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 추계 세미나를 마치며
이승은 (국토미래연구소 연구원)
핵발전소에서는 핵분열 때 발생하는 열의 1/3만 전기 생산에 이용된다. 2/3은 수증기 냉각을 위해 사용된 해수를 7℃가량 따뜻하게 데워 바다로 내보내는데 쓰인다. 즉, 원자력발전은 바닷물을 데우는 장치이다.
대기보다 50배 가량 많은 이산화탄소를 머금고 있는 바다는 육지보다 3배 이상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 이산화탄소는 수온이 상승하는 만큼 대기로 방출된다. 해양의 산성화가 심화될수록 미세한 플랑크톤 군집이 더 번성해 해양의 이산화탄소 흡수를 방해한다. 이러한 열오염, 수온상승에 의한 이산화탄소 저장능력 약화, 해양생태계의 흡수능력 약화 등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것이 핵발전소이다.
이에 대해 2023년 11월 7일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 박배식 수원대 물리학과 전교수를 초청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원전위험공익정보센터, 한국탈핵에너지학회 공동주최) 먼저 발제로는 핵발전소 온배수 문제를 주제로 이병환 영덕반핵투쟁위원장이 발표를 진행하였다.
이병환 위원장은 사용후 온도가 약 7℃정도 높아져 바다로 배출되는 것을 온배수라고 하는데, 국내 100만kW급 원전 1기에서 사용하는 해수의 양은 초당 약 59~60톤 정도가 된다고 했다. 지구적 차원에서 해양 열오염의 실태를 살펴보면 지금 산불이나 미국 육지에서 토네이도가 거세지는 것이 해양 열오염에 영향을 받은 것이고, 사막나라인 아랍 에미리트의 이례적 폭우, 미국 콜로라도의 폭설도 모두 핵발전소 온배수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핵발전소의 온배수를 적용하면 2℃의 온도차가 가져오는 극심한 기후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강원도 동해안의 난류가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난류성 대형 해파리가 출현하는 것도 데 동해안에 20기 넘는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위원장은 이재학 ‘바다, 지구온난화를 말하다’ 글을 인용하면서 바다 표층의 3.6미터 깊이까지 해수 전체 온도를 1℃ 올리는데 필요한 열로 지구 대기 전체를 1℃ 상승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바다를 실제 기후변화의 몸통이자 조절자라고 하는 것이다.
적도에서는 바닷물의 온도가 27℃ 이상 오르지 않는데 한반도 근해 바닷물의 온도가 왜 30℃ 이상 되는가? 이는 중국의 핵발전소 55기와 한국의 핵발전소 28기의 영향이다. 근해의 온도가 자꾸 높아지는 것은 발전소 온배수의 문제이고, 핵발전소는 기저전력으로 밤에도 감발을 하지 않고 24시간 돌아가기 때문에 한시도 쉬지 않고 계속 온배수가 배출된다.
이 위원장의 발표에 따르면 동해안에 명태가 잡히지 않는 것도 전 세계가 0.6℃ 상승했는데 우리나라가 1.6℃ 상승하는 것도 바로 핵발전소의 온배수 영향이다. 바닷물은 27℃ 이상 올라가면 안 되는데, 동해 바닷물 온도가 30.8℃까지 올라갔다는 2013년 뉴스도 있었다. 양식장 표층수 온도를 측정한 실측자료를 보니 30.7℃로 양식장 물고기가 떼죽음을 예측할 수 있었다. 결국 명태 치어를 기르기 위해서는 무려 5℃를 낮추어야 하고, 그러니 당연히 명태가 살 수 없는 것이다.
해양은 이산화탄소가 최종적으로 가야하는 무덤이다. 하지만 이것이 폐쇄되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이 뜨거운 관계로 녹지 않았고, 녹아 있던 것도 대기 중으로 방출되기 때문이다. 숲이 지구의 허파라고 하는데, 실은 바다에서 없애주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다.
포항공대 이기택 교수의 말에 따르면 수심 300m 이하에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며, 지구온난화로 인해 동해 표층수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바닷물의 수직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원자력발전소 온배수는 설계치는 1천MW당 1초에 50~60톤이라고 하나, 일본의 하마오카 원전의 예를 들면 이는 용량이 반정도 되는 540MW인데도 초당 80톤이 나온다고 한다. 우리나라 원전에서도 초당 1백톤 이상의 온배수가 쏟아져 나오지만 축소발표 하고 있는 것이다. 동한난류와 북한한류 사이의 아극전선에 부산 고리와 경주 울진을 연결하는 21기 원전에서 나오는 온배수가 갇혀서 초당 2천톤의 온배수는 한반도 아열대화의 최고의 변수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2022년 원자력발전 백서 내용에는 어류 153만마리, 전복 1820마리 등을 방류하여 수산자원 조성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나, 핵발전소 4기가 가동중인 영광원전의 경우 섬진강 수량의 2배쯤 되는 온배수가 매일 쏟아져나오니 당연히 주변에 물고기가 없어지고 해양 생태계에 다양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난류성어류를 방류를 하는 것이다.
일본의 자료에서 살펴보면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발전소 운전이 정지된 이후 2015년을 제외하고 관동지방에는 매년 눈이 내리고 있고 한다. 전세계 해수온도 상승속도가 0.2인데 동해는 0.6으로 전세계의 3배 속도로 상승하고 있으며, 핵발전소 1기가 매일 히로시마 원폭 2개정도의 파워로 해수를 데워 극단적인 기후를 만든다고 한다. 교토대학 원자력연구소의 고이데 히로아키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원자력발전소는 거대한 해수온난장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핵발전소에서 나가는 온배수는 바닷물과 7~8℃의 온도차로 배출되도록 해놓았다. 핵발전소 주변 물고기가 없어지니까 규제를 해놓았는데, 이마저도 점점 풀고 있으며 온도 제한치가 31.6℃인데 2017년 신고리 3호기 해수온도가 최고 31.2℃까지 상승하여 최종열제거원 설계온도를 34.9℃로 상향하겠다고 하였다. 해양 생태계에 대한 환경영향에 대한 연구조사가 더욱 필요한 실정이다.
이병환 위원장은 태풍 마이삭과 태풍 하이선 때 태풍의 경로가 핵발전소의 뜨거운 물이 가는 연안류의 방향과 거의 일치했다고 한다. 따라서 동해 바닷물의 온도가 앞으로도 태풍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해양 열오염이 심해지면 태풍의 강도가 세어지고, 태풍의 길을 인도한다. 그 주범이 핵발전소인 것이다. 그러므로 핵발전소에서 꾸준히 배출되는 온배수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더불어 핵발전소의 다양한 위험성을 고려하여 기후변화에 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토론을 진행하며 서균렬 교수는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심도있게 연구해보아야 한다고 말하며,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온배수가 해수, 해양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핵발전소의 열효율이 가장 낮은 문제를 말하면서 가장 문명적으로 저급한 기술이라고 한다. 또한 핵발전소 온배수의 경우 연료봉 피복제, 증기발생기 세관, 연료교환기 세관을 지나면서 온배수가 방사능으로부터 완전히 깨끗하다고 할 수 없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김혜경 정책위원(원전위험공익정보센터)은 작년 7, 8월에 원안위가 한수원에서 신청했던 신고리 3,4호기 최종열제거원 설계온도 변경(상향)을 승인하면서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원전 온배수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것이 기후위기의 원인이든지 결과이든지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는지, 아니면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원전 운영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심도있게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더불어 미국이나 유럽은 온배수 환경영향평가 관련하여 법제화된 부분이 있는데, 한국은 온배수를 오염수로 봐야하나 등의 기준이 아직도 명확하지 않으며, 법제 연구원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지만 과학적 데이터나 철저한 조사가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박배식 교수는 발표자가 현장 경험과 보도자료들을 인용해 언급하는 것을 보고 이에 대한 인과관계를 체계적으로 접근해가는 단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원전은 분포도를 보면 일반적으로 해안가나 화석연료가 부족한 국가들의 에너지원으로 원전을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것이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수치가 복잡할 것이라고 한다. 태풍이나 대기현상에 대한 접근은 인과관계를 좀 더 규명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결국 에너지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바꿔가는 중에서 원자력을 통해서 CO₂가 방출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오늘 발표에서와 같이 원자력이 해수 온도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CO₂ 방출이 더 많이 된다면 큰 위험이라고 보았다. 즉, 원전이 피상적으로 드러나는 현상만가지고 CO₂방출이 되지 않는 클린 에너지로 둔갑하는 것이 오류라고 보았다. 앞으로 더욱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원자력발전이 안고 있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문제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보았다.
추계세미나에 함께 한 참석자들은 앞으로도 핵발전소 관련한 문제를 알리고 토론하는 자리에 꾸준한 관심을 가질 것을 다짐하며 마무리했다.