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물리·천문분과 · 오영제
뉴로모픽(Neuromorphic) 컴퓨팅은 인간의 지능을 기계로 모사하기 위해 인간의 뇌 신경세포 체계인 시냅스(synapse) 및 신경계를 이루는 기본적인 세포 단위인 뉴런(neuron)의 작동 방식을 모방한 기술로, 이 기술은 인간의 뇌와 유사하게 적은 에너지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하는 장점이 있다.
오감 인식 센서 중 촉각센서는 이전에는 주로 동·식물의 생물학적 구조 및 기능을 모방한 생체모방 (Bio-mimetics)을 이용한 개발이 이루어졌으나 센서구조가 소형화되어 감에 따라 저전력 구동, 넓은 자극감 지 범위, 미세한 감도 제어와 같은 어려운 기술들을 수행하기 위해 최근 인간의 생물학적 촉각 시스템을 모방하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뉴로모픽 컴퓨팅 기반의 촉각센서는 또 점성의 다공성 나노채널로 구성되어, 휘어지고 늘어나는 피부의 특성을 모방하면서도 초저전력으로 구동되고, Pa~MPa까지 자극을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는 정전용량형 압전센서도 개발되었다. 반도체 소자 내의 은 입자 비율을 조절하여 온도 자극에 대해 선택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촉각센서와 또 배리스터 소자를 이용하여 외부 압력을 감지해 이를 스파이크 신호로 변환할 수 있는 촉각센서도 발표되어 향후 휴머노이드 상용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빛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시킨 뉴로모픽 시각센서로써 비정질 산화물 반도체를 이용해, 빛에너지를 흡수하여 전자를 여기 시킴으로써 역방향 전압에서도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는 포토트랜지스터를 설계하였고, 이를 통해 제안된 8x8 NAPISA는 뉴로모픽 어레이 개발에 성공하여 향후 인공지능 시뮬레이션 없이도 시각적 기억모드 및 망각 모드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함으로써 인간의 시각을 모방하였는데, 앞으로 인공지능 눈을 구현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의 청각 시스템을 모방하기 위해서는 달팽이관 내부의 기저막을 모사하여야 하는데, 이때 압전과 마찰전기의 원리를 이용하여 인공 기저막을 구현시킨다. 압전 MEMS 트랜스듀서 소자를 이용해 20Hz~20kHz에 해당하는 모든 가청 주파수 영역대를 감지하였다.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영역이 후각이지만 냄새를 맡는 과정 역시 복잡해 후각에 대한 이해 정도는 아직도 매우 미흡한 상태이다. 일명 전자코(Electronic nose)로 일컬어지는 전자 후각 센서는 인간의 후각 시스템을 모방하여 혼합가스나 냄새의 정보를 측정하도록 개발되었다. 최근에는 호흡 가스를 분석해 암 진단에 사용하는 후각 센서 기술이 보고되었고 후각 모사를 위해 사용되는 가스 센서로는 저항형 센서가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다. 주로 금속산화물 센서, 폴리머 센서가 이에 해당한다.
음식물이 혀의 맛봉오리 내에 존재하는 미각 수용기에 도달되면, 전기적 신호로 변환되어 뇌로 전달될 때 맛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미각 인식시스템을 모방한 뉴로모픽기반 전자혀(E-tongue)는 감각 정보를 수집해 전기적 신호로 변환시키고, 이를 신경 인터페이스를 통해 전달시켜, 맛의 명확한 판별과 함께 정량화를 구현하기 위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암 환자의 소변과 건강한 사람의 소변을 구별하는 전자 혀를 개발하였으며, 생물학적 미각 뉴런을 모방한 MOSFET 구조로 구성된 뉴로모픽 미각 센서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전자혀 시스템은 아직은 인간의 미각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패턴 인식 메커니즘 또한 뇌의 신호처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인공지능(AI)과 융합한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은 센서 기술에서 혁신적인 기술 발전의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왜냐하면, 낮은 소비전력과 빠른 정보 처리능력으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습의 정확도나 성능적인 부분에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점들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아직 인간 뇌에 대비하면 드러나는 여전히 높은 소비전력 문제와 데이터 처리 비효율성에 대한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