는 것이다.
涓(연)은 꼭 맞는다, 고르다의 뜻으로 涓吉은 “좋은 길일을 골랐다”는 뜻이다.
④ 納幣(납폐)
여자 측에서 사주를 보낸 남자의 길조가 나왔다면서 혼인할 날짜를 보내왔으므로,
혼인이 완전히 정해진 것이다.
남자 측에서는 그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성의를 다해 예물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예물, 즉 幣帛(폐백)을 보낸다는 뜻의 납폐이다.
여자 측에서 아무리 그 남자와의 혼인에 길조가 나와서 아내가 될 것을 승낙했더라도,
남자 측에서 성의 있는 예물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의미가 내포되고 있다.
선비가 그렇듯이 부인도 “禮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고결한 자세를 견지하므로,
남자는 성의를 다해 예물을 보내야 한다.
여자도 성년례(笄禮:계례)를 하면 여자 선비(女士:여사)가 되므로 당연한 논리이다.
⑤ 禮式(예식)
大禮(대례)라고도 한다.
이것이 남자가 장가드는 의식이다.
여자를 데려다가 신랑의집에서 혼인예식을 올리는 중국의 親迎과 달리,
우리나라의 전통 관습 혼은 남자가 여자 집으로 가서 혼인예식을 함으로서 杖家(장가:아내의 집)드는 것이다.
인간이 평생을 사는데 있어서 가장 큰 의례절차라는 뜻에서 大禮라고 하는 것이다.
혼인의 정신인 三誓(삼서)의 절차가 이 예식을 전후해 치러지며,
또 하나의 정신인 평등정신도 여자의 집에서 첫날밤(合宮:합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⑥ 于歸(우귀)
新婦于禮(신부우례)라고도 한다.
이 于歸야 말로 신부가 시집가는 절차이다.
신랑이 신부의 집에서 혼인예식을 해 부부가 한 몸이 된(合體:합체) 다음에야 남편의 집인 시집에 가는 것이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전통관습의 혼인례는 남녀가 평등하고,
어떤 면에서는 주도권이 여자에게 있는 혼인례 절차였음을 알 수 있다.
[출처; 실천예절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