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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우산과 핵폐기물의 비틀기 – 플루토늄의 다원성
서균렬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명예교수
미국의 핵우산은 얼마나 효과적인가?
핵우산이란 핵을 가진 국가가 비핵국가를 방어해 주겠다는 약속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대한민국과 일본을 포함한 비핵 동맹국가들을 핵우산으로 방어해 주겠다고 약속해왔다. (그림1 참고)
미국은 현재 이러한 성격의 안보 동맹을 약 30개 국가와 맺고 있다. 미국은 1950년대의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에 대량보복을 포함하는 핵무기 방어라는 개념을 창안하였다. 미국의 핵우산은 동맹국가들을 잠재적인 적의 공격으로부터 막아주었다고 많은 국가들이 믿고 있다. 미국의 핵우산이 얼마나 유효한지를 평가해보는 일은 매우 흥미롭다.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이 끝난 후인 1953년 10월에 대한민국은 ‘한미 상호 안보조약’을 체결하여 미국의 핵우산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안보조약은 미국의 국방·외교 정책의 특징으로서 핵무기 갈등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 점점 확대되었다. 이 안보조약은 또한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성을 제거함으로써 미국의 핵무기 확산 방지 목표와 부합되는 것이었다.
한미 상호 안보조약의 내용을 보면, “미국은 한국에 대한 공격을 막아내고 방어해주며 비무장지대(DMZ)에 군대를 배치한다”라고 되어 있다. 또한 미국은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했었는데, 1991년에 죠지 부쉬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철수되었다. 한국에 대한 핵우산은 70년 동안이나 유지되고 있다. 대부분의 군사전문가들은 미국 핵우산과 한미 상호 안보조약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핵우산을 제공하여 한국과 일본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오랫동안 군사훈련을 실행하여 왔다. 또한 미국의 전함과 항공모함은 이 지역에 상주하면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군사기지와 전함들로 구성된 미국의 핵우산은 북한에게는 명백한 위협으로 느껴질 것이다. 미국과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서는 서로가 상대방이 핵무기를 제거해 주기를 바랄 것이다.
북한은 아마도 25~50개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는데, 핵탄두를 ICBM에 장착하면 미국의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UN과 미국은 2017년에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행했을 때 경제 제재를 증가시켰다. 미국은 경제 제재를 해소하기 전에 완벽하고 검증가능하고 비가역적인 비핵화를 요구하였지만 북한은 깡패같은 짓이라고 완강하게 비난하였다.
최근에 한국 내에서는 미국의 핵억지력 또는 핵우산의 연장에 대해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이 핵무기를 가진 러시아 같은 나라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군사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에 근거를 마련해 주었다. 이러한 주장은 미국의 핵우산에 구멍이 있으며 다른 핵무기 보유국가를 상대로 한 갈등에서는 동맹국가를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는 대한민국의 의심을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이 최근에 전술핵무기를 포함하는 직접적인 위협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이 제공하는 핵억지력을 증가할 필요성이 있다. 거기에 더하여, 중국은 타이완을 무력으로 통일하려는 야망을 숨기지 않고 서둘러 핵무기를 늘리고 있다. 중국은 2035년까지 거의 1500개의 핵폭탄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위협적으로 국제 안보 환경이 변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의 핵억지력 때문에 아직은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가장 커다란 교훈은 미국의 핵우산에 들어가 있지 않은 나라는 깡패국가에게 쉽사리 침략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계속해서 “당신네 나라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지만, 미국의 핵우산이 정말로 안전한가? 솔직히 말하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질문이며 한국 정부가 제기하는 커다란 의문점이다.
한국 정부 내에서는 한반도의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실효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자력으로 핵폭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핵우산 문제에 대해서 한국과 미국의 관리들 사이에서 다른 의견들이 분출하고 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핵무기는 미국에 속한다. 그러나 핵에 관한 계획, 정보공유, 훈련, 그리고 교육은 한국과 미국 합동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이 합동 핵무기 훈련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아니오”라고 말했다.
바이든의 아니오 발언에 대해서 한국의 대통령실은 다시 이렇게 발표했다. “북한의 핵무기에 대항하여 미국의 핵무기들을 운용하는 문제에 대해서 동맹국가들은 정보공유, 합동 계획과 합동 실행 등에 관해서 논의를 하고 있다.”
양국 정부의 서로 다른 표현은 양국 정부의 충돌하는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비핵국가와의 핵공조에 관한 주장을 매우 부드럽게 표현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핵공조에 대해서 똑같은 자격을 가진 파트너라는 것을 절박하게 보여주고 싶어한다. 핵억지력을 확장한다는 것은 이제 판에 박은 진부한 문구가 되었다. 말로는 끊임없이 언급되지만 어떻게 효과적으로 실행할지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 핵공조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서 미국은 서울 또는 평양과는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중국, 북한 그리고 러시아로 인하여 증가하는 핵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방위역량을 최대로 발휘하여 핵우산을 확장하겠다는 확고한 약속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과 일본은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조할 것이다.
일본의 핵오염수는 얼마나 해로운가?
후쿠시마는 매우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서구 국가를 위한 기준과 다른 나라들을 위한 기준은 다른가? 미국은 지난 수년 동안 2011년에 지진과 쓰나미에 의하여 사고가 난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려는 일본의 계획을 옹호하여 왔다. 미국의 국무장관인 안토니 블링켄은 기자들에게 미국은 오염수를 방류하려는 일본 정부의 계획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장관은 오염수가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의 핵안전 기준에 부합하며 안전하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은 2011년 지진이 발생한 이후 운영이 중단되었는데, 그 후 일본 정부는 방사능이 원전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 일본은 방사능 물질을 후쿠시마 현장에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다고 경고를 한 후 130만톤에 이르는 핵오염수를 방류하기 전에 오염수의 방사능을 감소시키는 방안을 여러 가지로 연구하였다.
핵오염수 방류 계획은 일본의 어부들은 물론 인접 국가들, 특히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비판은 가장 약한 편이었다.
후쿠시마 원전의 운영사인 도쿄전력회사는 핵종을 제거하고 희석시킨 물을 2023년 8월 24일, 최초로 방류한 다음에 오염수의 방류는 성공적이었다고 발표하였다. 일본의 기시다 총리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면서 “깨끗하고 안전하다”고 선언했다. 세 명의 각료들은 기자회견장에서 후쿠시마 생선으로 만든 사시미를 먹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후쿠시마 방류수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홍보 행사였다.
이러한 마키아벨리적인 행사는 방류수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아무도 속이지는 못했다. 측정 데이터를 보면 삼중수소는 여과장치로 쉽게 걸러지지가 않는데, 여전히 방사능 수치가 높았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은 오염수의 방류를 가장 큰 소리로 반대하면서 방류수는 위험하기 때문에 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고 외쳤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은 못 들은 체하였다.
서방 국가들은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비슷한 수준의 수질오염 관련 재앙을 무시한 전력이 있다. 불과 몇 년 전에 영국은 거의 10년 동안 숨겨온 수질오염 사건이 탄로 난 적이 있다. 수처리 회사들이 하수 슬러지부터 산업폐수까지 온갖 독성 물질을 일반인들이 접근하는 강과 호수에 쏟아버린 사실이 들어난 것이다.
영국 회사들은 처리하지 않은 하수를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불법적으로 방류한 것이다.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어떤 회사들은 정기적으로 방류 기준을 위반하였다. 이러한 위반 사례는 2013년부터 시작되었는데, 회사 경영진에서는 불법 방류로 인하여 감시 기관이 부과하는 벌금이 폐수를 처리하는 비용보다 싸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범법행위는 2021년까지 비밀스럽게 계속되다가 결국은 탄로가 났다. 사람들은 이러한 범법 행위가 영국이라는 선진 국가에서 일어났다는 사실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 영국은 더 이상 다른 나라가 환경법을 어겼다고 손가락질을 할 수 없게 되었다.
통계를 보면 2021년 한 해에만 영국에서 37,000건의 수질 오염이 발생하여 90개 해안이 영향을 받았다. 이처럼 수질이 오염되면 사람은 물론 식물과 야생동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일으킬 것이다. 그동안 소문에 의하면 공공수역인 호수에서 수영을 한 사람에게 심각한 감염이 나타나기도 했으며, 팔다리에 괴저병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는 환경오염을 소홀히 대처했을 때에 인간에게 어떠한 피해가 나타날 수 있는가를 알려 준다.
미국 또한 환경 재앙을 숨긴 흑역사가 있다. 금년에 미국의 오하이오 주에서 최악의 화학물질 오염 사고가 발생하였다. 화물 기차가 탈선한 후, 수천 갤런의 독성 세라믹이 주변 하천을 오염시켜서 40,000 개체 이상의 물고기와 수생 동물이 죽었다. 오염된 하천의 영향은 매우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염려된다. 이러한 수질 오염 사고는 미국의 종교 공동체의 하나인 애미쉬에게는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는데, 왜냐하면 애미쉬들의 식수원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태평양의 마셜제도에 있는 군사기지에서 1946~1962년 사이에 핵실험을 했는데 ‘태평양 공급기지’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미국은 1946년 6월 30일, 역사상 처음으로 핵무기 (암호명 에이블) 실험을 했다. 그 후 7월 24일 두 번째 핵실험을 베이커 기지에서 실행했다.
미국은 태평양 기지에서 105회의 대기권과 수중 핵실험을 했는데, 많은 핵실험에서 다량의 방사능이 분출되었다. 마셜제도에서의 핵실험은 횟수로는 전체 핵실험의 14%를 차지할 뿐이지만 210메가톤 용량은 전체 핵실험 용량의 80%를 차지한다. 가장 큰 용량의 핵실험은 15메가톤 용량의 캐슬브라보 실험이다. 이 실험은 1954년에 이루어졌는데, 대피하지 못한 섬 주민들의 마을에 많은 양의 방사능 낙진이 떨어졌다.
태평양 공급기지에 속했던 많은 섬들은 아직도 방사능 낙진으로 오염되어 있다. 핵실험 당시에 섬에 살았던 많은 주민들은 오랫동안 여러 가지 병으로 고통을 겪어왔다. 1990년에 제정된 “방사능 노출 피해 보상에 관한 법”에 따라서 핵실험으로 피해를 입은 마셜제도 주민들에게 7억5900만불의 보상금이 지불되었다. 캐슬브라보 핵실험과 관련해서, 미국은 피해를 입은 일본인에게 1530만불을 지급했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의하면, 마셜제도 주민이 일생 동안에 방사능에 노출되면 낙진 관련 암이 1.6% 증가한다. 암의 증가는 1948~1958년 사이에 행해진 핵실험의 방사능 낙진 때문이라고 하는데, 뒤따르는 12년 동안 (1959~1970)에는 잔류 방사능 오염이 환경에 피해를 주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피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방사능 오염의 확산을 자기 나라 국경에서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미국과 영국, 그리고 다른 서방 국가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에서 일본의 편을 들어주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후쿠시마 방류수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도쿄 전력은 원전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르는데, 2023년 8월 24일 태평양으로 방류하기 시작하였다. 오염수 방류가 계속되면서 앞으로 일본 내외에서 과학자와 정치가, 그리고 시민단체 사이에 기나긴 투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염려된다.
도쿄전력의 방류 결정이 장기간에 걸쳐서 논란을 일으킬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 첫째는 처리수의 정체, 둘째는 방류에 관한 과학적인 토론, 그리고 셋째는 정치·사회적인 함의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첫째로, 방류수는 처리된 물인가 오염된 물인가? 빗물이나 지하수가 스며들어 사고가 난 반응로를 지나면서 녹아내린 연료봉 잔해들을 식히는 과정에서 물은 기름과 여러 종류의 핵종, 예를 들면 세슘과 스트론튬 등과 섞이면서 오염된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물, 또는 간단히 말해서 폐수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예를 들면, 배수구로 뿜어내기, 불투수 벽 만들기(그림4 참고) 등), 점차 발생량이 줄어들고 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폐수 발생량은 2014년에는 1일 540톤이었는데 2022년에는 90톤으로 줄어들었다.
물을 오염시키는 방사능 물질 중의 일부는 ALPS라고 부르는 다핵종제거장치에 의하여 제거되고 물은 탱크에 저장된다. (그림 5 참고). 그러나 ALPS 장비를 사용해도 삼중수소와 탄소14(방사능을 내는 탄소)는 제거되지 않는다. 유럽의 알프스 산맥은 가장 깨끗한 물이 있는 곳인데, 후쿠시마의 알프스는 오염수와 관련되어 있어서 Alps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ALPS 장비는 방사성 물질을 규제 기준 이하로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도쿄전력의 2023년 3월 21일 데이터에 의하면 130만톤의 처리수 중에서 1/3만이 규제기준 이하이었고, 2/3는 재처리를 해야 했다.
처리수는 다른 핵종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처리수 중의 삼중수소는 자연 상태에 있는 삼중수소 만큼 깨끗할 수는 없다. 후쿠시마의 처리수를 자연상태의 삼중수소수(다른 정상적인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수)와 비교할 수는 없다. 정상적인 삼중수소수는 다른 방사능 핵종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더욱이 ALPS 처리수는 먼지, 기름, 염분, 부식부산물, 그리고 다른 독성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처리수가 방류 기준에 맞도록 처리수를 재처리한다고 발표하였다. 방류 기준에 맞추기 위하여 도쿄전력은 처리수를 다량의 바닷물과 희석시켜 기준치인 1,500 베크렐/리터보다 훨씬 낮은 190 베크렐/리터로 만든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첫 번째 오염수 방류로 17일 동안에 7800톤의 처리수가 바다로 배출되었다. 도쿄전력은 2023년에 세 번 더 방류를 감행할 계획이다. 2024년 3월 말까지 바다에 배출된 삼중수소의 총량은 5조 베크렐로 예상된다. 이러한 5조 베크렐은 후쿠시마 사고가 나기 전에 정해진 연간 22조 베크렐보다 적은 양이다.
삼중수소 외에도, 도쿄전력은 다른 방사성 핵종의 농도가 모두 기준치 이하라는 것을 보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도쿄전력은 간편지수를 고안하였다. 이 지수는 삼중수소는 제외하고 다른 방사성 핵종의 비율(측정치를 기준치로 나눈 값)의 합으로 구성된다. 만일 이 지수가 1보다 적으면 다른 방사성 핵종의 농도가 기준치 이하임을 나타낸다. 도쿄전력은 첫 번째 방류 기간 동안 간편지수는 0.28이었고, 따라서 기준치를 만족시킨다고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모든 처리수를 방류하려면 최소 30년이 걸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최초 방류 결과는 일본의 기준치, 그리고 국제 기준치를 모두 만족시켰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일본 정부는 IAEA가 ALPS로 처리한 오염수의 안전성을 독자적으로 검토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2023년 7월 4일, IAEA는 종합보고서를 발간했는데, ALPS 처리 과정이 관련 국제 기준과 부합되며 현재 도쿄전력의 계획대로 처리수를 방류한다면 환경과 사람에게 미미할 정도의 방사능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전력의 폐수 방류 계획에 대해 과학적인 논란은 여전하다. 태평양 도서국가 포럼은 2023년 1월에 방류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였는데, 내용은 현재의 국제 방류 기준이 미증유의 사고 결과인 후쿠시마 원전 삼중수소의 방류 기준으로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었다. 태평양 도서 국가포럼 산하 전문가 그룹이 독자적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도쿄전력의 방류 계획은 IAEA의 일반안전지침 제8항, 국경을 넘는 오염에 관한 준거를 지키지 않는다. 제8항은 오염처리의 혜택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손실보다 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처리수의 해양 방류 대신 다른 대안을 추천하고 있는데, 처리수를 이용하여 건설회사가 사용할 수 있는 콘크리트를 만드는 방법이 낫다는 것이다. 방사성 핵종을 콘크리트로 고정시켜 비활성화하면 인간과의 접촉을 낮추고 따라서 방사능의 전파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의 해양 방류 계획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많으므로 콘크리트 고정화 방법은 확실히 국경을 초월하고 세대를 초월하는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해양 방류가 태평양을 회복불가능하게 만들지는 않을지라도 우리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에 관해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이 제안되어 있다.
첫째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방사성 폐수를 관리하는 문제가 단순히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오염수 방류에 관한 대중의 논란은 과학에 근거한 대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과학적인 대화는 필요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오히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전형적으로 알빈 와인버그의 용어를 빌면, ‘과학을 초월하는’ 문제이다. 초과학적 문제란 과학적인 질문을 던질 수는 있지만 과학에 의존해서만 대답할 수는 없는 문제를 말한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계획은 또한 과학 외의 접근법을 필요로 하는데, 도쿄전력은 이해관계자들과 설득이 아닌 진지한 대화 그리고 의사결정과정 공개 등이 필요하다.
둘째로, 대중의 신뢰와 믿음을 회복하기 위하여 일본 정부는 방류를 중단하고 이해관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독립적인 감독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도쿄전력의 방류계획을 IAEA가 검토한 것은 도움이 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IAEA가 검증한 시료는 최초 방류수에서 채취한 시료이며, IAEA는 앞으로 30년간, 아마도 훨씬 긴 시간동안, 방류할 전체 계획을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IAEA 사무총장인 라파엘 그로씨는 종합보고서의 서문에서 IAEA의 검토가 “일본 정부의 정책에 대한 권고도 아니며 인정도 아니다”라고 명백히 밝혔다. 대중의 신뢰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전체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투명성 그리고 근거가 되는 데이터와 정보의 공개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번의 방류가 시범사업의 일부이며 해양 방류가 해양생태계와 먹이사슬에 중대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가 이루어진 후에 방류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일본 정부는 처리수의 방류를 중단하고 과학계에 이러한 연구를 요청해야 한다.
동시에, 일본 정부는 국내외 이해당사자들에게 해양 방류보다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대안들을 모색해야 한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게 해양 방류를 임시 중단하는 명분을 주고 대안을 찾도록 한다면, 이것은 이해당사자들의 우려에 성실하게 귀를 기울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처리수의 관리에 있어서 대중의 신뢰를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을 분명히 갖추고 있다. 그러나 대중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논리를 뛰어 넘어야 할 것이다.
로카쇼 재처리 공장: 수렁에 빠지다
로카쇼 핵연료 재처리 시설은 핵재처리 공장이다. (그림6 참고). 이 시설은 일본 핵연료회사가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혼슈섬의 북쪽 해안, 아오모리 현의 북서쪽 로카쇼 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로카쇼 복합 단지의 일부분이다.
로카쇼 공장은 중부 일본 이브라키의 토카이에 위치하고, 2007년에 운영을 중단한 보다 작은 재처리 공장의 후속 시설이다. 로카쇼 복합단지에는 고준위 핵폐기물 모니터링 시설, 혼합핵연료 제조 시설, 우라늄 농축 시설, 그리고 저준위 폐기물 매립장이 있다. 2010년 기준으로, 로카쇼 복합단지는 면적 380만m2에 38개의 건물이 건설되었다. 1993년 이후 이 복합단지에는 미화 200억불이 투자되었는데, 이 액수는 최초 예상한 비용의 거의 3배 수준이다. 2011년 기준으로 투자 비용은 275억불로 늘어났다.
2008년 6월에, 지질학자들은 로카쇼 공장이 활성 지질 단층선의 바로 위에 건설되어 규모 8의 지진이 나면 위험하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규모 6.5 이상의 지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로카쇼 공장은 규모 6.9의 지진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다고 발표했다.
2011년 3월 11일에 규모 9.1의 지진이 발생하자 로카슈 공장은 예비 디젤 발전기로 비상 발전하여 전기를 공급했다. 비상 발전기는 장기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일본 방송은 3월 13일 600리터의 핵폐수가 누출되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 기사에 의하면 2011년 3월 14일 전력이 복구되었다.
2007년에 유리화 실험이 완료되었다. 유리화 실험이란 건조한 고준위 폐기물을 용융유리와 함께 강철용기에 붓는 것을 말한다. 2018년 현재, 일본이 보관하고 있는 10톤의 플루토늄의 1/3이 로카쇼 공장에 저장되어 있다.
로카쇼 공장에서는 사용 후 남은 핵연료를 받아서 해체한 후 화학적 공정에 의하여 우라늄과 플루토늄으로 분리한다. (그림7 참고). 이 공장은 사용한 핵연료를 재처리하기 위하여 보관하고 있는 3개의 저장조를 가지고 있는데, 각각은 11m x 27m x 13m의 크기이다. 세 개의 저장조는 1998년부터 사용한 핵연료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전체 용량 3000톤 중 2108톤이 채워져 있다. 일본은 여러 장소에 있는 저장조에 원전에서 사용한 후 남은 핵연료를 11,000톤 보관하고 있다. 이 재처리 공장에서는 부피가 큰 액체 방사성 폐기물, 고준위의 고체 방사성 폐기물이 생성되며 우라늄과 플루토늄에서 방사성 기체가 발생된다. 이 공장이 가동되면 일년에 800톤의 우라늄과 8톤의 플루토늄이 처리될 것이다. 이 공장은 현재 시험 운전 중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다.
핵연료의 재처리는 본질적으로 여러 나라들이 핵무기를 만들기 위하여 핵연료를 광물에서 추출하는 과정과 동일하다. 처리 과정에서는 위험한 독성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연료 알맹이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분리한다. 액체 처리 방법은 상당한 양의 액체 고준위 폐기물을 만들어낸다. 재처리 과정에서는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공기와 바다로 배출된다. 재처리 과정은 매우 위험하다. 토카이무라 공장의 이전 시설에서는 연료 저장소에서 화재와 폭발 같은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하였다. 세 명의 인부가 죽었고, 주변의 30만 명 인구가 방사능에 노출되어 대피해야 했다.
누출 사고는 항상 위험하다. 로카쇼에는 폐수를 직접 태평양 바다로 배출하는 파이프가 있다. 로카쇼에서는 방사성 가스를 굴뚝을 통하여 대기로 방출한다. 재처리 과정에서는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재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다량의 여러 종류의 방사성 오염물질은 단순히 주변 생태계로 배출되며 처리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새로 연료가 들어오면 새로 핵폐기물이 발생한다.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
로카쇼 단지는 많은 돈을 투입하고 생태계에 오염물질을 쏟아내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확실한 성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재처리 공장은 어떤 종류의 폐기물을 고체화시키지를 못하기 때문에 아직도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다른 시설들도 계획대로 진행이 되지 않거나, 기술적인 문제에 부딪쳐 있다.
일본의 전체 핵 프로그램은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는데, 일본 정부는 로카쇼의 모든 시설들을 개선하여 핵연료의 재처리를 성공시키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에게 로카쇼 공장과 몬쥬 공장을 가동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은 핵확산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로카쇼 공장을 가동하라고 요구하는 모순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로카쇼 공장에서도 수차례 사고가 발생하였다. 화학물질을 보관하는 용기에서 57개소의 용접 잘못이 발견되었고, 한 곳에서는 구멍이 뚫린 것을 발견했다. 최초의 시험 운전에서 물과 증기를 이용하여 조사해 보니 1000개의 결함이 발견되었다. 10개의 건물 중 9개의 건물에서 결함이 발견되었다. 유리화 공정 건물은 조사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추출 공정이 일어나는 연료 용해조에서 온도계의 위치가 잘못 설정되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매우 중대한 장비 결함들이다. 이러한 문제 중 일부는 교정되었지만, 많은 부분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상태이다. 중요한 잠금 밸브를 조절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도 아직 해결이 되지 못했다. 연료 분리 공정에서 산성 용액을 추출하는 파이프는 아직도 수선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이 공장의 전면 가동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이 공장은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다. 공장의 운영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전반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일본원자력연료유한공사(JNFL)는 이 공장에서 플루토늄의 회수를 보장하려면 다른 공장이 일년 동안 만드는 방사성 물질을 하루에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 공장에서는 핵폐기물을 회수하는 대신 150m 높이의 굴뚝을 통하여 대기 중으로 발산시키는데, 바람은 아오모리현의 농사 지대로 불어간다. 나머지 폐기물은 3km 파이프관을 통하여 바다로 방류되어 해안을 오염시킨다.
JNFL은 노출위험을 계산한 것 같다. 로카쇼 공장은 프랑스 기술진의 도움을 받아 건설하고 있다. JNFL의 발표에 의하면, 일본 공장에서 루세늄의 배출 농도는 프랑스에 있는 공장에서의 배출 농도보다 400배나 낮다. 똑같은 기술을 적용하였는데, 어떻게 이런 큰 차이가 나는지 JNFL은 설명하지 않았다. 아일랜드에서는 배출된 플루토늄이 집안의 먼지에서 검출되고 결국에는 사람의 폐에 도달하기도 하였다. 플루토늄을 흡입하면 배출되지 않고 폐에 쌓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로카쇼 재처리 공장에서 핵폐기물이 배출되면 희석되어 없어진다고 계산하며 다른 곳에 쌓인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는 이러한 가정이 매우 부정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폐기물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농축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영국의 셀라필드 재처리 공장에서 방류된 핵폐기물은 해산물에 농축되는데, 한 해의 방류량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고 방류된 총량에 비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핵폐기물의 방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며, 배출원이 오래 지속될수록 핵폐기물의 농축도 더 악화된다는 사실이다.
탄소14와 삼중수소, 그리고 크립톤85는 재처리 공장의 굴뚝을 통하여 배출되는 3가지 중요한 핵종이다. 요오드131 역시 상당량이 배출된다. 삼중수소와 탄소14를 포집하는 기술은 존재하지만 로카쇼를 비롯하여 어느 재처리 공정에서도 사용되지 않는다. 시민핵정보센터에서 계산한 바에 의하면, 크립톤85로 인하여 매년 130명의 암환자가 사망한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로카쇼 재처리 공장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은 공간적으로 멀리까지 퍼지며, 시간적으로 미래 세대에까지 해로운 영향을 주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전세계의 시민들은 방사능 오염이 일본의 동쪽 해안을 넘어서서 영향을 미칠 것을 잘 알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물질이 미국 연안의 물고기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연구된 바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후쿠시마현과 인접 현에서 잡히는 물고기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태평양의 해산물에 대한 인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후쿠시마 사태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과거 태평양 군도에서의 핵실험의 장기적 후유증을 떠올렸다. 핵실험 기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채취하는 해산물에 핵실험의 흔적이 남아있다. 로카쇼 재처리 공장은 이미 후쿠시마 훨씬 북쪽지역의 수산업에 대한 불신을 일으켜서 해를 끼치고 있다. 이 지역의 해산물을 사람이 먹기에 안전하지 않다는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JNFL은 장래에 지금보다도 더 많은 양의 오염물질을 대기와 바다에 배출할 것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로카쇼 재처리 공장이 정상 가동되어 설계수명 동안 배출하는 오염물질의 양은 실로 거대한 양이 될 것이다. 셀라필드와 헤이그는 재처리 공장이 배출하는 방사성 물질의 양이 핵발전 사고에서 발생하는 양과 거의 맞먹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로카쇼 재처리 공장에서 나오는 환경 오염이 후쿠시마 사고에서 나오는 방사능 오염과 피해에 추가될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에서 이미 분명해졌듯이, 방사능 오염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미미한 수준으로 희석되지도 않는다. 방사능 오염은 태평양을 돌아 일본의 전 해안과 해양 생태계의 먹이사슬로 침투될 것이다.
일본은 핵기지 국가가 될 것인가?
비키니 환초에서의 핵실험 후에 일본 내외에서 핵우산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전방위적인 공세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핵무기 반대 운동을 공산주의자들이 조종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였고, 병적으로 민감한 피해자 의식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이 시기에 핵알레르기라는 경멸적인 단어가 나타났다. 이 단어는 핵무기를 찬성하는 것은 건강한 증거이고 핵무기를 염려하고 개탄하는 것은 일종의 병이라는 의미를 준다. 동시에 미국은 일본 전역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홍보함으로써 가열되는 핵무기 경쟁으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려고 하였다.
“평화를 위한 원자력”이라는 홍보 전략은 반세기 이상 추진되었는데, 2011년 후쿠시마 원전이 녹아내리는 사고가 일어난 시점이 일본의 원자력 의존이 가장 심했던 때였다. 후쿠시마 사고가 일깨워준 것은 일본은 원전에서 나온 플루토늄을 곳곳에 저장하고 있으며 발달된 핵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그러한 결정이 내려지기만 하면 불과 수개월 내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일본은 거의 핵무기 보유 국가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1950년대 이후, 핵정책에 관한 한 일본의 보수파 지도자들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1960년대부터 그들은 일본 내에서 핵무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정부가 핵군축을 추구한다고 응답했다. 핵군축의 예로서, 1967년에 사토 에이사쿠 총리가 제안하고 수년 후에 일본 의회가 인준한 “비핵 3원칙”을 들 수 있다. 비핵 3원칙이란 핵을 만들지 않고, 보유하지 않고, 일본 영토에 들여오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1970년에 “핵확산 금지 조약”에 가입하고 일본 의회는 1976년에 인준하였다. 사토 총리는 비핵 3원칙을 추구한 공로로 1974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그렇지만 일본이 미국의 핵우산 아래 들어가자 비밀성, 표리부동, 미국에 맹종하는 비굴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비키니 환초의 핵실험 이후 수년간 일본 관리들은 미국의 수소폭탄 실험에 대해서 공적으로는 우려를 표명하였다. 그러나 일본 관리들은 사석에서는 미국 관리들에게 공적인 반대는 야당을 달래기 위한 것이며 국내용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공적인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핵정책은 추진되었다.
1960년, 키시 총리 시절에 상호 안보 조약이 갱신될 때에, 비밀리에 부록이 추가되었다. 그 내용은 1959년부터 일본 영토로 중·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하는 핵무기를 들여오는 문제 그리고 이들 무기를 위한 기지 건설에 관해서 양국 정부는 협력한다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1972년에 미국이 오키나와의 주권을 일본에 넘기기 전에 사토 총리와 닉슨 대통령 사이에 1969년 11월에 비밀 협정이 맺어졌다. 협약의 내용은 비상 사태시에 미국은 오키나와에 핵무기를 들여올 수 있고, 매우 위급한 상황에서는 오키나와의 기지들: 카데나, 나하, 헤노코, 나이크 허큘레스 기지에 저장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57년 5월, 키시 총리는 의회에서 일본 헌법은 방어 목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4년 후에 이케다 하야토는 일본이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해도 좋은지를 물었다. 하야토는 미국으로부터 핵무기의 확산을 반대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중국이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을 한 후 두 달이 지난 1964년 12월에, 사토 수상은 도쿄 주재 미국 대사에게 일본은 핵무기를 개발할 지도 모른다고 통보했다. 한 달 후에 사토 총리는 미국 국무장관에게 만일 일본과 중국 사이에 전쟁이 나면 일본은 미국이 즉각적으로 보복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핵무기 비확산 조약에 서명을 했지만, 일본의 정치가들과 계획가들은 일본이 전술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비밀리에 조사하였다. 최근 수십 년 동안에, 다양한 의견을 가진 보수 정치인과 관리들은 공공연하게 핵무기 보유가 헌법상으로도 가능하고 전략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이미 시작되었고, 로카쇼 재처리 시설은 2024년에 가동을 할 것이다. 일본은 동북아시아에서 핵무기 기지가 될 준비가 되어있다. 그러는 동안 미국은 커튼 뒤에 숨어서 록카쇼 뿐만 아니라 후쿠시마를 외면할 것으로 보인다. 간단히 말하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 넘쳐나고 있다. 미국은 극동에서 일본이 무기경쟁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에 이루어진 캠프 데이비드 정상 회담의 결과를 놓고 볼 때에 인류의 미래는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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