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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한 치매 아침센터(성남시 중원구 보건소), 이곳에선 일주일에 한번씩 특별한 수업이 열린다. 이름하여 두근두근 뇌운동, 양손으로 동시에 글쓰기를 비롯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무뎌진 뇌를 자극하는 수업이다.
신옥자(75): 치매 예방하려고 배운다니까요.
김종순(74): 우리 뇌의 기억력을 살려주고 모든 뇌세포가 살아나게 하고 여러가지로 좋아요.
모두가 두려워하는 노년의 불청객, 치매, 치매의 공격으로부터 뇌를 지키고 젊고 건강한 뇌로 살다가는 방법은 없을까?
한설희/건국대학교 의료원장, 前대한치매학회장: 치매예방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뇌자극 훈련입니다.
김기웅/중앙치매센터 센터장: 뇌예비용량을 올리는 모든 활동은 치매발생을 막거나 지연시키는데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고령의 나이에도 뛰어난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유지하며 건강한 노년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뇌건강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부터 새롭게 생로병사의 비밀, 진행을 맡게된 엄지인입니다. 시청자 여러분께 건강에 대한 바른 지식과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엄지인: 헨리 구스타프 몰레슨, 그는 신경과학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입니다. 어려서부터 심한 뇌전증을 앓았던 그는 치료를 위해 뇌절제수술을 받습니다. 새로운 삶의 기대와는 달리 그는 스스로 기억을 만드는 능력을 잃게 됩니다. 집도의가 그의 뇌에 대해서 해마를 포함한 뇌측 측두엽을 모두 제거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 뇌에서 해마가 기억의 중추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는데요. 몰레슨 처럼 인위적인 손상을 입지 않더라도 우리는 나이가 들면 기억력과 인지기능에 문제를 느끼게 됩니다. 이 뇌도 늙으면서 쪼그라들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어떤 생활방식으로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하고 젊은 뇌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광주광역시 서구에 사는 한상철씨, 그의 하루는 냉수마찰과 함께 시작된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찬물로 몸을 씻고 미지근하게 물에 적신 수건으로 마사지하듯 닥는데 벌써 40년째 지속되는 습관이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냉수마찰을 해요. 아침에 춥지 않으세요? 안추워요.
냉수마찰과 함께 한상철씨가 매일 빼놓지 않는게 또 있다. 바로 팔 굽혀펴기, 완벽하지는 않아도 근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루에 몇 개씩 하시는 거예요? 100번, 팔 굽혀 펴기 100개, 100개 하는데 십분이면 끝나요. 이게 뭐가 어렵습니까? 여러분도 하세요. 안 힘드세요? 힘든 거 없어요. 힘들면 어떻게 합니까.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92살이죠. 92살인데 몸이 이렇게 좋으세요? 1927년생입니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 사람들보다 왕성한 혈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여전히 꼿꼿한 자세로 걸음걸이를 유지하고 있는 한상철씨, 무릎관절도 놀라울 만큼 건강하다. 걸어다니시는 데는 어떠세요 안 힘드세요?
한상철(92): 아무 지장 없어요. 계단으로 나는 다녀요. 엘리베이터를 잘 안타요.
제작진: 계단으로 다니세요?
한상철: 네
제작진: 안힘드세요?
한상철: 계단으로 걸어다니는게 좋아,
노화로 인해 찾아오는 여러 증상들도 그에게는 찾아보기 어렵다 깨알 같은 신문글자도 돋보기 없이 슬슬 읽는다.
한상철: (신문을 들고 보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파리에서 중국공안 공산당 상무위원을 만나,
제작진: 지금 신문을 읽으시는데 신문 글자가 다 보이세요?
한상철: 보이니까 읽지요. 이거 지금 다 읽잖아요. 아무리 작은 글씨라도,
청력 역시 마찬가지, 그 흔한 보청기 한번 껴본일이 없다.
제작진: 보통 나이드시면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이런거 있으신데요.
한상철: 그런 거 안 키워요. 안키운다고요. 돈 드니까
이런 건강을 바탕으로 구십이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매일 아침 10시면 어김없이 출근도장을 찍는 그는 경력 33년의 보험설계사다. 지금도 현장을 누비며 고객들을 만나고 사고를 처리하는 팔팔한 현역, 책상 위에 가득 쌓인 서류더미들이 그의 엄청난 업무량을 말해준다.
제작진: 고객은 몇 분 정도 관리하십니까?
한상철: 1600명 좀 넘을 겁니다.
제작진: 사고처리 하려면 현장도 가십니까?
한상철: 예 그래요 가서 지도도 하고,
제작진: 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으세요?
한상철: 없어요.
59세에 퇴임을 한 후 보험설계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는 한상철씨, 젊은 직원들 보다 뛰어난 실력으로 그는 보험업계에서 손꼽히는 스타가 됐다. 지난 20년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상을 놓치지 않았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상철: 실적이 좋아서 받은 거예요. 금상은 몇사람 안돼요. 1988년도 한번 빼고 지금까지 계속 상을 받았으니까 20번 받았어요.
김행종(45)/A보험과장: 회사 내부적으로 보면 상위 1~2% 안에 들어야 골드멤버에 올라갈 수 있기때문에 저희가 볼 때는 저희보다 목소리가 크시고요. 하시는 일에도 제일 열정적이셔서 젊은 사람보다 훨씬 더 영업을 잘 하십니다.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은 물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보험에서 고객관리는 필수, 구순이 넘은 나이에도 믿을 수 없는 또렷한 기억력으로 한상철씨는 1600명이 넘는 고객들을 한명 한명 챙기고 있다.
한상철: 영업비결이라는 게 치매가 없는 거 기억력이 내가 또록 또록 하다는 거 고객이 어디산다00동 산다 그런 거까지 알아요. 고객의 직업이 뭔지 식당하고 인쇄업하고 그건 다 알아요.
제작진: 다 기억 나세요?
한상철: 기억 안하면 고객유지가 안됩니다.
우리는 동료직원의 도움 아래 실제로 그의 기억력이 얼마나 정확한지 확인해 봤다. 고객의 이름만 듣고 보험정보를 맞춰보기로 했다.
서진, 서O: 화재보험 1건, 자동차 보험 3건, 있을 겁니다.
박O희: 자동차 보험1건, 신도리코 사장입니다. 새O개발: 화재보험 1건, 문O순: 장기보험 1건, 말씀하신게 다 맞나요? 네, 다 맞아요. 정확하게 알고 계세요.
김연옥(36)/A보험직원: 실수했던 거를 너무 안 잊어버리셔서요. 1년 후에, 제가 전에 실수했던 거를 정확하게 “1년전 언제 며칠날 그거틀렸었잖아” 라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셔서요. 힘들어요.
제작진: 나이들면 치매 걸릴까 두려워하는데 선생님은 어떠세요?
한상철: 나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치매의 ‘치’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인천광역시 부평구), 오늘도 신나는 라인댄스에 푹 빠져있는 김기순씨, 노래 제목처럼 나이가 대수인가.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늘 흥이 넘친다. 평소 김기순씨가 즐기는 것은 라인댄스 뿐만이 아니다. 고전무용도 수준급인데 도전하고 배우는 걸 좋아해 취미가 많다.
김기순(75): 이것도 운동이잖아요. 일단은 음악을 타니까 머리가 좋아지고 마음의 치유도 되면서 육체의 운동도 되면서 아주 머리가 맑아지면서 좋아요.
하지만 이런 신체적 건강보다 더 놀라운 것은 김기순씨의 뇌건강이다. 집안에서도 그녀의 반짝이는 뇌를 증명해 주는 각종 메달과 상장들이 가득하다. 금메달 두개 은메달 두개 네개씩이나 받으셨어요. 네, 기억력 대회에 4번 나가서 다 탔어요. 1등하면 금메달 2등하면 은메달,
별 기대없이 처음 나간 기억력 대회에서 시니어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는 김기순씨, 이후 국내대회는 물론 세계대회까지 열리는 대회마다 참가해 매번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녀가 기억력 스포츠 세계에 입문하게 된 건 아들의 적극적인 권유덕분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기억력과 혹시 모를 치매를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조주상/김기순씨 아들: 어머니는 옛날부터 사람들 이름이나 전화번호 같은 걸 굉장히 잘 외우셨어요. 기억력 대회 시니어부에서도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시거든요. 어머니보다 나이가 어리신 분도 많은데 제일 잘 하시는 거보면 기본 기억력이 있는 데다 훈련까지 하니까 훨씬 더 잘 하십니다.
그렇다면 김기순씨는 실제로 얼마만큼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좋은 걸까 제작진은 몇 가지 방법으로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기억력 테스트 ①-100개 단어 중에서 저희가 무작위로 20개 단어를 골라 가지고 21번부터 40번까지 단어를 한번 외우시고 외우신 다음에 저희가 기억력 테스트를 한번 해볼게요. 네,
아무런 연관이 없는 100개의 단어 중 우리가 고른 20개의 단어를 5분동안 열심히 외운 김기순씨, 과연 순서대로 기억할 수 있을까?
제작진: 순서를 한번 말씀해 주시죠, 선생님.
김기순: 팔 껌 교회 성취 빨대 켬퓨터 황소 용기 꿩 망아지 깃 밀가루 투수 여행가방 나누다 견장 원형극장 궁수 행사 떨림
제작진: Perfect 완벽한 암기! 와, 처음에 어떻게 다 맞추셨네 어떻게 그렇게 기억을 잘 하세요?
김기순: 머릿속에서 나오네요
제작진: 그대로 나와요?
김기순: 네, 기억했던 게 나오네요.
기억력 테스트 ②-그렇다면 숫자는 어떨까? 역시 제작진이 무작위로 적은 숫자들을 5분간 외운 김기순씨, 보기만 해도 어려운 문제들을 과연 제대로 기억할 수 있을까?
제작진: 시작해 주시죠.
김기순: 18 41 95 02 75 50 35 93 73 60
제작진: 우와 Perfect 대단한 암기력!
김기순(75)/기억력대회 시니어부문 챔피언: 내가 상상을 해요. 문제가 26, 77, 11 나왔으면 비행기 이륙(26), 취침 (77), 빼빼로(11) 이렇게 기억을 한다고요. 저는 평소에도 멍 때릴 때가 없어요. 항상 외워요. 거리를 외운다든지 물건을 외워요.
나이가 들어도 뛰어난 기억력과 인지력을 보이는 두 사람, 이들의 뇌에는 어떤 특별한 비밀이 있는 것일까. MRI 검사를 통해 뇌의 위축정도를 비롯해 구조적 변화와 특징을 확인해 봤다. 결과는 의외였다. 비슷한 연령대의 노인들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상태,
한상철(92)씨 뇌와 80대 초반 표준뇌, 김기순(75)씨 뇌와 70대 초반 표준뇌, 두 사람 모두 뇌의 부피를 포함해 모든 연령에서 그 연령대에 맞는 평범한 뇌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뇌의 기능을 알아보는 신경심리검사결과에서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한상철씨의 경우 사고의 유연성과 집중력, 충동이나 행동을 억제하는 능력 등이 좋았고, 김기순씨 역시 사고력과 집중력, 기억력 등이 우세했다. 두 사람 모두 전두엽의 기능이 뛰어났다. 우리 몸의 관제탑인 뇌, 뇌에는 언어, 감각, 운동, 기억 등 부위별로 담당하고 있는 기능이 다르다. 그 중에서도 앞머리 쪽에 위치한 전두엽은 기억력 사고력 등을 주관하는 핵심기관이다.
전두엽은 우리 뇌 중에서도 노화에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전두엽의 노화는 인지기능 감퇴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전두엽 기능이 좋다는 것은 곧 인지기능이 좋다는 의미가 된다.
김기웅/중앙치매센터장,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두분 모두 대뇌의 부피자체는 그 연령대에 맞는 표준뇌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두엽 기능은 굉장히 그 연령대에 비해서 우수한 기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평소 기억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전략 같은 다양한 전두엽 기능을 자극하고 훈련하는 활동들을 뇌 자체의 보존을 증가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그 작업을 하는데 필요한 뇌 부위들 간의 기능적인 연결성도 강화시켜서 인지기능을 오랫동안 나이가 들더라도 나빠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 몸은 서서히 늙어가는데 뇌 역시 마찬가지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뇌부피가 줄어드는 이유는 뇌신경세포가 죽고 연결성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 여러 활동들을 통해 뇌를 꾸준히 자극하게 되면 뇌신경세포간의 연결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이런 경우 노화로 인해 뇌신경세포가 일부 손상을 입더라도 인지기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시 말해서 평소 다양한 자극으로 뇌연결성을 강화시켜 주면 일부 신경세포가 죽더라도 대신 일해줄 다른 신경세포들이 많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인지기능이 떨어지지 않고 건강한 뇌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뇌의 인지기능용량이 높다고 말한다. 뇌의 인지예비용량이 높은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인지능력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알치하이머 치매가 찾아와도 훨씬 늦게 그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김기웅: 치매의 위험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뇌인지 예비용량이라는 겁니다. 원래 아주 뇌가 풍부한 분들은 치매가 설사 있다손 치더라도 훨씬 일할 수 있는 뇌세포들이 많기 때문에 일부 뇌세포가 죽어도 치매증상이 더 늦게 약하게 생기겠죠. 평소 뇌인지 예비용량을 올리는 모든 활동은 치매의 발생을 막거나 지연시키는데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기억력이 뛰어난 김기순씨 역시, 평소 뇌를 자극하는 활동들을 꾸준히 해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뜨개질, 그녀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들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창의적이고 수준이 높다.
김기순: 손은 겉으로 드러난 두뇌라고 하잖아요. 뜨개질이 내 뇌를 젊어지게 하는 작업이다 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캐나다의 신경학자 와일더 펜필드가 만든 뇌지도에 따르면 우리 몸의 여러 기관 중에서 뇌에 가장 많은 자극과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손이다. 김기순씨는 뜨개질 외에도 평소 손을 움직이는 여러 활동들을 하며 뇌가 녹쓸지 않게 노력해 왔다.
김기순: 이거 못하는 사람은 못해요. 단순한데도요. 내려올 때 이거 못하고 올라갈 때 이렇게 올라가잖아요. 근데 이것만 바꾸는데도 못하더라고요. 총 가위 브이 가위, 총 가위 브이 가위,
틈틈히 양손의 가위 모양을 번갈아가며 바꾸거나, 엄지와 새끼 손가락을 반복해 바꿔 보는 것도 뇌의 자극이 된다고 한다.
김기순: 뇌는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고 하잖아요. 뇌를 자꾸 쓰니까 더 기억하게 되고 나는 치매 안올 것 같아요. 안오게 하려고 지금 이렇게 발버둥치잖아요.
(B요리학원 서울특별시 서초구), 의사 까운 대신 앞치마를 두른 한설희 교수를 만난 곳은 서울 강남의 한 요리학원, 그는 바쁜 시간을 쪼개 요즘 이탈리아 요리를 배우고 있다.
제작진: 아주 능숙한 요리사 같으신데요.
한설희: 계속 실수를 해서요. 배운대로 요리가 잘 되면 성취감이 있는데 못하면 좌절도 생기고,
늘 무언가를 배우고자 노력한다는 한설희 교수, 그가 이번에 요리를 공부하게 된 이유는 뭘까?
한설희: 본인이 새로운 요리를 개발할 수도 있고 또 요리 자체가 우리의 창의력을 계속해서 자극하기 때문에 요리는 뇌자극에 정말로 좋은 한 가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설희 교수는 평생 치매를 연구하고 치료해온 치매 전문가이다. 그는 그간의 연구와 임상에서 깨달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도 뇌건강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해 한설희 교수가 특히 추천하는 뇌 자극법은 다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는 것,
한설희: 외국 학회에 가서 그 나라 사람들 하고 이야기를 현지언어로 하고 싶어서 이태리어를 조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외국학회 나갈 때마다 현지언어를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정도 미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휴식시간 까지 알뜰하게 사용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그는 이렇게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우리 뇌에 강력한 자극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설희: 어떤 언어를 배울 때는 계속해서 단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상이 되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 때문에 언어를 배움으로써 단순한 기억력이나 언어구사력만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연구에서 보면 판단력이나 집행능력이라고 하는 전두엽 기능의 수행능력이 많이 함께 발달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두가지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경우 단일언어를 쓰는 사람들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진단 시기가 4.3년 늦었고 증상 시작도 5년 이상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설희: 우리가 나이가 들어서 새로운 공부를 한다든지 어떤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 뇌의 신경세포가 가지를 뻗게 됩니다. 꾸준히 뇌를 자극하면 인지예비능력을 충분히 가질 수가 있어서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물질이 뇌에 많이 쌓이더라도 신경세포가 저항할 수 있어서 치매로부터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노년을 맞이할 수가 있습니다.
엄지인: 두 개의 뇌 사진을 유심히 봐 주시기 바랍니다. 한쪽은 20대 젊은이의 뇌, 또 다른 한쪽은 70대 노인의 뇌입니다. 어느 쪽이 70대의 노인일까요? 큰 차이가 없어서 쉽게 구별하기가 어려운데요. 바로 이쪽이 70대 노인의 뇌입니다. 같은 70대지만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생한 뇌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큽니다. 이렇듯 우리 뇌는 관리하기에 따라 노화를 늦출 수도 빨리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중 1명은 치매환자고 2050년에는 지금보다 4배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치매에 대한 관리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중가를 해서 1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렇다면 치매를 비롯해 뇌의 노화로 인해 생기는 여러 문제들로부터 우리의 뇌를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꾸준한 뇌 자극과 함께 걷기 등 유산소운동에 주목합니다.
(강원도 원주시), 자그마한 체구로 오늘도 쉬지 않고 걷는 채홍기씨는 원주에서 유명한 걷기 왕이다. 보통 사람 걸음으로는 보폭을 맞추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걷는 채홍기씨, 매일 걷는 거리도 상당하다.
제작진: 하루에 몇 ㎞나 걸으세요?
채홍기: 하루 보통 10㎞는 걸어요. 10㎞는 아무것도 아니죠.
제작진: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채홍기: 8학년 7반, 87살
날마다 이렇게 걷고 또 걷다 보니 새 운동화를 사도 금새 해지기 일쑤다. 덕분에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몸은 특별히 불편한데 없이 건강하다. 무릎은 안 아프세요? 안 아파요. 걸으니까 자꾸 많이 걸으니까 무릎이 좋아지는 거예요.
채홍기(87): 걸으니까 정신도 좋고 또 밥맛이 좋으니까 식사도 잘 해요. 걷고 오면 배가 고파서 밥 빨리 달라고 들어오면서 밥 달라 하고 얼마나 좋아요.
채홍기씨가 걷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그의 나이 67이 되던 해, 집안 곳곳에는 그간의 걷기 이력을 증명해 주는 완보증과 메달들이 가득한데 젊은 사람들도 힘든 100㎞ 걷기에도 도전해 무사히 완주했다.
채홍기: 200㎞는 일주일 동안 걷는 거예요. 6박7일 하루에 30㎞ 걷는 날도 있고 40㎞ 걷는 날도 있고 합해서 6박7일 동안 200㎞ 걷는 거죠. 걸을 때마다 최고령자로 걸었지.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건강했던 것은 몸 뿐만이 아니다. 컴퓨터를 배워 동영상을 제작할 만큼 기억력을 비롯해 뇌건강도 아직까지 청춘이다.
곽노옥(78)/채홍기씨 부인: 총기가 좋으세요. 나는 잘못 외우는데 내가 나이가 9년이나 아랜데 나보다 기억력이 더 좋아요.
(분당 서울대병원), 오랜 시간 꾸준히 유산소운동을 해온 채홍기씨의 뇌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MRI 검사를 통해 그의 뇌를 살펴봤다. 그 결과 채홍기(87)씨의 뇌는 비슷한 연령대(80)의 노인들 보다 위축이 훨씬 덜했다. 뇌의 부피가 상대적으로 큰 것은 물론 특히 인지기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대뇌의 회질 부분이 잘 발달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분은 대뇌의 회질 부위, 백질 바깥에 있는 회질 부위가 뇌의 전영역에 걸쳐서 아주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게 아마도 평소에 활발한 운동을 지속해서 하신 결과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김기웅: 회질은 대뇌에서 신경 세포체가 머무르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회질은 실질적으로 대뇌의 인지활동 자체를 조정하고 수행하는 역활을 하는 뇌 부위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회질은 인지기능의 핵심 엔진이라고 보면 됩니다. 회질의 부피가 정상적으로 잘 유지되는 분들은 인지기능 수준도 상대적으로 잘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경심리검사결과 역시 전두엽의 기능이 좋았는데 기억력과 충동 및 행동억제 능력이 특히 좋았다. 그렇다면 운동은 어떻게 뇌건강에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뇌혈류량 및 BDNF 라는 조절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박현태/동아대학교 건강관리학과 교수: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을 자극하게 되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뇌에 있는 BDNF를 개선시킵니다. BDNF는 뇌유래 신경영양인자입니다. BDNF가 증가하면 결과적으로 신경세포와 뉴런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인지기능이 개선되는 구조입니다.
운동이 뇌에 좋은 이유중 하나는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즉 BDNF의 생성에 있다. BDNF는 새로운 신경세포의 성장과 분활을 촉진하고 생존을 돕는 물질로 뇌의 성장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BDNF(Brain-Derived Nutrient Factor: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BDNF는 나이가 들수록 감소해 뇌의 노화를 가속화시키는데 운동을 하면 증가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도 뇌의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열쇠가 바로 BDNF라 할 수 있다.
조장희/수원대학교 브레인 바이오센터장: 운동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나이 먹어서도 운동을 꼭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심장에서 나오는 피 중에 20%가 뇌로 갑니다. 그런데 뇌는 몸무게의 2%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조그만 뇌로 혈액의 20%가 공급되니까 뇌가 중요하다는 얘기죠. 그런데 운동을 하면 피의 20%가 뇌로 가니까 운동을 하는 것은 바로 뇌를 위해서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동아대학교), 부산에 한 대학, 이곳에선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3년째 운동이 인지기능에 미치는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하는 운동은 단순히 몸만 쓰는 운동이 아니라 뇌도 함께 쓰는 운동이다. 걷기 등 중간 강도운동에 간단한 인지 자극을 결합한 인지복합운동,
박현태: 평상시 보다 조금 빠르게 걷거나 계단을 1~2 층 정도 계단을 올라가는 정도의 활동도 중간강도의 운동이 될 수 있습니다. 뇌와 신체를 동반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근력을 통한 인지기능의 증가로 있을 수 있지만 운동과 인지기능 과제를 함께 함으로써 뇌가 동시에 활성화 되는 것입니다.
그냥 운동만 할 때와 인지과제를 수행하면서 운동할 때 우리 뇌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리는간단한 실험을 통해 뇌의 변화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먼저 단순히 걷기만 할 때 뇌의 혈유량을 검사하고 다시 머리 속으로 암산을 하면서 걸을 때 뇌의 혈유량을 특정해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인지과제를 함께 하면서 운동을 할 때 뇌로 가는 혈유량이 더욱 증가하고 뇌가 보다 활성화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현태: 인지복합운동을 하면 뇌에 혈유량이 증가합니다. 산소를 가진 혈유량이 증가합니다. 즉, 뇌를 많이 쓴다는 것이죠. 운동을 할 때 중간강도의 운동을 한 뒤 인지과제를 복합한 운동을 한다면 이것이 경도 인지장애 혹은 정상인들의 뇌와 인지기능 그리고 신체기능을 증진시켜줄 수 있어 치매예방에 굉장히 효과적인 운동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기엔 단순해 보여도 몸과 머리를 함께 쓰는 일이라 쉽지 않은 인지복합운동, 우리가 평소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인지복합운동은 어떤 것이 있을까.
뇌몸 튼튼운동 ① 끝말 잇기하며 걷기-빠르게 걸으면서 옆 사람과 함께 끝말잇기를 한다.
뇌몸 튼튼운동 ② 손바꿔 묵찌빠하며 좌우로 이동하기-양손의 묵찌빠를 바꿔가며 좌우로 규칙적으로 움직인다.
뇌몸 튼튼운동 ③ 다리와 손을 함께 쓰며 좌우로 이동하기-좌우로 규칙적으로 움직이며 다리근력운동과 손 자극운동을 동시에 한다.
백용순(80)/인지복합운동 참가자: 어렵지만 안되는 걸 하려고 쳐다보고 애를 쓰는 게 좋지, 기억력이 많이 좋아졌어요. 정신 쓰는 게 많이 좋아졌어요.
박문자(78)/인지복합운동 참가자: 옛날에는 금방 한 일도 잊어버리는 일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인지복합운동은 인지기능에 어떤 변화를 줄까? 프로그램 시작 전후 참가자들의 인지기능 변화를 확인해 봤다. 인지복합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들은 하기 전에 비해서 인지기능점수가 10%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지복합운동은 기억중추인 해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인지복합운동을 꾸준히 했을 때 해마를 포함한 내측두엽의 크기가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지복합운동을 통해 해마가 포함된 내측두엽의 부피가 5% 이상 개선되면서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기능도 좋아지게 되는 것이다.
박현태: 운동에 인지과제를 복합해서 하는 다면적 중재가 해마의 용량을 증가시키고 그렇기 때문에 기억력이 증가가 되는 것입니다. 즉 다시 말해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구조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경상남도 양산시), 이인수씨는 기억해야 할 일상의 대소사들을 꼭 달력에 기록한다. 기억력이 나빠지면서 부터 생긴 습관이다. 2013년 경도인지장애 판정,
이인수(72): 통화하면서 여기다가 메모하고 아니면 통화 후에 바로 메모하고,
그는 2013년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았다. 진단 당시 그의 뇌사진을 보면 기억중추인 해마의 크기가 많이 줄어들어 있는 것이 보인다.
이인수: 직장 다닐 때 뭐를 가지러 갔다가 중간에서 다른 사람이 불러서 그 일을 해주다 보면 원래 간 목적을 잊어버리고 그냥 오고 그래서 다시 꾸중 들었던 일이 간혹 있었죠.
조순엽(69)/이인수씨 부인: 내가 항상 주장하는 게 치매하고 중풍은 안와야 한다. 평소에 그 생각을 가지고 사는데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고 그때는 충격이 말도 못했죠.
곧 치매가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병원에서 진행하는 인지복합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는 이인수씨, 배운대로 집에서도 꾸준히 인지복합운동을 실천하며 그의 상태는 눈에 띄게 호전됐다.
이인수: 머리가 아무래도 생각을 많이 해야 하니까 머리 두뇌 회전이랑 그런 부분이 많이 도움이 됩니다. 항상 생각해야 하니까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이 보이는데 이 운동을 하면 땀나고 짧은 시간에 아주 효과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아대 병원), 경도인지 장애로 치매 고위험군이었던 이인수씨, 그의 인지기능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운동전 정상에 미치지 못했던 그의 기억력은 인지복합운동 후에 12배 이상 좋아져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박경원/부산광역시 광역치매센터장, 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 뇌세포 라는 것은 서로 이렇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가 신경망이라 그러는데 이 신경망이라는게 가만히 있으면 신경망이 자꾸 헐거워집니다. 하지만 운동이라든지 인지훈련이라든지 이런 여러가지 자극들을 주면 이 신경망이 탄탄해지고 연결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결국은 인지가 좋아지고 치매도 예방되고 뇌가 아주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구글 공동창립자 중의 한명인 래리 페이지는 꿈에서 구글의 알고리즘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2002년 미시간 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정말 좋은 꿈을 꾸었다면 그것을 놓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는데요. 낮동안 학습한 지식이나 경험들은 우리들 속에 일시적으로 저장되었다가 이렇게 잠을 자는 동안 삭제되거나 장기보관 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잠은 얕은 잠에서 시작을 해서 깊은 잡을 거쳐 꿈을 꾸는 랜 수면으로 이어지는데 이 과정이 90분에서 120분 주기로 하룻밤에 4~500 반복이 됩니다.
바로 랜수면, 비랜 수면 두가지 수면 상태가 협력을 해서 기억을 정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마치 새로운 가지가 생기듯 창의력 사고도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자, 그렇다면 반대로 수명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오랜 수면 부족이나 수면장애는 기억력에 심각한 악영향을 까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박복례씨, 상태는 점점 나빠져 이젠 자신의 얼굴까지도 희미해졌다. 아무리 드러다 봐도 낯설기만 한 자신의 얼굴, 딱 대고 한번 봐봐 내 얼굴 아닌데 아니야 아니야
김길자(58)/박복례씨 딸: 집 앞에 초등학교 후문이 있거든요. 거기서도 집을 못찾아 오시고 제가 위치 추적기가 있어요. 엄마위치 보면 엄마가 엉뚱한 데 가 계세요.
살아져가는 기억과는 반대로 치매가 진행되면서 늘어만 가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틈만나면 보따리를 싸는 것도 그중 하나다. 한때는 기억력이 좋기로 동네에서도 유명했던 그녀이기에 가족들은 지금의 모습이 더욱 낯설고 안타깝다.
김길자: 옛날에는 시골에 집집마다 애들이 보통 5명, 8명 그러잖아요. 어머니는 그집 애들 생일을 다 알아요. 누구 집에 누구 생일이 언제 누구는 언제 언제 다. 70대 까지도 기억력이 너무 좋았어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박복례씨에게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치매, 주목할 점은 치매 발병전 그녀가 오랜 기간 동안 충분하고 깊은 수면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젊은 시절엔 자식들 키우면서 농사일에 장사에 늘 바빳고 나이가 들어선 10년 이상 미화원으로 근무했다.
김길자: 새벽 3시 반에 알람을 맞춰 놓으면 4시에 일어나셔서 준비하고 있다가 첫차 타려면 5시경에 나가서 암사역에서 첫차 타고,
제작진: 평소에 잠이 부족하셨겠네요.
딸: 그렇죠. 지금 보면 엄마가 젊었을 때부터 잠이 항상 부족했어요.
박복례씨의 뇌사진을 보면 해마를 포함해 전반적인 뇌위축이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전형적인 치매증상이다.
노지훈/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장시간 동안 수면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해 머리 안에 정상적으로 분해가 되어야 하는 치매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베타 라는 물질이 비정상적으로 응집이 될 수가 있고 이로 인해서 향후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할 수 있는 한가지 원인이 수면부족이 될 수 있습니다.
잠은 우리 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뇌는 낮동안 수집한 기억을 정리하고 처리한다. 여러 활동을 통해 뇌가 얻은 새로운 기억은 기억 중추인 해마가 이동해 기억할 가치가 있는지 가린 후 중요한 기억들을 대내 피질에 다른 영역으로 옮겨가 장기 기억으로 저장된다.
또한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는 낮동안 쌓인 노폐물을 청소하는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잠잘 땐 뇌청소가 더 잘 이루어진다. 이는 자는 동안 뇌세포가 수축하면서 세포 사이의 공간이 넓어져 뇌 척수액이 좀 더 쉽게 뇌 속 노폐물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뇌의 청소할동은 쥐실험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비슷한 몸무게와 건강상태를 가진 쥐에게 한쪽은 잠을 잘 잘 수 있는 환경을 다른 쪽은 잠을 잘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어떤 차이가 생겼을까?
정상적으로 잠을 잔 쥐에 비해 잠을 못 잔 쥐의 뇌에는 치매를 유발하는 노폐물이 더 많이 쌓인 것을 볼 수 있다. 이번엔 알츠하이머 쥐에 수면시간을 늘려주자 뇌에 쌓였던 노폐물이 훨씬 더 많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면시간을 단지 10% 늘렸을 뿐인데 뇌에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무려 80%나 감소한 것이다.
노지훈: 평소 충분한 양의 잠을 자고 적정량의 수면을 유지하고 또 좋은 질의 수면을 유지하게 되면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이 되는 병리가 침착되는 것을 많이 줄일 수가 있겠고 이런 과정들이 긴 시간 반복이 된다면 앞으로 발생하는 알츠하이머 병 혹은 퇴행성 뇌질환을 억제하는데 중요한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잠을 잘 자는 것 못지않게 나이가 들어서는 젊고 건강한 뇌를 유지하는 또 다른 비결은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이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사면 덕하3리), 국내 한 대학에서는 강화도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7년째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뇌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심층적인 1:1 설문조사를 통해 몇명의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관계의 양과 질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런 관계가 신체건강과 인지기능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분석결과에 따르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좋고 깊은 사람일수록 전두엽을 비롯한 사회적 뇌의 크기가 크고 인지능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염유석/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본인도 친한 친구가 많고 그런 친한 친구분들도 또 친구 분들이 많고 친구 분들끼리 굉장히 긴밀하게 관계를 유지하는 분들이 뇌건강이 좋은 걸로 나왔습니다. 우리가 많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하는 것은 뇌 또는 인지에 굉장히 도전적인 일입니다. 상대방 표정을 살펴야 되죠. 그게 뭘 의미하는지를 인지해야 하죠. 그분들 사이의 관계도 기억하고 그분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거나 서로 다른 선호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것까지 전부 다 기억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필요한 겁니다. 따라서 높은 수준의 인지능력이 필요합니다.
14년전 화려한 도시생활을 접고 강화도 덕화리에 정착한 이재훈씨 부부, 요령없는 농사일도 제법 손에 익고 이젠 어엿한 노인회장 직함도 얻었다.
이재훈(78)/2004년 귀농, 덕화3리 노인회장: 전혀 옛날에는 농사 지어본 일이 없습니다. 벼를 한 포기도 심어본 일이 없는 사람이니까 그렇지만 여기 와서 벌써 13~14년 되나요? 그러다 보니까 꽤 농사가 익숙해진 모양인데요.
도시에서 온 이방인임에도 마을에 쉽게 정착할 수 있었던 건 따뜻하게 정을 나눴던 마음 사람들 덕분, 이제는 하루에도 몇번씩 서로의 집을 제집 처럼 드나드는 멀리 있는 일가친척 보다 더 가까운 이웃 사촌이 됐다. 이웃의 경운기가 고장났다는 말에 한 걸음에 달려가는 이재훈씨, 농번기라 너나 없이 바쁘지만 손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누구라도 팔을 걷어 부치는 것이 이 마을의 규칙이다.
유시종(81)/동네주민: 이재훈씨가 도와줘서 기계 살린 거예요. 평소에 많이 도와 주세요? 네, 항상 도와줘요. 읍내까지 차 얻어 타고 다녀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또 다른 이웃사촌의 집을 들른 이재훈씨, 콩 한쪽도 나눠 먹는 인심에 빈손일리 없다. 서영은씨는 이재훈씨가 이 마을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다. 상대가 더 많이 베풀어 준다며 서로에게 공을 돌린다.
서영은(82)/마을주민: 이재훈씨가 많이 베풀어 주지 음식 같은 거 나누면서 서로 교제하는 거지 그런 거라도 갖다 줄 일 있으면 나도 가고 그래요. 서로 그런 의리를 나누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은퇴전 까지 평생을 도시에서 생활했기에 낯선 사람들 속에 정착하기가 처음엔 쉽지 않았다. 방법은 먼저 다가가고 마음을 나누는데 있었다.
이재훈: 처음에 와서 노력을 많이 했죠. 복지관에 가서도 같이 어울리고 회관에 가서도 같이 막걸리도 먹고, 그랬더니 주변에서 씨앗을 준다든지 하다 못해 모종을 준다든지 와서 밭도 갈아주고 심지어 저 비닐하우스도 동네 친구들이 와서 만들어 준거예요.
요즘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열일을 제쳐두고 달려오는 다정한 이웃들, 혼자서는 힘든 일도 여럿이 모이면 언제나 처럼 수월하다.
유시종: 서울서 왔으니까 농사를 모르니까 우리가 하우스도 지어주고 밭도 갈아 주고 처음에는 전부 가르쳐 줬어요.
어영은: 이제 아주 도사가 됐습니다. 우리 노인 회장님, 땀에 대가는 그저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이면 그만, 따뜻한 친구들과 이곳에서 새로 꾸민 노년의 삶이 이재훈씨는 더 없이 행복하다. 최고! 풍년 농사를 위하여!
이재훈: 사람이 어울려서 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진심을 주면 진심이 옵니다.
이렇게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비교해 인지기능에 실제로 차이가 있을까? 연구결과, 사회적 관계가 좋은 사람은 관계가 좋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뇌의 여러 영역을 연결하는 연결성이 현저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염유식: 사회적 관계가 좋으신 분들은 전반적으로 뇌연결성이 높았습니다. 특히나 뇌연결성 중에서도 먼 지역을 연결하는 뇌연결성이 더 좋았습니다. 먼 지역 중에서도 특히 후두엽과 전두엽 또는 후두엽 과 두정엽을 연결하는 뇌연결성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은 사람들은 사회적 뇌의 크기가 크고 서로 다른 뇌의 영역을 연결하는 연결성이 좋았으며 이로 인해 인지기능 점수 역시 관계가 좋지않은 사람보다 5점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염유식: 치매를 일으키는 기제 중의 하나가 뇌연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그래서 알츠하이머 환자하고 그렇지 않은 분들의 뇌연결성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많이 납니다. 사회 인맥 지도에서 중심부에 있는 분들의 연결성이 더 높게 유지된다고 하는 것은 이분들이 나이를 먹어감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지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조금 더 우리가 추론해 보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치매를 늦추거나 심지어는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라고 추축해 볼 수 있겠습니다.
(수원대학교 브레인 바이오센터), 경기도 한 대학의 브레인 바이오 센터, 이곳에선 세계 최고 해상도의 MRI 개발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이 센터를 이끄는 사람은 올해 나이 여든셋의 조장희 박사,
제작진: 사실 이게 굉장히 어려운 물리학 공식 같은데 어떻게 다 외우고 계십니까?
조장희 박사: 먹고 하는 일이 이거니까 다 외우죠.
그는 세계 최초로 원형 패트를 발명하고 MRI로 고해상도 장치로 발전시킨 세계적인 과학자다.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지금도 해마다 십여편의 논문과 글을 쓰고 있다.
조장희(83)/수원대학교 브레인 바이오센터장: 논문 쓰고 학회가서 발표하고 국제학회에 발표하는 것만 해도 옛날 보다 더 많아요. 내 논문을 인용하는 것도 옛날 보다 더 많아요. 자꾸 축적이 되니까.
지난 40년간 뇌영상촬영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뇌를 관찰해온 조장희 박사, 그는 나이가 들면서 우리 뇌가 노화되는 이유가 뇌를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조장희: 나이가 들어도 뇌세포가 그렇게 많이 죽지 않아요. 한 5% 밖에 안죽어요. 그대신 활동을 하면 뇌가 연결망을 자꾸 연결해요 늘어나요. 뇌연결성은 우리가 나이 먹어가면서 얼마든지 늘릴 수 있어요. 다시 말하면 우리가 뇌를 쓰면 뇌연결망이 늘어나는 거죠. 노년의 삶은 달라진다. 지금부터라도 노화를 이겨낼 수 있는 건강하고 젊은 뇌를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김기웅: 뇌인지 예비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 나이에 구애를 받지 않습니다. 어느 연령대든지지금 시작하면 지금부터 그분의 뇌는 다시 건강해질 수 있고 나이를 먹음에 따라서 나빠지는 기억저하나 치매의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뇌예비용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활동은 지급 바로 시작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미스 마플은 아가타 크리스티에 등장하는 할머니 탐정입니다. 뜨개질을 즐기고 수다떨기를 좋아하는 노부인 이지만 뛰어난 기억력과 관찰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데요. 이렇게 미스 마플 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기억력을 잃지 않고 뇌건강을 지키는 방법,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끊임없이 뇌를 자극한다.
-하루 30분 이상, 1주일 3회 이상 유산소운동을 한다.
-충분한 숙면을 한다.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터놓고 교류한다.
뇌의 노화를 늦추고 늙지 않는 뇌를 만드는 일, 지금 당장 시작해 보시지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끝. (KBS 생로병사의 비밀. 24화. “늙지 않는 뇌의 비밀”에서 정리).
① 인간의 生老病死는 자연의 이치다. 인간은 누구나 좀 늦게 늙고 치매 같은 병에 걸리지 않고건강하게 오래 살다 죽기를 바라는데, 그게 우리의 노력, 운동에 의해 가능하다고 한다.
② 우리가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을 자극하게 되고 그것이 腦에 있는 BDNF(腦由來 神經榮養因子)를 개선시킨다. BDNF가 증가하면 神經細胞와 뉴런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고 認知機能이 개선된다. BDNF는 새로운 신경세포의 성장과 분활을 촉진하고 생존을 돕는 물질이다. BDNF(Brain-Derived Nutrient Factor: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③ 우리 머리의 뇌에 있는 BDNF는 나이가 들수록 감소해 뇌의 노화를 가속화시키는데 운동을 하면 증가하게 된다. 우리가 나이 들어서도 운동은 꼭 해야 한다. 왜냐하면 심장에서 나오는 피 중에 20%가 뇌로 간다. 뇌는 몸무게의 2%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조그만 뇌로 혈액의 20%가 공급되니까 뇌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운동은 뇌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④ 우리가 운동을 하는데 단순히 몸만 쓰는 운동이 아니고 뇌도 함께 써야 한다. 그걸 인지복합운동이라고 한다. 평상시 보다 조금 빠르게 걷거나 계단을 1~2 층 정도 올라가는 정도의 운동도 인지복합운동이 될 수 있다. 인지복합운동은 운동과 인지기능을 함께 함으로써 뇌를 동시에 활성화 시키는 것이다.
⑤ 인지복합운동을 하면 뇌에 혈유량이 증가한다. 뇌를 많이 쓰는 운동을 할 때 동시에 인지복합운동을 한다면 경도인지장(치매전단계) 혹은 정상인들의 뇌와 인지기능 그리고 신체기능을 증진시켜줄 수 있어서 치매예방에 굉장히 효과적이다.
⑥ 우리의 뇌세포는 신경망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가만히 있으면 신경망이 자꾸 헐거워진다. 하지만 운동이나 인지훈련 등 여러가지 자극들을 주면 이 신경망이 탄탄해지고 연결이 늘어난다. 결국은 인지가 좋아지고 치매도 예방되고 뇌가 아주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⑦ 일부 신경세포가 죽더라도 대신 일해줄 다른 신경세포들이 많으면 나이가 들어도 인지기능이 떨어지지 않고 건강한 뇌를 유지할 수 있다. 이를 뇌의 인지기능 용량이 높다고 말한다. 뇌의 인지예비용량이 높은 사람은 알츠하이머 치매가 찾아와도 훨씬 늦게 그 증상이 나타난다. 평소 뇌의인지 예비용량을 올리는 활동을 하면 치매의 발생을 막거나 지연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⑧ 우리가 나이가 들어서 새로운 공부를 한다든지 어떤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 뇌의 신경세포가 가지를 뻗게 된다. 꾸준히 뇌를 자극하면 인지예비능력을 충분히 가질 수가 있어서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물질이 뇌에 많이 쌓이더라도 신경세포가 저항할 수 있어서 치매로부터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노년을 맞이할 수가 있다.
⑨ 우리 뇌는 관리하기에 따라 노화를 늦출 수도 빨리 망가질 수도 있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중 1명은 치매환자고 2050년에는 지금보다 4배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 된다. 치매를 비롯해 뇌의 노화로 인해 생기는 여러 문제들로부터 우리의 뇌를 지키는 방법은 꾸준한 뇌 자극과 함께 걷기 등 유산소운동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