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샥띠님은 쿤달리니도 각성하시고 이미 일가를 이루셨는데 왜 4바디힐링을 하시는 거에요?"
잊을만 하면 한번씩 묻는 사람들이 있다. "더 할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왜 할까?" 궁금했다는 분들도 있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정리해야지 했으나 힐링스쿨에서의 경험이 워낙 속도가 빠르고 다양해서 쉽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에 대한 답은 필요할 것 같아 서둘러 정리해 본다. 그간 샥띠에게 관심 가져준 분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겠고, 왜 새로운 것을 다시 시작하나 갸웃하시는 분들에 대한 나름의 대답이기도 하겠고, 지금 시점에서 나 스스로 정리하는 의미이기도 하겠다.
몇 번이나 수정을 거듭했는데 다시 수정이 된다. 내용이 완전히 180도로 확 바껴서 대부분의 글을 지우고 다시 썼다. 그간의 여정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빠르게 진행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다.
시작은 아주 단순한 것이었다. 이렇게 진지하게 4바디힐링에 초집중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의미다.
짜달시리 대단한 성취를 했다고 생각지도 않지만, 할 만큼은 했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치 않다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다. 어떤 곳에서든 하는 소리 그 말이 그말이고 테크닉 좀 바뀌는 것 뿐이니 기대하는 마음도 없었다. 그게 뭐라도 다 시시하고 뻔했다. 이 나이에 뭘 더 하겠는가? 했다.
이대로 죽어도 미련이 없을 만큼 삶에 대한 집착도 없었다. 삶에 대한 의문도, 열정도 사라지고 욕망도 사라졌다. 집착이나 의문이 사라지고 욕망도 여의어질만큼 깨치고 나면 사는게 편하고 행복할 줄 알았다. 편해진 거 맞고 여여해진거 맞다. 맞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열정 또한 사라지고 살아야할 이유도 없어져 버렸다. 이래사나 죽으나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후세에 삶을 물려주고 물러앉은 뒷방 늙은이처럼, 참 재미없고 심심한 삶이네... 그러다 보니 그냥 뭐 재미있는 놀이감 없나? 하고 어슬렁 대던 중 얻어 걸린게 4바디힐링이라고 보면 된다. 나이가 드니 육체건강은 지켜야 겠다는 생각으로 내 안에 늘 흐르는 이 에너지를 건강을 위한 에너지로 전환시켜 보자 하고 알아 보던 참이었다.
처음엔 스승없이, 도반없이 고독하게 걸어 온 외톨이다 보니, 여러 사람과 섞이는 재미가 긴장도 되고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 하다보니 진실로 나를 품어 줄 어딘가를 간절히 찾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여기가 그곳이 되어줄까를, 아니 되어 주기를, 시간이 지나면서는 "어디라도 내 고향이고 내 벗일 수 있을 평온한 나"를 깨우치고 싶어 하는 지점에 서 있었다. 꼬박 1년 6개월만에야 내면아이의 상처를 치유하며 드러낸 "내 자신에게로 돌아 오는 열망"을 만난 것이다.
이것들이 전혀 새로운 것인가? 아니다.
탄트라를 하면서 이 모든 여정 다 거쳤고 영혼의 대지에 닿았었다. 쿤달리니가 각성되면서 내 안에 안착하는 경험은 수시로 일어 났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다시 일어나다니...그것도 전혀 해 본적 없는 것처럼. 수시로 '그 동안 나 뭐 했던 거임?'이라며 어이없어 했다. '그 동안 경험 했던 거 다 뭐였던 거지?'
분명히 해 봤던 거 같은데 완전 생소한 이질적인 두 느낌이 항상 상존했다. 어째서 상반되는 두 느낌이 동시에 존재하는지 그게 더 의아했고 의문스러웠다.
지금 정리해 보면, 다 경험했다, 다 안다 했던거 자체가 우주의 속성과 맞지 않는 거였는데, 삶의 의문이 모두 사라져 버리고 거칠게 날뛰던 욕망, 감정도 잦아들고 나니 다 한 줄 착각했던 거였다. 여기에 크게 기여한 것이 도판에 만연한 "깨달음"에 대한 낡은 도그마였던것 같다.
나는 "창조와 파괴를 반복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우주의 창조놀이", 즉 우주(의식)의 진화론을 믿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상태가 여여해 지고 나니 "깨닫고 나면 더 이상 할게 없다."는 게 맞는 말인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만연된 영적 도그마의 거물에 걸려 있었던 거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기다렸다. 하늘을 보며, 집 앞의 논들을 보며, 여름에 푸르게 뻗은 나무잎새들을 보며, 내 몸을 훓고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며..새로운 경험으로 이끌어 줄 무언가를 보내 주시라고 위대한 힘에게 기도했다. 뒷 방 늙은이 하고 싶지 않았다. 살아 있고 싶었다. 그 기도에 대한 응답이 4바디힐링스쿨이라고 믿는다.
4바디힐링스쿨의 경험을 한 마디로 정리하기엔 쉽지 않다. 다 한 것 같은 데 왜 초심자처럼 다시 시작하느냐는 질문에 단순히 답하자면, 4바디힐링공동체가 끊임없이 성장하는 우주의 속성과 원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공동체 구성원 모두 "치유"라는 이름으로 계속 성장, 발전하고 있다. 끝낸거 맞는데 그건 한 여정을 마친 것일 뿐 항상 새로운 여정이 펼쳐진다는 생명력의 역동을 확인시켜 준다. 단순히 테크닉을 익히는 정도에 머물러다면 이렇게나 열광적으로 집중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한 번 깨달으면 끝인가? 쿤달리니 각성하면 그것으로 완성인가?
그렇지 않다. 의식성장도 깨달음의 층위도 무한히 계속되고 의식도 끊임없이 확장된다. 올 봄 움트는 나무의 새싹이 작년 새싹과 다르듯이, 쿤달리니도 의식성장도 같은 듯 하면서 전혀 새로운 의식으로 거듭난다. 그러니 다 아는 거 같고 다 경험하거 같은데 완전히 새로운 거다. 익숙하면서도 생경한 느낌이 동시에 있는 이유일 것이다.
새롭게 성장하는 느낌이 좋다. 정체되는 거 원하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4바디힐링스쿨을 하는 이유인 것 같다. 뭔가 가능성을 보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과 비전,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차 차 풀어 내기로 하고 관심가져준 모든 분들께 글로나마 감사인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